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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비세그라드 4개국의 코로나19 위기 대응 방안

슬로바키아 / 체코 / 폴란드 / 헝가리 김신규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유럽발칸연구소 연구교수 2020/10/20

머리말
2020년 3월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비세그라드 4개국(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이하 V4)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폴란드의 확진자 수가 3만 4,000명을 넘어섰고, 체코 역시 1만 1,000명 이상, 헝가리가 4,145명, 슬로바키아가 1,665명의 확진자를 기록했다. 사망자의 수는 폴란드가 1,444명으로 가장 많았고, 헝가리가 585명, 체코가 348명, 슬로바키아가 28명을 기록했다. 

8월에 들어 감염자가 줄어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록다운(Lock Down)을 해제했지만, 9월 초부터 다시 감염자의 수가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우려했던 코로나19의 ‘2차 물결(second wave)’ 단계에 접어들었다. 2차 물결이 시작되면서,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폭증하고 있는 동시에 그동안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를 강타했던 경제 침체가 더욱 깊은 늪에 빠지고, 여기에서 빠져나오는 데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EU 집행위원회의 암울했던 경제 전망치 마저도 낙관적인 것이었다는 언급이 나올 정도로 2차 물결로 인해 V4를 포함한 유럽 전체의 경제 침체는 더욱 깊어지고 회복 속도 또한 훨씬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집행위원회의 EU-27개국 경제 전망에 따르면, 2차 물결이 발생할 경우 2020년 GDP 규모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서 –11.7% 그리고 2021년에는 –11.2% 로 예상된다.1) 

V4 4개국의 위기 대응
2020년 3월 초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V4 4개국의 확진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V4에서 8월에 확진자의 수가 약간 줄어드는 듯 했지만, 결국 9월에 들어 가히 ‘코로나19의 2차 물결’이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차 물결이 본격화 된 9월 초부터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3월 1일에서 6월 29일까지와 그 이후 6월 30일에서 9월 25일까지의 확진자는 체코가 1만 1,604명에서 5만 8,374명으로, 폴란드가 3만 4,154명에서 8만 2,809명으로 폭증했고, 사망자 역시 이 기간 체코가 348명에서 567명으로, 폴란드가 1,444명에서 2,369명으로 급등했다. 

4개국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폴란드는 1.5m 사회적 거리두기, 대중교통,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공공장소에서 음식물 섭취 금지, 국경폐쇄, 폴란드 입국 시 14일 격리 조치 등을 시행하고 있다. 체코의 경우는 9월 2차 물결이 시작된 이후, 주거 공간 이외의 실내 공간과 공공시설 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2m 이상의 사회적 거리 두기,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동시에 이미 정부는 3월 중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추가적으로 요식업 등의 단축 영업을 강제하고 있다. 헝가리 역시 9월 1일부터 코로나19 2차 물결에 대한 긴급 대응 조치로, 해외입국 금지(의료진, 스포츠인 등의 예외조항 있음)와 입국시 2주 격리 및 이후 48시간 내 두 번의 검사 의무화 조치,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여, 이를 위반할 경우 8,000포린트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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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V4의 경제 전망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V4 경제는 이전의 그 어떤 위기보다 더욱 더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폴란드를 제외한 나머지 3개국이 모두 특정 부문의 수출에 의존하는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특징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체코는 주력 분야인 제조업, 그중에서도 자동차 산업에 대한 충격이 가장 심각하다. 당초 2차 물결이 없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2021년 상반기에 부분적인 경제 회복을 시작으로 다시 제조업 기지라는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과는 반대로, 2차 물결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2021년 상반기에 경제의 부분적 회복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U 집행위원회 2020년 여름 경제 전망에서 2020년 2/4분기 체코의 GDP가 직전 분기 대비 10.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3/4분기에는 면대면 서비스 분야인 접대, 관광업, 교통 분야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 2/4분기 대비 4.4%, 그리고 4/4분기에는 3/4분기 대비 3.5% 성장할 것으로 예측해, 2020년 전체적인 GDP는 2019년 대비 7.8%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한편 집행위원회는 코로나19의 심각한 타격에서 회복되는 2021년 체코의 GDP 성장률을 전년 대비 4.5%로 다소 높게 전망했는데, 주요 무역 파트너 국가의 상황에 따라 특히 자동차 수출시장의 회복세가 더디겠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등으로 그동안 미루어 왔던 내수가 살아나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폴란드의 경우는 2020년 2분기 GDP 추락은 피할 수 없겠지만, 코로나19 2차 물결이 없다는 전제 하에 2020년 GDP 성장률을–4.3%, 그리고 2021년 성장률을 4.1%로 예측했었다.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와는 달리 내수 견인력이 강한 폴란드에서는 코로나19 충격이 다른 3개국보다는 다소 약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폴란드의 내수 시장도 그렇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식당 등의 영업 단축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으며, 또한 국민들 스스로가 위기에 대응하여 저축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민간 소비가 갑작스럽게 반등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2차 물결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의 소비는 예상보다는 훨씬 느린 속도로 회복할 것이다. 한편 폴란드의 주요 교역 파트너 국가에서의 수요 감소가 2020년 폴란드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며, 동시에 운송과 관광 분야의 타격도 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헝가리는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3월부터 록다운을 실시했다가 5월에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예방, 방역조치를 서둘러 중단했었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소비 증가가 예상되었지만, 현실에서는 노동시장 악화로 가계의 구매력이 크게 저하된 상황에서 급격한 소비 증가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미 2020년 2~4월 사이 산업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38% 급락했고, 주요 수출 대상국의 수요 급감에 따라 설비 가동률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2020년 헝가리의 GDP는 전년 대비 –7% 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군다나 이미 진행 중인 대형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아니면 유예될 것이 확실하고, 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수출의 급감, 여행, 관광의 중단 등으로 2021년에도 성장세로 돌아설 지 예단할 수 없다. 

슬로바키아의 상황도 상기한 3개국과 비슷하다. 코로나19 위기로 슬로바키아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국내외 소비가 급격히 감소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영향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슬로바키아의 실질 GDP는 전년 대비 –9%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분기별로 구분하면, 1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5.2%, 2분기는 전분기 대비 –12.3%로 전망된다. 2차 물결이 없다는 전제에서 코로나19가 사태가 진정된다면 2021년에는 7.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었지만, 2차 물결이 나타난 현 시점에서는 이런 전망도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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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 각국의 코로나19 경제 정책
V4 4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조치는 우선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득 지원책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긴급 대출 보증과 이자 보조 정책 그리고 납세 관련 지원을 통해 개인은 물론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체코 정부는 주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보증과 이자보조 정책 그리고 일자리 보존을 위한 임금지원 정책을 통해 당장 급한 유동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국영 보증개발은행(ČMZRB)과 시중은행을 연계시켜,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 이외에도 시중은행 대출에 대한 원리금 유예와 같은 조치를 통해 기업의 생존과 일자리 보호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자영업자와 일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금보존,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세금과 사회보장비 납부 유예 등의 조치도 병행하면서 코로나19 위기 탈출을 위해 전체 GDP의 20.4%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2) 

슬로바키아 역시 전체 GDP의 4.4% 규모의 재정을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원리금 납부 유예, 새로운 대출보증과 이자보조 지원에 투입할 계획이며 자영업자와 개인 노동자들의 임금과 소득 축소에 대한 보상 차원의 사회정책을 마련했다.3) 헝가리는 GDP의 7% 규모의 재정을 통해 중소기업 대상의 대출 보증과 이자 지원, 세금과 사회보장비 납부 유예를 그리고 개인과 자영업자들의 임금과 소득 보존을 위한 다양한 사회정책을 마련했다.4) 

폴란드 역시 ‘위기대응(Crisis Shield) 프로그램’에서 국가개발은행을 통해 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하는 유동성보증기금(FGP), 폴란드개발기금을 통한 기업 지원 프로그램, 산업개발기구(ARP)를 통한 대출보증 그리고 원리금 납부 유예 조치, 세금관련 조치 등을 내놓았다.5) 

한편 각국 중앙은행은 정책금리 인하를 통해 대출을 용이하게 하고 기존 대출 원리금 상환과 관련된 부담을 줄이는 조치와 법을 개정해서라도 중앙은행이 무제한 국채 매입과 같은 양적 완화에 뛰어들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고 있다. 

맺음말
당초에 기대했던 바와는 달리 9월 들어 코로나19의 2차 물결이 V4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록다운을 다시 강화해 시민의 건강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방역을 완화해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야 할지를 두고 각국은 딜레마에 빠져있다. 동시에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마련한 다양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도 불명확하다. 이번 사태 이전에 이미 V4 4개국 모두 예산적자와 공공부채가 악화되고 있는6) 상황에서 무한정의 재정투입과 양적 완화를 지속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위기 극복을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경계도 중요하지만, 자칫 그러한 경계가 지나칠 경우에는 감염예방을 위해 경제를 희생시키는 또 다른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위기의 상황에서 각국 정부는 단기적 대응과 동시에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는 장기적인 전략도 마련해야 하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존재하는 긴급하고 중대한 전환기 상황을 의미한다. 위험이 클수록 그 이후의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라도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 각주 
1) Commission (2020), European Economic Forecast Summer 2020 (Interim), pp 17-18. 
2) Ana Podvršič, et al. (2020), “Mitigating the Covid-19 effect: Emergency economic policy-making in Central Europe,” European Trade Union Institute Working Paper, 2020-07.
Juraj Fuska (2020), “Slovak Government Financial Assistance Measures to Address Adverse Effects of Covid-19,” (April), White & Case. 
4) Prinz Daniel (2020), “Details of the Government’s Economic Protection Action Plan,” Qubit (13 May). 
5) Marcin Studniarek (2020), “Covid-19: Polish Government Financial Assistance Measures,” (April), White & Case.
6) Eurostat, Government statistics,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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