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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빅데이터로 보는 델타 변이 확산 속 아프리카의 백신 수급 난항 이슈 추이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2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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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7월 이후 아프리카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Afric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따르면 2021년 8월 23일 기준 아프리카의 전체 코로나19 확진자는 약 750만 명, 전체 사망자는 약 19만 명에 달한다. 전체 확진자 중 약 48%가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약 30%는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아프리카 31개국의 확진율은 12%를 넘는 상황이다. 발표된 수치보다 실제 감염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전체 인구 중 약 70~80%가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었다.

8월 2일 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 백신 도입 담당관인 피오나 아투헤브웨(Phionah Atuhebwe)는 7월 한 달 아프리카의 코로나19 사망률이 89% 증가했으며, 특히 남아프리카와 북아프리카 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의 전체 코로나19 사망자 중 64%가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24%가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했다. 8월 이후에는 서아프리카 지역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기 시작해 7월 12일~8월 8일 서아프리카의 확진자 증가율은 31%를 기록했으며, 나이지리아는 사망자 증가율이 100%에 이른다. 나이지리아에 이어 케냐(56%), 에티오피아(37%), 콩고민주공화국(34%)이 높은 사망자 증가율을 기록했다.

아프리카의 코로나19 폭증은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결과다. 테워도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델타 변이가 아프리카의 코로나19 대유행을 주도하고 있으며, 현재 아프리카 30개국에서 델타 변이가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8월 12일 아프리카 CDC 소장 존 은켄가송(John Nkengasong)은 델타 변이의 감염재상산지수가 6~8에 달한다고 언급하며 확산세를 막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백신 접종률
아프리카 CDC에 따르면 8월 18일 기준 아프리카에는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중국이 제공한 시노백(Sinovac)과 시노팜(Sinopharm) 백신, 러시아가 제공한 스푸트니크(Sputnik) 백신 총 1억 2,340만 회분이 공급되었으며, 이 중 68%인 8,660만 회분이 실제 접종되었다. 아프리카 전체 인구가 약 13억 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의 백신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접종 속도도 매우 느리게 진행됨에 따라 아프리카 국가 전체의 1차 백신 접종률은 4.44%, 접종 완료율은 1.85%에 그친다.

전체 인구의 80%에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한 모리셔스를 제외하면 아프리카 국가의 백신 확보 수준은 매우 낮다. 중국과 러시아가 자국산 백신을 제공하고 있으나 모리셔스와 같이 인구수가 적은 국가들을 제외하면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은 국민에게 접종할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많은 백신을 확보한 국가인 모로코는 전국민의 43.51%를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공급받았다. 모로코에 이어 남아공(24.30%), 리비아(19.78%), 튀니지(17.3%), 짐바브웨(16.44%)가 뒤를 잇는다. 나머지 아프리카 국가의 백신 확보율은 1~5%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아프리카가 백신 부족에 시달리는 동안 일부 선진국은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하는 등 백신 불평등 상황은 심화되고 있다. 인구 100명 당 접종률 또한 북미는 108회, 유럽은 88회, 아시아는 61회인 반면 아프리카는 단 6회에 불과하다. 한 예로 우간다는 전체 인구 4,400만 명 중 단 170만 명이 백신을 접종한 상황이다. 이처럼 백신 불평등이 삼해지자 8월 11일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9월 말까지 부스터샷 접종을 중단할 것을 선진국에 촉구하고 나섰으며, 8월 19일 마트시디소 모에티(Matshidiso Moeti) WHO 아프리카국 국장은 선진국의 부스터샷 접종이 백신 평등에 대한 ‘조롱’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남아공과 이집트, 백신 국내 생산 시작
아프리카 각국 정부는 백신 조달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남아공은 지난 7월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시작했다. 남아공 최대 제약회사인 아스펜 파마케어(Aspen Pharmacare)는 존슨앤드존슨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자국에서 생산해 남아공 국내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아스펜 파마케어의 생산 시설은 연 2억 2,000만 회분의 존슨앤드존슨 백신 생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남아공 대통령은 앞으로 2~3달 내에 남아공 국내에서 생산된 존슨앤드존슨 백신 3,100만 회분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남아공 제약회사인 바이오백 연구소(Biovac Institute)는 미국 화이자(Pfizer)사와 백신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2년 상반기부터 백신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백신 국내 생산을 통해 안정적 백신 수급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남아공 정부의 기대와 달리, 아스펜에서 생산된 존슨앤드존슨 백신 수백만 회분이 유럽으로 수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펜에서 생산될 존슨앤드존슨 백신 3,100만 회분의 공급 또한 수송 문제로 지연된 상황이다. 8월 17일 남아공 보건 운동가들은 남아공 국내 백신 접종률이 턱없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생산된 백신이 해외로 수출된 상황을 비판하며 정부에 존슨앤드존슨을 비롯한 코로나19 백신 제조 회사들과의 계약 내용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집트 또한 중국 시노백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해 자국민 접종에 활용할 예정이다. 2021년 7월 무스타파 마드불리(Mustafa Madbouli) 이집트 총리는 이집트 홀딩컴퍼니(Egyptian Holding Company) 산하 제약회사인 바세라(VASCERA)에서 시노백 백신 100만 회분을 생산했으며 하루 30만 회분인 생산 능력을 60만 회분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8월 23일 할라 자예드(Hala Zayed) 이집트 보건부 장관은 이집트 국내에서 시노백 백신을 매달 1,500만에서 1,850만 회분 생산할 예정이며, 이집트 정부가 백신 사용을 허가한 이후에 9월부터는 실제 접종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노백 백신과 함께 이집트는 러시아 스푸트니크 백신도 생산해 국내 백신 생산량을 연 8,000만 회분까지 늘려 2021년 말까지 전체 인구의 40%인 4,000만 명에게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리비아 역시 8월 16일 국내에서 백신을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Ngozi Okonjo-Iweala)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아프리카가 백신의 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백신을 안정적으로 수급해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국가가 자체적으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현재 아프리카 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생산이 가능한 국가는 남아공, 알제리, 세네갈, 이집트, 튀니지, 모로코 정도로 단기간에 충분한 백신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제 사회, 아프리카에 백신 및 자금 지원
국내에서 백신을 생산해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국제 사회의 지원을 촉구했으며, 국제 사회는 아프리카에 백신과 자금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공여국은 미국이다. 지난 7월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운영하는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한 국제 공동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카메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감비아, 레소토, 니제르, 세네갈, 잠비아 7개 국가에 존슨앤드존슨 백신 2,500만 회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며, 앞으로도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최대 8,000만 회분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미국은 또한 모더나(Moderna) 백신 500만 회분을 나이지리아에, 566만 회분을 남아공에 제공했다. 현재까지 미국이 아프리카에 공급한 백신은 총 1,640만 회분에 이른다. 중국 역시 8월 3일 기준 아프리카에 총 4,550만 회분의 백신을 지원했다. 

한편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은행(Standard Chartered Bank)은 아프리카 국가의 코로나19 백신 구매 이니셔티브를 위해 2,000만 달러(한화 약 233억 4,200만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수출입은행(Afreximbank)이 주관하는 아프리카 코로나19 백신 구매 이니셔티브는 55개 아프리카 국가의 백신 수급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이다.

세계은행 또한 남아공 아스펜 제약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2억 유로(한화 약 2,741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세계은행은 현재까지 개발도상국 51개국에 총 40억 달러(한화 약 4조 6,700억 원) 규모의 백신을 공급했으며, 이 중 27개국이 아프리카 국가다. 데이비드 맬패스(David Malpass) 세계은행 총재는 G20 회원국에게 2021년 말까지 전세계 인구의 40%, 2022년 말까지 전세계 인구의 60%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아프리카 국가들 또한 힘을 모아 백신 조달에 나섰다. 2021년 3월 아프리카연합(African Union) 회원국들은 백신 조달을 위해 아프리카 백신 확보신탁(African Vaccine Acquisition Trust)을 결성해 존슨앤드존슨 백신 2억 2,000만 회분 구입 계약을 체결했다.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남아공 대통령은 존슨앤드존슨 백신 공급이 8월 5일부터 시작될 것이며 8월 중에 총 640만 회분이 아프리카연합 회원국에 운송되고, 12월까지 총 5,000만 회분의 백신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1년도 1월부터는 매달 2,500만 회분의 백신이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 구입 예산 20억 달러(한화 약 2조 3,350억 원)는 아프리카 국제수출입은행(African Export-Import Bank)을 통해 조달되었다.

코로나19 재확산, 아프리카 국가의 경제적·사회적 위기 심화
델타 변이 확산으로 다시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은 보건 위기를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다. 남아공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 조치에 더해 제이콥 주마(Jaocb Zuma) 전대통령의 구속에 반발하는 폭동까지 발생하면서 심각한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 폭동 중심지인 가우텡(Gauteng)과 크와줄루나탈(KwaZulu-Natal)주는 남아공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50%를 차지하며 남아공 인구 가운데 약 절반이 거주한다. 크와줄루나탈의 더반(Durban) 항구는 주요 무역항으로, 남아공 수출 물량의 70%가 더반 항을 통해 수출된다. 남아공 경제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두 개 주에서 발생한 폭동과 경제 활동 중단은 남아공 전체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봉쇄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남아공 경제연구국(Bureau for Economic Research)은 국가 경제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전국 봉쇄에서 특히 확산세가 심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구분해서 봉쇄 수준을 달리할 것을 제안했다. 봉쇄 조치는 남아공 GDP의 20%를 차지하는 소매업과 제조업 분야의 피해와 실업자 증가를 초래했다. 한편 봉쇄 조치는 비공식 분야의 경제 활동도 위축시켜 비공식 경제 분야에 종사하는 15만 명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봉쇄 조치는 물류 산업 또한 위축시켰고, 이는 육로를 통한 농산물 운송을 방해했다. 식량 생산지와 소비처를 연결하는 공급 가치 사슬의 교란은 식품 가격 인상과 식량 안보에 대한 위기감까지 초래했다.

경제난으로 좌절한 사람들이 폭동, 시위 등에 가담하면서 아프리카 각지에서 사회적 불안이 발생했다. 특히 2021년 7월 남아공을 뒤흔든 폭동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영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주마 전대통령 지지세력은 경제난에 일자리를 잃고 절망한 사람들을 선동하여 폭동에 동원했고, 이는 폭동 규모가 커지는 데에 일조했다. 폭동과 코로나19 재확산이 가져온 경제적 악영향은 2021년도 3/4분기 경제성장지표의 악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식품 가격은 25% 상승하고 실업률은 40%까지 치솟은 나이지리아에서는 8월 공공병원 의사들이 급여 체불에 항의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일부 의사들은 5개월간 단 한 번도 월급을 받지 못했으며, 일부는 몇 달 동안 월급의 단 60%만을 받은 상황이다. 보건 예산 부족으로 인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뒤 나이지리아에서는 급여 체불에 항의하는 파업이 세 번 발생했으며, 이번 파업은 네 번째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7월 새로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에도 이미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은 상황이었고, 올해에도 경제 회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세계 평균 경제 성장률을 6%로 추산한 반면 아프리카의 성장률은 3.2%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세계은행은 아프리카에서 3차 대유행 시작 전에도 이미 4,000만 명이 빈곤 상태로 전락했다고 분석한 바 있으며, 3차 대유행은 따라서 빈곤 문제를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빈곤 문제 외에도 코로나19에 따른 학교 교육 중단은 미래 세대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남아공에서는 전체 수업 시수 중 54%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함에 따라 일부 학생들은 교과과정에 약 1년 정도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약 75만 명의 학생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학업을 포기한 상황에서 3차 대유행으로 인해 학교 폐쇄가 장기화되면 남아공 경제와 미래 세대 모두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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