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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빅데이터로 보는 아프리카 국가의 기후변화 대응 위한 친환경 개발 추진 이슈 추이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2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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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기후 변화에 따른 심각한 위기에 직면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낮은 대륙이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2050년까지 아프리카의 평균 기온은 2.5~3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북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에서는 기온 상승 폭이 3.5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부와 남부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기온 상승에 따른 강수량 감소와 가뭄 현상이 촉발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2020년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가 발행한 ‘2019 아프리카 기후상황보고서(State of the Climate in Africa 2019)’는 이처럼 기온 상승과 같은 기후 변화가 홍수와 가뭄, 메뚜기 떼 창궐 등의 환경적 재앙을 보다 빈번하게 발생시켜 아프리카 국가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 변화가 아프리카에 가져오는 대표적인 위기는 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메뚜기떼의 발생이다. 한 예로 2019년 동아프리카에는 유례 없이 많은 비가 내리면서 메뚜기떼가 창궐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었고, 이로 인해 2020년 2월에는 수십 년 만에 최악의 메뚜기떼가 동아프리카 지역을 습격했다. 2020년 하반기에도 동아프리카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고 습한 기후는 다시 메뚜기떼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케나, 에티오피아 등은 2021년 1월과 2월 다시 메뚜기떼의 습격을 받았고, 5월에는 남아프리카 지역에 메뚜기떼가 발생했다. 

극단적인 날씨 또한 아프리카에 심각한 위기를 촉발하는 요인이다. 2019년에는 사이클론 이다이(Idai)로 인해 짐바브웨, 말라이, 모잠비크 등에서 약 1,3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반대로 지난 2020년 40년 만의 최악의 가뭄에 직면하며 식량 위기에 직면했던 짐바브웨는 2021년 5월 현재에도 다시 가뭄을 겪고 있으며, 앙골라와 마다가스카르, 에티오피아 역시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식량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후 변화, 아프리카의 농업과 식량 안보, 경제에 막대한 타격
기후 변화가 가져오는 가뭄, 홍수, 메뚜기떼 등의 문제는 아프리카의 식량 생산량 감소를 야기한다. 온난화와 기후 변화가 변함없이 이어질 경우 2050년 서아프리카 및 중앙아프리카의 농업 생산량은 현재보다 13%, 북아프리카는 11%, 동아프리카 및 남아프리카는 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주요 곡물인 쌀과 밀의 생산량은 각각 12%, 2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모잠비크와 에티오피아에서는 2030년이 되면 주요 식량인 옥수수와 밀 생산량이 10~25% 감소할 확률이 현재보다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UN 아프리카경제위원회(UN Economic Commission for Africa)는 기온 2도 상승이 아프리카 농업 생산량을 10% 감소시킬 것이며, 기온 상승 폭이 더욱 크면 농업 생산량 감소 폭도 15-2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아프리카 국가의 농업 생산량 감소는 식량 위기와 식량 빈곤 인구 확대로 이어진다. UN 세계식량기구(FAO)는 빈발하는 가뭄으로 인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영양실조 상태에 놓인 인구가 2012년 이후 45.6%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와 변덕스러운 날씨가 촉발한 아프리카 농업과 식량 안보 위기는 2020년 코로나19 유행으로 더욱 심화되었으며, 이에 식량 위기 상황에 놓인 아프리카 사람들은 2013년 5,970만 명에서 2020년 9,800만 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피해가 심각한 지역은 남아프리카 및 중앙아프리카 지역으로 식량 위기에 처한 인구는 2019년 800만에서 2020년 4,020만 명까지 늘어났으며, 나이지리아에서는 전체 인구 1억 명 중 2,500만 명이 충분한 식량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동아프리카에서도 약 3,300만 명이 식량 부족 상황에 놓여 있으며, 이 중 75%가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남수단에 살고 있다. 4년 연속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2020년에는 40년 만의 최악의 가뭄에 직면한 마다가스카르에서는 100만 명 이상이 기근 상황에 처해 있다.

농업은 아프리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따라서 기후 변화로 인한 농업 분야 피해는 식량 생산 감소만이 아니라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 앤드 컴퍼니(McKinsey & Company) 산하 맥킨지 글로벌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는 5월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모잠비크와 에티오피아의 사례를 통해 기후 변화로 인해 식량 생산이 감소할 경우 전체 국내총생산(GDP) 감소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모잠비크의 경우 주식인 옥수수 생산량이 25% 감소하면 GDP는 2.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맥킨지 글로벌연구소는 농업이 전체 GDP의 1/3을 차지하고 전체 인구의 약 70%가 농업에 종사하는 에티오피아에서는 주식인 밀과 주요 수출품인 커피 생산량이 감소할 경우 소규모 토지를 경작하는 농민과 커피 무역 종사자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티오피아와 마찬가지로 세계 최대 차 생산국인 케냐 또한 기후 변화로 차 농업에 피해가 예상된다. 영국 자선단체인 크리스천 에이드(Christian Aid)는 2050년까지 기온이 2.5도 상승할 경우 케냐의 차 생산 면적은 25~40%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로 인해 차 농업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크리스천 에이드는 또한, 차는 케냐의 주요 수출품이자 외화 수급원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차 농업의 피해는 케냐의 무역 수지와 외화 보유고에도 타격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케냐는 매년 기후변화로 인해 GDP의 2.0~2.4% 규모의 피해를 보고 있다.

아프리카 기후정책센터(African Climate Policy Centre) 또한 기온 상승에 따른 농업 생산량 감소가 GDP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아프리카 전체 GDP가 2.25% 감소한다고 전망했으며, 기온이 3도 상승하면 GDP 상승 폭이 8.28%, 4도 상승할 경우에는 GDP 감소 폭은 무려 12.1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UN 아프리카경제위원회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해 아프리카의 GDP가 2030년에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남아공의 경우 기후 변화에 따른 경제적 피해 규모가 GDP의 20%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기후 변화, 아프리카 국가 내 정치적 갈등을 악화시킬 가능성
기후 변화는 식량 안보 위협과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치적 영향을 가져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프리카 건조지역, 특히 서아프리카의 사헬(Sahel) 지역에서는 기후 변화의 영향이 가시화되기 이전에도 수자원과 토지를 둘러싸고 유목민과 농민 사이의 갈등이 치안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었다. 온난화에 따른 경작 가능한 토지 감소와 물부족은 유목민과 농민 사이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 전략연구소(Africa Center for Strategic Studies)는 프린스턴 대학교(Princeton University)의 연구를 인용해 기온이 0.5도 증가하면 갈등 위험성이 10~20%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GDP의 75%, 전체 수출의 93%를 가축 사육에 의존하는 소말리아는 기후 변화가 치안 악화와 극단주의 조직 성장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큰 국가로 평가된다.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와 같은 기상 변화는 가축 사육을 어렵게 만들어 목축민의 생계에 타격을 입히고 대규모 기후 난민을 발생시켰다. 취약한 소말리아 정부가 기후 변화에 따른 빈곤층 증가와 난민 발생에 대응하고 적절한 구호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은 알샤밥(Al-Shabaab)과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이 세력을 확대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하고, 소말리아 내 부족과 민족 갈등을 격화시킬 위험성이 있다.

국토 대부분이 사막인 서아프리카의 말리 역시 기후 변화로 인한 치안 악화의 위험에 노출된 대표적인 국가다. 인구의 3분의 2가 농업에 종사하고 농업이 GDP의 39%를 차지하는 말리는 사막화와 가뭄으로 농업 생산량 감소와 식량 안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소말리아와 마찬가지로 말리 정부는 어려움에 처한 농민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거의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 수자원과 경작 가능한 토지를 둘러싼 부족 갈등을 심화하고 빈곤층을 중심으로 사하라 사막과 사헬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이 세력을 강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프리카 각국 정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
아프리카 각국 정부는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응하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4월 26일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기후 변화로 인한 농업 생산량 감소가 남아공의  식량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한다고 언급하며 기후 변화 대응이 국가 정책의 우선순위에 있다고 밝히며 2025년부터 점진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2050년에는 탄소 제로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발전용량 17기가와트급의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또한 재생에너지와 같은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남아공은 사우디아라비아 건설기업인 ACWA 전력(ACWA Power)의 투자를 받아 현재 2023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역대 최대인 116억 랜드(한화 약 9,372억 원) 규모의 레드스톤(Redstone)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남아공 금융업계 또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에 나섰다. 지난 2020년 5월 남아공 은행 네드뱅크(Nedbank)는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고 2045년까지 화석연료 관련 산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2021년 5월에는 세계은행(World Bank) 산하 국제금융공사(IFC, 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로부터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691억 원) 규모의 대출을 아프리카 최대 금융 분야 기업인 남아공의 아브사 은행(Absa Bank)에 제공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국가 최초의 녹색 채권인 이번 대출은 남아공 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의 재생에너지와 바이오매스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위해 투입될 예정이다. 한편 남아공 스탠다드은행(Standard Bank) 주주들은 스탠다드은행이 기후 변화를 위한 노력에 뒤쳐져 있다고 비판하며 2021년 12월 31일까지 기후변화 전략에 관한 보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IFC는 남아공 외에도 가나증권위원회(Ghana Securities Commission)와 가나 내 녹색채권시장 성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케냐는 지난 2월 기후 변화로 촉발된 가뭄에 대응하고 가뭄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3,400만 달러(한화 약 381억 9,220만 원) 규모의 프로젝트 추진을 발표했다. 케냐 정부는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를 통해 건조 및 반건조 기후대에 있는 케냐 11개 주의 62만 명을 지원하고 기후 변화에 특히 취약한 목초지 50만 헥타르를 회복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어 5월 10일 케냐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 절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나이지리아는 2015년 온실가스 배출 절감을 위한 파리협정을 비준하고 2010년 배출량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감축하는 한편 국제적 지원이 있을 경우에는 45%까지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지난 4월 나이지리아 하원 의원과 환경부 및 법무부 관료, 환경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위원회가 기후 변화 법안(Climate Change Bill) 심의를 시작했다. 지난 2019년 발의된 기후 변화 법안에 대해 샤론 이케조르(Sharon Ikeazor) 나이지리아 환경부 장관은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조속한 법안 통과를 하원에 요청했다. 

아프리카 개발은행, 녹색 발전을 위한 재원 조달
아프리카 각국의 기후 변화 대응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아프리카 개발은행(AfDB, African Development Bank)은 프로젝트 지원을 늘려가고 있다. 2016년 AfDB의 기후 변화 대응 자금 비율은 2016년 9%에서 2019년 36%까지 늘어났다. 한 예로 지난 1월 AfDB는 사하라 사막에 접한 사헬 지역에서 길이가 8,000km에 달하는 지역에 나무를 심는 '녹색 장벽(Great Green Wall)'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AfDB는 총 65억 달러(한화 약 7조 3,287억 원) 규모인 해당 프로젝트가 사하라 사막 확대와 사헬 지역의 사막화를 막아 식량 생산 증대, 일자리 창출, 빈곤 퇴치, 아프리카 북부와 남부의 상호 교류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이어 AfDB는 아프리카 재생에너지 기금(African Renewable Energy Fund)이 추진하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이 건설하는 태양열, 수력, 풍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총 2,500만 달러(한화 약 281억 원) 규모의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3월 말 AfDB는 캐나다 정부와 1억 500만 달러(한화 약 1,179억 4,650만 원) 규모의 캐나다-아프리카 기후기금(한화 약 1,183억 원)을 조성하기로 합의하고 아프리카 국가의 친환경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다. AfDB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European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등 국제기구는 이집트 최대 규모의 태양열발전소 콤 옴보(Kom Ombo) 프로젝트에 총 1억 1,400만 달러(한화 약 1,285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AfDB와 EBRD는 5월 17일에 아프리카 민간 분야의 지속 가능한 개발에 필요한 총 2조 5,000억 달러(한화 약 2,818조 7,5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 기후 변화와 녹색 산업 발전 지원 등을 위해 협력하는 내용을 담은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녹색 발전과 기후 변화 대응에 필요한 경제난과 재정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국가의 전반적인 경제 성장이 필요하다. 이에 아프리카 지역 내 교역 활성화와 역내 투자 성장, 일자리 창출과 수출 다변화, 산업 발전을 위해 2021년 발효된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협정(AfCFTA, Africa Continental Free Trade Area)이 아프리카 각국의 녹색 산업 육성 노력과 수반될 경우 기후 변화를 위한 아프리카의 노력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분석된다. 효과적이고 환경친화적인 경제 성장 전략, 녹색 산업에 대한 투자,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기여할 수 있는 첨단 산업 발전은 아프리카 각국의 기후 변화 대응과 안정적인 경제 성장이라는 두 가지 핵심 목표 달성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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