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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미얀마, 총선 앞두고 표현의 자유 논쟁 재 점화

미얀마 EMERiCs - - 2020/09/03

☐ 혐오 발언 금지 조항에 대한 비판 계속됨.
- 미얀마에서 혐오 발언을 금지하는 법 조항이 현실에서는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음.
ㅇ 미얀마는 지난 2008년 ‘정치적인 목적에서 종교를 남용하거나 위해 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동시에 ‘서로 다른 인종과 종교 사이의 반목을 조장하고 혐오를 이끌어 내는 발언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음.
ㅇ 미얀마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국가이기는 하나 전체 국민의 85% 이상이 불교 신자일 정도로 불교가 사실상 국교로서의 위상을 지니고 있음.
ㅇ 그 결과 종교 남용과 혐오 발언을 금지하는 법안도 사실상 불교 신자에 유리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소수 민족에게 차별적인 발언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처벌이 없다는 불만이 계속되고 있음.
ㅇ 실제로, 최근 미얀마가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은 길거리 벽화를 그린 예술가 3명이 혐오발언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회부되는 일이 있었음.
ㅇ 기소인 측은 코로나19를 사신으로 묘사한 그림이 미얀마의 국교와 다름없는 불교의 승려를 연상하게 한다면서, 정부를 비판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에서 불교의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주장했음.
ㅇ 비록 몇 개월 동안 이어진 법원 심리 끝에 기소된 3인의 예술가는 무죄 판결을 받아 석방되었지만 재판 기간 동안 계속 구치소에 구금되었음.
ㅇ 반면, 최근 극단적인 민족주의자이자 불교만을 우선시하는 종교주의자 면모를 보이던 한 승려가 17세 소수민족 소년을 살해한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혐오 발언 금지 조항이 적용되지 않았음.
ㅇ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얀마 정부가 소수 민족을 탄압하고 정부 반대 세력을 억압하기 위해 혐오 발언 금지 조항을 악용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한층 더 커졌음.

☐ 총선 앞두고 온라인상의 정치적 발언 늘어나.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페이스북(Facebook)에 정치 의견을 표출하는 포스팅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
ㅇ 얼마 전 미얀마 정부는 2020년 총선 선거일을 11월 8일로 확정했음. 이번 선거는 총 1,171개의 국가 선출직을 뽑는 대규모 투표임.
ㅇ 현재 미얀마는 지난 2015년 총선에서 88%의 득표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국민민주연맹(NLD,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이 집권 중임.
ㅇ 국민민주연맹을 이끄는 아웅산 수찌(Aung San Suu Kyi) 대표는 비록 2017년 발생한 라카인(Rakhine) 주 소수 민족 분쟁으로 노벨상 박탈 주장도 제기되는 등 국제 사회의 신임을 크게 잃었지만, 미얀마 국내에서는 다수 민족인 버마족의 지지를 바탕으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음.
ㅇ 이러한 상황에서, 미얀마 정부가 소수 민족에 대한 인종 청소와 학살을 주장하는 혐오성 발언을 방관하고 있다는 논란이 다시 재 점화되는 모습임.
ㅇ 이를 두고 인권 단체는 커다란 정치적인 이벤트를 앞두고 개인의 의견을 온라인 공간에서 표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나,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는 발언까지 제재하지 않는 것은 실질적으로 다수 민족인 버마족의 일방적인 폭력을 허용하는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음.
ㅇ 나아가 소수에 대한 다수의 폭력을 방관하는 것은 사실상 평등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처사라는 것이 인권 단체의 판단임.
- 미얀마 정부는 온라인 포스팅을 검열하지 않겠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으나 이 또한 편파적인 결정이라는 의혹이 있음.
ㅇ 미얀마 정부는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발언에 대해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하면서, 게시물 검열은 전적으로 서비스 제공자인 기업에 있다고 덧붙였음.
ㅇ 한편, 페이스북은 총선을 앞두고 미얀마에서 서비스 중인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한 검열 인력을 늘려 기업 방침에 부적합한 게시물을 삭제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은 가입자의 평등한 온라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음.
ㅇ 하지만 페이스북은 이미 지난 2015년 총선 때를 비롯해 2017년 소수 민족 로힝야(Rohingya) 무슬림 민족 박해 및 인종 청소 논란 당시, 사실상 버마족의 혐오 발언 선동을 무책임하게 방관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음.
ㅇ 그리고 로힝야 민족과 같은 무슬림 국가인 감비아(Gambia)가 인종 박해를 이유로 국제사법재판소(World Court)에 제소했던 사건에서 혐오 발언과 관련해 페이스북의 서버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청을 거부하기도 했음.
ㅇ 이와 같은 페이스북의 과거 행적으로 인해 페이스북이 올해 미얀마 총선을 앞두고 다수 민족과 소수 민족 모두에게 실질적으로 평등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검열 정책을 펴지 못할 것이라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음.
ㅇ 그리고 검열을 전적으로 페이스북에 맡긴 미얀마 정부의 결정도 고의적인 방관에 가깝다는 것이 정부 비판론자들이 주장하는 바임.

☐ 논란 속에도 혐오 발언 금지법 확대 개정 시도 계속됨. 
- 미얀마 정부는 2016년부터 혐오 발언을 제재하는 법안을 개정하려는 모습을 보였음.
ㅇ 미얀마 종교문화부(Ministry of Religious Affairs and Culture)는 지난 2016년과 2017년에 혐오 발언 금지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법 조항을 추가하려 했으며 2019년에는 종교문화부 산하 위원회를 통해 ‘혐오성 발언 방지 및 관련 피해자 보호법(Protection against and Prevention of Hatred Bill)’을 제안했음. 
ㅇ 해당 법안은 이전의 혐오 발언 금지 조항과 마찬가지로 종교와 인종에 관계없이 평등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상호 반목과 대치를 지양하기 위한 것이라는 종교문화부의 입장임.
ㅇ 그러나 국제 사회와 인권 단체는 미얀마의 이전 행동을 보았을 때 동 법안이 통과될 경우 소수 민족과 정부 비판론자에 대한 탄압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음.
ㅇ 특히, 혐오성 발언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부족해 자의적인 법 집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문제시되고 있음.
ㅇ 더불어 법안의 주요 내용이 주로 검열과 법적 제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정부의 합법적인 규제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따라서 해당 법안과 관련된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Myanmar Times, Myanmar govt adopts hands-off policy on hate speech, 2020.08.21.
Irrawaddy, Myanmar’s Election 2020: A Look Into the Crystal Ball, 2020.08.22.
Reuters, Why Facebook is losing the war on hate speech in Myanmar, 2018.08.15.
Article19, Myanmar: Government’s approach to ‘hate speech’ fundamentally flawed, 2020.02.04.
The Diplomat, TMyanmar’s Religious Hate Speech Law, 2016.05.05.
Aljazeera, In Myanmar, 'pervasive hate speech and shrinking freedom', 2019.05.06.
Irrawaddy, Hate Speech Threats Proliferate in Myanmar, Southeast Asia, 2020.07.27.
The Interpreter, Stirring hatreds ahead of Myanmar elections, 2020.05.04.
Aljazeera, UN says Facebook has not shared 'evidence' of Myanmar crime, 2020.08.11.
Freedom House, Myanmar: Freedom On the Net, 2019.05.31.
Aljazeera, Myanmar sets November 8 date for general election, 2020.07.02.
Irrawaddy, Myanmar Opposition MP Questions Govt Online Monitoring Body, 2020.08.26.
Reuters, Facebook rejects request to release Myanmar officials’ data for genocide case, 2020.08.06.
The Diplomat, How Facebook Is Complicit in Myanmar’s Attacks on Minorities,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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