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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국제사회, 미얀마 군부 향한 경제 제재 강화... 실효성은 아직 의문

미얀마 EMERiCs - - 2021/06/10

☐ 연이은 경제 제재

◦ 토탈과 쉐브론, 천연가스 수익금 지급 중지
- 최근 글로벌 에너지 기업 토탈(Total SA)과 쉐브론(Chevron)이 미얀마에서 운영 중인 천연가스 원전에서 얻은 수익금을 당분간 미얀마 측에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토탈과 쉐브론은 미얀마 공기업 미얀마석유가스공사(MOGE, Myanmar Oil and Gas Enterprises)와 함께 조인트벤처 모아타나가스(MGTC, Moattama Gas Transportation Company Limited)를 설립하고 미얀마 내 핵심 유전 지역인 야다나(Yadana) 해안에서 천연가스를 채취하고 있다.
- 모아타나가스는 프랑스 기업 토탈과 미국 기업 쉐브론 외에 태국 에너지 공기업 PTT(Petroleum Authority of Thailand)도 참여한 조인트벤처이다. 모아타나가스의 지분은 토탈이 31%, 쉐브론 28%, PTT가 26%, 마지막으로 미얀마석유가스공사가 1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 모아타나가스의 최고 지분 업체인 토탈은 수익금 지급 동결을 발표하면서 ‘현재 미얀마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인권 유린 행위를 비판한다’는 성명도 덧붙였다. 비슷한 시기, 쉐브론 역시 토탈과 함께 유사한 내용의 성명을 내고 이번 수익금 지급 동결 조치가 미얀마에서 일어나는 군부의 인권 유린 행위를 제재하려는 국제 사회의 움직임에 동참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 천연가스는 의류와 함께 미얀마의 핵심 수출품으로, 수출액 기준으로 매년 1~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 무역 데이터 제공 기구 OEC(The Observatory of Economic Complexity)에 따르면 2019년 미얀마의 연간 수출액은 약 224억 달러(한화 약 25조 100억 원)였는데, 그중 약 29%인 64억 2,000만 달러(한화 약 7조 1,680억 원)가 천연가스 수출 대금이었고, 천연가스가 단일 품목으로 가장 많은 수출액을 기록했다.
- 이처럼 천연가스 판매가 미얀마 정부의 중요 수익원이기에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난 2020년 2월 1일부터 여러 국제 인권 단체를 비롯하여 군부에 의해 축출된 민주주의민족연맹(NLD,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 인사와 소수 민족이 설립한 임시 정부는 다국적 에너지 기업을 향하여 군부와 협력을 중단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 이러한 이유로 토탈과 쉐브론은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줄곧 여러 국제단체나 기구로부터 인권 유린에 간접적으로 협조하는 기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따라서 이번 수익금 지급 중단 결정 배경에는 미얀마에 제재를 가하는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동시에 기업 평판 또한 지키겠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 국제 사회, 미얀마 경제 제재 수위 높여... 동참 기업도 증가
- 토탈과 쉐브론이 수익금 지급 중단을 결정하기 열흘 정도 앞서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몇몇 유럽 국가들이 미얀마 군부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 먼저 미국은 기존의 경제 제재 대상 리스트에 미얀마 군부와 협력 중인 1개 단체와 13명의 주요 인사를 추가했다. 또한 다음 제재 대상 리스트에 올릴 기업으로 미얀마석유가스공사를 지목했다. 미국 정부가 모아타나가사의 지분을 보유한 미얀마석유공사를 제재 대상 후보로 언급한 것이 쉐브론의 모아타나가스에 대한 수익금 지급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 캐나다도 제재 대상 기업과 인물을 추가했으며, 영국은 미얀마 공기업인 미얀마보석(MGE, Myanmar Gems Enterprises)을 제재 대상 기업에 올렸다. 미얀마보석은 미얀마의 주요 수출품인 비취(翡翠, Jade)를 취급하고 있으며, 지난 2020년 4월 미국이 영국에 한발 앞서 미얀마보석을 제재 대상 기업으로 지정한 바 있다.
- 한편, 각국 정부가 미얀마 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개별 기업 차원에서 미얀마 군부와 거래를 중단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먼저, 일본 음료 제조업체 기린(Kirin)은 그동안 미얀마 공기업 미얀마 맥주(Myanmar Beer)와 협력하여 미얀마에서 맥주를 생산했으나,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자 수익 배당금 지급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 노르웨이계 다국적 통신 기업 텔레노어(Telenor) 역시 쿠데타 발생 이후 미얀마에서 진행하던 사업 자산 7억 8,200만 달러(한화 약 8,731억 원)를 재무제표에서 대손 처리했다. 또한 인도의 민간 항구 운영 업체 아다니포츠(Adani Ports)는 미국이 미얀마 경제 제재를 발표하자 자사 사업 가운데 미얀마 군부와 관계있는 사업이 있는지를 면밀히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 보다 공격적인 압박 필요

◦ 미얀마 군부 보유 기업, 외부 제제만으로는 큰 타격 없어
- 토탈과 쉐브론이 수익금 지급 중지를 알리자, 미얀마 인권단체 저스티스포미얀마(Justice for Myanmar)가 이와 같은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 다만, 저스티스포미얀마는 미얀마석유가스공사의 모아타나가스 지분이 15%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수익금 지급 중지가 군부의 자금줄에 치명상을 입히지는 못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저스티스포미얀마는 토탈과 쉐브론이 미얀마에서 가스 사업을 하면서 수익금 외에도 로열티와 법인세 등 여러 형태로 군부에 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에너지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군부와의 관계를 끊으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실제로 토탈과 쉐브론, 그리고 마찬가지로 모아타나가스에 지분을 출자한 PTT는 수익금 지급 중지를 결정했으나 천연가스 채굴 작업을 완전히 중단하지는 않았다. 이들 세 기업은 만약 천연가스 채굴 작업을 전면 중단할 경우 그 피해가 미얀마 일반 시민에게도 확대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또한 PTT는 야다나 해안에서 채굴한 천연가스 중 일부는 태국 국민도 사용하고 있기에 채굴 작업을 완전히 중단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 토탈, 쉐브론, 그리고 PTT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미얀마 군부에 대한 보다 강력한 제재를 주장하는 인권단체는 채굴 작업을 완전히 중지하지 않은 것은 결국 군부와 계속 협력하여 수익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라며 에너지 기업들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 한편, 지금까지 국제 사회가 내린 제재가 미얀마 군부에 실질적인 타격을 입히기 힘들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 싱가포르의 사회·정치·경제 리서치 기구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ISEAS-Yusof Ishak Institute)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의 가장 큰 자금원은 미얀마경제지주회사(MEHL, Myanma Economic Holdings Public Company)와 미얀마경제회사(MEC, Myanmar Economic Corp) 두 회사이다.
- 그리고 이들 두 기업은 미얀마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소비하는 각종 생활필수품 제조와 서비스를 비롯하여 부동산과 광업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외국 정부나 기업이 외부 제재를 가하더라도 군부가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는 분석했다.
- 더불어, 미얀마 군부 소유 기업은 군부의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공급망을 구성하였으며 따라서 제품 생산부터 유통까지 대부분 군부와 관계있는 기업이 공급망에 연관되어 있다.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는 이와 같은 특성 또한 언급하면서, 외부 제재가 원재료 수급 등 몇몇 부분에서는 군부에 약간의 타격을 입힐 수는 있어도 대세에 지장을 줄 정도의 압박을 가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았다.

◦ 동참 않는 국가와 기구도 있어
- 한편, 미얀마 군부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거나 군부와 협력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국제 사회의 미얀마 군부 제재 효과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 대표적으로, UN안전보장이사회는 상임국가이사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미얀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미얀마와 인접한 중국은 미얀마의 주요 수출품인 비취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로 비취 수입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미얀마 군부에 막대한 현금을 지원하고 있다.
- 국제 사회의 제재 효과에 의문을 품은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 역시 미얀마 군부가 필요한 자원을 중국에서 수입할 수 있다고 하면서, 국제 사회가 미얀마를 고립시키더라도 미얀마 군부는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또한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인 싱가포르는 미얀마 정부 소유 자금을 동결시킨 미국이나 유럽 국가와는 다르게 자국 금융 기관을 이용하는 고객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금융 산업에서만큼은 군부 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 호주 역시 최근 미얀마 사태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협심하여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하면서 강력한 제재와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여기에,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과 같은 국제 금융 기구도 미얀마 군부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군부의 자금원이 되고 있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 군부, 저항 수위 예기치 못한 수준 인정... 그러나 여전히 국제 사회의 지속적 관심 필요 
- 최근 미얀마 군부 수뇌인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최고 사령관은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계속된 미얀마 국민의 저항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 하지만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저항 수준이 다소 높았다고 하면서도 군부는 부정선거로 집권한 불법 정권을 대신해 미얀마 행정을 담당하고 있으며, 시위대는 불법 세력에 동조한 테러 집단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 민주주의민족연맹과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연합해 정부를 수립했고, 이 임시정부가 군부에 대항할 방어군을 창설하는 등 미얀마는 내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군부 역시 민주주의민족연맹을 주축으로 한 임시정부는 물론 시위대를 계속 진압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 국제 사회가 외부에서 미얀마 군부 관련 단체나 개인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고 있고, 특히 경제적 압박을 주기 위해 여러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오랜 기간 군부와 결탁해온 기업을 이용해 미얀마 내수 산업을 장악했고, 여기에 국제 사회의 제재에 적극 동참하지 않는 국가나 단체를 통해 외부 봉쇄를 벗어나려 하고 있다.
-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다수의 인권 단체는 미얀마 국민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고 생존권도 큰 위협을 받고 있다며 국제 사회가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 미얀마 카렌(Karen)주에 근거를 둔 비영리기구 KESAN(Karen Environment and Social Action Network)은 과거 레바논(Lebanon)에서 국제 사회가 공인된 비영리기구를 통해 직접 분쟁 지역의 시민을 지원한 사례가 있다고 하면서, 레바논과 마찬가지로 미얀마 국민에게도 정부 대 정부가 아닌 비영리기구를 통한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 더불어,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있는 군부를 몰아내기 위해 더 많은 국제 사회 정부와 기구가 보다 강력한 제재를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Diplomat, Total, Chevron Suspend Dividends to Myanmar Oil and Gas Firm, 2021.05.27.
The Guardian, Myanmar:fossil fuel giants cut payments to junta but gas still flow, 2021.05.27.
U.S. Department of State, Burma Sanctions, 2021.05.17.
Business Standard, Myanmar's generals run a nearly sanctions-proof business empire, 2021.05.12.
CNA, Total, Chevron suspend payments to Myanmar junta from gas project, 2021.05.27.
Reuters, Some 200 rights groups push for U.N. arms embargo on Myanmar, 2021.05.06.
The Irrawaddy, Calls Grow to Cut Myanmar Junta’s External Financial Lifelines, 2021.05.05.
Nikkei Asia, Myanmar economists urge curbs on junta's hard currency access, 2021.04.29.
BNI Multimedia Group, Kachin woman appointed as NUG’s new deputy minister, 2021.05.05.
Mizzima, NGO says governments should step up cuts to Myanmar gas revenues, 2021.05.30.

Human Rights Watch, Myanmar: Chevron, Total Suspend Some Payments to Junta, 2021.05.28.
Bangkok Post, Myanmar's junta approves B87bn investment, including gas power plant, 2021.05.09.
The Irrawaddy, 100 Days Since Myanmar’s Coup: Looming Economic Collapse, Poverty and Hunger, 2021.05.11.
CNA, Myanmar's junta approves US$2.8 billion investment, including gas power plant, 2021.05.09.
UN News, Myanmar approaching point of economic collapse: UN report, 2021.04.30.
The Diplomat, With Coordinated Announcement, Western Nations Ramp up Myanmar Sanctions, 2021.05.18.
Kyodo News, Junta-ruled Myanmar facing cash shortage, rising prices, 2021.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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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uters, U.S., allies coordinate new sanctions on Myanmar junta, 2021.05.17.
Aljazeera, US, Canada and UK impose new sanctions on Myanmar military, 2021.05.17.
Nikkei Asia, Myanmar coup latest: Thailand concerned by violence, inertia, 2021.06.06.
The Diplomat, Can Sanctions Work in Myanmar?, 2021.05.21.
The West Australian, Australia resists call to sanction Myanmar, 202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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