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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빅데이터로 보는 10월 중동 산유국 코로나19 경제 영향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2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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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진정되지 않는 중동지역 내 코로나19 확산
지난 2월 시작된 중동지역 내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히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19일 이란의 시아파 성지 콤(Qom)에서 최초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코로나19는 이란을 중심으로 시아파 성지 순례자와 신학생, 사업가를 통해 걸프 국가 및 이라크, 레바논 등 중동 각지로 확산되었다. 3월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란은 강력한 봉쇄 조치로 4월 이후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세 자리 수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으나, 4월 말에 시작된 라마단으로 봉쇄가 약화되고 사회적 접촉이 증가하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다시 1,000명 선을 돌파했다. 5월 이후 하루 2,000명 선에서 유지되던 이란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9월 2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다시 급증, 10월 27일 기준 1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6,022명에 육박했다.

한편 3월 국경 폐쇄와 강력한 봉쇄 조치를 펼쳐 코로나19 확산 통제에 성공한 듯 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봉쇄가 완화된 이후 사회적 접촉이 다시 증가하면서 라마단 기간인 4월 23일~5월 23일 30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각각 350%, 300% 증가했다. 6월 17일 하루 4,919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여 역대 최다 확진자 수를 기록한 뒤 사우디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점차 둔화되어 10월 27일 기준 1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380명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반면 라마단 기간에 발생한 1차 대유행을 통제하고 8월 초 1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를 200명대까지 낮추는 데 성공한 UAE는 9월 이후 2차 대유행에 직면했다. 10월 1일 신규 확진자 수는 2,258명을 기록해 역대 최다 확진자 수를 갱신했으며, 현재에도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 UAE의 1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8월부터 꾸준히 늘어나 10월 27일에는 1,432명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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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과 저유가로 직격탄을 맞은 중동 원유 산업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전세계적 경제 침체와 항공 운행 감소는 곧 원유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또한 코로나19 유행에 러시아와 사우디 사이 촉발된 유가 전쟁이 겹치면서 2020년 들어 국제유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2020년 3월 국제유가는 1월에 비해 절반 가량 떨어졌으며, 지난 4월 20일에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1999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21년 만에 최저 수준인  배럴당 15달러 아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4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모임인 오펙플러스(OPEC+)가 역대 최대 수준의 감산에 합의하면서 사우디와 러시아 사이 유가 전쟁은 끝났으나,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실물 경제 침체라는 유가 하락의 근본적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유가 약세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지나간 이후 세계 각국에서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국제 유가는 10월 말 현재 배럴당 40달러 선까지 회복되었으나, 2차 대유행의 우려 속에서 유가 폭락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2020년 초의 유가 폭락은 재정 수입 대부분을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사우디·UAE·이란 3개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가했다. 국제유가는 올해 상반기에 바닥을 찍고 다소 회복되었지만 여전히 3개국이 재정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는 사우디가 재정 균형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76달러는 넘어야 하며, UAE와 이란은 국제유가가 각각 배럴당 69.1달러와 195달러가 넘어야 재정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저유가로 사우디와 UAE의 2020년도 GDP가 각각 5.4%와 6.6%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란 역시 역성장률이 6%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 분야 수입이 재정 수입의 87%, 수출의 90%, GDP의 42%를 차지하는 사우디는 저유가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지난 2020년 1/4분기 사우디의 원유 분야 수입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전체 재정 수입은 22% 감소하여 90억 달러(한화 약 10조 2,060억 원)의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이어 2020년 2/4분기에도 원유 분야 수입이 전년 대비 45% 감소해 255억 달러(한화 약 28조 9,042억 원)에 그치면서 총 재정 수입은 360억 달러(한화 약 40조 8,060억 원)로 49% 감소했다. 재정 적자 또한 1/4분기보다 대폭 늘어난 291억 2,000만 달러(한화 약 33조 75억 원)를 기록했으며, 유가가 반등하지 않는다면 2020년도 사우디의 재정 적자는 GDP의 11.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세계 최대 원유기업인 사우디 아람코(ARAMCO)는 2020년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 줄어든 232억 달러(한화 약 26조 2,902억 원), 2/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246억 사우디 리얄(한화 약 7조 4,331억 원)에 그쳤다. UAE를 구성하는 토후국인 아부다비(Abu Dhabi) 또한 올해 원유 분야 수입이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저유가는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이미 미국 경제 제재로 어려움에 놓여 있던 이란의 경제 상황에 더욱 큰 부담을 주었다. 2020년도 1~8월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2018년 수출량의 약 10%인 28만 배럴까지 떨어졌으며, IMF는 저유가와 원유 수출 감소로 2020~2021년 이란의 외화 보유액 감소분이 360억 달러(한화 약 40조 8,06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석유 분야 산업 위축…반면 보건용품, IT 제품, 식품 관련 산업은 성장
코로나19 유행은 사우디·UAE·이란 3개국의 비석유 분야 산업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이란력 1399년 1/4분기(2020년 3~6월) 이란 비석유 분야는 전년 동기보다 1.7%의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특히 3월 정부가 시행한 이동 제한으로 공장과 산업체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산업·제조업 분야의 역성장률은 14.7%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이란 중소기업청은 전체 4만 5,000곳 중소기업 중 9,500곳이 여전히 가동을 중단하거나 영업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이란산 제품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주요 교역 상대국인 이라크, 터키, 파키스탄 등 이웃 국가가 국경을 봉쇄하면서 이란의 비석유 제조업 분야의 수출 또한 크게 줄어들었다. 이란력 1399년(2020년 3월~2021년 3월) 이란의 비석유 제품 수출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25% 감소한 300억 달러(한화 약 34조 50억 원)까지 줄어들었으며, 특히 터키와 이라크에 대한 수출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미국 제재로 수출량이 줄어든 원유를 대체하여 이란의 주요 외화 수입원인 비석유 제조업 분야의 수출 감소는 이란의 외화 부족과 재정 상황 악화를 가속했다.

사우디의 비석유 분야 산업 역시 경제 활동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2020년도 2/4분기 8.2%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재정 부족으로  7월 1일부터 부가가치세 세율을 5%에서 15%로 인상한 사우디 정부의 조치는 지난 5월 1.1%였던 물가상승률을 7월 7.7%까지 폭등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소득 감소와 가격 인상으로 사우디 국민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사우디 비석유 분야의 민간 기업은 매출이 감소하는 피해를 입었다. 기업의 경영상황 악화는 고용 시장에도 충격을 미쳐 2020년도 2/4분기 사우디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인 15.4%에 이르렀다. 한편 긴축 재정에 나선 걸프 산유국 정부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발주를 줄이면서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에 달한 2020년도 2/4분기 전세계 기업들의 걸프 국가 내 건설사업 수주액 규모는 2005년  이후 1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건설업계 또한 피해를 입었다. UAE에서는 건설현장 내 코로나19 방역 조치 시행으로 공사 기간과 시공 비용이 늘어나면서 건설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었다.
 
코로나19 유행은 중동 3개국 의 건설업·제조업 등에는 위기로 다가온 반면  보건용품,  IT 기술과 식품 관련 산업에는 오히려 성장 기회를 주었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전세계적 공급 사슬 교란으로 방역에 필수적인 보건 용품의 국산화 필요성이 대두되었으며, 이에 중동 각국은 필수 보건 용품의 국산화에 노력을 기했다. 이란 정부는 2월부터 국방부 산하 군수 공장에서 마스크와 소독용 세정제 생산을 시작했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 7월에는 이란 국내 마스크 생산량이 2월보다 약 3,000배가 늘어났다. 한편 UAE 두바이(Dubai)에서는 7월 한 달 만에 마스크, 손세정제, 장갑 등 개인보호장비(PPE) 생산업체가 340% 늘어났으며 3~6월 PPE 수출 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7% 늘어난 6억 2,370만 달러(한화 약 7,075억 원)를 기록했다. 2017년 기준 4억 140만 달러(한화 약 4,554억 원) 규모였던 UAE의 PPE  산업은 연평균 7.3%의 성장률을 기록해 2025년에는 7억 240만 달러(한화 약 7,969억 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사우디의 PPE 산업 규모는 연평균 7%로 성장, 2017년 3억 4,100만 달러(한화 약 3,868억 원)에서 2022년에는 4억 7,700만 달러(한화 약 5,412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동 봉쇄령과 원격 교육, 재택 근무의 확대는 사우디와 UAE에서 컴퓨터, 휴대전화, 노트북과 같은 IT 제품 수요 증가로 이어져 걸프 지역 전문 시장조사 업체은 레드시어(Redseer)는 UAE 전국에 원격 교육과 재택 근무가 시행된 지난 3월 온라인을 통한 휴대전화, 노트북, 태블릿 PC 등 전자제품 주문이 1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져 중동·북아프리카의 주요 쇼핑몰 업체인 마지드 알푸타임(Majid al-Futtaim)는 3~5월 전자제품의 온라인 주문이 무려 220%나 늘어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봉쇄  조치는 걸프 식품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마지드 알푸타임은 집에서 간편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과 포장음식 판매량이 봉쇄 이후 38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가공식품과 포장음식 판매가 증가하면서 걸프 지역의 식품 산업은 5~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면역력 강화와 건강을 위해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 항공업, 관광업이 특히 타격을 받은 가운데 온라인 쇼핑 산업은 성장세 
사우디와 UAE 등 걸프 산유국이 원유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특히 중점적으로 투자해온 항공업과 금융업, 관광업은 전세계적 코로나19 유행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걸프 지역의 대표 항공사인 UAE의 에미레이트와 에티하드항공, 카타르의 카타르항공은 코로나19 위기 이전 적자를 감수하고 공격적 투자를 통한 사업 확장 전략을 추구해왔으나 코로나19 위기로 심각한 재정난에 봉착했다. 세 항공사는 생존을 위해 직원 급여 삭감과 무급 휴직 확대, 인력 감축, 신규 비행기 주문 취소 등 지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나섰으며 7월 이후 국제선 운행을 다시 재개했으나 각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2차 대유행은 더 큰 악재로 다가왔다. 10월 8일 아크바르 알바케르(Akbar Al-Baker) 카타르항공 CEO는 카타르항공을 포함한 전세계 항공사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음을 호소하며 각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세 항공사는 빨라야 2023년, 또는 2024년 이후에야 국제 항공 산업이 코로나19 위기 이전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금융업 또한 위기에 직면했다. 경기 안정과 재정 유동성 확대를 위해 UAE는 GDP의 15%에 달하는 770억 달러(한화 약 87조 4,027억 원), 사우디는 GDP의 7%인 565억 달러(한화 약 63조 5,656억 원)의 지원금을 시장에 공급하고 금리 인하, 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를 시행했으나, 걸프 각국 금융기관은 경제 상황 악화로 채무자들의 대출 상환이 지연되고 부실 채권 규모가 커지는 등의 어려움에 처했다. UAE 최대 은행인 에미리트 NBD (Emirates NBD)는 경영난으로 지난 6월 직원 800명에 대한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걸프 은행은 충분한 재정적 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며 각국 정부 또한 금융권 지원 의지를 보이나, 코로나19 위기와 저유가 장기화로 금융기관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걸프 각국의 재정 역시 한계에 다다를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동 국가의 관광업은 코로나19 유행으로 해외 여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유례 없는 위기에 내몰렸다. 2019년 260만 명이 방문해 총 117억 달러(한화 약 13조 2,783억 원)의 수익을 창출하여 이란 전체 GDP의 2.8%를 차지했던 이란 관광업은 올해 3~6월 해외 관광객 입국자가 단 74명에 그치면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사우디 정부가 지난 7월 29일 치러진 성지 순례 참여 인원을 1만 명으로 제한하면서 사우디의 비석유 분야 GDP의 20%를 차지하는 성지 순례  관련 산업 또한 상당한 손실을 보았다. 사우디 전체 관광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성지 순례 축소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는 최소 90억 달러(한화 약 10조 2,132억 원)에서 최대 120억 달러(한화 약 13조 6,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사우디, 이란, UAE 모두 관광업과 항공업 위축으로 타격을 받았으나,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국가는 서비스업 의존도가 특히 높은 UAE의 토후국인 두바이로 예상된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S&P는 두바이 GDP의 12%를 차지하는 관광업 위축으로 인해 2020년 두바이의 경제는 11%의 역성장을 기록하고 총 정부 부채는 GDP의 7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 부족에 대응해 두바이 정부는 지난 9월 20억 달러(한화 약 2조 2,696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  

중동 각국 정부는 해외 관광객 감소에 대응해 국내 관광을 진흥해 관광업 지원에 나섰다. 사우디 정부가 지난 6월 추진한 국내 관광 진흥 캠페인은 국내 주요 관광지 10곳의 관광 매출액을 전년보다 31% 증가시킨 한편 코로나19 유행 초기 5%까지 떨어진 호텔 예약률을 80%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사우디관광청은 목표치보다 50% 높은 국내 관광 성장률이 관광 분야 생존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란 또한 관광 및 숙박 분야에 적용되는 보건 규정을 제정하여 국내 관광 활성화에 노력하는 한편 코로나19 위기를 시리아, 이라크와 해외 거주 이란인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 관광 성장 기회로 활용하고자 한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은 항공업·관광업과 달리 온라인 유통 산업은 코로나19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3월 UAE의 소매업체 마지드 알푸타임의 3~5월 온라인 주문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0% 늘어났으며 사우디 소매업체인 빈다우드 홀딩(BinDawood Holding) 또한 코로나19 유행 이후 온라인 주문량 성장률이 200%, 까르푸(Carrefour) 사우디 지사는 온라인 쇼핑 성장률이 무려 700%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공개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사우디와 UAE 응답자 중 58%가 쇼핑몰에 직접 가서 쇼핑하는 것에 불안해하고 있으며, 47%가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온라인 쇼핑 선호가 커지면서 사우디와 UAE의 소매업체 및 요식업 체인은 온라인 플랫폼을 확충하고 배달·물류 시설을 확대해 나가기 시작했다. 중동 최대의 식품 배달기업인 탈라바트(Talabat) UAE 지사는 사업을 더욱 확대해  식당 배달 서비스뿐만 아니라 UAE 국내 식료품점 및 슈퍼마켓 310곳과 협력하여 온라인 식료품 배송 서비스를 출범하기도 했다.

중동 산유국의 경제 구조 다각화 노력 가속하는 계기가 된 코로나19 위기  
코로나19 위기는 사우디, UAE, 이란 3개국이 원유 의존에서 벗어나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는 노력을 더욱 가속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비전 2030’에 따른 경제 구조 개혁을 추진해오던 사우디는 관광업을 차기 주요 산업으로 선정하고 2030년까지 관광업의 GDP 비중을 1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사우디 정부는 지난 9월 향후 10년간 8,100억 달러(한화 약 917조 2,440억 원)를 관광 인프라 확충과 미래기술 신도시인 네옴(NEOM)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한편 2021년부터 다시 해외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재개하여 해외 관광객 유치 노력을 가속할 계획이다. 한편 코로나19 유행 이전 주력해오던 관광업, 항공업, 석유화학산업, 유통업과 부동산 산업이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자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에 나선 UAE는 지난 5월 AI, IT, 블록체인, 생명공학 첨단 기술 관련 산업 육성을 중점으로 한 2단계 경제 재건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8월에는 인공지능(AI) 기술과 디지털 경제 발전 계획을 공개하여 스마트 인프라 구축을 통해 현재 UAE GDP의 4.3%를 차지하는 디지털 경제의 비중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UAE 정부는 AI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AI 기술을 국가 발전을 위한 차기 동력으로 지정하고 2030년까지 GDP에서 AI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14%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운 UAE 정부는 ‘2031 인공지능전략(Strategy for Artificial Intelligence 2031)’을 수립했으며 세계 최초로 AI·디지털경제부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지난 8월 UAE는 아부다비(Abu Dhabi)에 세계 최초로 AI 기술 연구 및 개발에 특화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인공지능 대학교(MBZUAI, Mohamed bin Zayed University of Artificial Intelligence)를 개교하고 이스라엘의 세계적 기초과학연구소인 와이즈만연구소(Weizmann Institute)와 AI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AI 분야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식량 교역망의 교란은 필요 식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온 걸프 국가가 식량 자급화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사우디와 UAE는 첨단 농업 기술 도입을 통한 국내 식량 생산량 증가, 국내 농가에 대한 투자 확대, 식량 수입로 다변화 등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이란은 미국 제재로 인한 원유 수출 감소와 저유가, 코로나19 위기를 비석유 제조업 분야 발전과 수출 증대로 돌파하고자 한다. 2020년을 ‘생산력 증진의 해’로 규정한 이란 정부는 원자재 수출을 줄이고 완제품 수출을 늘리기 위한 전략을 펼쳐왔으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 심화는 이러한 움직임을 더욱 가속했다. 이란 정부의 제조업 발전 노력은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0년 3~7월 이란 국산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3% 증가했으며 2020년 1~7월 철강 생산량 또한 10.8% 늘어났다. 제조업 관련 부품 국산화를 통해 이란은 2020년 3~7월에만 총 3억 달러(3,397억 2,000만 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지난해 이란의 전체 예산의 29%를 차지했던 원유 분야 수입 비중이 9%까지 낮아진 2020~2021년 예산안은 미국 경제제재와 코로나19 위기가 이란 경제구조 다변화와 원유 의존도 감축 노력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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