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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빅데이터로 보는 터키 높은 인플레이션과 리라화 평가절하로 경제 위기 이슈 추이

튀르키예 EMERiCs - - 202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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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터키 경제, 코로나19 위기 속 선전
2020년 터키 경제는 코로나19가 몰고 온 위기 속에서 1.8% 성장률을 기록했다. 터키 통계청 (Turkish Statistical Institute)은 2020년도 2/4분기 코로나19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9.9%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2020년도 3/4분기와 4/4분기 전년 동기 대비 5%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플러스 경제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터키는 2010년부터 11개년 연속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터키 통계청은 2020년 관광업이 -4.3%, 건설업이 -3.5%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금융 분야가 21%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해 터키 경제 성장을 주도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터키 통상부는 2020년도 3/4분기 터키의 수출액이 직전 분기 대비 33.8% 늘어났고, 2020년도 4/4분기에는 사상 최초로 분기별 수출액이 500억 달러(한화 약 56조 5,000억 원)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2020년 12월에는 한 달에만 약 178억 달러(한화 약 20조 1,140억 원)의 수출액을 기록해 역대 월별 최대 수출액을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터키 중앙은행(CBRT)은 코로나19가 몰고 온 경제 위기에 맞서 2020년 봄과 여름에는 저금리 정책을 펼쳤다. 2020년 1월 11.25%였던 터키의 기준금리는 2020년 5월 8.25%까지 하락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2020년 8월까지 8.25%의 기준금리를 유지했으며, 2020년 9월부터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2020년 마지막 기준금리를 17%로 고시했다. 

2021년 터키 인플레이션 계속해서 심화… 중앙은행 기조는 유지
1년 넘게 10% 이상의 연간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던 터키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양적 완화 정책이 도입되면서 더 높게 치솟았다. 2020년 7월부터 10월까지 11%대의 연간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던 터키는 2020년 11월 14.03%의 연간 인플레이션을 기록하게 된다. 2020년 11월 새로운 터키 중앙은행 총재로 부임한 나시 아그발(Naci Agbal) 총재는 터키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2020년 11월에 4.75%p, 2020년 12월에 2.00%p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터키의 인플레이션은 억제되지 않고 오히려 상승했다. 2021년 1월 14.97%를 기록한 터키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2021년 2월에는 15.61%, 3월에는 16.19%, 4월에는 17.14%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  2021년 3월 18일 아그발 총재는 멈출 줄 모르고 치솟는 터키의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터키의 기준금리를 19%로 상향하는 매우 강력한 조치를 단행했다.  당시 아그발 총재는 터키 중앙은행이 2021년 말까지 터키의 연간 인플레이션을 9.4%까지 낮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3월 20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터키 대통령은 대통령 명령으로 아그발 총재를 경질하고 그 자리에 정의개발당(AKP) 소속 샤합 카브즈오을루(Sahap Kavcioglu) 전 의원을 임명했다. 아그발 총재가 강력한 통화 정책을 도입하자 줄곧 양적 완화를 통한 경제 부흥을 주장한 에르도안 대통령과 충돌했고, 그 결과 전격 총재 교체가 이루어진 것이다.

카브즈오을루 신임 총재 임명 당시, 터키 경제계는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터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카브즈오을루는 아그발 전 총재의 강력한 통화 정책을 비판해왔던 인사 중 하나로, 2월 지역 신문사에 터키 중앙은행의 고금리 정책을 비판하는 사설을 작성했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주장하는 것처럼 높은 기준금리가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만들어 낸다고 믿는 사람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카브즈오을루 총재는 터키 중앙은행이 4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카브즈오을루 총재는 어떠한 편견 없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할 것이라면서, 자신이 취임한 것과 터키 기준금리 인하는 같은 뜻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터키 중앙은행은 2021년 4월과 5월 기준금리를 19%로 동결했다. 
 
터키 경제 전문가들은 터키 중앙은행이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2021년 5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글로벌 금융 기관인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터키 중앙은행이 터키의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2021년 3/4분기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Reuters)와 터키의 기준금리에 대해 인터뷰한 18명의 전문가는 터키 중앙은행이 2021년 5월에도 기준금리를 19%로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이 중 10명은 터키가 2021년도 3/4분기가 되어야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1 터키 환율 : 역대 최고 수준 
2020년의 첫 외환 거래일인 1월 3일, 터키의 환율은 1달러당 5.97리라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위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2020년 봄에는 경제 위기가 반영되면서 환율은 1달러당 7리라 전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0년 8월부터 서서히 오르던 터키의 리라/달러 환율은 2020년 10월 말 1달러당 8리라를 돌파하고 만다. 2020년 하반기 터키의 높은 환율의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터키에서 외화를 벌어오는 핵심 산업인 관광업의 부진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고 있는 가운데 리라화가 시장에 대량으로 유통된 상황이 있다. 
 
2020년 11월 6일 1달러당 8.52리라를 기록하면서 최고점을 기록한 리라/달러 환율은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진정되고 터키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2021년 2월 19일에는 1달러당 6.96리라를 기록해 코로나19 위기 이후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1달러당 7리라 선 아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3월 갑작스러운 터키 중앙은행 총재 교체 사건이 벌어진 후 리라/달러 환율은 다시 급등했다. 시장은 저금리를 옹호하는 총재 임명에 매우 강하게 반응했고, 총재 교체가 발표된 당일 리라화 가치는 10% 이상 하락했다.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를 비롯한 금융 기관은 새로운 터키 중앙은행 총재가 유화적인 통화 정책과 정석을 벗어난 통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면서 리라화 가치 폭락을 분석했다. 글로벌 신용 평가사인 피치(Fitch)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 중앙은행 총재를 교체한 일은 터키 중앙은행의 신임도와 독립성에 충격을 줬다면서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했다. 2021년 5월 넷째 주, 리라화 환율은 1달러당 8리라 초중반대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2021년 터키 경제…고환율, 고인플레이션, 역대 최대 대외 부채로 삼중고
리라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에너지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데다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매우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해온 터키의 경제적인 부담이 늘어나게 되었다. 터키 언론인 비르군(Birgun)은 터키 재무부의 자료를 인용해 2020년 터키의 대외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62.8%인 약 4,500억 달러(한화 약 509조 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비르군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터키의 대외 부채가 양적으로 가장 많았던 때는 2018년으로, 당시 약 4,676억 달러(한화 약 528조 원)의 대외 부채가 있었지만, GDP 대비 약 52.5%에 불과했다. 터키 재무부는 2021년 2월 말 기준 터키 정부의 부채가 약 1조 8,500억 리라(한화 약 256조 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약 3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터키 재무부는 2021년 2/4분기 터키가 약 170억 달러(한화 약 19조 원) 상당의 대외 부채와 이자를 갚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터키 리라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터키의 대외 부채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터키 정부는 2020년 9월 2021년의 연말 인플레이션을 8%대로 낮추겠다고 발표했었다. 터키 중앙은행 또한 2021년의 연말 인플레이션을 9.4%로 전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4월 29일 터키 중앙은행은 2021년 연말 연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12.2%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터키 경제 전문가들은 2021년 4월 터키의 연간 인플레이션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5월부터는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2021년 4월 높은 인플레이션의 배경에는 2020년 4월 코로나19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락한 기저 효과가 반영되었다면서, 5월부터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다소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터키 중앙은행은 2022년 말의 연간 인플레이션 전망치 또한 당초 전망치인 7%에서 7.5%로 상향 조정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2022년에는 식품 분야의 연간 인플레이션이 9.8%를 기록해 2022년의 물가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터키 정부, 경제 성장 동력과 물가 안정을 동시에 잡기 위해 노력
3월 12일 이스탄불(Istanbul)을 방문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높은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고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경제 성장도 이뤄내겠다고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의 경제가 성장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투자, 고용, 그리고 수출을 진흥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거시 경제적 안정성을 위해 인플레이션, 경상 수지와 고용률 개선을 약속했으며, 대외 부채 비율과 공적 지출을 줄여 재정 건전성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중소기업의 수출 장려와 녹색 성장, 디지털 화폐 보급과 IT 산업 육성 등 4차 산업 발전도 약속했다. 
 
이와 함께 터키 정부는 지난 몇 년간 터키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부동산 시장과 건축업이 고금리 속에서 성장이 느려지자 이슬람식 금융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터키 의회가 승인한 새로운 이슬람식 금융 제도에 따르면 대출 희망자는 총 희망 대출 금액에 약 7~10%의 추가 비용을 더 내고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추가 비용은 이자율로 취급되지 않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경제에 더 많은 이슬람식 금융 제도를 도입할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었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와 이자는 공공의 적이라고 규정하면서 터키가 낮은 기준금리를 운용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 터키 정부는 2020년 6.3%에 불과했던 이슬람식 금융 제도의 비중을 2025년까지 20%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터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대규모 정리해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용 지원 정책을 이어왔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정리해고 금지 조치를 5월 17일까지 연장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터키 정부는 2020년 4월 처음으로 고용 안정을 위한 정리해고 금지 조치를 도입했었으며, 같은 해 7월 의회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최대 2021년 7월까지 정리 해고 금지 조치를 연장할 수 있도록 법안을 마련했다.
 
2021년 3월에는 석유 가격 상한제가 도입되었다. 터키 에너지 시장 규제위원회(EPDK)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5월까지 가솔린과 디젤 가격의 제한을 둘 것이라고 발표했다. 무스타파 일마즈(Mustafa Yilmaz) 터키 에너지 시장 규제위원회 대표는 치솟는 석유 가격을 제한하기 위해 상한제를 도입한다면서, 석유 가격이 리터당 약 0.17~0.20리라가량 인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정부는 이와 함께 최근 터키에서 급격하게 상승한 석유 가격의 배경에는 터키 에너지 업체들의 불공정 담합이 있다는 첩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Istanbul)의 가솔린 가격은 2020년 12월 7일 리터당 7.13리라였으나, 2020년 12월 14일 리터당 7.31리라를 기록한 후 석 달 가까이 리터당 7.3리라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EPDK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까지 수도 앙카라(Ankara)에서 가솔린과 디젤의 소매 가격은 각각 7.13리라, 6.49리라를 넘을 수 없으며, 이스탄불(Istanbul)에서는 각각 7.08리라, 6.44리라를 넘을 수 없다. EPDK는 석유 가격 제한 조치가 발동된 후 시장의 석유 가격이 0.35~0.40리라가량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EPDK는 과거 2009년, 2014년, 2015년에도 석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한 전력이 있다. 
 
한편 2021년 4월, 터키 중앙은행은 터키에서 암호 화폐 거래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암호 화폐가 터키 시장에 불가역적인 피해와 심각한 위협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암호 화폐를 사용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터키 중앙은행의 이와 같은 반응은 4월 셋째 주 터키에서 롤스로이스(Rolls-Royce)와 로터스(Lotus) 자동차를 공급하는 로얄 모터스(Royal Motors)가 터키에서 처음으로 암호 화폐를 거래 수단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발표한 직후에 나왔다. 터키 또한 다른 나라들처럼 많은 사람이 암호 화폐 시장으로 유입되었다. 터키의 암호 화폐 거래소인 비티씨투르크(BtcTurk)에는 2021년 1~3월 사이에 100만 명이 넘는 신규 사용자가 유입되었으며, 3월 20~24일 터키에서 거래된 암호 화폐의 규모는 약 230억 리라(한화 약 3조 1,695억 원)로, 전년 동기 거래 규모에 비해 약 23배 늘어났다. 
 
5월 17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카페, 예식장, 테마파크 등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업체와 개인 사업자에게 일회성 지원금 5,000리라(한화 약 67만 4,000원)를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약 138만 명이 이번 정책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예산 약 46억 리라(한화 약 6,200억 원)가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터키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약 377만 명이 코로나19 관련 고용 지원 혜택을, 약 100만 명 이상이 실업 지원 혜택을 받았다. 터키 정부는 또한 코로나19로 생활이 어려워진 약 281만 명에게 현금 약 550억 리라(한화 약 7조 4,242억 원)를 지급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정부가 2021년 말까지 총 1,040억 리라(한화 약 14조 385억 원) 가까이를 각종 코로나19 지원금을 위해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터키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기업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코로나19 위기 이후 약 260억 리라(한화 약 3조 5,096억 원) 상당의 세금을 감면했다고 덧붙였다. 
  
국제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Worldometer)에 따르면 5월 25일 기준 터키의 코로나19 총확진자 수는 519만 4,010명, 총사망자 수는 4만 6,446명이다.  뉴욕타임스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5월 23일 기준 터키에서 코로나19 백신을 한 번이라도 접종한 사람의 수는 전체 인구의 약 19%인 약 1,605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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