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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중남미, 임신중절 금지 법안 논란 확산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1/12/10

☐ 임신중절 금지가 여성 인권 침해로 연결

◦ 파라과이, 아동 소녀 출산율 세계 최고 수준
- 글로벌 인권기구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가 파라과이의 어린 소녀와 여성의 인권 실태를 조사한 연구 보고서 ‘어머니가 아닌 소녀인 그들(They are girls, not mothers)’을 발표했다.
- 국제 앰네스티는 해당 보고서를 통해 2019년~2020년 사이 단 2년 동안, 만 14세 이하의 파라과이 소녀 가운데 최소 1,000명 이상이 출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만 15세부터 성인 직전인 만 19세까지의 소녀들은 2019년 한 해에만 1만 2,000명 이상이 아이를 낳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 국제 앰네스티에 따르면 파라과이는 성인 미만의 어린 소녀들의 조기 출산율이 매우 높은 나라로, 특히 중남미 지역에서 파라과이의 조기 출산율은 1위였다. 또한 지역을 전 세계로 확대하더라도, 파라과이는 조기 출산율이 2위에 달할 정도로 많은 어린 소녀들이 매해 출산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국제 앰네스티는 이처럼 파라과이의 조기 출산율이 높은 이유가 여성의 임신중절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현행법에 있다고 분석했다. 파라과이는 현재 산모의 목숨이 심각하게 위협받지 않는 이상, 모든 임신중절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 그 결과, 성폭력 등으로 인해 아이를 가지게 되더라도 피해자는 임신중절을 할 수 없다. 이렇게 과도한 임신중절 규제가 여성의 인권을 크게 침해하고 있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파라과이는 아직까지 임신중절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 볼리비아에서도 어린 소녀의 임신중절을 둘러싼 논란 일어나
- 한편, 볼리비아 역시 최근 어린 소녀의 임신중절을 놓고 거센 찬반 의견이 오갔다. 만 11세의 한 소녀가 자신의 친할아버지에게 지속적인 성폭력에 시달렸고, 결국 그로 인해 임신하게 되었다.
- 소녀는 임신중절을 원했지만, 임신중절이 불법이고 보수적인 문화가 있는 볼리비아의 정서로 인해 가족의 반대에 부딪혔다. 여러 논란이 일어난 끝에, 소녀는 임신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임신 21주 차에 중절 수술을 받게 되었다.
-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볼리비아에서는 임신중절을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일어났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과도한 임신중절 제한이 피해자에게 오히려 고문을 가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하기 시작했다.

◦ 가톨릭 국가 많은 중남미, 임신중절에 보수적
- 많은 중남미 국가가 가톨릭 문화권에 속한다. 임신중절을 살인과 동일시 하는 가톨릭의 관점으로 인해 그 영향을 강하게 받은 중남미 지역에서는 임신중절을 매우 터부 시 하는 문화가 형성되었고, 그러한 문화가 실정법으로까지 이어졌다.
- 이에 더해, 서방 선진국에 비해 여성이나 어린 소녀의 인권이 상대적으로 낮은 환경 역시 조기 출산율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번에 큰 논란이 일어난 볼리비아의 경우도 여성과 어린 소녀의 인권이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는 문화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 그러나 파라과이와 볼리비아 등에서 최근 잇따라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남미 지역에서도 과도한 임신중절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 개정 요구하는 목소리 높으나 갈 길 멀어

◦ 칠레 하원, 임신중절 합법화 법안 부결...동성 결혼은 허용
- 최근 칠레 하원에서 임신중절 합법화 법안이 부결되었다. 표결에 참여한 128명의 하원 의원 가운데 임신중절 찬성은 62명, 반대는 65명이었고 1명이 기권했다.
- 임신중절 합법화 법안을 지지한 한 의원은 이번에 관련법을 통과시키는 데 실패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임신중절 합법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의원은 임신중절이 칠레에서 암암리에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하면서, 차라리 양지로 끌어올리는 것이 여성의 건강과 인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편, 칠레는 동성 결혼 법안은 압도적인 표 차이로 통과시켜 임신중절과 동성 결혼에 대한 극명한 시각 차이를 보여주었다. 
- 이는 다른 중남미 국가도 마찬가지로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우루과이 등 다수의 중남미 국가가 이미 동성 결혼을 허용한 상태이다. 그러나 임신중절에 관해서만큼은 중남미 대부분 지역이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 온두라스, 첫 여성 대통령 당선...임신중절에 대한 중남미 의식 변화 단초 제공 기대
- 2021년 11월 28일, 온두라스에서 차기 대통령은 선출하는 대선 투표가 있었다. 개표 결과 과거 영부인을 지내기도 한 시오마라 카스트로(Xiomara Castro) 후보가 큰 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 시오마라 카스트로 후보가 당선되면서 온두라스에서는 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게 되었다. 또한 시오마라 카스트로 후보가 대통령에 오르게 되면서, 일각에서는 여성 인권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 대표적으로, 여러 인권 단체는 시오마라 카스트로 후보가 정식 취임 후 임신중절 합법화 법안 통과를 강력히 밀어붙여 줄 것으로 내다보았다. 온두라스 역시 파라과이나 볼리비아 등과 마찬가지로 임신중절이 불법이며, 이로 인해 여성 인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주장도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되었다. 
- 하지만 시오마라 카스트로 후보가 임신중절 합법화를 성사하기는 힘들다는 전망도 상당하다. 이는 그만큼 중남미 지역이 임시중절에 대해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임신중절 합법화 요구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으며, 과연 온두라스가 그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CNN, Sexual violence and abortion restrictions in Paraguay are fueling an epidemic of childhood pregnancy: Amnesty, 2021.12.01.
Amnestry International, Paraguay: Girls face sexual violence, pregnancies and impunity in a labyrinth with no way out, 2021.12.01.
The Guardian, Average of two girls aged 10 to 14 give birth daily in Paraguay, Amnesty finds, 2021.12.01.
Human Rights Watch, Girl’s Ordeal Exposes Bolivia’s Failure on Reproductive Rights, 2021.12.06.
Mail Online, Girl, 11, who fell pregnant after being repeatedly raped by her grandfather, 61, in Bolivia undergoes an abortion at 21 weeks after her family - who had opposed termination – relent, 2021.11.10.
The Guardian, Bolivia: fate of 11-year-old girl raped by family member sparks abortion debate, 2021.10.29.
Merco Press, Chile's Lower House votes against legalizing abortion, 2021.12.02.
BBC, Chile same-sex marriage: Law overwhelmingly approved by parliament, 2021.12.08.
Reuters, 'Love is love:' Chile legalizes same-sex marriage in historic vote, 2021.12.09.
CNN, Chile's Congress votes to legalize same-sex marriage, 2021.12.09.
Aljazeera, Honduras set for first female president as Castro holds wide lead, 2021.11.29.
The Guardian, Xiomara Castro poised to become first female president of Honduras, 2021.11.29.
BBC, Elections in Honduras: wide advantage of the leftist Xiomara Castro over the ruling Nasry Asfura with 52% of the vote, 2021.11.29.
NBC News, First woman president in Honduras faces tough fight on abortion, 202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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