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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사우디아라비아, 성지 순례 제한으로 경제 피해 심화
사우디아라비아 EMERiCs - - 2020/08/07
☐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지 순례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제한된 규모로 치러짐.
- 7월 29일 전 세계의 무슬림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치한 이슬람 성지 메카(Mecca)와 메디나(Medina)를 방문하는 성지 순례 기간인 핫즈(hajj)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제한된 규모로 시작됨.
ㅇ 지난 2019년 성지 순례 기간에는 약 250만 명이 메카를 방문했으나, 올해 사우디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여 성지 순례 인원을 사우디 내에 체류 중인 내외국인 총 1만 명으로 제한함.
ㅇ 이미 사우디 당국은 지난 2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성지 순례 비자 발급을 중단했으며, 지난 6월에는 올해 핫즈가 예년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치러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음.
- 순례자 사이의 코로나19 감염과 확산 방지를 위해 엄격한 방역 조치가 시행됨.
ㅇ 사전 신청을 거쳐 선발된 순례자는 메카 방문 이전에 의무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며, 순례 기간이 시작된 이후에도 호텔 객실에서 자가격리를 해야 함. 또한, 마스크 착용과 순례자 사이의 거리 두기가 의무화됨.
ㅇ 또한 모든 순례자는 순례 기간이 끝난 후 다시 1주일의 자가격리 기간을 보낸 후에야 돌아갈 수 있음.
☐ 메카 지역 경제 및 성지 순례와 관련된 여러 산업 분야가 영향을 받음.
- 성지 순례 축소는 메카 지역경제를 크게 위축시킴.
ㅇ 메카를 방문한 수백만 명의 순례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택시 운송업, 숙박업, 요식업, 소매업, 관광업 등 메카 지역 경제 전반이 순례자 축소로 큰 타격을 받음.
ㅇ 사우디의 투자관리기업인 알 라즈히 캐피털(Al-Rajhi Capital) 금융서비스연구팀 팀장인 마젠 알수다이리(Mazen Al-Sudairi)는 성지 순례 축소가 메카와 메디나 지역에 미칠 경제적 손실액이 90억~120억 달러(한화 약 10조 7,550억~14조 3,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큰 피해를 본 운송업, 숙박업, 소매업 분야의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함.
- 성지 순례와 관련된 해외의 유관 산업 또한 악영향을 받음.
ㅇ 소나 양을 도축하며 성지 순례의 종료를 기념하는 이슬람 명절 이드 알아드하(Eid al-Adha) 기간 사우디로 가축을 수출하는 케냐와 소말리아 등 동아프리카 축산업계 또한 성지 순례 축소에 따른 파장에 노출됨.
ㅇ 소말리아의 경우, 가축 수출은 전체 수출액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주요 산업이며 전체 가축 수출량의 3분의 2가 사우디로 수출됨. 그러나 성지 순례 축소로 이드 알아드하 기간 사우디의 가축 수요가 줄어들면서 소말리아 경제 전반이 큰 영향을 받음.
ㅇ 사우디로 가장 많은 순례자를 파견하는 파키스탄에서는 순례 관광 상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수많은 여행사가 위기에 처함.
☐ 성지 순례 축소로 관광 분야가 받은 타격은 사우디의 경제적 피해를 가중함.
- 원유 수출과 더불어 사우디의 주요 산업인 관광업은 성지 순례 축소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됨.
ㅇ 2019년 핫즈 기간에는 총 185만 명의 외국인 순례자가 사우디를 방문했으며, 핫즈 기간 외에 성지 순례를 위해 사우디로 입국한 외국인 순례자는 2019년 750만 명에 달함.
ㅇ 대규모의 순례자를 대상으로 발전한 관광업은 사우디의 비석유 분야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주요 산업으로, 2019년 사우디의 전체 관광 수입은 269억 달러(한화 약 32조 1,455억 원)를 기록함.
ㅇ 그러나 코로나19로 전체 관광 수입의 65.6%를 차지하는 외국인 관광객과 순례자의 입국이 중단되고 순례 역시 대폭 축소되면서 2020년도 관광 분야는 막대한 피해를 볼 것으로 보임.
- 관광업의 타격은 이미 저유가로 초래된 사우디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함.
ㅇ 코로나19 확산과 수반된 저유가는 사우디 재정 수입의 핵심인 원유 수입 감소를 가져와 사우디 정부의 재정 상황을 악화시켰음.
ㅇ 7월 28일 사우디 재무부는 2020년도 2/4분기 사우디의 원유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한 255억 달러(한화 약 30조 4,776억 원)에 그쳤으며 이로 인해 정부 재정 수입 또한 49% 감소하여 360억 달러(한화 약 43조 272억 원)로 줄어들었다고 밝힘. 재정 수입이 크게 줄어들면서 정부 재정 적자 또한 역대 최대인 291억 달러(한화 약 34조 7,803억 원)를 기록함.
ㅇ 핵심 수입원인 원유 수입 감소에 더불어 비석유 분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업 역시 순례 축소로 위축됨에 따라 사우디 경제 전반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분석됨.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은 2020년도 사우디 국내총생산이 6.8%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함.
☐ 관광업의 위축은‘사우디 비전 2030’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됨.
- 관광업은 2016년 사우디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 국가개혁 프로그램인 ‘사우디 비전 2030(Saudi Vision 2030)’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분야임.
ㅇ 사우디 정부는 관광업 육성을 위해 젯다 신공항과 메카와 메디나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 등 관광 인프라 개선에 85억 달러(한화 약 10조 1,617억 원)를 투자했으며,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난 2019년 9월부터 발급되기 시작한 관광비자는 2020년 2월 총 50만 건에 달함.
ㅇ 사우디 정부는 또한 성지 순례 관광도 더욱 확대하여 2030년까지 핫즈 기간에 사우디를 방문하는 순례자는 600만 명, 전체 순례자는 3,000만 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움.
- 그러나 코로나19는 사우디 정부의 관광 분야 발전 계획에 심각한 위기를 가함.
ㅇ 미첼 벨퍼(Mitchell Belfer) 유로-걸프 정보센터(Euro-Gulf Information Centre) 회장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세운 시설이 현재 코로나19로 전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함.
ㅇ 션 맥쿨린(Sean McLoughlin) 리즈 대학교(University of Leeds) 이슬람학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성지 순례 규모가 이른 시일 내로 과거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며 ‘비전 2030’에서 제시한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함.
ㅇ 한편 위와 같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정부는 수도 리야드(Riyadh) 근처 디리야(Diriyah) 지역에 건설 중인 200억 달러(한화 약 23조 9,100억 원) 규모의 관광 단지 개발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하는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한 관광 분야 발전이라는 사우디 정부의 기존 전략은 현재까지 유지되는 모습임.
< 감수 : 김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East African, Restricted Hajj hits Somalia's livestock economy, 2020. 08. 01.
BBC, Saudi Hajj coronavirus curbs mean 'no work, no salary, nothing', 2020. 07. 29.
RFI, Saudi tourism suffers from Hajj pilgrimage under pandemic, 2020. 07. 29.
Voice of America, Hajj Begins in Saudi Arabia Under Historic COVID Imposed Restrictions, 2020. 07. 29.
Reuters, Saudi Arabia posts $29 billion deficit in second quarter as oil revenues slump, 2020. 07. 28.
Arab News, Saudi Arabia taking all measures to keep Hajj safe, 2020. 07. 26.
Zawya, 8.8% rise in inbound tourism spending in Saudi, reaching $41.06bln in 2019, 2020. 07. 08.
Gulf Business, Saudi Arabia’s fiscal crisis won’t slow $20bn project, 2020. 07.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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