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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필리핀, 뉴노멀에 맞춘 교통 정책 변화 검토
필리핀 EMERiCs - - 2020/12/03
☐ 수도 마닐라, 교통 체증과 대기 오염 모두 심각
- 필리핀 마닐라가 동남아시아의 모든 도시 가운데 교통 상황이 가장 나쁜 것으로 조사됨.
ㅇ 전 세계 주요 도시의 교통 여건을 조사하여 순위를 매기는 톰톰 트래픽 인덱스(Tom Tom Traffic Index)에 따르면, 2019년 마닐라의 연평균 교통 혼잡도(congestion level)는 71%로 글로벌 2위였음.
ㅇ 1위인 인도 벵갈루루(Bengaluru)의 혼잡도 역시 71%로, 2위인 마닐라와 소수점 아래 자리 정도의 근소한 차이를 보임. 또한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는 교통 혼잡도가 단연코 1위였음.
ㅇ 실제로, 같은 동남아시아 지역 도시 중 마닐라 다음으로 순위가 높은 도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였는데, 자카르타가 순위 상으로 10위이기는 했지만 연평균 교통 혼잡도는 53%로 마닐라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음.
ㅇ 이는 다른 국제기구도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으로, 아시아 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은 마닐라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교통 체증이 심하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상당하다고 말했음.
ㅇ 동남아시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 Japan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역시 지난해 교통체증으로 인해 마닐라에서 발생한 경제적 손실이 일평균 35억 페소(한화 약 803억 원) 정도라고 추산하면서, 만약 교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2035년경에는 손실 규모가 54억 페소(한화 약 1,24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았음.
ㅇ 이처럼 필리핀 마닐라의 교통 상황이 심각한 것은 차량 대수에 비해 도로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필리핀 정부 역시 구조적인 해결책이나 도로 인프라 개선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음.
- 대기오염도 심각함.
ㅇ 도로 인프라가 수용할 수 있는 능력보다 훨씬 많은 자동차는 필리핀의 도로 교통 상황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교통 체증으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이 늘어나면서 대기 오염의 주범이 되었음.
ㅇ 전 세계 주요 도시의 대기 질을 측정하는 IQ 대기지수(IQ Air Index)에 따르면, 2019년 필리핀 주요 도시의 연평균 대기 질 순위는 전체 98개 국가 가운데 57위로 기관지가 민감한 사람은 외부 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수준이었음.
ㅇ 특히, 수도 마닐라의 경우 pm2.5 미만의 초미세먼지 수치가 높았는데, 도심지에서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자동차 매연으로 나타났음.
ㅇ 필리핀은 2018년에도 같은 조사에서 대기 상태가 위험 수준에 가까워져 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필리핀에서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하는 사람이 전 세계 모든 나라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는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음.
☐ 코로나19 사태가 던져준 함의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도 마닐라를 위시한 필리핀 도시의 대기 질이 개선되었으며 교통 체증도 완화되었음.
ㅇ 필리핀 주요 도시의 대기 질이 이동 제한 명령을 시행하거나 완화한 시기에 맞추어 변하는 모습을 보였음.
ㅇ 필리핀 환경자원부(Department of Environment and Natural Resources) 발표 자료에 의하면 필리핀 도시의 미세 먼지 수치가 이동 제한 명령을 내린 3~5월 사이 크게 개선되었음.
ㅇ 위험수치에 가까웠던 미세먼지 수치가 호흡에 양호한 정도로 떨어진 가운데, 초미세먼지 수치는 호흡기가 약한 사람도 야외 활동에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낮아졌음.
ㅇ 필리핀 환경자원부는 3월 이후 주요 도시의 대기 상태가 ‘사실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음.
ㅇ 이처럼 도시 환경이 개선된 것은 대기 상태뿐만 아니라 교통 체증 역시 마찬가지로, 이동 제한 기간 동안 수도 마닐라의 교통 혼잡도가 50% 이하로 하락하는 등 시내 도로 교통 환경이 크게 나아졌음.
ㅇ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높은 대중교통 운행을 중지하기도 했거니와, 필리핀 시민들 역시 좁은 공간에 밀집하여 차량으로 이동하기보다는 자전거를 이용하기 시작했음.
ㅇ 실제로, 마닐라 시 당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전거 이용이 크게 늘었다고 발표했음.
ㅇ 또한 필리핀 정부가 이동 제한을 완화한 이후 다시 주요 도시의 대기 오염 지수와 교통 혼잡도 높아지기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 운행이 필리핀 교통 체증은 물론 환경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함.
- 필리핀 정부가 자전거 이용을 크게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도로 계획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음.
ㅇ 필리핀 수송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는 최근 마닐라, 세부(Cebu), 다바오(Davao) 지역에 자전거 전용 도로를 확충하기 위해 13억 페소(한화 약 300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음.
ㅇ 수송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에는 정부가 자전거 이용 캠페인을 벌여도 큰 효과가 없었고 이에 자전거 보급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자발적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났음.
ㅇ 수송부는 이와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자전거 이용 인구가 자연히 늘어난 지금이 자전거 대중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음.
ㅇ 필리핀 정부는 특히 그동안 교통 체증과 대기 오염 문제를 계속 지적받은 마닐라 지역의 자전거 도로를 크게 확충할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음.
ㅇ 그동안 전문가들은 마닐라가 구체적인 장기 도로 계획이 없다는 점을 꾸준히 비판했는데, 코로나19로 바뀐 현 상황을 반영하여 자전거 도로의 비중을 크게 늘린 도시 계획을 세워 볼 것을 제안했음.
ㅇ JICA의 2015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닐라 및 인근 생활권인 메트로 마닐라에서 자동차를 보유 중인 가구 수는 불과 12% 정도임. 또한 마닐라 시내 가구로 범위를 좁히더라도 2019년 기준으로 절반 정도의 가구가 자동차를 아직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남.
ㅇ 이는 다시 말해 자동차 구매 대기 수요가 아직 높다는 것으로 메트로 마닐라의 교통 상황이 지금보다 훨씬 더 악화될 수 있음.
ㅇ 필리핀 정부 역시 이와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음. 여기에, 자동차는 대기 오염 문제로도 연관되기에 필리핀 정부와 마닐라 시 당국은 자동차 증가 추세를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자전거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는 상황임.
ㅇ 마닐라 시 당국이 오랜 기간 교통 체증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이상, 자전거 사용이 자발적으로 늘어났고 필리핀 정부가 자전거 전용 도로 예산까지 배정한 현 상황을 기회 삼아 이전과는 다른 방향의 도시 및 도로 계획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예상됨.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BS CBN, 'Tactical urbanism': More walkable, bikeable cities pushed to ease Metro Manila traffic, 2020.11.26.
Rappler, As cycling booms during pandemic, advocates pedal toward sustainable transport, 2020.11.27.
Vice News, How Car Rationing Systems Are Making Traffic in Asia’s Cities Worse, 2020.11.24.
CNN Philippines, Metro Manila air quality improves during quarantine, 2020.03.25.
Internatioanl Business Times, Coronavirus Update: Metro Manila Air Pollution Drops Amid Community Quarantine, 2020.03.25.
Big News Network, Air pollution has become serious threat in Philippines, 2020.01.10.
Interaksyon, Philippine cities’ high air quality rank due to lack of pollution monitoring systems, 2019.03.07.
ABS CBN, Worse than coronavirus: World, PH air quality needs improvement, groups say, 2020.02.27.
Tom Tom Traffic Index, Traffic Index 2019, 2020.
Rappler, Metro Manila has 2nd worst traffic in the world – report, 2020.01.29.
World Population Review, Manila Population 2020, 2020.12.02.
CNN Philippines, Greenpeace report shows air pollution levels up as Metro Manila moves to GCQ, 2020.06.03.
Mongabay, Manila gets its skyline back as air quality improves amid COVID-19 lockdown, 2020.04.23.
Rappler, Metro Manila’s traffic problem explained, 2020.10.14.
Tom Tom Traffic Index, Manila Traffic, 20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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