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남아공, 백신 회피력 가진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우려 이슈 추이

남아프리카공화국 EMERiCs - - 2021/12/29

1

1


12월 심층이슈 분석

남아프리카공화국,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비상
지난 11월 남아공과 접한 보츠와나에서 최초로 발견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11월 중순까지 하루 약 200~300명 선에 머무르던 남아공의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12월 중순에는 하루 2만 명대까지 늘어났다. 병원 입원자 수도 11월 말에는 11월 초에 비해 63%가 증가했으며,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 같은 대도시 지역에서는 입원률이 무려 400% 치솟았다. 12월 1일에는 6.4명이었던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는 12월 15일에는 38.5명까지 6배 이상 증가했으며, 확진율도 30%에 달한다. 11월 15일부터 12월 7일까지 남아공 전체에서 발생한 확진자 21만 1,000명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환자는 총 7만 8,000명으로 집계되었으며, 12월 3일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를 누르고 남아공에서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거센 하우텡(Gauteng)주에서는 확진자의 약 90%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확진율도 33.9%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남아공 인구의 90%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남아공 인근 국가에서도 확진자는 폭증세다. 12월 에스와티니(Eswatini)는 전주에 비하여 확진자 증가율이 1,990%를 기록했으며, 짐바브웨도 1,361%, 모잠비크는 1,207%, 나미비아는 681%, 레소토는 219%에 달했다. 

한편 남아공의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발생 수는 12월 12일 약 3만 7,000명에 다다르며 정점을 찍은 뒤 하락 추세를 보이기 시작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만 5,000명 선까지 떨어졌다. 일주일에 평균 1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여 오미크론 변이 확산 중심지가 되었던 하우텡에서도 일주일 평균 확진자 수가 8,000명까지 떨어졌다. 이에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세는 더 빠르지만 그만큼 유행도 짧을 수도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증상이 약해 검사되지 않은 확진자 수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확산세가 꺾였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오미크론 변이, 델타 변이보다 감염력과 백신 돌파 능력 강해
남아공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주로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대통령 자문위원회 위원인 이안 세인(Ian Sanne) 감염병 전문가는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어 입원한 환자 중 75~80%가 백신 미접종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하우텡과 츠와네(Tshwane)주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전체 입원자 중 80%가 50세 미만이며 입원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30~39세라고 밝혔다. 남아공의18~49세 접종률은 34%, 50세 이상 인구의 접종률이 57%인 것을 고려할 때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중 상당수가 백신 미접종자인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더욱 강한 감염력을 가지고 있으며 돌파 감염 또한 빈번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미크론 변이의 감염재생산 지수는 델타 변이보다 높은 6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감염력이 3~6배 강하며, 기존 코로나19 변이에 감염되었다가 완치된 사람을 재감염시킬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분석했다. 항체 회피 능력도 델타 변이보다 강해 백신 접종 완료자도 돌파 감염될 가능성이 더욱 크다.

실제로 남아공에서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화이자(Pfizer)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중증화 예방 비율이 70%, 감염 방지 비율은 3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화이자 백신이 델타 변이에 대해 중증화 예방 비율은 93%에 달하고 감염 예방 비율도 80%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크게 낮은 것이다. 한편 화이자는 3차까지 접종을 완료할 경우 오미크론 변이도 감염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더라도 병세가 악화되는 것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델타 변이보다 치명률 낮을 수도 있다는 전망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감염력과 백신 회피 능력은 강하지만 증상은 델타 변이보다 경미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남아공에서 처음 오미크론 변이를 접한 의사인 안젤리크 쿠츠(Angelique Coetzee)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증상이 델타 변이 감염자보다 경미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남아공에서는 확진자에 비해 입원자나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다. 이 보고에 따르면 오미크론 감염자의 평균 입원일은 4~7일로,  델타 변이 감염자의 평균 입원 기간 8~11일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으며 중환자실 입원 비율도 기존 9%에서 5.4%로 낮아졌고 산소 치료가 필요한 비율도 과거 델타 변이 유행 때에는 43.1%였지만 이번 유행에서는 19.4%에 머무른다. 

전체 확진자 중 입원한 환자의 비율 또한 확진자 증가세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남아공에서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따른 확진자 수는 델타 변이 유행이 정점에 달했을 때보다 120% 높지만 입원률은 45%에 그치며, 조 파흘라(Joe Phaahla) 남아공 보건부 장관 또한 델타 변이가 처음 유행했을 때 입원율이 19%에 달했지만 이번 유행에서는 단 1.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경미하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이르다고 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은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에 대해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확진자가 폭증하면 증세가 중증에 다다르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엇보다도 남아공과 다른 국가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 우려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남아공이 이미 여러 차례 코로나19 유행을 겪으면서 국민 대부분이 최소 한 번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한다. 코로나19가 처음 감염되었을 때보다 재감염되었을 때 증상이 상대적으로 경미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남아공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낮은 중증화율과 치명률을 보이는 것은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증상이 경미해서가 아닌 이미 남아공 국민 대다수가 면역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 아시아 국가와 같이 국민 대부분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아 면역력이 없는 국가에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될 경우 상황은 남아공과 다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남아공은 국민 평균 연령이 27.6세로 서구나 아시아 국가에 비해 젊은 인구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청년층은 코로나19에 감염되어도 경미한 증상만 앓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반면, 노년층은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남아공에서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높게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확진자 대부분이 청년층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노인 인구가 많은 다른 국가에서는 남아공과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백신 접종 확대로 대응에 나선 남아공, 각국의 여행 금지 조치에는 반발
오미크론 변이가 아프리카에서 나타난 원인으로는 무엇보다도 아프리카의 낮은 백신 접종률을 들 수 있다. 유럽과 미국의 평균 백신 접종률은 60%에 육박하는 반면 아프리카는 12월 초 기준으로 7%에 불과하며,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가장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남아공 또한 완전 접종률은 26%에 불과하다. 낮은 접종률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었고 그 과정에서 오미크론과 같은 새로운 변이가 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부유한 국가가 백신을 독점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은 백신 접종에서 소외된 상황에서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변이가 등장한 것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비판했다.

남아공 정부는 백신 접종 확대로 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남아공에서는 백신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으로 인해 접종 속도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파흘라 보건부 장관은 현재 남아공의 하루 접종 횟수가 목표치인 30만 회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13만 회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남아공 대통령은 백신 접종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수단임을 강조하며 백신 접종을 독려했고,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민간 차원에서는 이미 백신 접종 의무화가 도입되었다. 16개 남아공 기업은 모든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으며, 주요 대학교도 교직원에게 의무적으로 백신을 맞을 것을 지시했다.

남아공 방역 당국은 12월 16일에는 방역 단계 중 가장 낮은 수준인 1단계 조치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통금 시간은 현행대로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유지되며, 실내 모임 인원은 750명, 야외 집회 인원은 2,000명으로 제한된다. 주류 판매와 식당 내 음주 역시 그대로 허용된다. 이에 더해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소를 추가 설치하고 대중 교통 종사자에게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사용, 주기적 환기와 같은 방역 조치를 준수할 것을 지시했다. 남아공 정부는 방역 단계는 유지하되 입원률, 중증화율, 사망률 추세를 지켜보며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방역 당국은 확진자 급증에 대비하여 병상 확충에 나섰다.

한편 각국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남아공발(發) 항공편의 운행을 중단하고 남아공에서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나섰다. 이에 라마포사 대통령은 봉쇄 조치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으며 남아공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조치라고 반발하며 봉쇄 해제를 요구했다. 남아공 외무부는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 발견한 남아공 정부가 전세계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보를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처벌을 받고 있다고 여행 금지 조치를 비판했다. UN과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여행 금지 조치가 감염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UN과 WHO는 변이를 최초 발견한 국가를 봉쇄하는 것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국제적 연대와 협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새로운 변이가 발생해도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려고 하지 않아 궁극적으로 코로나19 대응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냈다.

남아공 경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타격
오미크론 변이 확산은 남아공 경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우려는 남아공 랜드화 가치 하락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변이가 최초로 발견된 지난 11월 말 달러화 대비 남아공 랜드화 가치는 1.6% 급락해 2020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후 랜드화 가치는 잠시 회복세를 보인 뒤에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12월 14일 다시 0.6% 하락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과 랜드화 가치 하락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류 대란으로 인한 물가 상승세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남아공의 지난 11월 소비자가격지수(CPI)는 5.5%로 2017년 10월 6.1%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휘발유와 경유 가격, 운송비 인상이 물가 상승을 이끈 요인이었다. 프랑스 최대 금융 그룹인 BNP 파리바(BNP Paribas)는 물가 상승은 내년에도 계속되어 2022년도 남아공의 CPI가 2021년도의 3%보다 상승하여 3.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남아공의 2022년도 경제 전망 또한 오미크론 변이 등장으로 부정적이다. 2022년도 남아공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던 BNP 파리바는 오미크론 변이 등장에 따른 4차 대유행, 만성적인 전력난으로 2022년도 남아공 경제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랜드화 가치 하락과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각국의 국경 재봉쇄 역시 남아공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거론된다.

각국 정부가 남아공에 시행한 봉쇄 조치는 남아공 관광업에도 타격을 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남아공 GDP에서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6.9%였으나, 2020년 관광객 수가 71% 감소하면서 이 비율은 3.7%로 떨어졌다. 2021년 여행 제한이 완화되면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관광업은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 발견으로 다시 위기에 내몰렸다. 특히 호텔과 여행업계 등은 예약 취소와 환불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다시 일자리와 소득을 잃을 것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관광객 유입 중단은 관광업 분야의 타격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렌터카와 요식업 등 관광객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산업 전반이 영향을 받는다. 서비스업 분야의 타격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른 남아공의 실업 문제를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도 2/4분기 34.4%였던 남아공 실업률은 3/4분기에 34.9%까지 늘어났으며, 구직 포기자까지 포함하면 3/4분기 실업률은 46.6%까지 이른다. 15~24세와 25~34세 청년 실업률은 각각 66.5%와 43.8%를 기록해 청년 실업 문제가 특히 심각한 상황이다. 남아공 최대 투자기업인 알렉산더 포브스 인베스트먼트(Alexander Forbes Investments)는 코로나19 유행으로 감소한 투자와 둔화된 경제 활동이 오미크론 변이로 더욱 큰 타격을 입을 것이며, 이는 고용 시장 회복을 더욱 더디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2022년도 남아공 경제 회복 여부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를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백신 접종률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이에 라마포사 대통령은 백신 수급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경제난을 극복할 유일한 길은 백신 뿐이라며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