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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 나포....동결 자산 해제 압박 의도
이란 EMERiCs - - 2021/01/14
☐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이 이란에 의해 나포
- 이란은 해양오염을 이유로 선박 나포
1월 4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가 호르무즈해협(Strait of Hormuz)에서 대한민국 국적의 화학제품 운반선인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해당 선박이 환경 규제를 위반해 페르시아만 해역을 오염시켰기에 나포했다고 밝혔다. 한국케미호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Jubail) 항에서 출항해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Fujairah) 항으로 이동하던 중이었으며 나포 당시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5명을 포함해 총 20명의 선원이 승선해 있었다. 현재 한국케미호는 이란 국내에 억류되어 있다. 한편 한국케미호의 선사인 디엠쉽핑은 해당 선박이 환경 규제를 준수했으며 해양오염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한국은 억류된 선박의 석방을 위해 이란에 대표단 파견
선박 나포 직후인 1월 6일 한국 정부는 억류된 선박의 석방을 위해 이란에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이어 최종건 외교부 차관 또한 1월 10일에 이란으로 떠났다. 한국 대표단이 모함마드 자바드자리프(Mohammad Javad Zarif) 이란 외무부 장관과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 이란 최고지도자의 외교 고문인 카말 하르라지(Kamal Kharrazi) 외교정책전략위원회 위원장 등 이란 고위급 인사와 만나 억류된 선박의 석방 문제를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선박 나포 문제 해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2019년 7월 이란에 나포된 영국 유조선 스테나임페로(Stena Impero)호는 두 달이 지난 9월에야 풀려난 바 있다.
☐ 이란은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
- 이란 정부는 선박 나포의 원인이 기술적 문제라고 강조
혁명수비대와 이란 정부의 선박을 나포한 이유가 환경 문제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사에드 하티브자데(Saeed Khatibzadeh)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한국 선박의 나포가 전적으로 기술적인 문제이며, 해양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또한 한국 대표단의 방문이 선박 억류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자리프 외무부 장관 역시 이번 사건은 이란 법률에 따라 사법부가 검토 중인 사안으로 정부의 손에서 벗어났다고 언급하며 선박 나포는 이란 정부의 정치적 목적에 따른 행위가 아님을 시사했다.
- 반면 이란 고위급 인사들은 한국의 자산 동결에 대한 불만 표출
그러나 한국 대표단과 만난 이란 고위급 인사들은 억류된 선박의 석방을 논의하기보다는 한국의 이란 자산 동결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요구했다. 이란과의 금융거래를 금지하는 미국 경제제재로 인해 현재 한국 시중은행에는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약 70억 달러(한화 약 7조 7,161억 원)가 동결되어 있다. 하르라지 외교정책전략위원회 위원장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한국과 이란의 우호적 관계를 손상시켰으며 자금 동결로 인해 이란은 의약품을 사기 위한 돈도 인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드러냈으며, 알리 라비에이(Ali Rabiei) 이란 정부 대변인 또한 이란 자금을 동결한 한국 정부를 ‘인질범’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 이란의 반응은 미국 경제제재에 협조하는 한국에 대한 깊은 불만을 반영
-한국-이란 관계는 동결된 이란 자산 문제로 악화
한국과 이란 관계는 지난 2020년 6월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이란 대통령이 한국의 자산 동결을 비판하고 이란 정부가 동결된 원유 수출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국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악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2020년 7월 이란 외무부가 “한국은 미국의 하인”이라고 발언하자 한국 외교부는 사에드 바담치 샤베스타리(Saeed Badamchi Shabestari) 주한 이란 대사를 소환하여 항의하기도 했다.
-이란은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 부족을 강하게 비판
1월 3일 양국 정부는 한국에 동결된 자산으로 의약품과 백신 구입 비용을 지불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지만, 이란은 한국 정부가 동결 자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압돌나세르 헴마티(Abdolnasser Hemmati) 중앙은행 총재는 한국 대표단에 “1년 반 전에 한국 정부는 자산 동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협조를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으며, 압바스 아락치(Abbas Araqchi) 이란 외무부 차관은 미국의 경제제재보다는 한국의 의지 부족이 더 큰 원인이라고 비판하며 선박 나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압박 수위 높여가는 이란
-이란은 핵개발을 가속하며 긴장을 더욱 고조
한국 선박을 나포한 1월 4일 이란 정부는 포르도(Fordow) 핵시설의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상향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1월 9일에는 아흐마드 아미르아바디 파라하니(Ahmad Amirabadi Farahani) 이란 국회의원이 2월 21일까지 제재가 해제되지 않으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조사관을 추방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이란은 핵개발 속도를 높이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분석
이란이 최근 보여주는 강경한 행보는 이란과의 협상 재개를 천명한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빠르게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분석된다. 엘리 게란마예흐(Ellie Geranmayeh) 유럽외교관계위원회(European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이란 전문 선임연구원은 로하니 정부가 미국의 우방국인 한국에 대한 도발, 우라늄 농축 농도 상향을 통해 반미 성향의 국내 강경파를 달래는 한편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켜 바이든 행정부의 조속한 협상 재개를 끌어내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 감수 : 김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l-Jazeera, Iran, South Korea discuss frozen funds as vessel remains seized, 2021. 01. 11.
Islamic Republic News Agency, Different future awaiting Iran-Korea ties: Kharrazi, 2021. 01. 11.
Reuters, Iran tells South Korea not to politicise seized vessel, demands release of funds, 2021. 01. 11.
Tasnim News Agency, Iran, South Korea Discuss Release of Frozen Assets, Offending Tanker, 2021. 01. 11.
Tehran Times, ‘Iran won’t be indifferent to freezing its money by South Korea’, 2021. 01. 11.
The Diplomatic, Iran Toughens Rhetoric as Biden Looks to Salvage Nuclear Talks, 2021. 01. 11.
NBC News, Iran tries to increase its leverage in future negotiations with President-elect Biden, 2021. 01. 06.
Tasnim News Agency, Iran Urges S. Korea’s Logical, Responsible Stance on Tanker Seizure, 2021. 01. 06.
AP, South Korean tanker was boarded by armed Iran Guard forces, 2020. 01. 05.
Reuters, South Korean-flagged tanker seized by Iran, Seoul demands release, 2021. 01. 04.
Deutsche Welle, South Korea responds angrily to Iran threats over frozen assets, 2020. 0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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