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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 폭발 사고로 반정부 시위 폭발

아프리카ㆍ 중동 기타 EMERiCs - - 2020/08/14

☐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에서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남긴 대규모 폭발이 발생함.
- 8월 4일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에서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함.
ㅇ 미셸 아운(Michel Aoun) 레바논 대통령은 항구 내 창고에 방치되어 있던 폭발물의 원재료인 질산암모늄 2,750t이 폭발했다고 발표함.
ㅇ 폭발로 최소 150명 이상이 사망하고 부상자도 5,000명 이상이 발생했으며, 마르완 압부드(Marwan Abboud) 베이루트 주지사는 재산 피해액도 100~150억 달러(한화 약 11조 8,620억~17조 7,93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힘.
ㅇ 또한 베이루트 인구 약 36만 명 중 83%인 30만 명이 이재민이 됨.
- 폭발로 베이루트 시내 주요 병원과 식량 창고가 파괴되면서 보건 및 식량 위기도 우려되는 상황임.
ㅇ 병원 건물과 시설 약 80%가 손상을 받은 세인트 조지 병원(St George's hospital)을 포함하여 베이루트 시내의 대형 병원 3~4곳이 파괴되거나 환자를 받을 수 없을 정도의 손상을 입었으며, 코로나19 환자에 부상자까지 더해지면서 의료 여력이 한계에 다다름.
ㅇ 또한 항구에 있던 곡물 창고까지 파괴되어 저장되어 있던 곡물 1만 5천 톤도 모조리 손실되면서 식량 부족 우려까지 제기됨.
ㅇ 라울 네흐메(Raoul Nehmeh) 레바논 경제부 장관은 식량 부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현재의 곡물 비축분이 한 달 치에 약간 못 미치는 상황임을 인정함.

☐ 오랫동안 항구에 방치되어 있던 위험 물질이 폭발 원인으로 여겨짐.  
- 폭발의 원인이 된 질산암모늄은 2013년부터 항구 내에 방치되어 있었음.
ㅇ 2013년 11월 조지아를 출발해 모잠비크로 향하던 몰도바 국적의 선박에서 압류된 질산암모늄 2,750t이 별다른 안전 조치 없이 베이루트 항에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남.
ㅇ 이후 베이루트 항만청과 세관은 2014~2017년 여섯 차례에 걸쳐 정부에 질산암모늄 처리 방안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음.
- 레바논 정부는 사고 책임자들을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발표함.
ㅇ 아운 대통령은 질산암모늄 방치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하산 디압(Hassan Diab) 레바논 총리 또한 “이 재난에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이 대가를 치를 것이다”며 분명한 처벌 의지를 드러냄.
 ㅇ 8월 7일 베이루트 법원은 베이루트 항구관리국장과 현직 및 전직 베이루트 세관국장을 포함하여 관련자 16명에 대한 구금 명령을 내림.

☐ 폭발 사고는 정부와 정치인에 대한 레바논 국민의 분노를 자극하는 기폭제로 작용함.
- 사고 이후 정부의 무책임함과 관리 소홀을 규탄하는 시위가 발생함.
ㅇ 지난 2019년 10월에는 정부의 증세와 공공 서비스 관리 소홀에 항의하는 전국적 시위로 사드 하리리(Saad Hariri) 전 총리가 사임했으며, 올해 1월 새롭게 구성된 디얍 내각 역시 경제난 극복과 정치 개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누적됨.
ㅇ 8월 8일 베이루트 도심에서 수천 명이 모여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정치인의 무능과 부패를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났으며, 시위대는 외무부, 환경부, 경제부 청사를 점거하고 레바논 금융위기의 책임으로 지목된 은행연합회 건물을 불태움.
ㅇ 시위대는 도심의 순교자 광장(Martyr Square)에는 교수대를 설치하고 아운 대통령을 포함한 주요 레바논 정치인들의 사진이 붙은 인형을 매달며 기성 정치인들의 처벌과 책임, 전면 사퇴를 요구함.
ㅇ 1920년부터 1945년까지 레바논을 위임통치했던 프랑스에 레바논의 위임통치를 요구하는 청원이 5만 7,000명 이상의 서명을 받고 베이루트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에게 위임통치 요구가 전달되는 등 기성 정치인과 현 정치체제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극에 다다랐다는 신호가 나타남.
- 국민적 불만이 거세지면서 정치 지도자들은 조기 총선과 사퇴에 내몰림.  
ㅇ 지난 1월 헤즈볼라의 지지로 총리에 오른 디압 총리는 국민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8월 8일 2022년으로 예정된 총선을 앞당겨 시행할 것을 의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힘.
ㅇ 환경부, 공보부, 법무부, 재무부 장관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결국 8월 10일 디압 총리는 사고에 대한 책임 표시로 내각 총사퇴를 발표함.
ㅇ 의회에서도 기독교도 정당인 카타입(Kataeb) 소속 의원 세 명을 포함한 의원 5명이 사퇴를 선언함.

☐ 레바논이 겪는 위기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부패를 조장하는 정치 체제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됨.
- 정치 지도자의 부패와 국가 자산의 사유화를 조장하는 레바논의 현 정치 체제가 레바논이 겪은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됨.
ㅇ 다양한 종교 공동체의 인구 비율에 따라 의석을 분배하고 주요 집단인 마론파 기독교도, 수니파 무슬림, 시아파 무슬림이 각각 대통령, 총리, 의회 의장을 차지하여 권력을 공유하는 정치체제를 채택한 레바논은 이로 인해 각 종교 공동체의 지도자들이 국가 전체의 공익이 아닌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이를 위해 국가 자산을 불법적으로 횡령하고 이용하는 문제를 안고 있음.
ㅇ 주요 정치인이 직접적인 통제력을 행사하는 개인 자산처럼 여겨지는 국가 기관은 정부나 의회의 통제나 감시를 받지 않은 채 정치 지도자의 이해관계를 위해 움직임. 정치 지도자들은 국가 기관과 예산에 대한 통제력을 이용해 그들이 대표하는 종교 공동체에 속한 유권자들에게 이익을 제공함으로써 지지를 동원함.
ㅇ 조 마카롱(Joe Macaron) 워싱턴 DC 아랍 연구소(Arab Center Washington DC) 연구원은 이번 사고가 발생한 관세청과 베이루트 항만청은 각각 아운 대통령과 하리리 전 총리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으로, 레바논의 다른 국가 기관처럼 정부나 사법부, 의회의 감독과 통제를 받지 않았다고 지적함.
ㅇ 이러한 정치 체제의 문제로 인해 레바논의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는 2019년 180개국 중 137위에 그쳤으며,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부패가 레바논 사회 전체에 만연하며 특히 정당, 의회, 경찰이 가장 부패한 기구로 간주된다”고 비판함.
ㅇ 부패한 정부 관료의 원조금 횡령을 우려한 레바논 국민은 정부가 아닌 시민 단체와 국제기구에 직접 자금을 지원할 것을 요청하기에 이르렀으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레바논 정부가 경제 개혁과 부패 척결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압박함.

< 감수 : 김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P, Lebanese government resigns after Beirut blast, public anger, 2020. 08. 10.
Newsweek, All The Lebanese Politicians Who Have Resigned Since Explosion, 2020. 08. 09.
ABC News, Beirut port manager among 16 held in blast probe, judicial source says, 2020. 08. 07.
Al-Jazeera, Lebanon is on track to become a failed state, 2020. 08. 07.
BBC, Beirut explosion: How ship's deadly cargo ended up at port, 2020. 08. 07.
Arab News, Fear of food shortages after Beirut explosion hits grain reserves, 2020. 08. 06.
BBC, Beirut explosion: What we know so far, 2020. 08. 06.
Deutsche Welle, Over 55,000 sign petition for France to take control of Lebanon, 2020. 08. 06.
BBC, Lebanon: Why the country is in crisis, 2020. 08. 05.
Al-Jazeera, Beirut blast: Tracing the explosives that tore the capital apart, 2020. 08. 05.
Business Insider, Hospitals in Beirut were so badly damaged by the explosion that many can't admit new patients, 2020. 08.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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