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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빅데이터로 보는 러시아의 나발니 사태 관련 국내외 정세 혼란 이슈 추이

러시아 EMERiCs - - 202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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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심층이슈 분석

러시아, 나발니 사태로 인해 국내 대규모 시위 발발
러시아 내 유명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Alexey Navalny)는 러시아 고위 공직자의 부패를 폭로하며 반정부 집회를 이끌면서 유명 인사로 떠올랐다. 변호사 출신인 나발니는 2000년 정치에 입문하여 야블라까(Yabloko, 사과를 의미)당, 진보당, 러시아 미래당 등 야권 정당에 몸을 담았다. 나발니는 2013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 출마하여 당시 전체 득표율 중 과반을 획득한 세르게이 소비야닌(Sergey Sobyanin)에게 패배하였으나, 27.24%의 지지를 확보하였다. 또한 나발니는 2018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였으나,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가 부패 의혹으로 대통령 후보 출마 자격을 박탈하자 그의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와 이에 항의하였다. 나발니는 모스크바 시장 선거와 대통령 출마를 통하여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인하였으며, 대중들에게는 러시아 여권을 견제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각인되었다. 

2020년 8월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에 중독되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당시 나발니는 시베리아 지방 선거에 출마한 야권 후보의 지지 연설을 한 뒤 시베리아의 톰스크(Tomsk)에서 비행기를 타고 모스크바(Moscow)로 오는 과정에서 통증을 호소하였다. 당시 나발니를 실은 여객기는 옴스크(Omsk)에 긴급 착륙하였으며, 나발니 측근들은 그를 긴급병원으로 이송하였으며, 병원에서 나발니는 혼수상태에 빠졌다. 22일 나발니는 독일 베를린(Berlin)에 있는 샤리테(Charité) 대학에서 치료를 받아 의식을 회복하였다. 9월 22일 샤리테에서 나발니를 진료한 의료진은 나발니가 충분히 회복되어 퇴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건강이 회복되면 러시아로 귀국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2021년 1월 17일 독일에서 회복한 나발니가 러시아로 귀국하였다. 나발니는 귀국하자 러시아 당국에 지난 부패 혐의에 대한 재수사의 명목으로 구속되었으며 이후 정부와 나발니 지지자 간 긴장이 고조되었다.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러시아 정부의 조치에 항의하였다. 또한 나발니는 구금 중인 2021년 1월 19일에도 푸틴 대통령이 기업인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호화 궁전을 건설하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부와 주요 엘리트들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해당 영상은 1월 23일 정부 비판 집회에서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는 소재로 활용되었다.

1월 23일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의 즉각 석방과 국가 부패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개최되었다. 러시아 인권감시단체인 OVID-인포(info)는 23일 집회가 러시아 전역 100개 도시에서 개최되었다고 밝혔으며, 세계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23일 전국에서 개최된 집회에 약 10만 명 이상이 운집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당시 모스크바에 개최된 집회를 취재한 로이터(Reuters) 기자는 4만 명 이상이 집회에 참여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간 충돌이 발생하였으며,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을 구속하기도 하였다. OVID-인포에 따르면, 23일 집회로 구속된 사람의 수는 3,7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 측근들은 23일 집회 이후 지속적으로 집회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31일에도 대규모 집회를 재차 개최하였다. 31일 집회에서 러시아 경찰은 지난 23일 집회보다 더 많은 인원을 구속하였다. OVID-인포는 31일 집회에서 5,100명 이상이 구금되었으며, 이 중 모스크바에서 1,608명, 상트페테르부르크(St.Petersburg)에서 1,112명이 구금되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 측 대규모 집회 사전 차단 위해 노력… 집회 이후 강경한 입장 밝혀
러시아 당국은 23일 집회 전후 매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도 하였다. 1월 20일 러시아 방송 통신 매체 주관 부처인 로스콤나조르(Roskomnadzor)는 러시아에서 이용률이 높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인 틱톡(TikTok)과 브칸탁쩨(Vkontakte)에 불법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의 콘텐츠 공유를 차단하라고 명령하였다. 1월 31일 2차 집회를 앞둔 1월 27일 로스콤나조르는 유라시아 지역 내에서 활동하는 자유방송 계열사인 라디오프리유럽/라디오리버티(RadioFreeEurope/RadioLiberty)에 외국 매체 규제 위반을 근거로 벌금을 부과하였다. 로스콤나조르 측은 라디오프리유럽/라디오리버티의 자회사인 크림반도 전문 매체 크림.리얼리(Krym.Realli)와 러시아 경제 전문 매체인 팍토그라프(Faktograf)가 외국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며 110만 루블(한화 약 1,615만 9,000원)의 벌금을 부과하였다. 이번 벌금 부과 조치를 발표하면서 로스콤나조르는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외국 매체들이 타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으며, 이를 러시아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하였다고 설명하였다.

집회 이후 러시아 정부는 집회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참가자들의 구속이 정당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1월 25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자유가 있으나, 법을 준수하여야 한다며 23일 집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어린이와 여성을 앞세우는 집회 참가자들의 행위가 테러리스트가 하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하였다. 또한 그는 불법 집회가 정치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정치 행위가 아니라고 지적하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Dmitry Peskov) 러시아 크렘린궁(Kremlin) 대변인도 구속된 집회 참가자들의 행동이 폭력적이었다고 지적하면서 러시아 정부의 집회 참가자 구속의 정당성을 강조하였다. 한편 페스코프 대변인은 집회 참가자들이 여성과 어린이를 방패막이로 사용하여 테러리스트와 같이 행동한다는 푸틴 대통령의 비난을 옹호하기도 하였다.

나발니, 결국 구속… 이번 집회 이후에도 푸틴 대통령 지지율 여전
2월 2일 러시아 법원이 나발니 징역형을 확정하였다. 2014년 러시아 재판부는 나발니가 2013년 러시아 기업으로부터 50만 달러(한화 약 5억 5,800만 원)를 횡령한 혐의를 인정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다. 구속을 판결한 나탈랴 레프니코바(Natalya Repnikova) 판사는 나발니가 집행유예 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이를 취소하고 징역 3년 6개월 형을 선고하였다. 한편 재판부 측은 지난 집행유예 기간 나발니가 가택 연금되었던 시기를 제외한 2년 8개월간 실형을 살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이에 나발니는 이번 판결이 자신의 구속을 통해 정부에 비판적인 인식을 지닌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기 위한 것이며, 자신과 집회 중 구속된 사람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였다.

집회 전후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여전히 50% 이상을 기록하였으나, 젊은 층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29일 블룸버그(Bloomberg)는 친정부 성향의 러시아 여론조사기관인 공공여론재단(Public Opinion Foundation)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여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이 53%로 하락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또한 네바다 센터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월 29일 ~ 2월 2일간 48개 지역 1,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2020년 11월보다 1%p 하락한 64%를 기록하였다. 또한 푸틴 대통령의 호화 궁전 의혹을 폭로한 영상을 시청하고, 자신의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77%를 차지하였으며, 자신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답한 응답자 비중은 17%를 기록하였다. 한편 젊은 응답자들의 푸틴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202년 11월 설문조사에서 51%를 기록하였으나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17%로 급락하였다. 레브 구드코프(Lev Gudkov) 네바다 센터 이사는 현 사태에서 국내외 자유주의 진영이 보인 낙관적인 반응이 매우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구드코프 이사는 젊은 층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였지만, 대중 대다수가 나발니와 관련된 모든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하였다.

알 자지라(Al Jazeera)는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과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조치로 러시아 경제가 침체된 이후 나타난 삶의 질 저하, 빈부 격차로 인한 좌절을 느껴 집회에 참여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실제로, 러시아 공기관에서 발표한 2020년 러시아 경제 지표는 암울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은행(Bank of Russia)은 2020년 러시아 GDP 성장률이 전년 대비 -3.1%를 기록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안톤 코티아코프(Anton Kotyakov) 러시아 노동부 장관은 코로나19 확산과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 조치로 2020년 러시아 실업률이 전년 대비 1%p 하락한 5.9%를 기록하였으며, 2020년 러시아의 실질 임금은 전년 대비 3.5% 감소하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년 내 가장 낮은 수치이다. 2020년 1~9월 간 러시아 빈곤율은 13.3%를 기록하였으며, 전년 대비 0.2%p증가하였다. 서구 제재로 루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2021년 1월 인플레이션은 51%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나발니 사태로 러시아와 서구 간 긴장 고조… 여전히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 높아
1월 23일 집회에서 러시아 정부가 집회 참가자들을 대거 구속하고 나발니 구속 판결을 나자 서구는 러시아를 강경하게 비난하였다. 1월 24일 네드 프라이스(Ned Price)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하여 러시아 정부가 집회 참가자들을 강경 진압하였다며 비난하는 한편, 나발니와 구속된 집회 참가자들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였다. 또한 프라이스 대변인은 나발니 독살 시도에 관한 국제적인 시도를 촉구하기도 하였다. 31일 집회 이후 안토니 블링켄(An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도 러시아 정부의 집회 강경 진압을 다시 한번 비난하였다.  25일 유럽연합(EU) 회원국 외교부 장관들도 모여 나발니 구속과 경찰들의 집회 진압과 관련하여 논의하였다. 조셉 보렐(Josep Borrell) EU 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나발니와 집회 참가자 구속에 우려를 표명하였으며, 하이코 마아스(Heiko Maas) 독일 외교부 장관은 이번 집회에서도 러시아 헌법에 규정된  표현과 집회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2월 2일 나발니 구속 판결이 났을 때도 러시아 국외에서의 비난이 이어졌다. 라비나 샴다사니(Ravina Shamdasani) UN 인권사무소 대변인은 2014년 러시아 사법부가 나발니에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결이 2017 유럽인권법원에서 만장일치로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것으로 결론 났다며 이번 재판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비난 성명에서 더 나아가 일부 서구 국가들은 나발니 사태를 근거로 러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노르드스트림 2(Nord Stream 2) 건설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평소에도 러시아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폴란드와 발트3국은 나발니와 집회 참가자들 구속을 계기로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을 역설하였다. 이들 국가는 노르드스트림 2 건설에 직접 관련이 있는 독일에 대러 제재를 촉구하였다. 하지만 노르드스트림 2를 통해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할 독일은 나발니 사태와 노르드스트림 2 건설을 분리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2월 5일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는 당분간 노르드스트림 2 건설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월 22일 마아스 독일 외교부 장관이 EU 회원국들 간 대러제재가 논의되고 있다고 언급하였으나, 제재의 대상은 노르드스트림 2 건설과 관련된 기업이 아닌 나발니 재판과 관련된 판사들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은 서구가 나발니의 자국 내 집회 참가자들의 구속, 나발니의 재판을 비난하고 추가 제재를 논의하자 강력하게 반박하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집회 참가자들의 구속을 비난하는 서구 국가들이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또한 나발니 판결에 대한 서구에 비판에 러시아 외교부는 러시아 영토 내에서 러시아 법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EU의 추가 대러 제재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자  2월 12일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EU가 제재를 가할 경우 러시아도 EU와의 관계를 단절할 것이라는 강경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푸틴 대통령도 2월 17일 EU가 노르드스트림 2 건설에 제재를 가하려는 이유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가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한 것이며, 이는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를  전통적으로 대해온 1차원적인 행동이라고 힐난하였다.

일각에서 이번 EU의 추가 제재 논의로 노르드스트림 2 건설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추정을 하기도 하였으나, 독일을 비롯한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이 높은 유럽 국가들의 입장에서 노르드스트림 2 건설에 직접 제재를 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유럽 각국은 냉전 시절에도 소련으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여 왔으며, 이를 붉은 가스(Red Gas)라고 불러왔다. 냉전이 끝난 이후에도 유럽은 지속적으로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수입하였으며, 러시아와 서구 간 긴장 관계가 있을 때도 유럽의 수입 천연가스 중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비중이 변화하지 않았다. 실제로 2010년 이후 EU 회원국의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는 30%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였으며,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 합병하고 서구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당한 이후에도 EU가 수입하는 전체 천연가스에서 러시아산의 비중이 전혀 낮아지지 않았다.

2010-2020년 상반기까지 러시아산 천연가스 비중의 변화(단위: %)
출처: Statista(https://www.statista.com/statistics/1021735/share-russian-gas-imports-eu/)


지난 1월 러시아의 대유럽 천연가스 수출도 여전히 높은 비중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투자은행인 VTB 캐피탈(VTB Capital)은 1월 러시아의 대유럽 가스 수출량이 전년 동월 대비 45% 상승한 19.4bcm을 기록하였으며, 이는 역대 최고치라고 밝혔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고려해볼 때, EU가 천연가스 수입을 다각화하거나 에너지 믹스에서 천연가스의 비중을 낮추는 등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대안을 마련하기 전까지 대러 제재는 노르드스트림 2에 직접 제재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인물의 비자 제한, 개인 및 기업의 자산 동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나발니 석방 집회, 봄에 재개하기로
2월 5일 집회 나발니 지지자인 레오니드 볼코프(Leonid Volkov)는 주말 대규모 집회를 더 이상 개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볼코프는 매주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면 집회 참가자 수천 명이 구금되고, 수백 명이 폭행을 당해 야권 세력의 지역 사무소가 마비되어 향후 야권 후보가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볼코프는 이는 나발니가 원하는 것이 아니며, 하원(국가 두마) 선거가 있는 가을에 다시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나발니의 말을 전했다. 나발니는 과거 매 선거마다 ‘똑똑한 투표(Smart Vote)’를 강조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여당을 견제하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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