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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노르드스트림2 건설의 배경과 완공 가능성

러시아 정선미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연구위원 2021/04/30

노르드스트림(Nordstream)2는 발트해를 통해 독일과 러시아를 직통으로 연결하는 연간 운송량 55bcm의 가스관이다. 2018년 착공한 노르드스트림2 건설 사업은 2019년 12월 미국의 제재로 완공까지 불과 143km를 남겨두고 중단되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노르드스트림2에 대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입장을 이어받아 제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의 노르드스트림2 제재 압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2021년 1월 덴마크 해역에서 가스관 건설 공사를 재개함에 따라 노르드스트림2 완공 여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르드스트림2 건설 배경
유럽은 러시아의 최대 천연가스 수출대상지역이다. 러시아는 1960~1970년대 독일을 포함하여 천연가스 수요가 높은 서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 동유럽의 제3국을 경유하는 통과수송관(Transit Pipeline)을 건설하였다. 러시아 가스관의 통과국들은 1991년 소연방이 해체되면서 합의에 따라 자국을 통과하는 가스관에 대해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러시아가 서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동유럽의 통과국들과 통과료 및 가스 공급가격에 관한 협상이 필요해 졌고, 이로 인해 통과국 리스크가 대두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유럽으로 수출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약 3분의 2가 통과하는 우크라이나와 가스 통과 협상(transit deal)을 두고 잦은 갈등을 겪어왔다.1) 우크라이나는 가스대금 체납문제와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가격 인상에 대한 요구를 통과료 재협상으로 대응하였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를 중간에서 유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면서 우크라이나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2006년과 2009년 정치적 긴장관계가 심화되면서 가스 공급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표출되었다. 

<그림 1 > 러시아-유럽 간 가스관 연계도 

 출처: S&P Global Platts


러시아는 가스 공급 협상과 외교 정치적 분쟁으로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의 안정성이 위협받자 2000년대부터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가스관 건설을 통해 수송시스템의 안정성을 도모하고자 했다. 독일을 포함하여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았던 서유럽 국가들 역시 연이은 우크라이나 가스 공급 중단 사태로 통과국을 경유하지 않는 가스관 건설의 필요성에 공감하였다. 이에 발트해를 통해 독일로 직접 연결되어 연간 55bcm의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1,224km길이의 노르드스트림1 건설공사가 2010년 시작되었고, Line-1과 Line-2가 각각 2011년과 2012년에 완공됨에 따라 독일-러시아 간에 해저 가스관을 통한 가스공급이 시작되었다.

노르드스트림1의 성공적인 건설과 2014년 크림사태로 인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갈등은 노르드스트림2를 추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4년 4월 크림사태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심화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가스 공급가격을 80% 인상하자 우크라이나는 불합리한 장기 가스 공급 계약 갱신을 요구하며 약 20억 달러에 달하는 가스 대금 체납액 지급을 미뤘다.2) 이에 같은 해 6월부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였다. 

러시아는 통과국인 우크라이나와 가스공급협상에 대한 이견과 외교 정치적 분쟁의 심화로 가스 공급 안정성이 위협받게 되자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노르드스트림2 가스관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 및 서유럽 국가들 또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가스 공급 중단 사건을 경험한 후 러시아와 직접 연결되는 천연가스 수송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2015년에 들어 노르드스트림2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그림 2> 러시아-독일 가스관 연결 노선 
* 출처: 한국일보



노르드스트림2는 기존 노르드스트림의 확충사업으로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의 우스트-루가(Ust Luga)와 독일의 그라이프스발트(Greifswald)를 직접 연결하여 연간 55bcm의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1,220km의 해저 가스관이다. 노르드스트림2가 완공될 경우 러시아는 노르드스트림1과 노르드스트림2를 통해 유럽 연간 천연가스 수입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연간 110bcm의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2019년 말 완공 예정으로 2018년 착공한 노르드스트림2 사업은 미국의 제재로 현재까지 완공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노르드스트림2 제재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2019년 12월 21일 노르드스트림2 가스관과 투르크스트림(Turkstream) 가스관 건설에 관여하는 선박 제재를 내용으로 하는 유럽 에너지안보 보호법(Protecting Europe’s Energy Security Act, PEESA)이 포함된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NDAA)에 서명하였다.3) 그 결과 발트해 수중 파이프라인 건설 공사를 진행하던 스위스 기업 올시즈(Allseas)가 공사 중단을 발표하면서 노르드스트림2 가스관은 덴마크 인근의 127km와 독일 해역의 16.5km를 남기고 건설이 중단되었다.4)

독일과 러시아, 유럽연합은 미국의 노르드스트림2 제재를 일제히 비난하였다.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는 치외법권적인 제재를 거부한다고 밝혔으며, 하이코 마스(Heiko Mass) 독일 외무장관은 미국의 제재가 유럽의 자율적 결정을 방해한다고 비난하였다. 러시아는 외무부 성명을 통해 미국의 제재는 안정적인 에너지인 러시아산 가스 공급을 유럽으로부터 박탈하는 것이라 비판하였다.5) 유럽연합까지 대변인을 통해 유럽연합은 합법적인 사업을 하는 유럽 기업에 대한 제재 부과에 반대한다고 밝히며 미국의 노르드스트림2 제재에 불만을 표시하였다.6)

미국의 노르드스트림2 제재에 대한 각국의 비판이 커지고 있음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노르드스트림2를 제재했던 데에는 세 가지의 의도가 있다. 첫째,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은 노르드스트림2 건설이 시작되자 공개적으로 노르드스트림2 건설을 비난했다. 2019년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차 유럽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테레사 메이 전(前) 영국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노르드스트림2를 가리켜 독일이 에너지 수입의 60~70%를 러시아에 의존하게 되는 ‘끔찍한 일(horrible thing)’로 표현하며 공개적으로 노르드스트림2 건설에 반대해왔다.7) 트럼프 대통령은 노르드스트림2 제재의 근거가 되는 국방수권법의 ‘유럽 에너지안보 보호법’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노르드스트림2가 완공될 경우 독일과 유럽의 대(對)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져 유럽의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음을 표면적인 노르드스트림2 제재의 이유로 들었다.

둘째,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지정학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이다. 노르드스트림2가 건설될 경우 러시아는 유럽의 높은 대(對)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이용하여 천연가스를 무기로 유럽에서의 정치, 경제, 군사,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통과하는 주요 길목에 위치한 동유럽 국가들의 경우 노르드스트림2가 완공될 경우 기존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이 감소함에 따라 러시아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레버리지를 잃어버리게 되어 러시아가 이들 국가로 지정학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셋째,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수출 증대를 저지함으로써 미국산 LNG의 유럽 수출을 증대시키기 위해서이다. 미국은 셰일 혁명 이후 천연가스 생산량이 급증하자 2016년 천연가스 수출 제한 조치들을 완화하였으며, 사빈 패스(Sabine Pass)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LNG 수출을 본격화하였다.8)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유럽과의 무역 갈등 완화에 합의하며 장 클로드 융커(Jeasn Claude Juncker) 유럽위원회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에너지 협력 강화를 결정하였다. 특히 유럽연합은 미국과의 무역 관계 개선에 합의하여 LNG 터미널을 증설할 것을 약속함에 따라 미국의 유럽 LNG 수출은 2016년 0.5bcm에서 2019년 18.3bcm으로 3년 동안 36배 이상 성장하였다. 미국은 막대한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수출되는 통로인 노르드스트림2 건설을 제재함으로써 미국산 LNG 수출을 유럽으로 확대할 것을 도모하고 있다.


 <그림 3> 미국의 대(對)유럽 LNG 수출량
* 출처: European Commission



미국의 노르드스트림2 제재 전망
2020년 12월 파이프라인 부설선박 포르투나(Fortuna)는 독일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2.6km의 가스관을 부설하였다.9) 이어 가스프롬(Gazprom)이 단일 주주이자 노르드스트림2 운영사인 ‘노르드스트림2 AG’는 2021년 1월 15일부터 덴마크 해역에서 파이프라인 건설 작업을 재개하였다.10) 미 국무부는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의 취임 하루 전날인 2021년 1월 19일 포르투나 선박과 선박 소유주인 KVT-RUS를 미국의 적성국에 대한 제재 대응법(Coun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 CAATSA)에 따라 제재하였다.11)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공식적으로 노르드스트림2 제재를 지속할 것을 밝히고 있다. 앤서니 블링컨(Anthony Blinken) 미 국무장관은 노르드스트림2 완공에 참여한 단체들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즉각 작업을 중지할 것을 경고했다.12) 블링컨 국무장관은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노르드스트림2 제재와 관련하여 2019년과 2020년 법률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노르드스트림2 제재가 지속될 것임을 밝혔다.13)

그러나 동맹 복원을 통한 중국 압박을 정책 기조로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의 노르드스트림2 제재는 형식적인 액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독일의 핵심 에너지 사업인 노르드스트림2에 대한 제재를 지속할 경우 유럽의 핵심 우방국과인 독일과의 충돌이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14) 유럽연합 또한 미국의 노르드스트림2 제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함에 따라 미국의 제재가 지속될 경우 유럽을 동맹 복원의 기반으로 삼으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실제로 노르드스트림2 제재 대상 기업을 적시한 국무부 보고서에는 러시아 국적인 포르투나 선박과 KVT-RUS만 지정되었을 뿐 노르드스트림2 건설에 참여한 유럽 기업이 제외되었으며, 나발니(Alexei Navalny) 독극물 중독 및 투옥 사건과 관련한 대러 제재에서 노르드스트림2는 포함하지 않는 등 미국은 유럽과의 갈등을 회피하는 형태로 제재를 취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15)

이와 함께 미국이 노르드스트림2 제재를 지속할 경우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 강화로 미국의 중국 압박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러시아는 2019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노르드스트림2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자 2019년 9월 잠정 중단되었던 서부노선을 통한 중국과의 천연가스 협력 논의를 다시 부활시켰다. 같은 기간 러시아는 북극 LNG-2 사업에 노바텍의 지분 20%를 중국 기업에 매각하며 중국과의 천연가스 협력을 강화했다. 따라서 동맹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중국 견제를 기본 방침으로 삼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독일과의 갈등을 지속시키고,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을 강화시키는 노르드스트림2 제재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각주
1) Anna Mikulsak, Eryk Kosinski(2020), What’s Next for Natural Gas in Ukraine? p.3.
2) 연합뉴스(2014.07.29), “크렘린 고위인사, 우크라 ‘도둑’에 비유하며 맹비난,” https://www.yna.co.kr/view/AKR20140709196200080 (검색일: 2021.03.23). 
3) Cruz.senate.gov(2020.06.04), “Sens. Cruz, Shaheen Introduce Legislation Expanding Sanctions to Block Completion of Nord Stream 2,” https://www.cruz.senate.gov/?p=press_release&id=5156 (검색일: 2021.03.21).
4) GCR(2021.03.01), “German contractor Bilfinger pulls out of Nordstream 2 heating plant contract,” https://www.globalconstructionreview.com/news/german-contractor-bilfinger-pulls-out-nordstream-2/ (검색일: 2021.03.21). 
5) 서울경제(2019.12.22), “美 '러-獨 가스관 사업' 제재에...EU도 발끈,”  https://www.sedaily.com/NewsVIew/1VS6AHDECQ (검색일: 2021.03.21).
6) BBC(2019.12.21), “Nord Stream 2: Trump approves sanctions on Russia gas pipeline,” https://www.bbc.com/news/world-europe-50875935 (검색일: 2021.03.21).
7) Montel News(2018.07.13), “Trump calls Nord Stream 2 pipeline a “horrible thing”,”https://www.montelnews.com/fr/story/trump-calls-nord-stream-2-pipeline-a-horrible-thing/917722 (검색일: 2021.03.21).
8) 에너지뉴스(2013.05.27), “美 사빈패스LNG에 15억 달러 PF 제공,” energ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977 (검색일: 2021.03.18).
9) Offshore Energy(2021.02.09), “Gazprom restarts Nord Stream 2 pipe laying in Danish waters,” https://www.offshore-energy.biz/gazprom-restarts-nord-stream-2-pipe-laying-in-danish-waters/ (검색일: 2021.03.23). 
10) Offshore Energy(2021.01.14), “Nord Stream 2 pipelaying set to restart. U.S. warns of new sanctions,” https://www.offshore-energy.biz/nord-stream-2-pipelaying-set-to-restart-u-s-warns-of-new-sanctions/ (검색일: 2021.03.23).
11) 매일경제(2021.02.20), “미,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설치' 러 선박·선사 또 제재,”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1/02/168727/ (검색일: 2021.03.23). 
12) CNBC(2021.03.18), “U.S. warns companies to abandon work on Nord Stream 2 pipeline as Biden reportedly weighs sanctions,” https://www.cnbc.com/2021/03/18/us-warns-companies-to-abandon-work-on-nord-stream-2-pipeline-.html (검색일: 2021.03.19).
13) Reuters(2021.03.19), “President Biden weighing new sanctions to block Russian gas pipeline: BBG,”  https://www.reuters.com/article/us-usa-nord-stream-2-state-sanctions-idUSKBN2BA2MD (검색일: 2021.03.19). 
14) 한국일보(2021.01.28), “'독일-러시아 가스관' 사업, 美 유럽 동맹 복원 시험대되나,”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12813430005204 (검색일: 2021.03.18).
15) EURACTIV(2021.03.12), “Biden takes a Realpolitik approach on Nord Stream 2,” https://www.euractiv.com/section/global-europe/opinion/biden-takes-a-realpolitik-approach-on-nord-stream-2/ (검색일: 202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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