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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콜롬비아, 마약 소탕 계속…성과 있지만 현실적 제한도
콜롬비아 EMERiCs - - 2022/01/28
☐ 내전 종식의 상징 잉그리드 베탕쿠르, 대선 출마 선언
◦ FARC 포로였던 잉그리드 베탕쿠르
- 최근 잉그리드 베탕쿠르(Ingrid Betancourt) 전 콜롬비아 정치인이 정계 복귀와 함께 2022년 5월 29일에 있을 대선에 출마한다고 발표했다.
- 잉그리드 베탕쿠르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2002년 대선 후보로 출마했으나 선거 유세 도중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Fuerzas Armadas Revolucionarias de Colombia)에 납치되어 6년 동안 억류되면서 대선 레이스를 포기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
- 잉그리드 베탕쿠르가 정계에 진출한 것은 1994년 하원 의원에 당선되면서부터다. 콜롬비아의 부패 척결을 외치는 젊은 여성 정치인으로 돌풍을 일으킨 잉그리드 베탕쿠르는 하원에 입성하고 4년 후인 1998년에는 상원 의원으로 선출되었고, 또다시 4년이 지난 2002년 대선에도 출마했다.
- 하지만 당시 강력한 세력을 떨치던 FARC가 잉그리드 베탕쿠르를 납치했고, 콜롬비아 정부가 6년 동안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동안 자연히 정계를 떠나게 되었다.
◦ 과거 FARC의 주 수입원은 마약 밀매
- FARC는 1960년대 부유한 지주로부터 농촌 빈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창설되었다. 지주들이 정부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기에 FARC는 대정부 투쟁을 벌였고, 한때 1만 명 이상이 무장한 준군사 게릴라 조직으로 콜롬비아 전역에서 맹위를 떨쳤다.
- FARC가 조직을 유지하고 무기를 구매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한 주 수입원은 마약이었다. FARC는 1970년대 이후 콜롬비아 각지의 마약 조직과 결탁했으며, 군사 조직으로서 가진 무력을 기반으로 마약 조직을 보호했다. 그 과정에서, FARC는 자연히 마약 산업과도 깊은 관련을 맺게 되었다.
- FARC를 소탕하기 위해 콜롬비아 정부와 미 정부가 서로 협력했는데, 두 정부가 협조하는 표면적인 이유 또한 마약 퇴치였다. 수십 년이 넘은 기간 동안, FARC는 콜롬비아 정부가 마약 산업을 퇴치하기 위해 발본색원해야 하는 주된 표적 중 하나였다.
◦ 콜롬비아와 FARC의 화해 협정의 상징 잉그리드 베탕쿠르
- 잉그리드 베탕쿠르는 2002년 FARC에 납치된 후 6년간 콜롬비아 밀림 이곳저곳으로 끌려다니며 갖은 고초를 겪었다. 그러던 도중 2008년 콜롬비아 정부의 FARC 소탕 및 주요 납치 인사 구출 작전을 통해 극적으로 구출되었다.
- 콜롬비아 정부와 미 정부의 합동 작전으로 지속적으로 세력이 약해진 FARC이지만, 쉽게 투항하지는 않았다. 수십 년 이상 쌓인 갈등과 앙금으로 인해 콜롬비아 정부와 FARC의 협상은 쉽지 않았다.
- 하지만 대선 후보였다가 FARC에 납치된 후 극적으로 구출된 잉그리드 베탕쿠르가 직접 콜롬비아 정부와 FARC에 화해를 요청했다. 정치인 출신으로 FARC의 가장 큰 피해자이기도 했던 잉그리드 베탕쿠르의 활동 등에 힘입어, 지난 2016년 콜롬비아 정부와 FARC는 평화 협정을 맺었다. 이처럼 잉그리드 베탕쿠르는 정부와 FARC의 오랜 내전에 종지부를 찍은 역사적인 협정의 상징이기도 하다.
☐ 마약 조직 및 반군 게릴라 소탕 계속...그러나 한계도
◦ 게릴라 잔당 세력, 마약 재배권 두고 다툼 여전
- FARC는 정식으로 해체를 선언했지만, 정부와 화해를 거부한 FARC의 잔당이 아직 남아있다. 최근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국경 지대에서 FARC 잔당과 반군 세력인 콜롬비아 민족해방군(ELN, Ejercito de Liberacion Nacional) 사이의 충돌로 사상자가 발생했다.
- 콜롬비아 정부가 마약 소탕의 일환으로 관련 조직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여러 게릴라 단체의 힘이 약해졌으나, 여전히 많은 단체가 마약 산업을 기반으로 콜롬비아 이곳저곳에서 세력을 뻗치고 있다.
- 정부의 포위가 계속 좁혀오면서 활동 가능한 영역이 계속 줄어들자, 이제는 게릴라 단체나 마약 조직 사이의 세력 다툼도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정부-게릴라 조직과의 싸움이 아닌 불법 무장 단체끼리의 싸움도 콜롬비아 정부로서는 해결해야 할 골칫거리이다.
◦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마약 근절
- 콜롬비아 정부는 결국 현재 콜롬비아에서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인 마약을 없애야 게릴라 단체나 마약 조직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이를 위해 콜롬비아 정부는 마약 재배지를 색출하여 소각하는데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 실제로, 콜롬비아 정부는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에만 10만 3,100헥타르에 이르는 마약 재배지를 찾아 불태웠다. 이반 두케(Ivan Duque) 현 대통령 취임 이후에만 콜롬비아는 35만 헥타르의 마약 재배지를 소각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이와 같은 마약 재배지 소각 활동이 FARC 잔당과 ELN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현실적인 이유로 공격적인 마약 소탕 어려워
- 콜롬비아 정부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최대한 빠르게 마약 소탕 작업을 진행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콜롬비아 정부는 마약 재배 의심 지역에 거주 중인 주민의 도움을 구하는 한편,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나무를 빠르게 없애기 위해 공중 농약 살포도 수차례 진행했다.
-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먼저, 마약 재배가 유일한 수입원인 지역에서는 주민의 협조를 구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자신들의 경제적 터전을 없애려는 정부에 반감을 표하는 경우도 많다.
- 또한 공중 농약 살포는 광범위한 지역에 불특정 다수 주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다. 공중 농약 살포로 마약 재배와 관련 없는 주민도 농약에 중독될 수 있으며, 이에 콜롬비아 정부의 공중 농약 살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 실제로, 최근 콜롬비아 대법원은 주민 건강권을 이유로 두케 대통령의 코카나무 제초제 공중 살포 계획을 불허했다. 그리고 콜롬비아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 시민 단체와 정계 관계자도 상당하다.
- 콜롬비아 정부는 오랜 기간 마약과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콜롬비아의 각종 사회 문제의 시작이 대체로 마약에서 시작하는 만큼, 마약 퇴치는 콜롬비아 정부의 오랜 숙원이다. 그러나 지역 주민의 경제난, 그리고 인권 등을 이유로 콜롬비아 정부가 마약 퇴치 운동을 전개하는데 여러 제약이 뒤따르고 있기에 정부가 원하는 만큼의 빠른 속도로 마약 소탕 활동을 펼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Guardian, Colombian who spent six years as a Farc captive to run for presidency, 2022.01.18.
BBC, Ingrid Betancourt: Former Farc captive announces presidential bid, 2022.01.19.
Bega District News, Betancourt to run for Colombia president, 2022.01.19.
La Prensa Latina, Colombia eradicates 103,100 hectares of coca in 2021, 2021.12.30.
El Nacional, Venezuela refuerza militarmente la frontera con Colombia tras los enfrentamientos entre guerrillas, 2022.01.17.
teleSURtv, Venezuela carries out military deployment on the border with Colombia against irregular groups, 2022.01.17.
El Nacional, Migration Colombia is not issuing border cards, 2022.01.17.
Aljazeera, Colombia can’t resume coca aerial spraying for now, court rules, 2022.01.20.
Global Times, Colombian court thwarts spraying of drug crops, 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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