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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빅데이터로 보는 아프리카, 극단주의 무장 조직 세력 확장으로 안보 불안 심화 이슈 추이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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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심층이슈 분석

아프리카 각국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분리주의 세력, 해적 등으로 인한 치안 불안과 정치적 혼란에 직면해 있다.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으로 군인과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온 보코하람(Boko Haram)은 조직 지도자를 잃은 뒤에도 여전히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의 치안을 위협하고 있으며, 또다른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 Islamic State West Africa Province)는 보코하람 조직원 일부를 흡수하며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기니만 등 서아프리카 해안 지역에서는 어선과 화물선을 공격하는 해적 행위가 해상 운송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한편 에티오피아에서는 티그라이 분리주의 세력과 중앙정부 사이의 갈등이 8개월 넘게 지속되면서 인도적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의 위협 지속
2021년 5월 보코하람의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Abubakar Shekau)가 ISWAP와의 교전 과정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서구화와 세속주의를 거부하고 이슬람법의 엄격한 집행을 추구하는 보코하람은 2009년부터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활동하며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테러와 공격을 자행해왔으며, 그 결과 약 4만 명이 사망하고 200만 명이 피난을 떠났다. 보코하람은 2015년 이슬람국가(IS) 조직에 충성을 맹세하면서 IS 산하 서아프리카 지부가 되었으나, 무슬림 민간인을 공격하고 여성을 자살폭탄테러에 이용하는 셰카우의 과격한 전략에 반발한 일부 조직원들이 2016년 조직을 이탈하여 ISWAP를 조직했다. 셰카우의 보코하람과 ISWAP 두 조직은 나이지리아 북부와 서아프리카 지역의 통제권을 두고 대립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셰카우의 사망 이후 일부 보코하람 조직원들이 ISWAP 지도자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을 포함하여 민간인까지 공격한 보코하람과 달리 ISWAP는 현지 주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세력 구축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인다. ISWAP는 소규모 무장조직을 흡수하고 체계적인 조직 구조를 갖추는 한편 점령지를 행정 구역으로 나누어 주민들에게 세금을 거두는 등의 통제력을 행사하며 단순한 무장조직에서 지역 기반을 갖춘 준국가 조직으로 발전하고 있다. ISWAP의 성장을 견제해온 경쟁 세력인 보코하람의 약화는 ISWAP의 성장을 가속해 나이지리아 북부를 넘어 서아프리카, 특히 사하라 사막 인근 사헬(Sahel) 지역 전체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민간인에 대한 공격 빈도가 줄어들고 보코하람 근거지에서 ISWAP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등 ISWAP가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보코하람을 대체하여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징후가 관측된다.

셰카우의 죽음은 보코하람에게는 상당한 타격이었지만, 민간인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과 강도단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의 치안 불안정은 계속되고 있다. 7월 4일 무장 괴한들이 북부 자리아(Zaria) 인근 의료시설을 공격해 8명을 납치했으며, 7월 5일에는 카두나(Kaduna)에 위치한 기독교 계열 베델 침례 학교(Bethel Baptist School)가 무장 괴한들의 습격을 받아 학생 140명이 납치되었다. 북부 카두나 주는 무장조직의 납치와 공격이 빈번한 지역으로, 2021년 6월까지 총 4곳의 학교가 공격당했으며, 나이지리아 전체에서는 2021년 한 해에만 총 7건의 대규모 납치 사건이 발생했다. 2020년 12월 이후 7월까지 약 1,000명의 학생들이 무장 괴한들에 의해 납치되고 9명이 사망했으며, 학생 200명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한 상황이다. 학교에 대한 공격은 현재에도 이미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북부 지역의 취학률을 더욱 악화시켜 교육 수준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우려되는 일이다.

무장조직의 위협에 대응해 나이지리아 정부는 군사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무함마두 부하리(Muhammadu Buhari)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카두나에서 납치된 학생 구조를 위해 군대와 경찰을 추가로 카두나 주에 배치했다. 나이지리아군은 6월에는 보르노(Borno) 주에서 보코하람 무장대원의 공격을 격퇴하고 조직원 6명을 사살했으며, 7월 3일에는 군과 보코하람의 교전 과정에서 조직원 28명을 사살했다. 7월 13일에는 나이지리아군이 보르노 주에서 보코하람이 납치한 민간인 17명을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군사 작전만으로는 무장조직 성장의 근본적 원인인 북부 지역의 저개발과 경제난, 실업, 국가기관의 부패로 인한 누적된 불만 등을 해결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인질에 대한 몸값 지불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에젠와 프란시스 오녜우치(Ezenwa Francis Onyewuchi) 나이지리아 상원의원은 경제난, 실업, 국가기관의 부패 등의 요인을 무장조직 성장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했다. 부하리 대통령 또한 실업과 가난으로 인해 청년들이 보코하람에 가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나이지리아의 남북간 경제 격차는 심각한 수준이다. 북부 지역의 빈곤율은 남부에 비해 40%, 실업률은 세 배가량 높으며, 문맹률 또한 80%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은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며 도시 빈민, 실업자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조직원을 충원하고 있다. 지역 개발에 대한 중앙정부 및 주정부의 무관심과 방기, 만연한 국가기관 내의 부패 또한 지역 주민들이 무장조직에 가담하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근본적인 사회, 경제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진지한 노력이 없다면, 군사 작전에도 불구하고 북부 지역은 계속해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과 무장 강도단의 활동 영역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니만 해적 행위, 서아프리카 및 나이지리아에 경제적 피해 초래   
아프리카의 치안을 위협하는 요인은 사하라 사막에 접한 내륙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니만(Gulf of Guinea) 지역은 세계에서 해적 활동이 가장 활발한 해역 중 하나로, 2020년에는 전세계에서 신고된 해적에 의한 선박 나포의 95%가 기니만에서 발생했으며 2021년 1/4분기 전세계에서 발생한 해적 행위의 43%가 기니만에서 발생했다. 2021년 상반기에 납치된 선원은 50명에 달하며, 한 명은 해적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지난 6월에도 해적들이 기니만 해역을 항해하던 화물선을 공격해 나포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해적 공격 빈도도 늘어나 2019년 162건이었던 해적 행위는 2020년 195건까지 증가했다. 

2021년 들어 기니만 해역의 해적 행위는 다소 감소했으나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바다로 남아 있다. 국제상업회의소(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산하 국제해양국(International Maritime Bureau)은 2021년도 1/4분기 기니만 해역의 해적 활동이 2019년 2/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선원과 선박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이유로 로이즈 마켓(Lloyd’S Market Association)은 기니만 해역을 전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해역으로 분류하며 기니만 해역의 위협이 근절되지 않아 선원과 선사들이 기니만 해역 항해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적 창궐로 인한 기니만 해역의 치안 불안은 경제적으로도 악영향을 끼친다. 2015~2017년 해적 행위로 인해 서아프리카 지역이 입은 경제적 피해규모는 총 23억 달러(한화 약 2조 6,463억 원)로 추산된다. 7월 13일 부하리 대통령은 해적 행위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연 263억 달러(한화 약 30조 2,528억 원)에 달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부하리 대통령은 또한 해적 행위가 선박과 선원을 나포한 해적들에게 지출되는 몸값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의 핵심 수출품인 원유 수출에 차질을 초래하여 국가 경제에 피해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해적 행위는 직접적으로 경제적 피해를 남길 뿐만 아니라 기니만 해역의 치안을 불안하게 만들어 밀수와 밀무역 등 불법적인 해상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기니만 해역의 해적은 나이지리아뿐만 아니라 국제 선사들에게도 재정적 부담을 가한다. 2020년 기준 기니만을 지나 나이지리아로 향하는 선박들이 부담한 분쟁 위험 추가 분담금은 총 5,500만 달러(한화 약 632억 8,300만 원)였으며, 기니만 해역을 항해하는 전체 선박 중 35%가 해적 피해를 대비해 부담한 추가 보험금은 1억 달러(한화 약 1,150억 6,000만 원)에 달했다.

에티오피아, 중앙정부와 티그라이 분리주의 세력 사이의 갈등 장기화   
극단주의 무장조직과 해적, 강도단 등 범죄조직 외에 아프리카의 치안을 위협하는 또다른 요소는 분리주의 세력이다. 대표적으로 에티오피아에서는 지난 11월 촉발된 에티오피아 중앙정부와 티그라이 분리주의 조직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Tigray People’s Liberation Front) 사이의 갈등이 2021년 7월까지 장기화되면서 인도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

2018년 아비 아흐메드(Abiy Ahmed) 에티오피아 총리가 집권하기 전까지 TPLF로 대표되는 티그라이인들은 1991년부터 2018년까지 다종족 연합의 핵심 일원으로서 정치적 주도권을 행사해왔으나, 아흐메드 총리 집권 이후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축소되면서 아흐메드 총리의 중앙정부와 TPLF 사이 관계는 경색되었다. 양측의 갈등은 아흐메드 총리가 코로나19 유행을 이유로 지난 2020년 8월로 예정된 총선을 2021년 6월로 연기하면서 고조되었다. TPLF는 선거 연기가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2020년 9월 자체총선을 실시했고, 중앙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양측 사이의 긴장은 2020년 11월 TPLF가 티그라이에 주둔하던 에티오피아군을 공격했다는 명분으로 에티오피아군이 티그라이를 침공하면서 폭발했다.

분쟁은 에티오피아군이 2020년 11월 티그라이 주의 수도 메켈레(Mekele)를 점령하면서 중앙정부 측의 승리로 조기 종식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TPLF는 저항을 이어갔으며, 6월 21일 총선을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해 다시 공세에 나서 6월 28일 메켈레를 탈환했다. 메켈레를 상실한 이후 에티오피아 중앙정부는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으나, TPLF는 에티오피아군이 티그라이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는 휴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어 7월 4일 TPLF는 티그라이 지역에서 에티오피아군과 에티오피아군을 지원하는 에리트레아군과 암하라(Amhara)주 출신 민병대의 전원 철수, 2020년 9월 총선으로 TPLF가 구성한 티그라이정부에 대한 중앙정부의 공식적 승인을 휴전 조건으로 제시했으며 아흐메드 총리와 이사이아스 아페르워키(Issaias Aferworki) 에티오피아 대통령이 이번 갈등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요구했다. TPLF가 에티오피아 정부의 일방적 휴전 선언을 거부하고 중앙정부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휴전은 사실상 불발되었고, 7월 13일 TPLF는 정부군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한편 총선에서는 아흐메드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번영당(PP, Prosperity Party)이 전체 546석에서 410석을 확보해 압승하면서 아흐메드 총리의 재집권이 확실해졌다. 총선 승리로 아흐메드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하고 정치적 입지가 강화됨에 따라 TPLF에 대한 중앙정부의 강경한 입장 또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며, 조속한 분쟁 해결의 가능성은 낮아졌다.

분쟁 장기화는 심각한 인도적 위기로 이어졌다. 정부군과 TPLF 사이 교전으로 발생한 직접적 사망자만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에티오피아군과 에리트레아군이 민간인 학살과 전쟁 범죄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편 에티오피아군이 티그라이 지역으로 이어지는 교통로를 봉쇄하고 국제 사회의 원조를 막으면서 티그라이주와 메켈레에는 식량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UN 식량계획(UN World Food Programme)에 따르면 티그라이 지역 주민의 91%에 달하는 520만 명이 긴급한 식량 원조가 필요한 상황이며, 35만 명에서 40만 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기근에 처했다. 전쟁를 피해 집을 떠난 피난민도 220만 명이 발생했다. UN은 티그라이 지역의 인도적 위기 대응에 약 8억 5,000만 달러(한화 약 9,766억 5,000만 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으나, 현재까지 모금한 금액은 절반에 그치는 상황이다.  

아프리카 각국, 무장조직 대응 위한 방안 모색
아프리카 국가들은 무장조직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함정과 해군 장비 구입 등의 비용으로 1억 9,500만 달러(한화 약 2,243억 6,700만 원)를 투입했으며 해적 행위 가담자에 대한 처벌 법령을 마련하는 등 기니만의 해적 소탕을 위한 노력에 나섰다. 지난 6월에는 부하리 대통령이 딥블루 프로젝트(Deep Blue Project)를 발족하고 해적 소탕과 해안 경비를 전문으로 하는 특수 부대를 창설하기도 했다. 기니만에 접한 가나 정부 또한 7월 7일 기니만 해역의 해적 퇴치를 위해 국가통합해사전략(National Integrated Maritime Strategy)을 발족했다. 같은 날 가나 수도 아크라(Accra)에서 개최된 해상방위국제회의(International Maritime Defense Conference)에 참석한 무하마두 부와미아(Mahamudu Bawumia) 가나 부통령은 가나의 국제무역 80%가 해상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언급하며 기니만 해역 내 해적 소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부와미아 부통령은 서아프리카 해역의 불안정이 가나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전세계 모두에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으며, 국제사회 및 아프리카 역내국가에 해적 퇴치를 위한 정보 교환과 협력을 촉구했다.

이웃에 접한 소말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알샤밥(Al-Shabab)의 위협에 시달리는 케냐는 알샤밥에 가담한 청년들의 사회 복귀와 재정착을 지원해 이슬람 극단주의 이념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알샤밥은 소말리아에 접한 케냐 북부 지역의 실업자나 빈민 청년을 대상으로 경제적 혜택 등을 미끼로 조직원을 모집해왔으며, 알샤밥 내 케냐 출신 조직원은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냐 정부는 알샤밥에 가담한 청년들이 조직을 떠나 케냐에 다시 정착할 수 있도록 사면하는 한편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를 제공했으며, 2021년에만 약 350명의 청년들이 케냐로 돌아와 사회에 복귀했다. 케냐의 사례는 아프리카 내 극단주의와 무장조직 위협을 근절하기 위한 최선의 길은 사회경제적인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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