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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바이든 시대의 美·印 관계와 인도의 쿼드 협력 전망

인도 조원득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아세인인도연구센터 연구교수 2021/03/05

미국 선거 역사상 전대미문의 대선을 치른 미국은 우여곡절 끝에 2021년 1월 20일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를 탄생시켰다. 많은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 변화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의 외교 유산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미래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미국·일본·인도·호주 4국의 안보 대화체인 쿼드(Quad,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가 강화되고 제도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쿼드 플러스의 확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쿼드의 발전에 있어 핵심은 바로 인도양의 핵심 국가인 인도가 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인 관계와 인도의 쿼드 협력에 대한 전망이 향후 국제정세를 파악하는 중요한 시금석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바이든 시대의 美·印 관계 전망 
지난 트럼프 행정부 4년 동안 국제정치에서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전 1월 5일 로버트 오브라이언(Robert O'Brien)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례적으로 기밀을 해제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대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이 인도라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 바이든 시대 역시 미국과 인도는 중국이라는 공동의 안보 도전으로 연결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행정부 시절 부통령을 지낸 바 있긴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 때와는 전혀 다른 국제 전략 환경에 직면하게 되었다. 4년 전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강성 정책을 추진하면서 미·중 무역전쟁, 미·중 기술전쟁 등 다층적이고 전방위적 차원에서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었다. 더군다나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코로나19 발생지 논쟁으로 미중 경쟁이 더욱 가속화 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섰다.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면면을 보면 오바마 정부 시절 외교정책 수립과 추진에 깊이 관여한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로 구성되어 있다. 바이든 행정부 외교정책의 큰 틀은 이들 외교안보 인사들의 기고문이나 포럼에서 한 발표를 통해 잘 드러난다. 이들은 지난 트럼프 행정부 4년 동안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전략적 이점은 강화된 반면, 미국의 전략적 이점은 크게 약화되었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미국의 동맹국과의 견고한 안보 네트워크가 약화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 관계의 회복, 다자주의 강화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부활을 중점적으로 강조하며 트럼프 지우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전략 중 계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바로 대중국 전략이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 시기 인도-태평양 개념이 아시아-태평양 개념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중국을 견제하는 데에 있어 그만큼 인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니 블링컨(Tony Blinken) 국무장관의 상원 인준청문회 발언을 통해 볼 때, 대중국 견제를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쿼드 협력은 방법론 차원에서 트럼프 방식을 탈피하겠지만 그 핵심 방향은 여전히 강경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1) 무엇보다도 바이든 행정부의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국방부 장관은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을 같이하는 인도와 국방 협력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인도의 주요 국방 파트너(Major Defense Partner) 지위를 더욱 활용하여 기존 미·인도 국방협력을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였다.2) 따라서 바이든 시대 미국-인도 관계는 이전 트럼프 행정부 시기 구축한 쿼드의 제도화를 토대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쿼드 협력 강화 
쿼드 1.0이라 불리기도 하는 쿼드 안보 대화체는 2007년 5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ARF, ASEAN Regional Forum)을 계기로 처음 회합하였다. 쿼드의 전신은 2004년 인도양을 강타한 쓰나미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4개국 관리들이 모여 소위 ‘2004~2005 쓰나미 코어 그룹’을 결성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2006년 일본-인도 정상회담 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상호 이익 증대를 위해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의 대화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쿼드 논의체 결성이 구체화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쿼드는 결성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쿼드 결성에 적극적이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임(2007년 9월)과 함께 인도, 호주 등에서 쿼드와 관련한 중국과의 관계 고려 및 국내정치적 문제 등의 이유로 실질적 해체를 맞이하였다. 이후 중국의 부상과 공세적 행위에 대한 우려 증가 속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을 증진하기 위해 4개국이 다시 뭉치면서 2017년 쿼드는 부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쿼드는 4개국 공동성명 발표도 없는 정치·외교적 상징성만 가진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또한, 인도는 미국·일본·호주와 달리 쿼드 협력 강화에 주저하면서 가장 약한 고리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쿼드 협력 강화에 대한 인도의 조심스런 입장은 중국의 일대일로 추진을 통한 인도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 확대, 중국-파키스탄 전략 협력 강화, 국경 지역에서 중국·인도 충돌 증가 등으로 인해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19년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첫 쿼드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됨에 따라 4개국 간 협력 수준이 강화되었다. 쿼드 장관급 회담은 일회성이 될 것이라는 일부 예측과 달리 2020년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본 동경에서 단독으로 2차 회담을 개최하였다. 무엇보다도 인도가 다른 쿼드 국가들과의 군사안보적 협력을 눈에 띄게 강화하고 있다. 인도는 미국과 동맹 수준의 국방협력을 발전시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시작으로 군수양해각서(LEMOA), 통신 호환성 및 보안 협정(COMCASA), 군사지리정보 공유협정(BECA) 체결을 통해 군사 작전 상호운용성을 확보하였다. 또한 인도는 2019년 12월 일본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2020년 6월 호주와 상호군수지원협정(MLSA)을 체결하였다. 2020년 11월 인도는 호주를 13년 만에 말라바르(Malabar) 해군합동훈련에 초청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쿼드 해군훈련을 성사시켰다. 2020년 말라바르 해군 훈련은 인도양 벵골만과 아라비아해에서 총 두 차례 실시되었는데 실제 해상 및 항공 훈련 진행과 함께 대잠수함 작전 훈련 등을 통해 중국에 대한 견제 성격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쿼드에 대한 인도의 입장 변화는 2020년 6월 중국·인도 국경 충돌이 주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경 충돌은 인도 내 대중국 인식을 굉장히 악화시켰고, 정책 결정 집단 내 기존 대중국 정책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급증하게 되었다. 특히 2017년 도크람 대치로 인해 중국의 전략적 의도에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다면, 2020년 6월 라다크 국경충돌로 인도 내 외교안보 정책 그룹은 중국의 수정주의적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하게 되었다. 이에 지금까지 중국과의 국경 갈등 이슈는 관리하고 다른 이슈에 대해서는 협력하는 ‘헤징적 관리(hedging management)’3)는 한계점에 다다랐다. 또한 라다크 갈완 계곡의 군사적 충돌은 1962년 중·인 국경 전쟁 시기 전략적 과오를 연상시킴으로써 인도 전략 공동체 내에서 인도의 대중국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의 목소리가 증가하게 되었다. 이러한 전략적 인식 변화는 그간 인도가 보였던 쿼드 참여에 대한 주저를 상당히 불식시키게 되었다. 따라서 중국의 호전성은 쿼드 결속의 동기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으며 쿼드에 대한 군사적 역할 부여에 있어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4)

향후 전망 
인도양과 남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공세성 증가와 영향력 확대는 인도에게 명백히 중요한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더군다나 라다크 지역에서의 중·인도 국경 충돌은 인도의 외교 전략 추진에 있어 게임 체인저가 되었다. 인도는 중국의 공세적이고 수정주의적인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력 강화와 대외 안보 협력 확대를 통한 대중국 균형 전략을 추진할 것이다. 하지만 군사 현대화를 통한 전력 증강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에서 인도양에서만이라도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국방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특히 쿼드 협력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인도의 대중국 인식 변화에 따라, 미국 주도의 쿼드 협력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인도는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쿼드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대중국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5)

한편 인도 내에는 냉전 시기의 경험으로 인해 미국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가지는 그룹이 존재한다. 인도는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통한 외적 균형을 추구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고 보다 다층적 차원에서 다른 쿼드 국가들과의 양자 및 소다자 협력,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의 주요국들과의 안보 협력, 베트남과의 국방 협력 등 안보 협력 다변화에 중점을 둘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인도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한국, 뉴질랜드, 베트남 또는 역내 다른 가치 공유국을 추가·확대하는 쿼드 플러스에 긍정적이다. 인도에게 있어 쿼드 플러스 논의는 아세안 중심성을 강조하는 자국의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인도-태평양(free, open and inclusive Indo-Pacific)’ 구상과 더 조화를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6) 향후 한국-미국 간 안보 협력 의제에서 인도-태평양 협력과 쿼드 플러스 참여에 대한 미국의 요청 가능성과 별개로, 인도 측이 한-인도 양자 관계에서 역내 지역질서를 위한 공동 협력의 일환으로 한국의 쿼드 플러스 참여를 적극 권유할 가능성이 있다.


* 각주
1) Reuters, U.S. secretary of state nominee Blinken sees strong foundation for bipartisan China policy, 2021.01.20
2) Business Standard, Biden govt to continue elevating defense partnership with India: Gen Austin, 2021.01.20
3) Boon, Hoo Tiang, The hedging prong in India’s evolving China strategy, Journal of Contemporary China 25.101 (2016): p.792-804.
4) The Diplomat, How China strengthens the Quad, 2020.09.04
5)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2021 국제정세전망, 2020.12.23, p. 103
6) RUSI Commentary, India and the Quad Plus Dialogue, 202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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