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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체코 공화국 핵 에너지 개발과 듀코바니(Dukovany) 발전소 신구획 건립

체코 Danes Brzica Institute of Economic research SAS Senior economic researcher 202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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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현황 
현재 세계에는 400여 개의 핵발전소가 존재한다. 핵에너지 의존 중단을 결정한 유럽 선진국이나 핵에너지 자체를 거부해 핵발전소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들과는 달리 체코 공화국은 프랑스와 함께 핵발전을 미래 에너지 분야 수요 충족의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한다. 체코는 듀코바니와 테멜린(Temelín)이라는 두 개의 핵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체코 정부는 듀코바니 핵발전소에 신구획(new block)을 건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림 1>은 체코 국내 전력 소비량의 장기적인 추세를 보여준다.  

<그림 1 > 체코 공화국 내 전력 소비량의 장기적 동향(1919~2018년)
* 출처: ČEZ(2021)


듀코바니 핵발전소(EDU, Jaderná elektrárna Dukovany)는 1970년에 체코의 전신인 체코슬로바키아와 소련 간에 두 개의 핵발전소 건립에 합의하는 조약이 비준된 이후 건설되었다. EDU 건설 프로젝트는 1974년에 시작되어 실제 착공은 1978년에 이루어졌고, 1985~1987년간 총 4개의 가압수형 원자로가 설치되어 현재까지 가동 중이다. EDU는 체코 에너지 체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2020년을 기준으로 14.30 테라와트/시(TWh) 분량의 전력을 생산하여 체코 국내 전력 소비량의 약 5분의 1을 충당한다. 발전 효율성 향상을 위해 가동 중에도 현대화 개량이 실시됨으로써 설계발전량이 기존의 원자로당 440메가와트에서 510메가와트로 향상되어 현재 총2,040메가와트의 발전이 가능하다. 현존 원자로들의 가동기한은 2045~2047년까지이며, 계획된 신구획(NPP EDU II 로 명명)의 예상 발전량은 2개의 원자로에서 각각 1,200메가와트씩 총 2,400메가와트이다.

신구획 건립 및 운영을 담당할 협력사의 선정은 해당 시설의 가동기한인 80년간 체코의 에너지 안보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EDU 신구획 건립은 장기 프로젝트로, 체코 산업통상부 (Ministry of Industry and Trade) 계획에 따르면 최소 2029년에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안드레이 바비시(Andrej Babiš) 체코 총리에 의하면 2036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신구획 건립은 그 영향력이 장기간 발휘될 투자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확장의 이유와 건립 계획 분석
코로나19사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대형 복합기업체인 체코전력공사 ČEZ는 정부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EDU에 다섯 번째 원자로를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4월 말에 정부는 EDU 신구획 건립과 관련해 ČEZ와 두 개의 합의를 체결했는데, 여기에는 수십년 이후 미래에 에너지 수요를 어떻게 충당할지에 대한 결정도 포함된다. 체코 정부가 신구획 건립 프로젝트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환경 문제와 관련한 EU와의 합의사항을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체코는 점진적으로 1만 메가와트 규모의 화석연료 기반 발전시설을 폐기할 방침인데, 여기에서 발생하는 부족분을 EDU 신구획이 충당하게 된다. 핵에너지의 이용은 외국으로부터의 전력 수입에 의존하는 선택지에 비해 체코의 에너지 자급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며, 체코의 에너지 공급에 있어서는 핵에너지와 더불어 재생가능 에너지원도 모두 활용할 계획이다.

예산 모델: EDU 신구획 건립에는 약 1600억 체코 코루나(한화로 약 8조 5,000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며, ČEZ의 예산 모델은 자체 조달 및 기타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이 비용을 조달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회사채 발행이나 상업기관 및 국가로부터의 대출 등 많은 선택지가 존재하고, 국가 또한 외부 자원 조달 면에서 중요할 역할을 수행할 것이나, 유럽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이러한 국가 개입을 불법 원조로 판단하는 일을 막기 위해 체코 정부 차원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지나친 지원은 삼가고자 한다. 지금으로서 가장 유력한 방식은 국가가 일종의 재정 보증을 제공하여 ČEZ이 은행으로부터 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구매가 보증: 정부는 기존 오랫동안 구매가 보증(purchase price guarantee)에 난색을 표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는 ČEZ를 위해 EDU 신구획 전력 구매가를 보증해줄 계획인데, 이는 이러한 보증이 없이는 ČEZ가 투자를 고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ČEZ는 채무 보증 및 프로젝트 수주 판매권, 공사비용 보상 요구권과 더불어 새 핵발전시설에서 생산되는 전력 단위당 이른바 ‘수익보장가격’에 해당하는 금액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생산된 전력은 정부가 ČEZ로부터 특정 가격에 구매해 시가(時價)에 판매하게 되는데, 따라서 수익보장가격에 전력을 구매해주는 방식으로의 지원이 가장 적절한 방안으로 선택된 것이다. 수익보장가격은 핵발전에 드는 타당한 경제적 비용에 더해 적정 수준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미래 핵발전시설의 폐기에 드는 비용 등도 감안하여 산정되어야 할 것이다.

건설업체 선정: ČEZ그룹은 2024년까지 EDU 신구획 건설업체를 선정해야 하며,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프로젝트 수주에 관심을 보여왔다. 업체 선정 과정은 다소 복잡하다. 일찍이 수주에 관심을 보인 기업에는 각각 미국, 프랑스, 러시아, 한국, 그리고 중국 소재의 다섯 기업이 있으나, 이 중 어느 기업을 선정할 것인가의 문제에는 전략, 기술, 경제, 그리고 안보 관련 요소가 심사 기준에 포함될 것이다. 정부는 EDU 신구획 건설업체 선정에 기밀 절차에 기반한 안보 규정을 적용했으며, 안전성에 더해 전력가격과 에너지 자급력 또한 전략적 고려 사항에 포함시켰다. 2021년 4월 기준으로 프랑스, 한국, 그리고 미국에 소재한 3개의 잠재적 수주기업에 대한 안보 평가가 진행 중이며, 경쟁을 통해 선정된 공급업체를 정부가 최종적으로 승인하게 되지만 안보상 이유에서 ČEZ가 선정한 업체의 승인을 거부할 수도 있다.

체코 정부가 견지하는 접근법은 현재 에너지 순수출국인 체코가 석탄 자원 활용의 점진적 중단으로 인해 미래에는 에너지 순수입국으로 바뀔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한다. EU차원에서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실시한 다양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체코 정부는 국내 전력 소비량이 현재의 67테라와트/시에서 점차 증가하여 2040년에는 77.5테라와트/시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기존 에너지원을 대체하기 위해 고려된 선택지로는 (1) 재생가능 에너지원 (2) 천연가스 기반 화력발전소 (3) 전력의 해외수입량 증대 (4) 전력 비축기술의 개발과 전력소비에 대한 통제 강화, 그리고 (5) 핵발전소를 들 수 있다. 체코 정부는 이 중 (1)번과 (4)번의 경우는 기존 자원을 대체하는 데 역부족이라 판단하였는데, 재생가능 에너지원은 국내에서 아직 적절한 활용 요건이 갖추어지지 못했고, 에너지 비축의 경우에도 2030년 실제 비축 추정치가 1,200메가와트에 그쳐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3)번의 경우 충분한 양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되고, 대량의 전력을 타국으로부터 송전받는 과정의 기술적 어려움도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미래 전망과 함의
EDU 신구획 프로젝트는 체코에 있어 경제뿐만 아니라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국가 에너지 구상 개정판(Updated State Energy Concept)은 석탄 기반 화력발전소의 발전량을 점차 줄이고 대신 재생가능 에너지원과 핵에너지를 사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구획 건립은 석탄자원 대체 이외에도 2035년부터 단계적으로 운용기한에 진입하는 기존 핵발전소(구형 원자로 시설의 경우 2037년에 운용기한을 맞지만 2047년까지 가동 연장의 가능성도 있다)의 발전량을 충당하는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정부 및 다른 이해관계자들도 신구획 건립을 지지하고 있으며, 건립예산은 ČEZ이 자회사를 통해 지원하고 국가 수준에서는 관련 입법 및 규제 환경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비록 체코가 가까운 미래에 전력 순수입국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지만, 듀코바니 발전소 신구획 건립을 통해 일정 수준의 에너지 안보와 자급력 확보를 도모할 수 있으며, 현재 정부의 에너지 구상은 이를 통해 최소 90%의 에너지 자급률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계획은 핵발전소에서의 석탄 사용을 늦어도 2038년까지 모두 멈추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체코 석탄위원회(Coal Commission)는 2038년까지 모든 발전시설에서의 석탄 사용을 중지할 것을 정부에 권고하였으나, 아직 이 기한이 공식적으로 채택되지는 않았다. 석탄위원회는 2021년 말까지 과거 체코 국내 에너지 부문에서 실시되었던 석탄 사용 중지 조치의 제반 조건, 집행방식, 그리고 영향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2020년을 기준으로 재생가능 에너지가 국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약간 상회하는 12.1%이다.

이러한 조치가 환경보전 노력에 보탬이 됨은 자명하나, 체코는 석탄 자원 자체는 전략적 비축 자원으로 남겨둘 예정이다. 체코 국내 에너지 수요 충당의 구조적 변화는 단순히 EDU 신구획 프로젝트뿐 아니라 체코 에너지 부문 자체가 재생가능 에너지원으로 이행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비록 듀코바니(510 메가와트급 시설 4기)와 테멜린(1,055메가와트급 시설 2기) 핵발전소가 개별 발전량에서는 최대 규모이긴 하나, 현재 가동 중인 석탄 기반 화력발전소의 발전량을 모두 합하면 이들 핵발전소의 발전량을 뛰어넘는다. ČEZ는 앞으로 10년 내에 국내 발전량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의 3분의 1 미만으로 줄이고자 한다. 이를 위한 최우선 투자 대상은 대형 태양광발전소(photovoltaic power plants)이고, 또한 ČEZ 차원에서 2025년까지 1,500메가와트, 그리고 2030년까지 6,000메가와트 규모의 재생가능 에너지원 발전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현재 ČEZ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재생가능 에너지원 발전량은 1,000메가와트 수준). 듀코바니 핵발전소 신구획 건립과 기타 재생가능 에너지원에 대한 지원을 통해 ČEZ가 생산하는 에너지에서 석탄의 비중은 현재의 약 40%에서 2025년에는 25%, 그리고 2030년에는 12.5%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 소비 절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력 소비량이 미래에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EDU 신구획은 기존의 구형 발전소를 대체하고 국내 산업의 원활한운영을 돕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산업 부문은 국내 경제에서 에너지를 매우 많이 사용하는 분야이고, 이 수요를 충당하는 데 있어서는 태양광 발전 등의 대체재보다 꾸준한 발전량을 확보할 수 있는 핵에너지 발전이 보다 더욱 안정적인 방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핵발전소 건립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예산 모델은 다른 선택지에 비해 체코 국민이 사용하는 에너지 가격에 대한 큰 영향은 미치지 않으면서도 수요 충족의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핵발전 분야를 안정시키고 강화하는 조치를 통해 외국 본사로부터 석탄 채굴에 대한 대출을 줄이고 생태계에 보다 도움이 되는 에너지원을 지원하도록 압력을 받고 있는 국내 은행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도 해당 계획이 지닌 또 하나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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