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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남아시아 역내 무역의 현주소와 미래: 인도의 관점을 중심으로

인도ㆍ남아시아 일반 Dr. Bama Dev Sigdel Center For Policy Studies & Rural Development (CEPRUD) Senior Researcher 20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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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국제무역이란 둘 이상의 국가 간 무역과 관련된 경제활동 일체를 지칭하며, 재화와 용역을 주로 거래한다(Okenna & Adesanya, 2020). 무역은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없는 국내 자원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시장의 규모를 늘려 분업 및 규모의 경제 실현을 가능케 한다(Salvatore, 1992). 국제 무역은 자국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중간재를 해외에서 수입해 국내 제조업계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면도 있다(Romer, 1990). 

현재 체계화된 경제 블록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은 지역적 통합 노력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9년 기준 아시아에서 세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보유한 ASEAN 경제공동체는 회원국 간 경제 통합에 있어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ASEAN이 수행하는 무역의 25%가량은 동남아시아를 대상으로 하며, 이는 경제블록 내 무역액 중 가장 큰 부분에 해당한다. 현재 ASEAN의 주요 교역 파트너로는 중국, 미국, EU, 일본, 한국 등을 들 수 있지만(ICRP Budapest, 2020), 1990년대 이래 남아시아 국가들도 동남아시아와의 경제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남아시아 지역협력연합(SAARC, South Asian Association for Regional Cooperation)은 남아시아 특혜무역협정(SAPTA, South Asian Preferential Trade Agreement) 및 남아시아 자유무역협정(SAFTA, South Asian Free Trade Agreement), 그리고 SAARC 서비스무역협정(SATIS, SAARC Agreement on Trade in Services) 시행을 통한 통합 추진 구상을 제시했다. 이 중 SAPTA는 SAARC 관할지역 내 개발수준이 가장 낮은 국가에 특혜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무역 촉진에 관련해서는 극히 제한적 성격을 지닌다(Rao, 2017).

2. 인도의 시점에서 바라본 남아시아 역내 무역의 현주소 
남아시아는 국가간 인접도, 체제적·문화적 유사성, 그리고 개발 목표의 공유라는 이점에도 불과하고 세계에서 경제적 통합 수준이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이다. 미래 공동의 이익 추구를 위한 역내 협력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은 과거사 문제, 국수주의, 영토분쟁, 민족·종교 갈등, 상호 불신, 국외 이민자 문제 등의 다양한 요소에 기인한 것이고(Mehta, 2020), 남아시아 지역의 국가간 무역 비용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도 지적된다1)

남아시아에서의 역내 통합과 무역, 경제협력 현황을 조사한 연구자료 대부분은 남아시아의 총 무역량 중 역내 비중이 5%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50%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22%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한다(World Bank Group, 2018). 1991년부터 경제 자유화 및 재산의 사유화, 정책의 국제화를 위한 경제 개혁을 실시하고 2006년에는 경제 통합 심화와 자유무역 촉진을 위한 SAFTA에 조인하는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무역액 중 남아시아의 비중은 1.7%~3.8%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 인도는 각종 물품을 대량으로 수출하고 있지만, 수입액의 경우 무역장벽에 가로막혀 규모가 작은 편이다(Vanik, 2021). SAARC 회원국들도 이웃 국가들보다는 미국, 유럽 등과의 무역에 집중하고 있어 역내국가간 무역액도 선진국에 비해 떨어진다(Mukherjee, N.A.). 인도의 남아시아 대상 양자무역 수출액은 상승세에 있지만 수입액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고, 수출액이 증가한 무역대상국도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 등으로 제한되어 있어 몰디브, 파키스탄, 부탄,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나라에 대한 수출액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이렇다 할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0년 기준 인도의 남아시아 3대 무역대상국인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로 의 수출액은 각각 90억 8,020만 달러(한화 약 10.7조 원), 67억 6,038만 달러(한화 약 7.9조 원), 34억 9,822억 달러(한화 약 4.1조 원)이며, 수입액은 각각 10억 6,468만 달러(한화 약 1.3조 원), 6억 6,934만 달러(한화 약 7,850억 원), 6억 4,294만 달러(한화 약 7,550억 원)로, 이들 3개국에 대한 집중도가 높게 나타난다(<표 1> 참조).

<표 1> 인도와 남아시아 각국 간 양자무역액(단위: 100만 달러)
* 자료: 인도 상업산업부(Ministry of Commerce and Industry, 2021)



남아시아의 총 수출액과 수입액은 2018년 기준 각각 3,993억 7,000만 달러(한화 약 470조 원)와 6,543억 6,000만 달러(한화 약 770조 원)를 기록해 2000년에 비해 성장하였으며, 특히 인도의 무역액 상승세가 두드러졌다(<표 2> 참조). 한편 같은 기간동안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는 수출액과 수입액 모두를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네팔, 부탄,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국가들에서는 수출액과 수입액 모두에서 유의미한 발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남아시아 내 인도의 최대 수출대상국인 방글라데시가 차지하는 부분은 2020년 기준 80억 달러(한화 약 9.4조원)에 육박하는 반면, 몰디브 대상 수출액은 2억 2,600만 달러(한화 약 2,650억원)에 그치는 등 국가간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표 2> 남아시아 각국별 무역액 변화(단위: 10억 달러)
* 자료: UN ESCAP Asia-Pacific Research and Training Network on Trade (ARTNet) et al., 2020


인도의 수출액 중 남아시아의 비중은 2020년 기준 7%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Statista, 2021). 2018년을 기준으로 할 때 EU, ASEAN, NAFTA, SAARC는 각각 인도 수출액의 17.30%, 11.97%, 17.60%, 6.82%, 그리고 수입액의 10.20%, 9.97%, 7.31%, 0.62%를 차지했다(WITS, 2019).

<표 3> 2010~2019년 인도의 對ASEAN 연간 무역 통계(단위: 10억 달러)
* 자료: Handique, 2021; PHD Research Bureau, 2019


<그림1> 2010~2019년 인도의 對ASEAN 연간 무역 통계 그래프(단위: 10억 달러)
* 자료: Handique, 2021; PHD Research Bureau, 2019



3. 남아시아 역내 무역과 인도-ASEAN 무역의 당면 문제
남아시아 지역 내 무역에서는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며, 인도와 부탄을 제외할 경우 역내 무역의 비중은 정체되거나 감소되어 왔다. 무역이 인도라는 한 국가에 집중된다는 점은 하나의 위험요소로 평가받기도 하는데, 인도와 남아시아 이웃나라들을 잇는 지역내 연결고리가 특정 사태로 인해 약화될 경우 특히 항구를 보유하지 못한 내륙국들이 입는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UN ESCAP Asia-Pacific Research and Training Network on Trade (ARTNet) et al., 2020). 역내 협력 및 통합 추진을 위해서는 선진화된 인프라에 기반한 연계성이 필수적이지만, SAARC가 출범한지 30년 이상이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아시아 내 연계성과 협력도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Chand, 2020).

SAARC가 이루어낸 업적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SAFTA 역시 아직 주목할 만한 효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으며, 2006년 SAFTA 발효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역내 무역의 비중은 여전히 5% 언저리에서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다(Bhattacharjee, 2018).  남아시아 국가들 간의 통합도가 역외 국가들간의 협력관계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SAARC가 아직 회원국의 경제성장 동력에 기반한 경제적 통합 구상을 충분히 실현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Ahmed, 2020). 남아시아 지역 내 국가간 무역 성장이 지지부진한 이유에는 무역 상품 종류의 제한, 엄격한 원산지 규제, 각 상품 하나하나마다 따로 적용되는 관세 합의, 각국이 자국 이익과 결부된 상품에 대한 관세 합의에 보이는 미온적 자세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무역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가 간 무역에 있어 인프라와 관세구조가 매우 중요하다. 이 기준으로 보면 SAARC 회원국들의 인프라와 관세구조가 현재 남아시아 내 무역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 중 일부임을 추측해볼 수 있다. 이에 더해 남아시아에는 역내 국가보다는 역외 국가들과의 무역을 중시하는 풍조가 존재하며, 북아메리카 혹은 유럽과의 무역이 남아시아 이웃 국가들 간의 무역나라의 경우보다 더욱 중요한 입지에 있다. 남아시아에서 타 지역으로 수출되는 상품은 직물류, 기성복 의류, 가죽류, 농산품 등으로 나라마다 비슷하기 때문에 국가간 경쟁이 유발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Gill, 2020). 

상기한 요소들은 인도와 ASEAN 간 무역에도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인도-ASEAN 간 상품 무역 협정의 협상에는 무려 7년이 걸렸고, 서비스 및 투자에 관한 협상에는 이보다도 더욱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러한 협상 지연의 원인으로는 각 주체가 각종 경제부문에 부여하는 우선순위가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들 수 있다. ASEAN 국가 중 대다수는 제조업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인도는 서비스업에 특화된 모습을 보이는데, 이 중 인도는 자국의 제조업 및 농업 부문 경쟁력이 취약해 시장 개방의 위험성이 높은 반면 무역이 없이도 거대한 국내 시장을 통한 수입을 얻기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상품 무역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Das, 2018). 2009년에 조인된 인도-ASEAN 간 상품 자유무역협정을 바탕으로 전자기기, 자동차 및 부품과 관련한 공급망과 상품 네트워크의 발전이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비관세 장벽, 제한된 연계성, 낮은 수준의 인프라 등의 도전요소가 원활한 공급망 건설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에 더해 양 주체의 경제 사이에 투명한 연결고리가 부재하다는 점도 역내 무역 확대를 위해 극복해야 할 문제점이다.

4. 앞으로 나아갈 길 
역내 무역의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남아시아 국가 간 경제적 통합과 연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본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는 사회경제적 배경이 유사하다는 이점을 바탕으로 공동 화폐, 투자활동 증대, 관세 하향조정, 기타 무역장벽 제거를 통해 경제적 통합을 추진함으로써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흐름을 돕고 양질의 거버넌스를 확립하는 방향으로의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 남아시아에서는 각국이 비교우위에 있는 상품을 많이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역내외를 잇는 철도망 확대와 고속도로 건설을 통해 이러한 상품들이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무역량 증대를 도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인도와 파키스탄간 갈등이 SAFTA를 효과적으로 시행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으므로, 양자간 대화를 통해 역내 경제 통합의 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남아시아 경제 통합은 각종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역내 국가들이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식량 및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인도-ASEAN 간 관계 개선과 호혜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ASEAN 국가와의 정치적·경제적·외교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 각주
1) 이는 주로 국가 간 통관 절차의 비효율성, 열악한 도로 및 통신 인프라 등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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