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부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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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정세변화] 빅데이터로 보는 2021년 4월 월간 중동부유럽 국가별 관계 분석
중동부유럽 일반 EMERiCs - - 2021/04/30
체코 정부, 탄약고 폭발 사건에 연루된 러시아 외교관 추방
4월 17일 체코 정부는 2014년 발생한 탄약고 폭발 사건에 러시아 정보 당국이 연루되었다면서, 체코에 주재하는 러시아 외교관 18명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외교부가 보복성 조치로 주(駐)러시아 체코 외교관을 추가로 추방하자, 4월 22일 체코 외무부는 추가 추방 명단을 발표하면서 총 63명의 러시아 외교관이 체코를 떠나야 한다고 발표했다. 체코 정부가 언급한 탄약고 폭발 사건은 2014년 10월 체코 수도 프라하(Prague)에서 남동쪽으로 330km 떨어진 브르베티스(Vrbetice) 탄약고에서 일어난 폭발 사건이다. 당시 폭발로 인해 현장 관리인 2명이 사망했다. 체코 정부는 이 사건 배경에는 러시아 정보 당국이 있다고 지목했다.
체코의 러시아 외교관 추방에 발맞춰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인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슬로바키아, 루마니아가 체코와 연대한다는 뜻으로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4월 23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외교부는 러시아와 외교 마찰을 빚고 있는 체코와 연대하기 위해서 자국 내 소재한 러시아 외교관 전원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4월 22일 슬로바키아 외무부는 자국 내 주재하고 있는 러시아 외교관 3명에 대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 4월 26일에는 루마니아 외무부가 주루마니아 러시아 국방무관보인 알렉세이 그리차예프(Alexei Grichayev)를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폴란드와 불가리아는 다른 이유로 러시아의 외교관을 자국에서 추방한 상태다. 4월 15일 폴란드는 미국이 발표한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맥락에서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3월 22일 불가리아 외교부는 스파이 의혹이 있는 러시아의 외교관 2명을 기피인물로 지정했다. 불가리아는 2019년 10월과 2020년 1월에도 러시아 외교관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한 전력이 있었다.
한편 이번 러시아 외교관 추방 행진에 헝가리와 터키는 참가하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 헝가리는 EU 국가 중 가장 처음으로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V(Sputnik V)를 도입했으며, 러시아와 EU가 서로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하는 대표적인 친(親)러 국가 중 하나이다. 터키는 NATO 소속이기는 하지만, 러시아와 미사일 방어 체계 등 전략적 무기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고, 또한 최근 미국이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을 인정하면서 서구 진영과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다.
한편 체코 내각과 대통령은 2014년 탄약고 폭발 사건을 놓고 서로 다른 시각을 내놓았다. 안드레이 바비스(Andrej Babis) 체코 총리는 러시아 정보총국(GRU) 소속 요원인 알렉산드르 페트로프(Alexander Petrov)와 루슬란 보시로프(Ruslan Boshirov)가 탄약고 폭발을 일으켰다면서 이들의 신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밀로스 제만(Milos Zeman) 체코 대통령은 러시아가 2014년 폭발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작다고 발언했다. 체코에서 대표적인 친(親)러시아 인사 중 하나인 제만 대통령은 러시아가 폭발 사건에 개입한 증거가 없다면서, 현장 관리인의 관리 소홀로 인해 폭발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체코 정부, 원전 사업에 러시아 기업 배제
4월 19일 카렐 하블리세크(Karel Havlicek) 체코 산업부 장관은 두코바니(Dukovany) 원자력 발전소 증축 사업 입찰에서 러시아의 로스아톰(Rosatom)을 배제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하블리세크 장관은 이어 로스아톰뿐만이 아니라 로스아톰과 연결된 러시아 기업 전체가 배제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하블리세크 장관 겸 부총리는 러시아가 체코의 중요한 에너지 파트너라면서 러시아와 원자력 협력을 추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체코 정부가 2014년 탄약고 폭발 사건의 책임을 러시아에 묻기 시작하면서 태도를 전환했다. 로스아톰은 체코 정부의 이번 결정이 대단히 유감스럽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뤄진 행동이라며 체코 정부를 비판했다.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는 1970~80년대에 소련에 의해 건설된 원자력 발전소로, 4호기까지 건설된 바 있다. 체코 정부는 수명이 다해가는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 1~4호기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원자로를 건설하고자 하며, 한국의 한국수력원자력, 프랑스의 EdF, 미국의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등이 새로운 원전 건설 사업에 입찰을 희망하고 있다. 체코 정치권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조언에 따라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의 중국광핵그룹(China General Nuclear)의 입찰 참가를 거부했으나, 로스아톰의 입찰에 관해서는 결정을 유보했었다. 주체코 중국대사관은 체코 정부가 중국 기업의 입찰 참여를 거부하면서 공정한 경쟁과 무역을 해치고 있고, 중국 기업의 권리와 이해관계가 침해되었다고 비판했다.
체코 야당은 러시아와의 원자력 협력은 안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체코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으며, 체코 야권과 함께 체코 내각 구성원 중 대표적인 반(反)러시아 인사 중 한 명이었던 토마시 페트리체크(Tomas Petricek) 체코 전 외무부 장관은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을 위해서 로스아톰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페트리체크 전 장관은 4월 12일 경질되었다. 페트리체크 장관 해임에는 친(親)러시아 인사이자 로스아톰이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 증축 사업을 맡길 원하는 밀로스 제만(Milos Zeman) 대통령이 깊게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 확장 사업의 입찰 과정은 현 안드레이 바비스(Andrej Babis) 내각이 아닌 차기 내각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3월 25일 하블리세크 장관은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 확장 사업의 입찰 과정을 10월에 열리는 체코 총선 이후로 미룰 것이라고 밝혔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 확장 사업을 늦어도 2029년에 시작하여 2036년에는 시운전 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폴란드, 헝가리 여당, 유럽의회 내 보수 세력 결집 추진
4월 1일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Mateusz Morawiecki) 폴란드 총리와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 헝가리 총리가 이탈리아의 레가(Lega)당 대표 마테오 살비니(Matteo Salvini)와 회담을 가졌다. 세 사람은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에서 자신들이 이끄는 폴란드의 법과정의당(PiS), 헝가리의 피데스(Fidesz)와 레가당간의 연합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보수적인 성향의 법과정의당, 피데스, 레가당이 연합함에 따라 유럽의회에서 정통 우파 연합이 탄생할 예정이다. 오르반 총리는 새로운 연합을 결성해 전통적인 유럽의 가치를 믿는 사람들을 결집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살비니 대표는 우파 세력이 결집하면 유럽의회 내 최대 연합이자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인민당(EPP) 다음으로 가장 큰 연합을 결성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법과정의당은 폴란드에 배정된 유럽의회 의석 27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피데스는 11석, 레가당은 28석을 갖고 있다.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유럽회의주의, 기독교 중심주의, 그리고 민족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 이들은 유럽연합(EU)의 권한이 너무 강력하다고 주장하며, 유럽연합이 추구하는 통합 정책과 난민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인다. 또한 기독교적 가치를 중요시하면서 성소수자의 인권 보호나 여성 인권 분야에서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또한 자국을 우선으로 여기고 민족의 영달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오르반 총리와 살비니 대표는 친(親)러시아 성향을 갖고 있지만,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태도를 놓고 세 사람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러시아, 슬로바키아로부터 코로나19 백신 환수 추진
4월 8일 러시아는 슬로바키아 보건 당국에 자국의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V(Sputnik V)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면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러시아는 슬로바키아가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두 나라가 체결한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을 위반하는 일이라며 슬로바키아 보건 당국을 비판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3월 러시아와 스푸트니크 V 백신 200만 회분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1차 로 20만 회분을 받은 상태다.
하지만 슬로바키아 정치권은 스푸트니크 V 도입을 놓고 큰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정국은 이고르 마토비치(Igor Matovic) 총리가 다른 연정 파트너들과 협의 없이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수입을 진행하면서 슬로바키아 정국이 급격히 경색되었으며, 그 결과 마토비치 총리가 스스로 물러나게 되었다. 이어 4월 8일 슬로바키아 의약품 관리청(SUKL)은 러시아가 슬로바키아에 보낸 스푸트니크 V 백신이 러시아가 국제 사회와 유럽연합에 샘플로 제공한 백신과 다르다며 승인을 거부했다.
한편 페테르 시야르토(Peter Szijjarto) 헝가리 외무부 장관은 슬로바키아가 사용할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Sputnik V)의 안전성을 대신 평가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 터키에 인권 문제는 타협이 불가능하다고 지적
4월 6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옌(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Charles Michel) 유럽이사회(European Council) 의장이 터키를 방문해 레제프 에르도안(Recep Erdogan) 터키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본 회담에서는 관세와 비자 문제, 시리아 난민 문제와 그리스와 키프로스 문제와 같은 지역 문제가 논의되었다.
폰 데어 라이옌 집행위원장은 터키가 유럽연합(EU)과 관계를 강화하고 싶으면 기본적인 인권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폰 데어 라이옌 집행위원장은 특히 유럽연합과 터키가 가정 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방지하고자 체결한 이스탄불 헌장(Istanbul Convention)을 지난 3월 터키가 철회한 것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한편 유럽연합의 정치인들은 터키가 폰 데어 라이옌 집행위원장에게 제대로 의전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터키는 폰 데어 라이옌 집행위원장에게 공식 석상이 아닌 소파에 자리를 제공하는 등 낮은 단계의 의전을 제공하면서 물의를 일으켰었다.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 소속 의원들은 터키 정부가 의도적으로 여성인 폰 데어 라이옌 집행위원장에게 낮은 의전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터키의 이번 의전 문제가 최근 가정 내 여성에 대한 폭력 금지 협약에서 탈퇴한 것과 같은 맥락에 있다면서, 터키 정부와 에르도안 대통령의 낮은 여성 인권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이탈리아 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평가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폰 데어 라이옌 집행위원장에게 한 무례가 매우 불쾌하다고 발언했다.
헝가리-슬로바키아 인터커넥터 상용화 시작
4월 5일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국경에 건설된 전력 인터커넥터의 상용화가 시작되었다. 두 나라는 400kV 규모의 전력선 두 개를 설치했는데, 하나는 슬로바키아의 가브치코보(Gabcikovo) 수력발전소와 헝가리의 고뉴(Gonyu)를 연결하며, 다른 하나는 슬로바키아의 리마브스카 소보타(Rimavska Sobota)와 헝가리의 사요이반카(Sajoivanka)를 연결한다. 헝가리의 송전 시스템 운영체인 마비르(MAVIR)의 대표인 안드라스 비소크(Andras Biczok)는 이번 전력 인터커넥터의 상용화가 헝가리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해줄 뿐만이 아니라 유럽의 단일화된 전력 시장의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헝가리는 이번 전력 인터커넥터 건설에 총 130억 포린트(한화 약 482억 원)를 투입했으며, 이 사업은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헝가리는 연간 사용하는 전력의 약 3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입하는 전력의 상당 부분을 슬로바키아로부터 수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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