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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 무역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 상품무역 포트폴리오 개선을 중심으로

인도 Dr. Bibekananda Panda State Bank of India Assistance General Manager & Economist 2021/12/24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에 따른 경제 봉쇄 조치로 인해 각국의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인도 경제는 2020~ 2021년 실질 GDP가 7.3% 축소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2021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각종 악성 변이체가 등장하며 인도의 경제 회복 전망을 더욱 더 어둡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팬데믹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에도 인도의 상품 수출은 국·내외에 산적한 제약요소들로 인해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으며, 코로나19의 등장 이후 1년 반 동안은 인도 국내 수출업계의 업황은 악화일로를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도 정부는 수출업자들의 경제활동 안정을 위해 기존 2015~2020년도 대외무역정책(Foreign Trade Policy 2015~2020)을 2022년 3월까지 3번째로 연장하는 조치를 실시했다.

각종 난관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수출액은 주요 무역 파트너국들의 경제 회복과 이에 따른 수요 진작에 힘입어2021/22 회계연도 첫 8개월간 상당한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특히 인도산 공업제품, 석유제품, 의약품, 화학제품, 농산품 등의 해외 수요가 팬데믹 발생 이후의 수출액 증대를 이끌었다. 이에 더해 세계적 수요의 증가, 유동성 공급 조건의 극단적 완화, 그리고 묶여 있던 소비심리의 분출을 바탕으로 인도의 수출은 전례 없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데, 2021/22 회계연도의 4월부터 11월까지의 첫 8개월간 총 수출액은 2,625억 달러(한화 약 311조 원)를 기록해 2020/21 회계연도와 2019/20 회계연도 수출액에 비해 각각 50.7%와 24.3%가량 성장했고, 당해 년도(2021/22 회계연도) 목표 수출액인 4,000억 달러(한화 약 474조 원)의 66%를 달성했다.

아직까지는 세계 전역의 경기 회복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지만, 인도 수출의 약진이 상대적 약세에 있는 국내 민간소비와 투자를 대신해 경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최근 컨테이너선 부족, 공급망 차질로 인한 운송 지연, 반도체 공급 부족, 금속류·생필품·곡류 가격 상승,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등장과 같은 현상들은 향후 인도의 수출 전략을 위협하는 주요 요소들이다.

인도 무역 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
인도산 상품 수출은 1991년에 고작 177억 달러(한화 약 21조 원)에 지나지 않다가 철저한 무역 자유화 개혁 이후 성장하기 시작해 2020년에는 2,755억 달러(한화 약 326조원)에 이르렀지만, 이른 시기의 고속성장 이후 지난 10년여간 수출 성장세의 둔화가 감지되었다. 반면 인도로 들어오는 수입액은 1992년의 236억 달러(한화 약 28조 원)에서 2020년에는 3,680억 달러(한화 약435조 원)으로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나 인도가 글로벌 무역국가들의 주요 판매시장으로서 기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점에서 인도는 무역 자유화를 통해 무역액 증대라는 혜택을 보았지만, 이와 동시에 수출액 대비 수입액의 가파른 상승이라는 손해도 함께 보는 셈이 되었다. 2030년까지 수출액 1조 달러(한화 약 1,183조 원)를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장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출상품의 국내 자체 생산을 촉진 및 지원함과 동시에 신규 시장을 개척하면서 새로운 상품을 발굴해내는 다방면의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래 수출 증대에 있어 많은 나라들에서 무역보호주의와 비관세장벽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큰 도전요소로 작용한다. 인도의 교역 파트너 중 선진국들은 이미 경제적 완숙기에 접어들어 성장률 감소와 함께 수요도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인도의 수출 증대와 이를 통한 경제 성장 전략을 어렵게 만든다. 이에 따라 인도의 무역 적자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고 있으며, 현재 수출을 견인하는 상품과 시장의 종류도 많지 않아 국제 무역을 통한 수익 창출에도 상당한 제약이 존재한다.

게다가 장장 30년간 무역 자유화를 추진해 왔음에도 인도의 수출액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미치지 못해 중국의 14.7%나 미국의 8.1%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이 시행한 경제 개혁과 무역 지원 정책의 성과는 아래의 그림 1에서 잘 확인할 수 있는데, 전 세계 수출총액에서 중국의 비중은 1948년 0.9%에서 오늘날에는 14.7%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그림 1>  전 세계 수출 총액 중 중국·인도·미국의 비중 추이
* 자료: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오늘날 인도의 무역구조가 지닌 문제점
오늘날 인도의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인도의 수출주도 성장 전략이 지금까지의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독일, 일본이나 여타 동아시아/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사례에 비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에 더해 인도의 수출 체계는 생산 원료 및 부품의 해외 수입에 크게 의존하며, 주요 수출상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원료와 부품의 국내 생산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밖에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베트남, 스리랑카 등에 비해 높은 인건비, 비효율적 공급망으로 인한 물류체계상의 허점, 신규 역량개발의 제약, 고급 기술 기반 생산과정을 관리하기 위한 고숙련 노동력의 부족, 수입비용의 상승 등이 인도의 수출 성장을 제약하는 요소들이다.

또다른 문제는 인도가 주력으로 수출하는 상품들도 전 세계 총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2020년을 기준으로 상위 10개 수출품목이 인도 전체 수출액의 57.5%를 차지하지만(<그림 2> 참조), 글로벌 무역에서의 상위 품목인 전자기기(전 세계 총수입액 중 인도산 상품 비중 0.5%), 기계제품(0.8%), 운송수단(1%) 등 분야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

<그림 2> 2020년 인도의 주요 수출 상품
* 자료: UN 상품거래통계 (UN COMTRADE)



또한, 2020년 기준 인도의 상위 10개 수출시장이 수출액 전체의 50.8%를 차지한다는 점도(<그림 3> 참조) 국제 무역에서의 일부 국가 집중으로 인한 편중성 리스크를 가중시킨다. 

<그림3> 2020년 인도의 주요 수출 대상국
* 자료: UN 상품거래통계 (UN COMTRADE)


인도 무역구조의 핵심 과제: 수출 다변화
UN 무역개발회의(UNCTAD, UN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에서 집계하는 수출상품 집중지수(EPCI, Export Product Concentration Index)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25년간 인도의 사례를 조사해보면 인도의 수출구조가 일부 상품에 집중되어 있는지, 혹은 다양한 상품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EPCI가 높을수록 수출 다변화 수준이 낮아 특정 품목 의존으로 인한 경제적 취약성이 큰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으며, 본 지수의 변화를 관찰해 해당 국가의 생산구조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아래 <표 1>은 여타 국가/지역 대비 인도 상품의 EPCI가 보이는 변화를 나타낸다. 

아래 내용에 따르면 인도 상품의 EPCI는 1995년의 0.14부터 2020년의 0.10까지 다소 완화되기는 했으나 크게 변화했다고 보기는 힘들며, 이는 수출상품 다변화를 위한 인도의 노력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중국, 브라질, 홍콩,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남아공 등 일부 국가/지역의 경우 해당 지수가 증가하였으며, 이는 주요 수출상품에 집중함으로써 무역 수익을 창출한다는 특수한 전략에 의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인도의 경우 1995년 이래 상위 5/10/15개 수출품목의 비중이 상승세를 보였는데, 여기에서 수출상품 종류의 증가를 기반으로 EPCI 자체는 다소 완화시켰지만 일부 품목의 수출 비중 독과점 현상은 해소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편 중국은 세계 수출액의 14.7%를 차지하는 수출 대국인데 비해 EPCI는 0.10으로 타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 세계 무역에서 중국이 지닌 특수한 입지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인도 수출품목 중 고부가가치 기술에 기반한 상품의 비중은 중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UNCTAD 자료에 따르면 미가공 원자재나 천연자원 기반 제조품이 2020년 인도 수출액의 44%를 담당했으며, 초급/중급 기술 제품은 43.2%, 고급 기술 제조품은 12.4%라는 수치를 보였다. 인도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각국 수출상품의 고도화 수준을 집계하는 경제적 고도화 지수(ECI, Economic Complexity Index)에서 2019년 기준 조사대상 130개국 중 49위에 머무른 반면, 중국은 16위로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표 1> 인도 및 여타 국가/지역의 상품 EPCI
자료: UNCTAD 통계자료


결론 및 제언
인도는 특정 상품이나 소수의 수출대상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에 수출 감소로 인한 심대한 타격을 방지하는 데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다. 따라서 인도는 수출시장과 수입원을 포함한 무역 대상국의 다변화를 추구하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발굴하여 경제적 규모와 상호보완성을 바탕으로 리스크 부담을 경제 전반에 보다 균형 있게 분배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세계에서 경제적 잠재력이 큰 일부 지역에 투자를 집중하거나 각 상품에 특화된 전략을 채택할 수도 있으며, 특히 중국 이외의 주요 무역대상국을 찾고 있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에서의 신시장 개척을 진지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해 인도는 특히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로부터의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상품들을 대상으로 수입원자재 공급원도 다변화해야 한다. 이러한 방향으로의 정책은 특정 상품이나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하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수출 성장을 위해 인도의 각 주에서의 자체적인 신규 상품 발굴을 진작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세계 무역 질서는 격변의 시대를 맞이했다. 최근 공급망 차질로 인해 발생한 재고 증가, 원료 부족, 수요 감소 등의 문제는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등 상호의존적인 국가간 공급망의 혜택을 톡톡히 보던 기존 산업들이 큰 손실을 보는 사태를 야기했다. 현재 다수의 국가들이 자국 기업들에게 중국으로부터 철수해 기업친화성과 비용효율성이 보다 높은 국가로 이전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장기간 이어진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활동기지를 중국이 아닌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옮기기도 했다.

팬데믹 발생 이후 다국적 기업들은 비용효율성과 대규모 시장 접근성 모두를 지닌 곳으로 자사 생산기지를 이전하고자 하는데, 여기에서 인도가 자국이 지닌 장점을 이들에게 최대한 홍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례로 직물류 제품의 주요 생산국인 베트남은 자체 면섬유 생산량이 부족하기에 소수의 핵심 해외 공급원으로부터 면섬유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게다가 베트남은 총인구가 9,550만으로 국내 시장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오늘날 원재료 수입과 직물류 수출 모두에 악영향을 미친 코로나19 사태 등의 대규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시장 탄력성이 부족하다. 이에 비해 중위연령이 28세밖에 되지 않는 14억의 총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금번과 유사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대규모 시장으로서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

상기 내용에 더해 세계 각지의 무역대상국들이 세계화 전략에서 한 발 물러나 국가 내부 지향적 경제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인도의 기존 무역 정책에도 획기적인 변혁이 필요하다. 인도는 현재의 수출 성장력을 계속 유지하고 무역 다변화를 추구해야 하며, 앞으로 시행될 2022~2027년 대외무역정책에서도 수출상품과 수출대상국 모두의 다변화, 각종 상품 국내 생산 비중의 증대, 토지 및 노동 관련 법률 개정, 환경오염 문제의 신속한 해결, 그리고 현금거래 대체수단의 보급 등 다양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많은 관심을 쏟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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