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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우즈베키스탄의 중앙·남아시아 역내 상호 연계성 확대 전략

우즈베키스탄 Akromjon Nematov Institute for Strategic and Interregional Studies (ISRS) First Deputy Director 2021/10/19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지난 2016년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 대통령의 당선 이래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모두에 도움이 되는 상호 협력, 역내 안정, 그리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구하는 개방적, 적극적, 실용적, 건설적 외교 정책을 추진해왔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이러한 접근법은 중앙아시아 각국의 지지를 받아 역내 긍정적 변화의 기반이 되었으며, 새로운 실용적 외교정책을 통해 중앙아시아 각국이 지역 경계를 초월하는 경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주변 지역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다자적 상호조율 및 협력 구조에 있어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다.

특히 2019년에 개최된 제 2차 중앙아시아 국가원수 회담(Consultative Meetings of the Heads of State of Central Asia)을 마무리하며 발표한 공동 성명문은 중앙아시아 각국이 개방된 경제 협력을 추구하고 여타 협력국 및 국제/지역 기관과의 관계를 다변화하여 역내 평화와 안정 및 경제 개발을 도모하는 데 노력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접근법을 소개하고 있다. 상기한 목표는 비단 중앙아시아뿐 아니라 남아시아 국가들과도 호혜적 협력의 견고한 기반을 구축하고자 우즈베키스탄이 주창한 정치·경제적 상호연계성 구상과도 궤를 같이하는데, 본 구상은 중앙-남아시아 간 관계를 돈독히 하고 상호간 안보의 불가분성, 경제의 상호보완성, 그리고 사회경제적 발전 과정의 상호연결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임으로써 관련국 모두의 이익을 제고할 수 있다는 사상에 기반하고 있다. 본 구상이 성공적으로 수행된다면 상호간 균등한 기회 보장,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협력관계 구축, 그리고 지속가능한 개발 추진에 일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안정된 경제 권역을 창조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인 타슈켄트(Tashkent)에서 지난 7월 열린 ‘중앙·남아시아 역내 상호연계성: 도전요소와 기회(Central and South Asia: Regional Interconnectedness.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국제 회의를 제안해 양 지역 국가들이 지속가능한 지역간 연계 모델의 사상적 기반을 함께 만들어갈 장을 마련했다. 지역간 상호연계성 구상은 제 75차 UN 총회 국가원수 연설에서 처음 공개되었고, 2020년도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서도 남아시아를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둔다는 내용과 함께 주요 주제로 언급된 바 있다.
  
아프가니스탄: 양 지역간 통합의 열쇠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 국제 회랑(Trans-Afghan Corridor)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간 연계체제 구축에서 아프간은 지역간 연계의 핵심이다. 이는 중앙·남아시아의  통합에 있어 중심적 역할을 수행했던 과거의 역사적 입지를 계승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아프간 현대사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된 미군 철수 상황에서 이 목표의 달성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미군 철수는 미국과 탈레반 사이에 체결된 이른바 도하 협정(Doha Agreement)의 핵심 조건으로, 어떤 측면에서는 국가 내부적 평화 추구에 힘을 실어주면서 아프간이 주권국가로서 번영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권력 공백의 발생으로 인해 아프간 국내 집단들이 정권 장악을 위한 무장투쟁을 전개하며 정치적 합의의 달성이 어려워질 위험성 또한 존재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양 지역 국가들과 미국의 아프간 철수와 함께 도래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과정을 시작하고자 한다. 지역 전체의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변국 모두가 아프간의 경제적 및 군사·정치적 현황을 개선하기 위해 각자 더욱 큰 책임을 도맡을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즈베키스탄은 오랜 기간 분쟁으로 고통받아온 아프간에서의 조기 평화 정착이 주변 모든 국가의 번영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아프간 문제에 대한 관련국간의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점에서 해외 전문가들은 우즈베키스탄의 상호연계성 정책이 우즈베키스탄-아프간 양국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평화 유지 조건을 모색하고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현재의 아프간 외교책을 유기적으로 보완해 준다고 평가한다. 평화 유지를 위한 이상적 접근법으로는 아프간을 지역간 경제 통합 체제에 포함시켜 국내 안정화에 도움을 주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최근에는 아프간의 경제 재건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역간 경제 협력 프로젝트 시행을 가속화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의 사례로는 투르크메니스탄-아프간-파키스탄-인도를 잇는 가스관 건설이나 중앙아시아-남아시아 전력 송전 및 거래 프로젝트(CASA-1000, Central Asia-South Asia Electricity Transmission and Trade Project)를 위한 전력선 개통을 들 수 있으며, 이들을 실제로 추진함으로써 아프간의 에너지 안보에 긍정적 효과를 줌은 물론 남아시아로의 에너지 자원 공급으로부터 아프간이 많은 재정적 이익을 얻도록 도울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아프간이 수송과 에너지 요충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아프간 내부 세력이 정치적 합의를 이룰 동기를 부여하고, 평화 정착에 요구되는 견고한 사회경제적 기반을 제공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즉, 우즈베키스탄이 주도하는 지역간 협력관계에 아프간도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 안정성 강화 노력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아시아: 수송수단과 경로의 다변화
지역간 연계 강화는 수송로를 다변화하고 국제 수송 요충지로서의 경쟁력을 제고하고자 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목표와도 일맥상통한다. 이전 중앙아시아 정상회담에서 각국 지도자들은 특히 수송 역량 확대, 항구 및 세계 시장에 대한 접근성 확보, 현대적 국제 물류센터 설립을 비롯한 주요 경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시행하기 위한 상호조율 및 역내 협력을 늘려나가는 데 뜻을 같이 함을 밝혀왔다.

하지만 상기한 목표 추진 과정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는 중앙아시아의 지리적 고립이 세계 공급망으로의 심도 있는 통합과 새로이 떠오르는 국제 무역 체계에의 참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내륙에 위치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자체적 항구를 보유하지 못해 매우 높은 운송 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며(물품 수입비용의 60%가 여기에서 발생), 통관절차상의 문제 및 물류체계의 미비로 인해 운송업자들도 최대 40%가량의 운송시간 손실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컨테이너 하나를 중국 상하이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로 운반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폴란드나 터키로 옮길 때보다 다섯 배 이상 높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의 일환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최근 아제르바이잔의 바쿠(Baku)-조지아의 트빌리시(Tbilisi)-터키의 카스(Kars) 수송로, 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이란 수송로,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러시아 수송로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란, 조지아, 터키,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러시아가 가진 항구를 이용할 권리를 확보하였다.

위 맥락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사업으로는 아프간의 마자르이샤리프(Mazar-i-Sharif)에서 시작해 수도 카불(Kabul)을 거쳐 파키스탄 페샤와르(Peshawar)로 이어지는 철도선(이하 MKP 철도선) 건설 프로젝트를 들 수 있는데, 이 철도선이 완공되면 또 하나의 주요 수송로를 제공함에 더해 중앙·남아시아 국가간 연결성을 강화하는 대규모 철도체계 형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프로젝트 또한 우즈베키스탄이 제안한 지역간 상호연계성 개념과 궤를 같이하며, 양 지역 국가들은 물론 기존 해상 수송로에 대한 대체재로서 남아시아 시장으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육상 수송로 모색에 관심을 지닌 중국, 러시아, EU 등 주요 국제 무역국들의 이익도 보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본 프로젝트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국가의 수가 늘어나고 수송로의 추가적 활용방안을 찾는 등 MKP 철도선 프로젝트가 더욱 많은 국가가 참여하는 국제적 사안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 또한 철도선이 중앙아시아 영토를 기점으로 EU, 중국, 러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를 모두 잇는 국제 운송로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우즈베키스탄은 양 지역간 협력이라는 기존 의제를 지금보다도 더욱 큰 규모로 확대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상기한 노력을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지닌 수송 요충지로서의 중요성이 증대되면 향후 국제 물류 운수 분야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운송요금과 같은 추가적 소득원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MKP 철도선 건설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효과는 수송비용의 절감이다. 경제학자들의 추산에 따르면 컨테이너 하나를 MKP 철도선을 통해 타슈켄트에서 파키스탄의 카라치(Karachi) 항구까지 운반할 때 드는 비용은 1,400~1,600달러(한화 약 166만 원~19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기존 수송로를 통해 이란의 반다르 아바스(Bandar Abbas) 항구까지 운반할 때 드는 2,600~3,000달러(한화 약 308만 원~356만 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더해 아프간 횡단로 프로젝트까지 완수된다면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남부 항구로 이어지는 수송로 두 개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란의 차바하르(Chabahar)와 반다 아바스로 통하는 수송로는 이미 존재하지만, MKP 철도선은 파키스탄의 카라치와 그와다르(Gwadar) 항구로의 접근성을 추가로 제공해줄 수 있다. 이처럼 양국 항구 모두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이란 및 파키스탄과 보다 유연한 이용요금 정책을 협상할 수 있어 수출입 비용의 절감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역로의 다변화가 중앙아시아의 거시경제적 입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점으로, 세계은행의 전문가들은 외부 세계와의 지리적 장벽이 제거될 경우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GDP 총합이 최소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포용적 경제성장을 위한 새로운 지역간 연계성 모델
우즈베키스탄이 추진하는 상호연계성 구상은 모든 참여국이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고 안보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포용성에 그 기반을 둔다. 세계 각지의 전문가 대부분은 지난 7월의 국제 회의에서도 다룬 바 있는 지역간 협력구조의 신설이 무역과 경제 교류를 증대하는 데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이들의 예측에 따르면 상호연계성 구상의 실현은 기존까지 고립되어 있던 중앙아시아 시장의 외부 연결성을 개선해 역내에 풍부한 탄화수소와 농산업 자원이 높은 성장세에 있는 남아시아 시장 및 여타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직까지 안정된 수송망과 제도적 협력 구조의 부재로 인해 무역 및 경제 부문의 협력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기한 구상의 실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오늘날 중앙·남아시아 간 무역액은 아직 60억 달러(한화 약 7조 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대외무역액이 1조 4,000억 달러(한화 약 1,660조 원)에 달하는 데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남아시아의 총 수입액은 2009년 이래 꾸준히 성장해 2020년에는 7,910억 달러(한화 약 940조 원)에 이르렀으며, 따라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있어 남아시아 시장 진출은 매우 중요한 목표이다. 또한 남아시아의 현재 인구는 현재 19억 명으로 전세계의 24%를 차지하며, GDP 총합은 3조 5,000억 달러(한화 약 4,150조 원)에 연평균 성장률은 7.5%를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에 더해 최근 세계은행이 발간한 보고서에서 남아시아의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2021년에는 7.2%, 2022년에는 4.4%를 달성하는 등 향후 경제 회복의 전망이 밝다고 예상한 점도 흥미롭다. 이 수치는 남아시아 경제가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아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한 2020년에서 반등에 성공해 회복 경로에 올랐음을 보여주며, 이에 따라 남아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보여주는 지역으로서의 입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기한 요소들을 감안할 때, 전문가들은 중앙아시아 기업들이 남아시아 시장의 틈새를 공략해 수출 잠재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 예를 들어 UN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 위원회(ESCAP, Economic and Social Commission for Asia and the Pacific)가 최근 발간한 특별 보고서는 지역간 연계성이 증대됨에 따라 중앙아시아의 수출액이 2010년에 비해 187%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며, 동기간 남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수출액은 133%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우즈베키스탄의 상호연계성 구상이 실현되면 중앙-남아시아 지역 모두에서 변혁을 촉진해 포용적 경제를 건설하고 각국 국민들의 복지와 경제수준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데 우호적인 조건 및 환경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양 지역에서의 거시경제적 발전 및 안정성 강화가 국제 안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본 계획은 세계적 차원에서도 큰 중요성을 지닌다. 상기한 바를 고려할 때, 지금까지 살펴본 상호연계성 구상은 세계 평화 진작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높은 수준으로 기여하고자 하는 우즈베키스탄의 의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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