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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말레이시아, 무히딘 야신 내각 사퇴...신임 총리 취임

말레이시아 EMERiCs - - 2021/08/27

☐ 말레이시아, 총리 교체 단행

◦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전 국방부 장관이 새 총리로
- 2021년 8월 20일,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Ismail Sabri Yaakob) 전 국방부(Ministry of Defense) 장관이 총리 취임 선서를 마치고 말레이시아 제9대 총리에 올랐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신임 총리는 총리에 오르기 약 한 달 전인 지난 2021년 7월 무히딘 야신(Muhyiddin Yassin) 전 총리가 부총리(deputy prime minister)로 지명하여 잠시 부총리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신임 총리는 무히딘 야신 전 총리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자 가장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 인물 중 한 명이다. 말레이시아 왕실은 무히딘 야신 전 총리의 사임장을 수리한 후 차기 총리 투표를 최대한 조속히 실행할 것을 지시했고, 이에 말레이시아 하원은 무히딘 야신 전 총리의 사임 사흘 후인 2021년 8월 19일 총리 인선 표결을 진행했다.
-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신임 총리는 총리 인선 투표에서 총 222명의 하원 의원 중 114명의 지지를 받았다. 말레이시아 헌법에 따라 하원 의원 과반 이상의 표를 받은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후보가 새 총리로 결정되었으며, 왕실은 거듭 강조한 대로 투표 다음 날 즉시 총리 취임식을 거행하여 정부 공백을 최대한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 시작부터 잡음 일었던 무히딘 야신, 역대 가장 단명한 총리 불명예
- 무히딘 야신 전 총리는 지난 2020년 3월 말레이시아 제8대 총리에 올랐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계에서는 무히딘 야신 전 총리의 선출 과정을 두고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 이는 무히딘 야신 전 총리가 왕실이 일방적으로 후보로 지명한 후 선출된 총리이기 때문이다.
- 무히딘 야신이 8대 총리로 취임하기 직전인 2020년 2월, 전임자인 마하티르 모하마드(Mahathir Mohamad) 7대 총리가 급작스럽게 총리직을 사퇴했다. 이를 두고 말레이시아 정치권은 마하티르 모하마드가 자신의 정치 라이벌이지만 정권 창출을 위해 잠시 연대했던 안와르 이브라힘(Anwar Ibrahim) 인민정의당(PKR) 총재에게 총리직을 넘기지 않고, 새 연립 내각을 구성한 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총리직을 사퇴했다고 분석했다.
- 이에 안와르 이브라힘 총재는 2018년 총선 당시 2018부터 2020년까지 2년 동안 총리직을 수행한 후 총리 지위를 자신에게 넘기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주장하며 마하티르 모하마드를 압박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차기 총리는 새 연립 내각을 구성한 마하티르 모하마드 또는 안와르 이브라힘 둘 중 한 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 하지만 마하티르 모하마드와 안와르 이브라힘이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무히딘 야신 당시 내무부(Ministry of Home Affairs) 장관이 급작스럽게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무히딘 야신 전 총리는 마하티르 모하마드와 같은 말레이시아 원주민연합당(PPBM) 소속으로, 총리직과 당 총재를 동시에 내려놓은 마하티르 모하마드를 대신해 PPBM의 새 총재로 오른 상태였다.
- 총리가 공석인 상태로 유력 정치인 사이의 다툼이 계속되자, 말레이시아 왕실은 새로 거론되기 시작한 무히딘 야신 장관을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무히딘 야신 후보는 하원에서 가까스로 과반을 넘는 득표를 얻어 8대 총리로 취임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러한 과정으로 인해 취임 초기부터 왕실에 의한 뒷문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 말레이시아 정계는 무히딘 야신을 총리로 인정할 수 없다며 지속적으로 총선을 요구했고, 무히딘 야신 전 총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이동 제한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여 국회 소집을 중지시켰다. 무히딘 야신 전 총리는 한때 계엄령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이는 왕실이 거부하였다.
-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무히딘 야신 총리가 불과 17개월 만에 퇴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 당분간 정국 혼란 불가피할 듯

◦ 통일말레이국민조직, 다시 정치 전면으로
- 이번에 새로 취임한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총리는 말레이시아의 최고 거대 정당인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의 부총재를 맡고 있다.
- 내각제인 말레이시아는 전통적으로 여러 정당이 연대한 연합 정당이 별도의 정당으로 등록하여 집권한다. UMNO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으로, 단일 정당으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무히딘 야신 전 총리 역시 지난 2020년 당시 야당 연합에 속했던 UMNO와 연대하면서 총리에 오를 수 있었고, 실제로 총리 취임 후 상당수의 UMNO 의원을 내각 수뇌부에 등용했다.
- UMNO는 국민전선(BN)이라는 연합 정당을 결성하여 60년 이상 말레이시아 정권을 계속 차지했다. 그러나 2015년 거대 권력형 비리 1MDB 스캔들이 발생하면서 오랜 기간 정권을 유지한 UMNO에 대한 비판이 커지기 시작했다.
- 이에 마하티르 모하마드 7대 총리와 무히딘 야신 8대 총리는 UMNO를 탈퇴해 PPBM을 창당하고, 새로운 연합 정당인 희망연맹(PH)에 참여하여 2018년 총선에서 BN과 대결했다. 해당총선에서 결국 UMNO를 중심으로 60년 이상 집권한 BN이 PH에 패배하면서 약 60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일어났다.
- 그러나 PH와 연대한 인민정의당(PKR)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재와 마하티르 모하마드가 총리직을 두고 내홍을 벌이면서 PH 와해가 가속되기 시작했고, 그 사이 무히딘 야신 전 총리는 총리직을 차지하기 위해 UMNO와의 연대를 선택했다.
- 총리 취임 후 무히딘 야신 전 총리는 UMNO 의원을 내각에 중용하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는 PPBM 의원이 가장 다수가 되도록 내각을 구성했다. 하지만 무히딘 야신 전 총리가 물러나고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UMNO 부총재가 9대 총리에 오르게 되면서, UMNO는 다시 한번 말레이시아 정계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총리 인선 관련 주요 정치 이슈 연표>


◦ 끝나지 않은 부패 의혹, 방역 실패에서 자유롭지 못한 신임 총리
-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UMNO 부총재가 9대 총리로 선출되면서 UMNO가 다시 말레이시아 정국을 선두에서 이끌어 갈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되었으나, UMNO에 심대한 타격을 주었던 1MDB 스캔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1MDB 사건 중심에 있었던 나집 라작(Najib Razak) 전 총리(6대 총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7월, 직권 남용과 배임 등 7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내려지며 징역 12년과 2억 1,000만 링깃(한화 약 581억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나집 라작 전 총리는 항소했으나 판결이 뒤집힐지는 미지수이며 유죄 판결받은 혐의 외에 다른 비위 혐의에 대한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다.
- 여기에,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신임 총리가 말레이시아 총리직을 맡을 자격이 없다는 주장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 무히딘 야신 전 총리는 2020년 당시 총리직을 얻기 위해 UMNO와의 연대를 선택했다. 그로 인해 총리에 선출된 이후에도 상당수의 UMNO 의원을 내각 관료에 임명했으며, 그중 한 명이 국방부 장관을 지낸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현 총리이다.
- 표면적으로 무히딘 야신 총리가 실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방역 실패인데, 무히딘 야신 정부에서 고위 관료를 지낸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현 총리 역시 따라서 방역 실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 실제로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총리는 이번 하원 표결에서 가까스로 과반 이상의 표를 얻었다. 여기에, 델타 변이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는 아직 집단 면역과는 거리가 있는 상태이다. 신임 총리가 선출되었지만 말레이시아 정국은 당분간 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Guardian, Ismail Sabri Yaakob appointed as Malaysian prime minister, 2021.08.20.
Aljazeera, Malaysia’s Ismail Sabri Yaakob sworn in as new PM, 2021.08.21.
CNBC, Malaysia’s Prime Minister Muhyiddin Yassin and cabinet resign, palace confirms, 2021.08.16.
Bloomberg, Here Are the Contenders to Become Malaysia’s Next Prime Minister, 2021.08.17.
France 24, Muhyiddin Yassin, Malaysia's shortest-serving PM, 2021.08.17.
The Star, Muhyiddin: Much work still needed for the nation’s sake, 2021.08.18.
FMT News, ‘Black flag’ vehicle convoy in KL to protest govt’s handling of Covid-19, 2021.07.24.
Malaysiakini, The flags of the matter, 2021.08.06.
France 24, In Malaysia, the black flag movement challenges the government, 2021.08.05.
The Star, Cabinet gives full backing to Muhyiddin as PM, 2021.07.14.
CNA, Malaysia Cabinet pledges ‘full support’ for PM Muhyiddin following UMNO withdrawal, 2021.07.14.
The New Paper, Nine Umno Cabinet ministers pledge support for Malaysia's Muhyiddin, 2021.07.15.
The Star, Zafrul: Keeping economy open during MCO 3.0 helps protect vulnerable, businesses, 2021.05.12.
New Straits Times, Most economic activities allowed in MCO areas, 2021.05.05.
CNA, UMNO to nominate Ismail Sabri as Malaysian PM candidate as lawmakers are due to declare their choice today, 2021.08.18.
Borneo Post, Civil societies welcome Malaysia’s plans to adopt hybrid Parliament, citing successful rollout in the UK, 2021.06.14.
FMT News, Govt agrees to hybrid Parliament sitting – in principle, 2021.06.04.
WHBL, Malaysia PM says parliament could reconvene by September, 2021.06.15.
Nikkei Asia, Ismail Sabri named Malaysia PM, putting scandal-hit party on top, 2021.08.20.
South China Morning Post, What’s next in Malaysia’s political rollercoaster as Ismail Sabri Yaakob becomes new PM?, 202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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