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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터키 리라화 가치 폭락, 대통령의 지나친 개입 이슈 추이

튀르키예 EMERiCs - - 202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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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심층이슈 분석

터키 리라화 환율, 12월에 크게 변동
2021년 12월 터키 리라화의 달러 대비 환율은 역사상 가장 큰 변동을 겪었다. 12월 1일 1달러당 13.5리라로 출발했던 터키 리라화의 환율은 12월 14일 1달러당 14리라선을 돌파했고, 16일에는 15리라, 17일에는 16리라를 돌파하더니 20일에는 장중 18리라를 넘어섰다. 하지만 12월 20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터키 대통령의 리라화 구제 정책이 발표되자 리라화 환율은 급락했다.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12월 20일 터키 리라화 환율 하락 폭은 1983년 이후 가장 큰 폭이었다. 크리스마스 전후 리라화 환율은 1달러당 10.6리라를 기록하면서 터키 외환 시장은 12월 한 달 동안 크게 요동쳤다. 
 
2021년 12월 터키 리라화의 유로화 환율 또한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12월 20일 사상 최초로 1유로당 20리라를 돌파한 환율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구제 정책 발표 이후 급락하더니 1유로당 12리라선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터키 리라화 환율은 여전히 2021년 초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상태이다. 2021년 리라화 환율의 연저점이었던 2021년 2월 당시 리라화 환율은 1달러당 6.96리라였다. 



터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역대 최고 환율로 이어져
12월 16일 터키 중앙은행(CBRT)이 기준금리를 1%p 낮춘다고 발표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9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19%였던 터키의 기준금리는 이로써 14%가 되었다. 터키 중앙은행은 21%가 넘는 연간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12월에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결정했다. 12월 3일 터키 통계청(TurkStat)은 2021년 11월 터키의 연간 인플레이션이 21.3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201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자 전월 대비 1.42%p 상승한 것이다. 터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을 접한 외환시장은 격하게 반응했으며, 리라화의 가치가 폭락하자 세계적인 신용 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 Standard & Poor’s)는 터키의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터키 경제 전문가들은 터무니없는 기준금리 인하 정책이 터키의 인플레이션을 3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 또한 터키의 인플레이션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터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는 정책을 선택해 미래가 불투명하다면서, 2022년 초에는 연간 인플레이션이 최대 3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2월 18일 터키에서 가장 큰 기업인 집단인 터키산업비즈니스협회(TUSIAD)는 터키 정부가 저금리 정책을 포기하고 경제학 이론에 근거한 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터키 대통령, 리라화 가치 보전 정책 발표... 리라화 환율 급락
12월 20일 에르도안 대통령이 환율 급등으로 인한 리라화 가치 폭락 시 정부가 차액을 보전해 주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하자, 리라화 환율이 폭락했다. 이와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800억 원)에 달하는 외환이 시장에 풀렸다고 알파슬란 차카르(Alpaslan Cakar) 터키 은행업 협회장(Turkish Bank Association)이 발표했다. 새로운 정책 발표와 시장에 달러를 집중적으로 투입한 효과 덕분에 1달러당 18리라를 돌파했던 리라화 환율은 상당히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동시에 저금리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기 때문에, 터키 경제 전문가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번 정책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하지 않은 채 추상적인 밑그림만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터키 정부가 리라화 가치 보전 정책을 통해 국고 지출이 심해지면 신용 등급 악화로 이어져 앞으로 외환 위기가 더욱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터키의 불안정한 거시 경제, 미래 전망은 불투명
12월 3일 터키 통계청(TurkStat)은 2021년 11월 터키의 연간 인플레이션이 21.3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터키의 2021년 11월 연간 인플레이션은 201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전월 대비 1.42%p 상승한 것이다. 이 수치는 터키 경제 전문가들이 예상한 20.7%보다도 높은 것이다. 터키 통계청은 2021년 11월 터키의 소비자 물가가 전월 대비 3.51% 상승했다면서, 교통비 · 식품 · 식당 · 숙박업 가격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2021년 11월 에너지 가격의 경우 터키 정부가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천연가스와 석유 상품에 보조금 지급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월 대비 32.14% 상승했다. 이와 함께 터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 터키의 건설비는  전년 동기 대비 41.93%, 전월 대비 4.75% 상승했다. 2021년 10월 터키의 건설비 중 자재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50.47% 상승했으며, 인건비가 22.62% 상승했다. 
 
샤합 카브즈오을루(Sahap Kavcioglu) 터키 중앙은행 총재는 현재 터키가 겪고 있는 고물가 현상이 공급망 교란에 의한 것이라면서, 이것이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 또한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2021년 터키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2021년 5월을 제외하고 모든 달에서 전월보다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터키 중앙은행은 터키의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목격하면서 2021년 1년의 인플레이션을 당초 14.1%에서 18.4%로 상향 조정했다. 
 
11월 30일 터키 통계청이 2021년도 3/4분기 터키의 경제가 전년 대비 7.4%, 직전 분기 대비 2.7%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터키 통계청은 2021년도 3/4분기 터키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6% 성장했으며, 정부 지출이 9.6%, 가계 소비가 9.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통계상으로 가계 소비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터키의 소비자 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 index)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터키 통계청은 2021년 11월 터키의 소비자 신뢰지수가 전월 대비 5.7점 하락한 71.1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터키 통계청은 전반적으로 소비자의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향후 12개월의 재정 상황에 대한 기대감이 전월 대비 8.8점 떨어진 68.9점을 기록했으며, 경제 상황에 대한 기대감은 8.1점 떨어진 68.2점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200점 만점의 지수로 100점이 넘으면 소비자들이 미래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이고, 100점보다 낮으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에 따르면 터키 중앙정부가 보유한 부채의 약 57%가 외화로 구성되어 있어, 리라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터키의 부채 상환 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리라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화석에너지를 사실상 전량 수입하는 터키의 물가는 더욱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피치는 터키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 정책 도입이 시기상조라면서, 터키 정부가 2023년 선거를 앞두고 거시 경제와 재정 안정성 측면에 불안 요소를 늘리고 있으며, 대외 채무 압박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터키가 추진하는 통화 정책의 방향과 일관성이 부족한 정책으로 인해 터키 신용 등급에 대한 전망치를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12월 9일 터키 중앙은행은 12월 3일 기준 터키 시중 은행의 예금 중 외화 예금의 비중이 역대 최고인 62.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01년 10월 터키가 역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었을 당시 외화 예금의 비중은 61.5%였으나, 최근 터키가 겪고 있는 환율 위기로 인해 이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보인다. 12월 9일 터키 중앙은행은 해외 투자자들과 터키 시중 은행이 진행한 리라화 스와프 규모가 직전 주 대비 20억 달러(한화 약 2조 3,600억 원) 감소한 29억 달러(한화 약 3조 4,22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1년 3월 터키 중앙은행 교체 직전 리라화 스와프 규모는 240억 달러(한화 약 28조 3,200억 원)였다. 

터키 대통령, 인플레이션 인하 약속… 저금리 정책은 계속 추진
 에르도안 대통령은 리라화 가치 보전 정책 외에도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하여 각종 민생 경제 구제 정책을 발표했다. 12월 16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저 임금을 50%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와 함께 최저 임금에 부과되는 세금을 낮춰 노동자의 생활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12월 19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21%까지 치솟은 터키의 인플레이션을 4%까지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과거에 터키의 인플레이션을 4%대로 낮춰본 적이 있다면서, 다시 이를 이뤄내겠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 총리로 재직하던 2011년, 터키의 인플레이션은 4%대를 기록한 바 있으나, 2017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가 최근 진행한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정책은 ‘경제 독립 전쟁’의 일부라면서, 현재까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저금리가 수출, 고용, 투자,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12월 2일 에르도안 대통령이 루프티 엘반(Lufti Elvan) 터키 재무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누레딘 네바티(Nureddin Nebati) 재무부 차관을 새로운 장관으로 임명한 것도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네바티 장관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Berat Albayrak) 터키 전 재무부 장관의 측근이자 최근 3년 동안 재무부 차관을 역임해왔다. 정치학 전공자인 네바티 장관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저금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인사 중 한 명이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외부 세력이 터키 거시 경제 안정성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대통령 산하 감사 기구를 통해 현 거시 경제적 불안정을 만들어 낸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저금리 정책의 포기를 요구한 TUSIAD를 맹비난했으며, SNS에 자신의 경제 정책과 개입을 비난하는 글이 많이 올라오자 SNS는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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