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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제조업 부문 성장을 위한 인도의 도전: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제도

인도 Debashis Acharya University of Hyderabad - 2021/12/14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1. 서론 
니르말라 시타라만(Nirmala Sitharaman) 인도 재무장관의 2021년 2월 1일자 연설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인도 자립 운동(ANB, AatmaNirbhar Bharat Abhiyaan)을 필두로 경제적 자립을 달성하고자 하는 인도의 노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경제규모 5조 달러(한화 약 5경 9,000조 원) 달성을 위해서는 국내 제조업 부문이 장기간에 걸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야만 하며, 제조업 기업들도 전세계 공급망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핵심 역량과 최신 기술을 획득할 필요가 있다. 상기 목표를 추구함에 있어 정부는 ANB 운동 아래 총 13개 부문에서 제조업계 글로벌 선도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Production-Linked Incentive) 계획을 발표했으며, 2021/22 회계연도를 시작으로 5년간 총 1조 9,700억 루피(한화 약 31조 원)를 투자할 것임을 공언했다. 본 구상을 통해 핵심 경제 부문의 규모 성장을 도모하고, 글로벌 선도기업을 육성하며,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 자립이라는 인도의 목표는 단순히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성격의 것이 아니다.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 또한 “인도가 자립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전세계의 행복, 협력, 그리고 평화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라는 강한 신념을 피력한 바 있다1). 인도 정부는 지난 2011년에 국가 제조업 정책(NMP, National Manufacturing Policy), 이어 2014년에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구상을 발표한 바 있으며, 2020년 3월 공개된 PLI 계획은 인도의 제조업 성장을 이전보다 더욱 크게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 계획은 이전의 서비스 부문 주도 성장전략에서 벗어나 제조업에 방점을 두며, 다양한 정부부처를 통해 국가 차원에서 관리 받는다. PLI 계획의 핵심 요소는 특정 기간 판매액의 일부에 해당하는 지원금을 주기적으로 투자자에 지급하는 프로그램으로, 다음의 네 가지 단계를 거친다. 먼저 투자자들이 온라인 제안서 제출로 프로그램 참여를 신청하고, 정부가 임명한 기관이 제안서를 검토한다. 이후 평가내용에 따라 인센티브 지원금 지급대상을 선정하며, 선정된 투자자가 신청서 내역에 따른 요건을 충족할 경우 인센티브를 지급받게 된다2).

2. PLI 계획의 배경과 현황
인도의 경제 성장은 특히 1990년대의 경제 개혁 이후 전 세계의 큰 주목을 받아왔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인도의 경제부문별 성장 형태와 5조 달러 경제규모 달성 전망을 분석한 최근 연구에서는 인도 GDP 중 서비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높은 수준의 산업화를 이루기도 전에 서비스 중심 경제로의 이행이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Soni and Subrahmanya, 2020). 일례로 1983/84 회계연도에서 2004/05 회계연도까지 제조업 부문이 창출한 부가가치는 GDP의 14~17% 수준에서 정체되었으나, 같은 기간 서비스 부문의 부가가치는 GDP의 42%에서 58% 수준으로 성장했다(농업 부문 부가가치는 38%에서 20%로 감소). 이 기간동안 국내 수요 및 수출 증대, 그리고 민간부문 개방과 FDI 수용에 따라 서비스 부문은 가파르게 성장한 반면 전체 일자리 중 제조업 부문의 비중은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Kotwal et al, 2011). 최근 자료를 살펴보면 건설 및 전기전자 등 제조업 부문의 기초가격 기준 실질 총부가가치 연간 성장률이 2015/16 회계연도의 9.5%에서 2018/19 회계연도에는 6.0%까지 하락했고, 팬데믹 발생 이후에는 -9.3%까지 추락했다3). 제조업의 약세를 극복하기 위해 2011년에 발표된 NMP는 제조업 부문의 GDP 비중을 25%로 확대시키는 동시에 장기간에 걸쳐 총 1억 개의 일자리를 새로이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2020년의 PLI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국내 제조업 부문 강화를 추구한다. 2020/21 회계연도 연간경제보고서(Economic Survey)에서는 국내 제조업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ANB 운동은 제조업을 중점 분야로 삼고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있어 제조업이 지니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견실하고 활발하며 역동적인 제조업 부문은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세계의 여러 다른 나라들도 제조업 및 이에 기반한 수출주도 성장을 통해 일인당 소득을 늘려 빈국에서 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이는 인도에서도 투자를 유치하고, 효율성을 확보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국내 제조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을 수립해 시행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상기 전략의 일환으로 2020년 3월 승인 및 공개된 대규모 전기전자 제조업 분야 PLI는 국내 제조업 진흥과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해 휴대전화 및 조립·시험·표식·포장기기 등 특정 전자부품 제조업 분야에 생산연계 인센티브 신설을 제안했다. 여기에 따르면 프로그램 개시 이후 5년간 대상 분야에서 자격요건을 만족하는 기업에게는 인도 국내에서 해당 기업이 생산한 제품의 판매액 중 4~6%에 해당하는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현재 4,099억 5,000만 루피(한화 약 6조 5,0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책정된 본 프로그램은 휴대전화와 특정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약 5~6개의 주요 글로벌 기업 및 소수의 국내 선도기업에 혜택을 주면서 대규모 투자를 국내에 유치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로부터 창출되는 일자리는 약 20만 개, 직·간접 고용을 모두 포함한 일자리 창출효과는 최대 80만 개에 이를 전망이다. 해당 제조업 분야에 대한 내수가 견조한 상황이므로 본 프로그램은 기존에 원자재를 수입해 국내에서 조립하고 완성품을 수출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제조공정 전반이 국내에서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ANB 운동의 ‘메이크 인 인디아’ 비전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어 2020년 11월에는 10개 핵심 분야별 지원상한에 따라 5년간 총1조 4,600억 루피(한화 약 23조 원)를 투입하는 PLI 계획이 수립되었으며, 본 계획 시행에 따라 초소형·중소기업(MSME, Micro/Small/Medium Enterprises)의 성장이 탄력을 받아 경제성장 및 고용창출 과정에서의 포용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서 투자대상으로 선정된 10개 분야는 다음 표에서 소개하는 바와 같다.

<표 1>에 나타난 분야별 PLI의 구체적 양상에는 차이가 존재하지만, 정책 시행에 따라 상기 영역 전반에서 신규 투자 유치, 경쟁력 향상, 국내외기업의 고부가가치 상품 생산 촉진, 세계화 수준 제고, 일자리 및 수출 창출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표 2>는 뒤이은 2021년 2~10월간 발표된 주요 PLI 계획의 핵심 내용을 보여준다.



<표 1> PLI 투자분야 및 투자 예상액
* 자료: 인도 언론정보국(Press Information Bureau), 2020. 11. 11.
2020/21 회계연도 연간경제조사
2020/21 회계연도 연방예산안(Union Budget).


<표 2> 2021년에 발표된 주요 PLI 계획의 핵심 내용
* 자료: 인도 언론정보국(Press Information Bureau), 2020. 11. 11./ 2020/21 회계연도 연간경제조사/ 2020/21 회계연도 연방예산안(Union Budget).



위에서 소개한 PLI 계획에 따라 일자리 창출, 신규 투자 유치, 수출 증대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약 5년간 각 분야의 발전이 인도 제조업 분야 성장 전략 실현에 각자의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원격통신·네트워킹 장비 분야의 경우 PLI로부터 혜택을 받는 기업은 총 31개로, 이 중 16개가 MSME기업으로 분류된다. 인도 원격통신국(Department of Telecommunications)은 본 계획을 바탕으로 투자의 점진적 증대와 ‘디지털 인도’ 비전의 진일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직물류 대상 PLI는 기존과는 다른 접근법을 활용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과 인구수 기준 3~4급(Tier 3/4) 도시(거주 인구수 1만 명 이상 5만 명 미만), 그리고 농촌 지역에 지원을 집중한다. 이에 따라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과 주에 직물류 분야 투자를 유도하고, 직물류 산업에 주로 고용되는 여성에 혜택을 제공하여 여성의 경제 참여 증진과 권익 신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2020/21 회계연도 기준 국내 철강 생산량 1억 200만 톤 중 고부가가치인 특수강은 1,800만 톤에 불과한 반면 철강 수입량 670만 톤 중에서의 특수강은 400만 톤에 달한다. 하지만 PLI 시행을 통해 국내 특수강 자급역량이 늘어나면 3,000억 루피(한화 약 4조 8,000억 원)가량의 외화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경제적 자립성 확보를 바탕으로 철강 공급망에서 입지를 높여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제철 강국들과도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해 대량생산약품 및 원료, 의료기기 생산을 지원해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에 따른 의약품 PLI도 추진되고 있다.

3. 미래 전망과 도전요소
인도의 각종 정부부처가 <표 2>에서 소개한 지표를 달성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면서 PLI은 순조롭게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 국내 제조업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다는 점은 세계와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는 인도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이며, 각종 분야의 다양한 특성에 맞춘 접근법을 활용하면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어 성장 잠재력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차 대유행 이후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오늘날, 인도 정부의 PLI 시행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업가의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을 촉진시키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제고하며, 과거의 고용 없는 성장을 넘어서 성장과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PLI는 또한 인도의 정치적 안정과 분명한 정책 방향, 그리고 친기업 환경이라는 배경 아래 세계의 이목을 끌어모으는 데에도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인도에게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인프라를 보강하고 분야마다 상이한 구조를 지닌 기존 공급망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중국, 베트남, 한국, 싱가포르, 태국과 같은 나라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도전요소 역시 존재한다. 오늘날 세계 각 기업들이 중국 의존 탈피를 위한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중국은 인도의 PLI를 자국 경제에 대한 위협요소로 인식하는 등 정세가 바삐 돌아가는 상황에서 인도가 해당 계획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추진하는지, 그리고 정체된 제조업 부문에 얼마나 많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가 향후 주요 관심사이다. 인도의 PLI가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을지는 지금 시점에서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으며, 보다 풍부한 자료가 공개될 때까지 정책의 시행 경과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각주
1) Aatmanirbharbharat (mygov.in)
2) 2020/21 회계연도 연간경제보고서(Economic Survey)
3) 인도 정부는 인도에서 제조된 상품의 판매 증가분의 5%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해당 기업에 5년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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