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필리핀, 인플레이션 상승 대책 강화

필리핀 EMERiCs - - 2021/03/19


☐ 인플레이션 상승세 계속

◦ 월간 인플레이션 4%대 진입
- 필리핀 통계청(Philippine Statistics Authority)이 2021년 2월 월간 인플레이션을 발표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필리핀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4.7%로, 전월인 1월의 4.2% 대비 0.5%p 상승했다.
- 이는 지난 2019년 1월에 월간 인플레이션 4.4%를 기록한 이후 최근 2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였다. 필리핀 통계청이 2021년 1월 인플레이션을 4.2%로 발표한 당시에도 인플레이션이 높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는데, 2월 인플레이션은 그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한편, 1년 전인 2020년 2월의 월간 인플레이션은 2.6%였다.
- 필리핀의 월간 인플레이션은 2020년 11월부터 급격한 상승 추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2020년 내내 2%대를 오가던 월간 인플레이션이 2020년 11월 3.3%을 기록하면서 3%대를 넘어서더니 2021년 들어서는 4%대까지 높아졌다.

<표 1> 필리핀 월간 인플레이션 추이
자료출처: Philippine Statistics Authority



- 필리핀 통계청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상승의 주된 원인은 식료품과 비알콜성 음료 가격의 상승 때문이었다. 2021년 2월 두 제품의 인플레이션은 6.7%로, 월간 인플레이션 4.7%를 상회하는 상승폭을 보였다.
- 또한 식료품 가운데는 육류 제품의 가격 상승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2021년 1월 필리핀의 월간 육류 가격 인플레이션이 17.1%, 2월에는 20.7%을 기록하면서 2월 월간 총 인플레이션이 1월보다 한층 더 높아지는 주된 원인이 되었다.
- 여기에, 2020년 6월부터 높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교통비 인플레이션도 월간 인플레이션 상승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20년 1~5월 사이까지만 해도 0~2%를 오가던 월간 교통비 인플레이션은 이동 제한이 심화된 2020년 6월 8.7%를 기록한 후 2020년 9월 16%를 넘어섰고, 그 이후 지금까지 계속 매월 16%대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고 있다.
- 전반적으로, 최근 필리핀의 인플레이션 상승은 생활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품목이나 서비스가 주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현 인플레이션 추이 당분간 지속 전망

◦ 민간 금융 기관, 인플레이션 완화 시기는 빨라도 2021년 하반기
- 글로벌 시장 분석 업체 ANZ리서치(ANZ Research)는 필리핀의 월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2021년 1월과 2월 연속으로 필리핀 중앙은행(BSP, Bangko Sentral ng Pilipinas)의 목표치였던 2~4%를 넘어섰다고 언급하면서, 앞으로 수개월 동안 계속해서 이와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 또한 ANZ리서치는 최근 들어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식료품 가격과 2020년부터 시작된 교통비 상승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고 있는데, 식료품 가격과 교통비가 가까운 시일 내 안정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 이와 같은 의견은 글로벌 금융 기관 JP모건(JP Morgan)도 마찬가지였다. JP모건 역시 ANZ리서치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필리핀의 월간 인플레이션은 필리핀 중앙은행의 목표 인플레이션 보다 높게 나타날 것이며, 2021년 3/4분기에 접어들고 나서야 인플레이션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 또한 JP모건은 식료품 인플레이션이 높은 이유는 시장의 수급 불균형 때문인데, 특히 식료품 인플레이션을 주도한 육류 제품 공급 문제가 빠르게 해결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최근 국제 유가 상승이 필리핀의 교통비 인플레이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 필리핀 중앙은행, 금리 정책은 없다고 밝혀
-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난 2021년 1월 월간 인플레이션이 4.2%를 기록한 이후, 2월 월간 인플레이션은 4.3~5.1%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통계청이 2월 인플레이션을 4.7%로 발표하자 필리핀 중앙은행은 2월 인플레이션은 예상범위 내였다고 하면서, 목표치보다 높은 수준이기는 하나 아직은 지켜볼 만한 상황이라는 견해도 덧붙였다. 
- 실제로,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난 4개월 동안의 인플레이션 급상승이 식료품 공급 부족으로 말미암은 일시적인 현상인 것으로 진단했으며, 이와 같은 상황이 장기적으로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이에 필리핀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상승을 이유로 금리 정책을 조정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금리 조정은 경제 회복 속도와 정부 부채 조달 등 사회·경제적으로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파급력이 큰 결정이 될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 ANZ리서치와 JP모건 등 민간 기관이나 업체도 필리핀 중앙은행이 앞으로 금리 정책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며, 연간 인플레이션 전망치와 목표치도 수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 다만, 필리핀 중앙은행 역시 최근 월간 인플레이션이 짧은 기간에 급격히 오른 사실을 인정하면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동시에, 식료품 시장의 수급 상황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향후 별도의 인플레이션 대책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 필리핀 정부, 식료품 물가 안정 위한 특단의 대책

◦ 육류 제품 가격 상한제 실시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식료품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돼지고기를 위시한 육류 제품이 식료품 물가 불안정을 야기하고 있다는 보고가 계속되자 지난 2021년 2월 1일, 수도 마닐라(Manila) 지역 내에서 판매하는 돼지고기와 닭고기에 대하여 가격 상한제를 적용하라고 명령했다.
- 이에 필리핀 정부는 돼지고기 가격은 부위에 따라 1kg당 270~300페소(한화 약 6,280~6,978원), 닭고기의 경우는 1kg당 160페소(한화 약 3,722원)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할 수 없도록 하였다. 필리핀 정부가 가격 상한제를 실시한 당시 필리핀의 돼지고기 가격은 1kg당 평균 440페소(한화 약 1만 234원)였으며 닭고기는 200페소(한화 약 4,652원)로 정부가 정한 최고 가격과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
- 또한 필리핀 정부는 최근 2월에 시작한 돼지고기 및 닭고기 가격 상한제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가격 상한제 연장을 알린 필리핀 농업부(Department of Agriculture)는 아직 육류 제품 가격으로 인해 식료품 물가가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면서, 가격 상한제 연장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 필리핀 정부가 가격 상한제를 연장하자, 그동안 가격 상한제에 불만을 품었던 마닐라 육류 유통업계가 돼지고기 판매 거부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 유통 업체는 지난 2021년 2월 가격 상한제 첫 발표 당시에도 정부가 정한 가격 수준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 또한 필리핀 육류 유통업계는 가격 상한제로 마닐라 시내 육류 제품 가격은 제한할 수 있으나, 그 외 지역에서 육류 제품 가격이 상승하였기에 가격 상한제가 실질적으로 물가 안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이에 대해 필리핀 정부는 마닐라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육류 시장 감시를 강화할 것이며, 판매 거부나 담합 등의 행위가 적발될 경우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언급하면서 가격 상한제를 계속 유지할 뜻을 분명히 했다.
- 필리핀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업률이 크게 상승한 현 상황에서, 일상생활과 직결된 주요 품목의 가격을 시장 원리에만 맡겨둘 수는 없으며, 현 식료품 물가 상황이 매우 심각하기에 적어도 단기적으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관세 인하 검토, 국가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도 
- 필리핀 재무부(Department of Finance)는 식료품 인플레이션 상승 추세가 계속되자 생활 필수품 품목에 대한 일시적인 관세 인하 정책을 제기했다. 필리핀 경제개발청(NEDA, National Economic and Development Authority) 역시 돼지고기·쌀 등과 같이 필리핀 국민이 주식으로 삼는 식료품의 수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 필리핀 재무부는 최근 식료품 가격 상승은 공급 부족이 야기한 측면이 크다고 하면서, 필리핀의 자체 생산력만으로는 공급량을 빠르게 늘리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수급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 한편, 돼지고기 공급 부족의 주된 원인인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African Swine Fever)이 계속 기승을 부리면서, 필리핀 축산업자들은 정부에 더욱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 이에 필리핀 농업부는 가까운 시일 내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병한 지역에 국가 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를 발동하는 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해당 지역 주민에게 긴급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의 경제적 부담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필리핀 농업부는 판단하고 있다.
- 또한, 필리핀 농업부는 현 식료품 인플레이션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인 돼지고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병 지역을 대상으로 한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필리핀 정부, 물가 안정 필요성 거듭 강조 
- 필리핀은 2020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인플레이션 역시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경기 활동 위축이 상품 공급 감소로 이어져 2020년 4/4분기 이후로는 급격한 인플레이션 추이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소비를 줄이기 힘든 식료품 등 생활필수품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득이 줄어든 필리핀 가계를 위협하는 모습이다. 
- 또한 필리핀 중앙은행을 비롯한 여러 전문 시장 조사 기구와 금융 기관이 지금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실제로 최근까지 인플레이션 상승을 야기한 식료품 가격이 안정될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 이에 필리핀 각 정부 부처는 각기 담당한 영역에서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여러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여기에, 강력한 제재 조치인 가격 상한제를 연장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최근 필리핀 정부의 기조를 감안하면, 당분간 인플레이션 상승을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대응책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Manila Times, DA: Price cap on pork stays, 2021.03.09.
Nikkei Asia, Soaring food prices hit Philippine consumers amid recession, 2021.02.09.
Malaya Business Insight, DOF: Break barriers on food, 2021.03.08.
Manila Times, BSP to maintain rates amid higher inflation, 2021.03.06.
ABS CBN, Government working to ease inflation, uptick in prices temporary — Palace, 2021.03.06.
Rappler, Inflation hits over 2-year high in February 2021 as pork prices jump, 2021.03.05.
Inquirer.net, BSP tells consumers to brace for higher prices, 2021.02.15.
The Star, Philippine govt woos importers to plug pork shortfall, 2021.02.16.
Rappler, Food even more expensive, pushing inflation to 4.2% in January 2021, 2021.02.05.
Inquirer.net, Duterte sets price cap on pork, chicken, 2021.02.02.
Business World, Duterte imposes price ceiling on pork, chicken products for 60 days, 2021.02.02.
Straits Times, Philippines sets price ceiling for pork, chicken as food inflation soars, 2021.02.01.
Philippine Statistics Authority, Summary Inflation Report Consumer Price Index (2012=100): January 2021, 2021.02.05.
Reuters, UPDATE 1-Philippine CPI hits 26-mth high, cbank views spike as temporary, 2021.03.05.
CNN Philippine, Inflation hits over 2-year high of 4.7% in February, 2021.03.05.
Arab News, Philippine consumer prices rise at fastest pace in 26 months, 2021.03.05.
Rappler, IN CHARTS: Philippine economy, a year in lockdown, 2021.03.15.
Reuters, Philippines to aggressively ramp up pork imports to tackle price rises, 2021.02.09.
The Star, Philippines braced for African swine fever emergency, 2021.03.10.
National Hog Farmer.com, Tariff rate proceeding helps Philippines address pork availability, 2021.03.10.
The Poultry Site, The Philippines’ price freeze on pork and poultry to remain until 8 April, 2021.03.09.
Philistar Global, Meat price ceiling stays for another month, 2021.03.09.
The Economist, Retailers in the Philippines have been refusing to sell pork, 2021.03.06.
Philistar Global, ASF: Hog raisers back emergency declaration due to ASF backed, 2021.03.11.
CNN Philippines, DA to submit reco on declaring ASF state of emergency, observes declining incidents since October, 2021.03.12.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