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SDG 달성에 긍정적 성과를 보이는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Pek Chuen Khee University of Notthingham Senior Teaching Fellow 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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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2015년 유엔총회에서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193개 국가들은 보다 포용적이고 친환경적인 개발을 위한 세계적 노력의 일환인 ‘지속가능 개발을 위한 2030년 의제(2030 Agenda for Sustainable Development)’를 채택하였다. 본 의제는 17개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더해 169개의 세부 목표 및 232개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2030년까지 모든 SDG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총리 산하에 지속가능 개발과 SDG에 관련한 모든 노력을 조율하는 경제기획부(EPU, Economic Planning Unit)을 두어 기획 업무를 관장하도록 하였다. 말레이시아 5개년 계획을 비롯한 국가개발계획 전반은 모두 SDG의 달성을 염두에 두고 책정된 것이다.
SDG 관련 업무는 각각 구체적 사무를 다루는 다섯 개의 총리실 산하 위원회가 직접 수행한다. 일례로 포용성 위원회는 SDG 목표 중 1번(빈곤 퇴치), 2번(기아 퇴치), 5번(양성평등), 그리고 10번(불평등 완화)을 관장한다.
총리실 산하 EPU 보고에 따르면 공공 부문에서는 SDG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수의 구상안을 마련했다. 총리는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국가 SDG 위원회(National SDG Council)의 의장이기도 하고, 경제 성장 계획에 SDG를 반영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비정부기관 및 민간부문과의 협력을 추구하기도 한다. 2030년 의제와 SDG 시행을 위한 SDG 로드맵 또한 마련되어 배포되었다.
말레이시아의 SDG 달성 현황
케임브리지 대학 출판사가 공개한 2020년도 지속가능개발 보고서(Sustainable Development 2020)에 의하면 말레이시아의 SDG 지표 점수는 71.8로, 총 166개 국가 중 60위를 기록했다. 1위는 84.7점을 기록한 스웨덴이 차지했고, 한국은 78.3로 20위이며, 마지막 순위는 38.5점을 기록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다(Sachs et al., 2020). 말레이시아는 2020년의 성과를 포함해 SDG를 대체적으로 잘 달성해온 편에 속한다.
위의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가 상대적으로 잘 수행해 온 SDG 목표로는 1번(빈곤 퇴치), 3번(건강과 웰빙), 4번(양질의 교육), 5번(양성평등), 7번(값싼 청정 에너지), 8번(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11번(지속가능한 도시 및 지역사회), 12번(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그리고 13번(기후변화)를 들 수 있다. 이들에 국한한 말레이시아의 SDG 지표 점수는 100점 만점에 75점을 상회한다. 2020년에는 추가로 1, 7, 8 그리고 9번(산업, 혁신 및 인프라) 면에서 이전보다 개선된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2020년에 SDG 목표 1, 7, 8 및 9번과 관련한 성과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양호한 SDG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었던 것은 정부-민간-공공부문 간의 끊임없고 의욕적인 협력과 파트너십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말레이시아에서 SDG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역할이 중요한데, 정부가 입안하는 정책은 법규에 따라 통제되고 민간부문 및 일반 대중이 이러한 정책의 성과를 내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기 때문이다.
SDG 달성을 위한 말레이시아의 노력
말레이시아는 빈곤 퇴치라는 목표를 지금까지 잘 달성해왔으나, 코로나19 사태의 발생 및 장기화라는 예상 외의 악재로 인해 빈곤율이 10~20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절대빈곤율은 2016년 7.6%에서 2019년에는 5.6%까지 개선되었고, 2020년 7월에는 현재 경제 개발 현황을 고려해 실질적인 빈곤 실태를 더욱 잘 반영할 수 있도록 빈곤기준선이 218.54달러(한화 약 25만 1,212원)에서 531.37달러(한화 약 61만 810원)으로 조정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 말레이시아의 경제 상황은 양호했다. 정부는 2024년에서 2028년 사이에 말레이시아를 고소득 국가로 격상시키기 위한 목표를 세웠고, 부미푸테라(bumiputera,말레이시아 원주민)의 초소형 혹은 중소기업 창업을 지원하는 등의 재정 정책이 많은 가정의 빈곤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팬데믹 발생 이후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경제 봉쇄 조치가 몇 차례에 걸쳐 계속되면서, 지역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국내 약 120만 가구가 빈곤상태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6월 말경 경제 봉쇄 조치 이후 최대 규모인 360억 달러(한화 약 41조 3680억 원) 상당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실업자 수를 줄여 빈곤율 상승을 억제하고자 했다. 민간부문 또한 인종이나 종교와는 무관하게 공평한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정부의 시책을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전 수 차례에 걸친 봉쇄 조치는 말레이시아 경제에 하루 5억 5,000만 달러(한화 약 6,322억 2,500만 원에 달하는 피해를 준 것으로 집계되는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중소기업의 약 40%가 폐업 위기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정부가 2021년 7월 7일 6개월간 모든 개인, 초소형기업 및 중소기업에 대해 모라토리엄1)조치를 발표한 것은 잘 한 일이다. 말레이시아 경제는 최근 코로나19 발생 건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이 SDG 목표 8번(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을 반영하도록 하는 국민 중심적 정책에 힘입어 2021년에 4.5%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The Edge Markets, June 23, 2021).
말레이시아 정부는 SDG 목표 8번, 9번(산업, 혁신 및 인프라), 그리고 12번(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을 추구함에 있어 4차 산업혁명(4IR, Forth Industrial Revolution) 부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가 정책은 말레이시아를 고소득 국가로 올려놓기 위한 디지털화 및 기술발전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에서 4IR은 공동 번영 비전(SPV, Shared Prosperity Vision) 2030 및 말레이시아 5개년 계획 등 국가적 개발 정책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정부가 인식하는 4IR의 5개 핵심기술은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블록체인, 그리고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정부는 국가적 4IR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 및 계획에 모든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고자 하기에 , 최적의 모델 채택 등을 통해 이러한 계획의 성공에 기여하는 데 있어 민간 부문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대학들 또한 졸업생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 4IR 부문에 종사할 수 있는 능력과 노하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해관계자라 할 수 있으며, 교육 과정을 통해 미래 세대가 자신들의 사업과 전략에 디지털화를 잘 적용할 수 있도록 창의성과 혁신성이라는 두 가지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은행 등과 같은 민간 부문은 지난 수년간 디지털 역량에 많이 투자하여 고객의 인터넷 및 온라인 뱅킹 수요에 대응하고자 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현금 순환이 줄고 대출액에 대한 모라토리엄 조치로 수익이 감소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하지만 4IR의 약진으로 첨단기술이 은행업무의 중심이 되는 환경이 형성되었기에 단기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변화는 계속 이어 나가야 할 것이다.
말레이시아 영자신문인 뉴 스트레이츠 타임즈(New Straits Times)가 보도한 HSBC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75%가 자신들의 활동과 연간성이 높은 SDG 목표 3번(건강과 웰빙), 4번(양질의 교육), 그리고 9번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SBC은행은 지속가능한 재정적 지원을 통해 기업들이 저탄소 기반 지속가능 경제로 이행하는 일을 돕고자 한다. 쿠알라룸푸르에 소재한 UCSI대학교는 SDG를 핵심 가치 중 하나로 삼고 이와 관련한 프로그램, 강좌, 및 학계활동을 설립해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 학생들이 SDG 목표 4번 및 17번(파트너십) 달성을 위한 세계적 비전에 동참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UCSI대학은 SDG 관련 활동에 대한 기업들의 파트너십과 재정 지원을 환영하며, 대학 내 SDG 관련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2).
말레이시아 내 SDG의 미래
통계청의 2018년 보고서는 말레이시아가 2030년까지 SDG 관련 지표를 달성한다는 목표 하에 적절한 성과를 내고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이에 더해 통계청장은 제11차 말레이시아 5개년 계획에 대한 중간평가의 내용에서 본국이 지속가능 의제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논평했다. 말레이시아는 상기 보고서 발간 이후에도 SDG 달성을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이 사실은 2020년을 기준으로 17번(파트너십)을 제외한 모든 SDG 목표의 달성도가 전년도와 유사하거나 진일보했다는 보고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Sachs et al., 2020).
정부는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모델을 통해 국가 정책 및 계획을 추진함으로써 2030년까지 SDG를 달성할 수 있음을 자신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인적·물적 자원이 팬데믹과 싸우는 데 할애되어야 하는 상황이기에 이러한 노력이 어려움을 맞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말레이시아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한 이후 SDG 2030 달성을 위한 노력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결론 및 미래 전망
말레이시아는 2030년까지 SDG를 달성하는 데 있어 현재까지 긍정적 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 지속가능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본국은 거의 모든 SDG 목표에 대해 전년과 유사하거나 개선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여기서 아직 SDG 목표10번(불평등 완화) 및 13번(기후변화)과 관련한 노력이 더욱 많이 필요함에 주목해야 한다. 말레이시아는 현재 팬데믹으로 인해 악화된 지니계수(Gini Coefficient)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할 예정이며, 2021년 7월 이래 크게 개선되고 있는 백신 접종률을 토대로 저소득층이 통상적 경제활동에 복귀하게 되면 소득 분배의 불평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또한 코로나19 상태가 진정된 이후 에너지 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관련 문제점 해결에도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다. 팬데믹의 장기화와 정부 수입의 감소로 인한 일부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겠지만, 말레이시아가 코로나19 위기 극복 이후 SDG 목표 17번이 규정하는 파트너십에 기반해 2030년까지 SDG 지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About the Author
Associate Professor Dr Pek Chuen Khee is currently the Dean of Faculty of Business and Management, UCSI University and Chief Executive Officer of UCSI Poll Research Centre, both located in Kuala Lumpur, Malaysia. Pek is also the Research Director of the Centre for New Inclusive Asia and ASEAN Research
Center for a Community with Shared Future, think-tanks of two non-governmental organisations in Malaysia. He can be reached at pekck@ucsiuniversity.edu.my.
* 각주
1) 정부안에 따르면 이 조치로 개인/초소형기업/중소기업이 은행 대출액에 대해 6개월간 상환 연기 혜택 혹은 같은 기간동안 상환액 50% 감면 혜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음
2) https://sdg.ucsiuniversity.edu.my/ucsi-news-and-articles-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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