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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2020년 9월 월간 중동부유럽 국가별 관계 분석

중동부유럽 일반 EMERiCs - - 20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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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심층이슈 분석


세르비아-코소보, 미국의 중재로 경제 협력에 합의… 유럽은 복합적 반응, 터키는 우려 표명

9월 4일 미국 워싱턴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 알렉산더 부치치(Alexandar Vučić) 세르비아 대통령, 압둘라 호티(Avdullah Hoti) 코소보 총리가 코소보-세르비아 경제 정상화 합의를 체결하였다. 이번 합의의 주요 내용은 △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코소보 인정/불인정에 관한 로비를 중단할 것 △ 코소보 전쟁(1998~1999)의 실종자 확인 및 수색과 피난민 이주 지원 △ 세르비아 수도인 베오그라드(Belgrade)와 코소보 수도 프리스티나(Pristina) 철도와 아드리아해 항만 연결에 대한 타당성 조사 실행 △ 발칸 지역 내 미국과의 협력의 틀 안에서 불법 행위대응을 위한 항공 여객 검문, 정보 공유 △ 에너지 협력을 위한 타당성 조사 △ 미니 셍겐존(세르비아,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 코소보로 구성) 가입 △ 양측 학위 인정 △ 세르비아의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Tel Aviv)에서 예루살렘(Jerusalem)으로 이전 및 코소보의 이스라엘과의 수교 관계 구축과 예루살렘 내 대사관 설립 △ 신뢰할 수 없는 5G 기기 사용 금지 △ 종교의 자유 보장 △ 헤즈볼라(Hezbollah)를 테러 단체로 규정 등이다.

세르비아와 코소보 간 갈등은 역사적으로 지속되었던 인종 간 갈등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현재 코소보 지역은 과거 세르비아 왕국의 발상지로, 세르비아인들에게 신성시되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14세기 말부터 시작된 코소보 전투에서 세르비아 왕국이 오스만 제국에게 패배한 뒤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코소보 지역에 무슬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알바니아인들이 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이후 세르비아인들과 알바니아인들 간 인종 갈등은 20세기까지 지속되었으며, 제1차 발칸전쟁(1912~1923), 양차 세게 대전 시기에도 인종간 폭력이 발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인종 갈등은 일부 봉합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민족주의가 재차 대두되면서 다시 전쟁으로 격화되었다. 요시프 브로즈 티토(Josip Broz Tito)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은 1974년 유고슬라비아 신헌법을 채택하면서 코소보는 자치권을 보장하기도 하였으나, 과거 세르비아인들을 지지하고 알바니아인들을 탄압하면서 인기를 얻었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Slobodan Milošević)가 1997년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코소보의 자치권을 박탈하자 다시 긴장이 고조되었다. 이에 코소보 내에서는 독립을 요구하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코소보 해방군(KLA) 등 무장투쟁을 통한 저항단체들은 유고슬라비아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기도 하였다. 이에 유고슬라비아는 군대를 투입하여 코소보 해방군에 대한 소탕 작전을 실행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인종 청소가 벌어지기도 하였다. 이에 미국과 유럽은 유고슬라비아 정부에 작전을 중지할 것을 촉구하였으나, 유고슬라비아 정부가 이를 무시하면서 1998년 10월 북태평양조약기구(NATO)가 무력 사용을 결의하고 세르비아 공화국을 공습하였다(코소보 전쟁). 이후 러시아가 전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중재에 나섰고, 1999년 6월 25일 UN에 상정된 평화합의안에 세르비아가 합의하면서 전쟁은 종결되었다. 이후 코소보는 사실상 독립하였으며, 미국과 유럽은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였다.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비롯하여 인종 학살 등 전쟁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기소되었으며,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재판 중 사망하였다.


전쟁 이후 세르비아는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세르비아와 코소보는 국가의 자격 인정과 관련하여 외교적인 투쟁을 전개하였다. 세르비아는 이웃 국가와 국제사회에 코소보의 국가 자격을 인정하지 말 것을 요구하였으며, 한편 코소보는 국가 자격을 인정받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였다. 세르비아와 코소보 간의 갈등은 국제적으로도 미국-유럽-코소보 대 세르비아-러시아-중국의 대결 구도로 이어지며 강대국 간의 주요 갈등 현안으로 부각되기도 하였다. 일례로 EU는 회원국으로 가입하려는 세르비아에 코소보의 국가 자격을 인정하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도 2017년 세르비아 국기를 단 기차가 코소보 내로 이동하였던 기차 사건, 2018년 코소보에서의 세르비아 정치인 구속 사건, 2018~2020년 코소보의 세르비아산 제품 무역 제재 등 갈등이 이어졌지만,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관계가 갈등으로만 점철된 것은 아니었다. 국제사회는 양자 간 협력을 촉구하면서 대화의 장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왔다. 이번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부터  독일과 EU는 양국 간 협력을 논의할 것을 제안하였으며, 지난 1월에는 세르비아 수도인 베오그라드와 코소보 수도인 프리스티나 항공편이 복구되면서 양자 간 협력의 발판이 마련되었다.

경제협력 협상 체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적인 기여라며 이번 협상의 의미를 강조하였다. 부치치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번 협상이 커다란 도약이라는 점을 언급하였다. 호티 총리도 감사와 함께 이번 협상이 코소보와 그 지역 사람들에게 위대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 EU와 코소보 야권은 복합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EU 측은 워싱턴에서 체결된 합의 내용 중 일부가 이미 EU가 진행 중인 핵심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코소보의 전 총리이자 야권 정치인인 알빈 쿠르티(Albin Kurti)는 이번 협상 중 전혀 실행되지 못할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쿠르티 전 총리는 미국의 지원을 받아 양국 간 항공 운항 재개를 하는 것에 관하여 세르비아가 코소보와 코소보에서 발행한 문서를 인정하고 있지 않아 입국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하였다.  아나 피소네로(Ana Pisonero) EU 대외협력확대 대변인은 EU가 평화고속도로에 대한 기술적인 지원을 제공하여 왔으며, 이미 고속도로 첫 구간에 투자를 승인하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르비아의 우방인 러시아는 이번 합의를 지지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협상 이후 러시아에 대한 세르비아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기도 하였다. 먼저 크렘린궁 성명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은 코소보 문제 해결에 대한 균형된 해결책을 세르비아가 수용하여야 하고,  UN이 승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였으며, 푸틴 대통령이 이번 협상에 대한 부치치 대통령의 기여를 높이 평가하였다. 한편 세르비아는 대통령 공보처에서 별도의 성명을 발표하여 세르비아가 군사적으로 중립적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해당 성명에는 세르비아의 지정학적, 군사-안보적, 경제적 위치의 복합성으로 인하여 세르비아는 군사적 중립의 원칙을 지킬 것이며, 러시아의 진실된 동반자의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알렉산더 뷰린(Alexander Vulin) 세르비아 국방부 장관은  9월 10~15일로 예정된 러시아와의 합동군사훈련인 슬라브 형재애(Slavic Brotherhood)에 EU로부터의 커다란 압력으로 인하여 불참한다고 설명하였다.

터키는 코소보에 예루살렘 대사관 설립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였다. 터키는 9월 6일 성명을 발표하여 해당 조치가 국제법에서 규정한 것을 명확하기 위반하는 실망스러운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터키 외교부는 팔레스타인 현안을 독립적이고 주권적이며, 지리적으로 지속 가능한 팔레스타인 국가를 지지하는 UN 결의안을 인용하기도 하였다. 터키는 2008년 코소보가 독립을 선언하였을 때 이를 인정한 국가 중 하나다. 


프론 나흐지(Fron Nahzi)  아리조나 주립대 맥케인국제리더십연구소 국제개발 선임부장은 이번 합의가 미국의 중동 전략의 일환이며 국내적으로 평화 협상을 통하여 성과를 홍보하고 미국 내 알바니아인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체결 과정에서 언급한 중동 평화를 위한 위대한 날이며, 더 많은 이슬람, 중동 국가가 이를 따를 것이라는 발언을 인용하며 지난 8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가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코소보 역시 이슬람 국가로 여겨진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또한 나흐지는 위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향후 대선에서 경합주(Swing State)인 플로리다와 펜실베니아에 유대인 공동체와 미시간에 알바니아인들을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협상 이후인 9월 22일 리차드 그레넬(Richard Grenell) 미국 대통령 특사가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관료들과 만나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같은 날인 22일 마르코 차데즈(Marko Cadez) 세르비아 상공회의소장은 세르비아와 코소보가 경제 정상화 합의에 따라 미국이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합동 팀을 구성할 계획을 밝혔다. 차데즈 상공회의소장은 해당 팀이 정부, 재계,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 미국 수출입은행(EXIM), 미국 및 유럽 기구들의 활동에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스-터키를 중심으로 동지중해 분쟁 심화… 동맹국 간 갈등으로 비화

9월 1일 베스테페(Bestepe) 국회와 앙카라(Ankara) 문화센터에서 개최된 2020~2021 사법연도 첫 시작을 알리는 연설에서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터키 대통령은 에게해와 동지중해에서의 터키의 행동은 권리와 정의를 찾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일부 국가가 터키 해안에서의 활동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노골적인 불의라고 비판하였다. 더 나아가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의 동지중해 시추 행위를 현대 제국주의로 규정하며 지중해 지역의 모든 이웃 국가들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역설하였다. 

지난 7월 그리스는 터키가 동 지중해 메이스(Meis)/카스텔로리조(Kastellorizo) 남단에서 천연가스 발굴을 위한 지진탐사를 거절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었다.  당시 독일은 터키와 그리스 간 갈등을 완화시키려고 하였으나, 결국 실패하였다. 양국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리스와 협력하여 석유를 개발 중인 프랑스, 이탈리아, 키프러스 공화국도 8월 25일 군함을 투입하여 합동군사 훈련을 실시하면서 그리스-터키 간 갈등은 북태평양조약기구 내 회원국 간 갈등으로 비화되었다. 이에 터키는 그리스가 동지중해 내에서 확장주의적인 정책을 추구하고 있으며, 그리스가 주장하는 영해의 범위가 터키의 주권을 침해한다고 비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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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갈등에는 과거부터 해결되지 않았던 터키-그리스 간 동지중해의 영해 문제와 더불어, 동지중해 내 개발되지 않은 자원의 문제와 더불어 이면에 있는 키프로스를 둘러싼 그리스-터키 간 관계 문제가 함께 얽혀 있다. 위의 동지중해 지도를 보는 것과 같이, 터키와 그리스는 지리적 인접성, 복잡한 해안선, 더 나아가 양국 간의 역사, 민족 갈등 등의 긴장으로 인하여 영해 문제를 합의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조사로 동지중해 지역 내 석유 17억 배럴과 천연가스 3조 4,000억 m3가 매장된 것이 알려지면서  양국은 더욱 해역을 포기하기 어렵게 되었다. 터키는 에너지 수급을 위하여 지중해와 흑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탐사 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리스의 경우에도 프랑스, 이탈리아의 석유 기업과 탐사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과 북으로 분단된 키프러스의 상황도 이러한 갈등의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키프러스 공화국은 그리스, 유럽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미승인국인 북키프러스 튀르크 공화국은 터키의 승인과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터키와 그리스 양측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려 하였으나 상반된 반응을 보이며 갈등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8일 터키와 그리스 군사 대표단은 브뤼셀에 있는 북태평양조약기구 본부에서 회담할 예정이었으나, 10일로 연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회담 이후 터키 측은 그리스와 긴장 완화에 관한 견해를 교환하였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메블뤼트 차부소을루(Mevlüt Çavuşoğlu) 터키 외교부 장관은 유럽의회 외교관계위원회와의 회상화담에서 유럽이 동지중해 문제에서 정직한 중개인의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EU가 동지중해 문제에서 그리스 측의 주장을 옹호하고 있으며, 이러한 입장은 불공정 할 뿐만 아니라 국제법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그는 그리스와 키프러스 공화국이 이집트, 레바논, 프랑스 외에도 아랍에미리트와 같은 외부 행위자들과 동맹을 구축하여 터키와 북키프러스를 고립시키려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그리스는 9월 10일 브뤼셀에서 터키 측 대표단과 대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였다.  지난 14일 그리스가 키오스(Chios) 섬에서 함대 사격 훈련을 실시하자 터키는 함대에 무전으로 1923년 체결된 키오스 섬을 비무장지대로 유지한다는 내용의 로잔평화조약(Lausanne Peace Treaty)을 위반하였음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카네기재단에서는 이번 터키-그리스 간의 갈등이 북태평양조약기구를 마비시킬 것인지에 대한 전문가 대담이 이루어졌다. 엘리자베스 브로(Elisabeth Braw)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선임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북태평양조약기구가 마비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회원국들의 영토적 온전성을 지키는 본래의 목적은 유지될 것으로 보았다. 한편 육군 장교 출신이자 유럽정책분석센터 전략연구소 연구원인 벤 호지스(Ben Hodges)는 불행히도 프랑스가 이미 그리스의 편에 섰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미국의 강력하고 명확하며 공정한 지지와 함께 독일이 EU와 북태평양조약기구의 지도국으로써 외교적인 노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엘레니 파나기오타레아(Eleni Panagiotarea) 유럽외교정책 그리스재단 연구원은 북태평양 조약기구가 그리스-터키 갈등으로 마비된 것이 아니라, 리더십의 부재로 마비가 되었음을 지적하였다. 특히 그는 터키가 러시아의 미사일방어체계인 S-400을 도입한 것과 권위주의를 수출하고 있다고 비난하였으며, 합의를 통해 의사가 진행되는 북태평양조약기구가 큰 과제를 안고 있다고 논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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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일 기후변화와 관련된 온라인 행사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Jens Stoltenberg) 북태평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이 동지중해를 둘러싼 터키와 그리스 간의 갈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스톨텐베르크 총장은 두 회원국의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다른 회원국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높은 가치를 지닌 두 동맹국이 함께 앉아 군사 갈등 완화 조치를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갈등 완화 조치가 선박, 비행기가 필요한 거리를 유지하며 책임질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하여 사건과 사고를 방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최근 그는 기술적 군사 회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키리아코스 미트소타키스(Kyriakos Mitsotakis) 그리스 총리와 에르도안 대통령과 논의하였다고 밝혔다.



터키와 이란, 쿠르디스탄 노동자당과 자유생명당에 공동 대응 합의

9월 8일 터키와 이란은 테러 집단에 대한 공동 작전 등 지역 내 양국 간의 이익에서 함께 협력할 것에 합의하였다.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이란 대통령이 참석한 제6차 터키-이란 고위협력위원회 회담에서 감소하고 있는 양국 간 교역량을 반전시키기 위하여 새로운 경제 협력 확대와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와 쿠르디스탄 자유생명당(PJAK)을 비롯한 다른 테러 집단에 대한 공동 작전의 필요성을 재확인하였다. 양국 대표단은 쿠르디스탄 노동자당과 쿠르디스탄 자유생명당 등 지역 내 테러 집단이  터키와 이란 양측에 모두 위협이 된다는 점에 공감하였으며, 양국 국경에서 이루어지는 이들의 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합동군사 훈련, 대테러 및 조직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협력을 할 것임을 선언하였다.

쿠르디스탄 노동자당은 1978년 결성된 단체로, 단순한 정당이 아닌 쿠르드인들의 독립과 자치를 요구하는 무장단체이다. 터키와 미국, EU, 북태평양조약기구는 쿠르디스탄 노동자당을 테러 단체로 분류하고 있다. 쿠르디스탄 노동자당은 쿠르드인들의 인구 비중이 높은 동남부에서 주로 활동하며 테러 공격을 벌여왔다. 쿠르디스탄 노동자당의 활동으로 터키의 관광 산업은 타격을 받았으며, 경제적인 손실은 2012년 9월 기준 약 3,000억 달러에서 4,500억 달러(한화 약 350조 6,400억 원~525조 9,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2015년 사이 터키와 쿠르디스탄 노동자당 간의 평화가 이어졌다. 2011년 이후 터키와 쿠르디스탄 노동자당 간 전투가 더욱 격해지면서 긴장이 고조되었으나, 2012년 12월 말 에르도안 대통령이 구금 중인 쿠르디스탄 노동자당의 창립 인원이 쿠르디스탄의 지도자인 압둘라 외잘란(Abdullah Öcala)과 협상 중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이로써 터키 정부와 쿠르디스탄 노동자당 간 평화협상이 시작되었으며, 2013년 3월 21일 터키인들의 새해인 노우루즈(Nowruz) 행사에서 쿠르디스탄 노동자당이 무장을 해제하고 터키 영토에서 철수하여 무장 투쟁을 마무리하겠다는 압둘라 외잘란의 편지가 대독되면서 양국 간 평화협상이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평화는 2015년 7월 22일 제이란피나르 사건(Ceylanpınar incidents)으로 터키인 경찰 2명이 신원 미상의 인물들에게 살해되자 쿠르디스탄 노동자당의 명령을 받은 쿠르드인이 암살했을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다. 이에 7월 24일 에르도안 정부는 쿠르디스탄 노동자당과 ISIL에 대한 대규모 군사 작전을 실행하면서 양자 간 평화가 와해되었다.


쿠르디스탄 자유생명당은 2004년 이란령 쿠르디스탄에서 창설된 정치, 군사 조직이다. 이들은 주로 이란내 쿠르디스탄에서 활동하며, 일부에서는 쿠르디스탄 노동자당의 지부로 알려져 있으며, 이란, 터키, 이라크, 시리아 출신 쿠르드인들과,  쿠르드인 귀환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란, 일본, 터키, 미국은 쿠르디스탄 자유생명당을 테러 단체로 분류하였다. 하지만 2015년부터 테러 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가  지역에서 발흥하면서 쿠르디스탄 자유생명단은 이라크 정부군과 미군과 협력하기도 하였다.

터키와 이란은 쿠르드인 무장단체인 노동자당과 자유생명당에 대응하기 위하여 비공식적으로 협력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어왔다. 이러한 의혹은 시리아 내전 등 지역 내 현안에서 대립하고 있다고 여겨졌던 2011년부터 불거졌다. 당시 자유생명당의 지도자인 라흐만 하지 아흐마디(Rahman Haj Ahmadi)는 보수주의 운동가인 케네스 티메르만(Kenneth R. Timmerman)과의 인터뷰에서 터키 군이 이란 군과 협력하여 이란 내에서 자유생명당을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터키 정부는 이란과의 협력 사실을 부인하였다. 한편, 2020년 9월 양국 정부 간 고위회담 이전인 2019년부터 터키 고위 관료는 이란과 자국 내 활동 중인 노동자당에 대한 합동군사작전을 실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보도가 전해지자 아볼파즐 세르크아르치(Abolfazl Sherkarchi) 당시 이란군 대변인은 국경 지역에서 터키 군과의 합동작전을 하고 있지 않다고 두 차례나 부인하였다. 세르카르치는 이란 국경수비대가 항상 테러집단에 대응하고 있으며, 고국인 이란 영토에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당시 하키 위구르(Haaki Uygur) 터키 수도 앙카라의 이란연구소 부소장은 이란이 지역 내 중요 행위자인 노동자당을 완전히 적대시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터키와 협력한다고 하더라도 정보를 교환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9월 8일 양국 정상이 쿠르디스탄 노동자당과 자유생명당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발표는 과거와는 달리 이례적인 발표이다. 

이에 노동자당 측 고위 인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터키와 이란을 강력히 비난하며 투쟁의 의사를 더욱 분명히 하였다. 노동자당 측 인물은 터키와 이란 정권은 각각 대외적으로는 팽창주의 정책을, 대내적으로는 권위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노동자당과 자유생명당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주창하기 때문에 터키와 이란이 두 집단에 대한 합동 공격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저항의 의지를 다졌다.


한편 쿠르디스탄 지역정부(Kurdistan Regional Government)의 사핀 디자이(Safin Dizayee) 외교처장은 노동자당과 자유생명당이 쿠르디스탄 지역 내 불안정을 야기한다며 이들을 비난하였다. 디자이 처장은 쿠르디스탄 지역 사람들이 전쟁과 이주, 불안정으로 오랜 시간 고통받아왔으며, 이제는 평화를 위한 시간이 왔다고 언급하였다. 그는 노동자당과 자유생명당을 비롯한 어떠한 군도 쿠르디스탄 지역 내에서 이웃 국가에 대한 무력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또한 지역과 지역민들에 대한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첨언하였다.


폴란드-리투아니아 정부간 담화… 벨라루스와 안보 현안 집중 논의

9월 16~17일 양일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Vilnius)에서 제1차 폴란드-리투아니아 정부간 담화가 개최되었다. 이번 정부간 담화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Mateusz Morawiecki) 폴란드 총리와 사울류스 스크베르넬리스(Saulios Skvernelis) 리투아니아 총리가 주재하였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담화에서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의 이웃 국가인 벨라루스의 상황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되었다.  지난 8월 9일 벨라루스 대선에서 알렉산더 루카셴코(Alexander Lukashenko)가 전체 투표 중 80.1%의 득표하여 재임에 성공하였으며, 이후 시민들은 대선을 불복하는 집회를 28일 현재까지 50일째 이어가고 있다. 인테르팍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Minsk)에서 열린 집회에는 10만 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패배한 스베틀라나 티바놉스카야(Sviatlana Tsikhanouskaya)는 리투아니아로 망명하여 반대 집회를 이끌고 있는 중이다.

이외에도 이번 담화에서는 EU 내에서의 양국 간 협력, 기회 정책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의 불안정이 지속되자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루마니아의 대통령은 벨라루스 시민 사회에 대한 지원과 국제 원조가 필요하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3국 대통령은 벨라루스 시민들이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제도를 구축에 지지를 표명하였으며,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제 원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였다. 안제이 두다(Andrzej Duda) 폴란드 대통령, 기타나스 나우세다(Gitanas Nausėda) 리투아니아 대통령, 클라우스 요나니스(Klaus Iohannis) 루마니아 대통령은 함께 EU와 EU 회원국에 민주주의 벨라루스의 경제적 전환을 돕는 지원 패키지를 늘릴 것을 촉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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