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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러시아, 식품 가격 상한제 도입... 국민들은 여전히 “물가 상승이 가장 큰 문제”

러시아 EMERiCs - - 2021/03/19

☐ 러시아, 물가 상승 문제 해결 위하여 가격 상한제 도입

◦ 러시아인들, 여론조사서 가장 큰 국가 문제로 물가 상승 꼽아
- 지난 3월 9일 러시아 독립 여론조사 기관 레바다센터(Levada Center)는 2월 18~24일간 50개 지역에서 1,6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국가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58%가 물가 상승이 가장 큰 국가 문제라고 답했다고 발표하였다. 
- 복수 응답이 가능한 위 문항에서 응답자들이 답한 물가 상승을 제외한 국가의 큰 문제는 가난(40%), 부정과 유착(39%), 실직(36%), 계층 분화(26%)인 것으로 나타났다.
- 위 여론조사를 통하여 러시아 국민들은 물가 상승을 비롯하여 가난, 실직, 계층 분화 등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가장 큰 문제로 꼽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러시아 매체인 모스크바 타임즈(The Moscow Times)는 여론조사에서 러시아인들이 물가 상승을 국가의 가장 큰 문제로 꼽은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하였다.
- 2018년 여론조사에서 물가 상승이 가장 큰 문제라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 중 75%에 달하였으며, 응답자 중 다수는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물가 상승에 책임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 이는 러시아인들이 물가 상승을 사회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로 인식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 러시아 정부는 이러한 불만을 완화하기 위하여 지난 2020년 12월부터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였으나, 2021년 2월 말 설문조사가 진행되었을 당시에도 물가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문제로 남아있는 것이다.

◦ 러시아, 1~2월 큰 폭의 인플레이션 경험... 그중 식품 가격 인상 폭이 가장 커
- 지난 2월 러시아은행(Bank of Russia)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2월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4.9%, 2021년 1월은 5.2%를 기록하였다.
- 당시 러시아은행은 루블화 약세와 수요의 가파른 증가가 인플레이션을 추동하였다고 설명하였으며, 향후 인플레이션이 최고치인 5.5%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하였다.
- 2월 17일 러시아 통계청(Rosstat)은 2021년 1월 말 채소와 과일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고 밝혔다.
-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월 말 감자 가격은 전년 대비 40%, 당근 34%, 토마토 20%, 오이 16%, 양파 10% 상승하였으며, 2월 1주차에도 감자, 토마토, 사과 등 일부 채소와 과일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외에도 지난 2020년간 1~11월 사이 설탕 가격은 전년 대비 70%, 해바라기유는 24%, 파스타는 10% 상승하였다.


<표 1> 러시아 연간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 추이(단위: %)
*출처: The Moscow Times, 2021.03.12.


☐ 러시아 정부, 국민 경제 우려하며 가격 상한제 도입... 전문가들, 부적절한 조치라 평가

◦ 러시아 정부, 가격 상한제로 대응... 전문가들은 회의적
- 식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2020년 12월 정부에 설탕과 해바라기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도입을 주문하였으며, 지시에 따라 판매자와 구매자들은 4월 1일까지 설탕과 해바라기유 가격을 인하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에 합의하였다.
- 지난 2월에도 푸틴 대통령은 경제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식품 가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으며, 국내 농산품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일부 농산품의 수출을 제한하여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 3월 초 레바다센터 여론조사가 발표된 이후 러시아 정부는 현재 가격이 충분히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으며 가격 변동에 시의적절한 대응을 위하여 소비자 가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편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부의 가격 상한제가 부적절하다며 회의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 루벤 에니콜로포프(Ruben Enikolopov) 러시아 신경제대학(New Economic School) 총장은 가격 상한제 도입으로 기업인들이 농업에 투자할 동인이 사라지면서 장기적으로 러시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Andrei Kolesnikov) 카네기모스크바센터(Carnegie Moscow Center) 선임연구원은 물가 상승은 표면적인 문제이며, 러시아 경제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 콜레스니코프 선임연구원은 경제 내 국가 비중의 비대함, 취약한 경쟁력, 고압적인 외교로 인한 루블화 약세를 러시아 경제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 엘비라 나비울리나(Elvira Nabiullina) 러시아은행장과 알렉세이 쿠드린(Alexei Kudrin) 회계감사청장 등 러시아 국가기관의 주요 경제 관료들도 가격 상한제 도입에 반대한 바 있다.

◦ 국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하락이 정치적 위기로 이어질 수도
- 푸틴 대통령 집권 초창기 장관을 역임한 블라디미르 밀로프(Vladimir Milov)는 러시아 경제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국민들이 가난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 밀로프는 러시아가 오랫동안 경제 성장을 이루지 못하였으며, 본격적인 대러제재가 시행된 2014년 이후 7년간 러시아인들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여 지속되는 경제난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 또한 밀로프는 식품 가격 인상으로 인한 통합러시아당과 러시아 정부에 대한 지지율 하락은 거대한 사회경제적 문제의 단면에 불과하다고 첨언하였다.
- 에니콜로포프 총장은 현 정부와 여당의 주요 지지층인 연금생활자들도 식품을 비롯한 물가 상승으로 인하여 정부와 여당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 식품으로 인한 소요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이번 9월 19일로 예정된 하원(State Duma)에서 정부와 여당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에니콜로포프 총장은 전망하기도 하였다.
- 외에도 지난 1월 말 알렉세이 나발니(Alexey Navalny)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가한 국민 중 사회경제적인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참가자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 당시 알자지라(Al Jazeera)는 코로나19 팬데믹과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조치로 2020년 러시아인들의 실질 임금이 전년 대비 3.5% 감소하였으며, 1~9월간 빈곤율은 13.3%를 기록하였다고 밝혔다.
- 알자지라는 러시아 국민들이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 좌절한 국민들이 나발니 지지자들과 함께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 또한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물가 상승이 러시아 국민들에게 과거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가 처했던 사회경제적 혼란과 어려움을 상기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Moscow Times, ‘We Need Our Government’: Surging Food Prices Put Kremlin on Edge, 2021.03.12.
Tass, Kremlin assures food prices 'under control', 2021.03.09.
The Moscow Times, Russians See Rising Prices as Country’s Biggest Problem – Poll, 2021.03.09.
RadioFreeEurope/RadioLiberty, Food For Thought: Rising Prices Vex Kremlin Election-Year Politics, 2021.03.05.
medusa, Kremlin rejects analysis warning that Russia’s rising food prices could provoke unrest, 2021.03.02.
Reuters, UPDATE 2-Russia, holding key rate at 4.25%, takes more cuts off the table, 2021.02.12.
Al Jazeera, Not just Navalny: Economic woes also drive Russians to protest, 2021.02.01.
The Moscow Times, Putin Urges Food Price Cap As Russian Economy Falters, 20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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