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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2020년 9월 중남미 국공채 발행 이슈 추이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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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심층이슈 분석


국공채 발행, 중남미 국가들에 ‘재정난 타개’ 카드 될 수 있을까

페루와 브라질 등 일부 중남미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파탄 난 재정을 메우는 데 국공채 발행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최근 페루 정부는 2021년 최대 115억 6,000만 달러(한화 약 13조 6,616억 원)에 달하는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예상한 금액보다 약 4배나 많은 금액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경제 위기와 보건상의 이유 때문에 채권 발행 규모를 확대한다고 페루 정부는 설명했다. 1 달러당 3.46솔(한화 약 1,148원)에 발행되는 해당 채권은 일단은 페루 시장에서 발행될 예정이지만 향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해외 시장에서도 발행 가능성이 타진된다. 이번 채권 발행으로 페루의 202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은 기존 대비 11%p 상승한 38%가 될 것으로 페루 정부는 예상했다. 페루 정부가 이처럼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채권을 발행하기로 결정을 내린 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경제 위기가 방아쇠가 되었다. 2020년 페루의 GDP 성장률이 -12%로 30년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국공채 발행으로 구멍 난 재정을 메우려는 시도를 하는 중남미 국가는 페루만이 아니다. 브라질 역시 최근 들어 부채 한도를 인상하며 재정 확보에 나선 것이다. 브라질 재무부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정부 지출 증가로 부채 한도를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0년 브라질의 부채 규모는 당초 한도 액이던 4조 5,000억 헤알(한화 약 1,000조 8,720억 원)~4조 7,500억 헤알(한화 약 1,064조 7,600억 원)에서 늘어난 4조 6,000억 헤알(한화 약 1,031조 1,360억 원)~4조 9,000억 헤알(한화 약 1,098조 3,84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20년 브라질의 GDP 대비 채무 비율은 사상 최고 수준인 93.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채 증가, 중남미 국가들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지만 과도한 부채는 경계해야

중남미 국가들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채무 비율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마비되면서 세계 각국의 국가 재정이 바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중남미 국가들과 같은 개발 도상국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선진국들 역시 코로나19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주요 선진국들의 부채 비율이 2020년 상반기 들어 GDP 대비 평균 128%를 기록해 제 2 차 세계 대전 이후 본 적 없는 수치로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그에 비하면 중남미 국가들의 부채 비율은 GDP 대비 100%를 훨씬 밑도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국가별 펀더멘털(한 나라의 경제 상태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되는 성장률, 물가 상승률, 실업률, 경상수지 등의 주요 거시 경제 지표)을 고려하면 중남미 국가들의 GDP 대비 채무 비율을 선진국들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중남미 국가들, 국채 발행에 신중해야하는 이유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중남미 국가들의 GDP 대비 채무 비율은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그러나 중남미 국가들처럼 펀더멘털이 비교적 약한 국가들일수록 국채 발행에 신중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채무가 증가하면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재정건전성 악화는 대외 신인도 저하, 국가 신용등급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채무 비율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재정건전성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재정건전성이란 국가 채무를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채무 상환 능력을 갖춘 재정상태를 말하는데 재정건전성을 평가하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전문가별, 기관별로 기준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 기구에서는 한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적정 수준’이라는 기준을 두고서도 의견이 엇갈리고있다. 유럽연합(EU) 마스트리흐트조약에서는 GDP 대비 채무 비율이 60% 선을 유지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건전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한 국가가 재정적으로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GDP 대비 채무 비율이 60%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소위 선진국으로 일컬어지는 국가들 중 국가 채무 비율이 GDP를 훌쩍 넘어서는 비율이 많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GDP 대비 채무 비율만으로 재정건전성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례로 흔히 선진국으로 여겨지는 미국의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106.70%, 일본은 234.18%이다. 그러나 최근 디폴트 위기를 겪었던 아르헨티나의 채무 비율은 GDP 대비 86.06%로 주요 선진국들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한 국가의 채무 비율이 적정 수준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의 통화가 기축 통화인지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축 통화국의 경우 국가 채무가 GDP의 97.8~114% 정도에 달해도 채무 비율이 적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비 기축 통화국의 경우 이 비율은 훨씬 낮아져 채무 비율이 GDP의 37.9~38.7% 수준에서 유지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한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전문가들이나 기관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국가의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들, 즉 해당 국가에 수출 주도 대기업이 있는지 여부, 해당 국가의 산업 구조가 1차 산업 중심인지, 3~4차 산업 중심인지, 펀더멘탈과 외환 보유고 수준은 어떤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중남미 국가들의 펀더멘털과 주요 선진국 비교

본 보고서에서는 중남미 각국 중 최근 국채 발행을 늘린 페루와 브라질, 중남미에서 몇 안되는 OECD 회원국(콜롬비아, 칠레, 멕시코)들의 재정건전성을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 · 평가해 보고자 한다. 재정건전성의 판단 기준은 앞서 설명한 GDP 대비 채무 비율과 각 국가의 펀더멘털을 설명할 수 있는 기준 중 수치화 될 수 있는 자료, 즉 성장률, 물가 상승률, 실업률, 경상수지를 사용하기로 한다. 선진국의 기준은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의 인간개발지수(HDI, Human Development Index)기준 1위 선진국에 이름을 올린 노르웨이와 명실공히 세계 최 강대국인 미국, 아시아 최고의 경제 대국인 일본으로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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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각국, 선진국 대비 부채 비율은 낮지만 실업률 · 경상수지가 문제

앞의 표에서와 같이 중남미 주요국(페루,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멕시코)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주요 선진국들 대비 높은 편은 아니다. 2020~2022년 예상 수치를 기준으로 페루의 GDP 대비 채무 비율은 27.50%, 브라질의 경우 75.79%, 콜롬비아 48.40%, 칠레 27.90%, 멕시코 45.50%로 노르웨이의 40.60%와는 비슷한 수준이며 미국의 106.90%, 일본의 236.60%에 비해서는 크게 밑돈다. 

성장률의 경우 중남미 주요국의 성장률과 주요 선진국들의 성장률 사이에 이렇다 할 차이 점이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이미 개발이 완료된 선진국들에 비해 경제 성장률이 두드러지는 것이 보통인데 중남미 국가들에선 이와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2019년을 기준으로 콜롬비아만 3%대 성장(3.3%)을 기록했을 뿐 페루 2.2%, 브라질 1.1%, 칠레 1.1%로 노르웨이(1.2%)나 미국(2.3%)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성장률을 보였으며 멕시코의 경우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0.1%)을 기록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중남미 국가들의 성장 잠재력이 타 개발도상국들 대비 현저히 떨어진다고 풀이해 볼 수 있다.

물가상승률의 경우 중남미 국가들의 물가상승률이 주요 선진국들 대비 두드러진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물가상승률이 2.2%로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인 노르웨이를 제외하고 미국과 일본(각각 1.8%, 0.5%)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반면 브라질과 콜롬비아, 멕시코의 경우 3%대의 물가 상승률을, 페루와 칠레의 경우 2%대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국채 발행으로 유동성이 확대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는 데에서 우려 요인이 있는 것이다. 

실업률의 경우 중남미 각국의 실업률이 주요 선진국들 대비 크게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실업률이 12%를 기록해 두 자리 수를 기록했으며 콜롬비아의 실업률 역시 9.7%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 밖에 페루와 멕시코의 경우 실업률이 각각 3.2%, 3.7%로 노르웨이의 3.3%, 미국의 3.9%와는 비슷한 수준을, 일본의 2.3% 보다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남미 국가와 주요 선진국들 간의 차이는 경상수지에서 더욱 벌어진다. 경상수지의 경우 중남미 주요국들이 모두 적자를 기록한 데 비해 주요 선진국들은 미국을 제외하고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경우 소득 수준이 낮아지고 실업률이 상승하며 외채가 늘어나면서 대외 신인도가 하락하는 등 국가 경제가 침체 되게 된다. 여기에 국내외 여건 악화로 자본 유입이 급격히 둔화되거나 대규모 자본 유출이 나타날 수도 있어 외화 유동성 부족 등으로 외환 위기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면에 있어서 중남미 국가들의 경상수지 적자는 우려될 만한 수준이다.


중남미 각국, 수출 주도 대기업 수 ·산업 구조 등에 있어서도 주요 선진국들에 밀려

당연한 얘기지만 수출 주도 대기업이 있는지 여부, 각 국가의 산업 구조 등을 기준으로 중남미 국가들의 펀더멘털을 평가한 경우에도 주요 선진국들과의 차이가 더욱 벌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0년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2000대 기업 중 페루 기업은 2개, 브라질 기업은 18개, 콜롬비아 기업은 5개, 칠레 기업은 6개, 멕시코 기업은 12개로 조사된 데 비해 미국 기업은 587개, 일본 기업은 217개로 조사된 것이다.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노르웨이의 경우 예외적으로 8개라는 비교적 적은 수의 기업이 세계 20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것을 제외하면 중남미 주요국들과 선진국들과의 간극이 매우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산업 구조에 있어서도 선진국들의 경우 3차 산업에서 4차 산업으로 급속히 전환해가고 있는 반면,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아직도 1차 산업 중심으로 안정적인 무역 수지 흑자를 낼 수 없는 경제 구조를 가진 경우가 많고 4차 산업을 위한 대비도 미비한 경우가 많아 펀더멘털이 건전하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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