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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중국-남아시아 경제관계의 현주소: 네팔을 중심으로

네팔 Dr. Bama Dev Sigdel Centre for Policy Studies and Rural Development Senior Researcher 2022/03/07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1. 서론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국가는 단연 중국과 인도이며,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방글라데시, 부탄, 몰디브, 스리랑카 등의 나라들도 경제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중국과의 교역에서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네팔로서는 같은 권역 내 다른 국가들과 보폭을 맞추려면 중국과 남아시아 간의 경제관계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 이 중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2020년에 2.3%에 그치며 주춤했지만, 팬데믹으로부터의 회복이 가속화되면서 2021년의 성장률은 다시 8.0% 수준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2020년에 1.0~3.0%가량의 낮은 성장률을 보인 여타 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경제도 2021년부터는 보다 큰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전 세계 65억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양대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는 모든 나라 중 가장 빠른 수준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대부분 국가가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규모 축소를 겪는 와중에도 양(+)의 성장을 기록한 희귀사례에 해당한다.

중국 지도부가 '공동부유와' 내수 중심의 경제 모델인 '쌍순환' 전략을 내걸고 소비주도형 성장모델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주변 지역인 남아시아에서의 불필요한 긴장고조나 분쟁은 필시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야심 찬 대외경제적 목표를 설정한 중국의 시진핑 주석 시대에 남아시아는 중국의 발전계획에서 중심이 되는 지역이며, 일대일로 구상(BRI)의 일환으로 건설된 육상 도로 중 다수도 남아시아/동남아시아 지역을 관통해 인도양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정글과 산맥을 넘어 도로·철도·파이프라인을 확대해 왔으며, 앞으로도 같은 노력을 이어 나가 궁극적으로는 인도양 주변 지역에 항구를 비롯한 각종 시설을 다수 건설하고자 한다 (Scobell & Lin, 2018).

이러한 중국에 있어 남아시아가 특히 큰 중요성을 지니는 이유에는 두 가지가 존재한다. 첫째, 중국은 국내정세 안정화와 더불어 남아시아를 비롯한 타국과의 국경지대 평화 유지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둘째, 주변국과의 공조 강화 노력은 무역 확대 기조 유지에 있어서도 필수적이다(Bukhari, A., & Bakht, 2013). 인도가 다른 역내 국가들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시장과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도 잘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더해 중국은 시장 주도적 입지에 있는 인도의 소프트웨어 생산능력을 배워 자국이 보유한 높은 수준의 전자기기 하드웨어 생산기술과 결합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강국을 이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Bhagwati, 2017).

2. 중국-남아시아간 무역·투자 관계
최근 수십 년에 걸쳐 중국과 인도는 선진국은 물론 여타 신흥국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왔다. 오늘날 양국은 구매력을 기준으로 전 세계 GDP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의 영향력 또한 점차 높여가고 있다(Vidal, 2018).   

2020년을 기준으로 인도는 세계 각국의 대(對)중국 수입액 중 3.0%를 담당해 7위를 기록했으며, 이외에 중국 상품 수입액수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국가/지역들로는 미국, 홍콩, 일본, 한국, 베트남 등이 있다. 특히 중국이 양자무역을 통해 이익을 보고 있는 대상국 중에서 2016~2020년 무역수지 흑자폭이 가장 크게 확대된 국가로는 인도(최대 6%), 미국(최대 10.5%), 멕시코(9.9%)를 들 수 있다.

중국이 남아시아로 수출하는 품목은 대부분 제조품이며, 반대로 남아시아의 대중(對中) 수출 품목은 주로 농산물과 같은 1차 제품 및 중간재이다. 현재 중국과 남아시아 각국 간의 무역액은 증가 추세에 있고, 그중에서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며, 이외에도 스리랑카, 몰디브, 네팔, 부탄이 남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주요 무역대상국이다. 남아시아 소재 국가들의 대중(對中) 무역액 관련 통계는 아래 <표 1>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표 1> 남아시아 국가별 대(對)중국 무역액 동향 (단위: 100만 달러)
* 출처: NBSC, 중국 통계 연람(2013~2019)


남아시아 지역 국외직업투자(FDI) 유치규모에서 1위를 달리는 인도는 2016~2017년 총 464억 달러(한화 약 55.6조 원) 상당의 FDI 투자를 받았다. 그 뒤를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스리랑카가 잇고 있는데, 동일 기간동안 이 국가들이 받은 FDI 액수는 순서대로 20억 300만 달러(한화 약 2.4조 원), 27억 6,100만 달러(한화 약 3.3조 원), 6억 3,600만 달러(한화 약 7,600억 원)이다(Sharma, 2017). 반면 네팔, 부탄, 아프가니스탄 등의 국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투자 유치에 머물렀다.

남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FDI를 가장 많이 유치한 국가는 2019년 기준 26억 달러(한화 약 3.1조 원)의 인도, 700만 달러(한화 약 84억 원)의 방글라데시, 300만 달러(한화 약 36억 원)의 파키스탄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도 내 기술 분야에서의 저변을 소리 없이 넓혀가고 있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스리랑카, 파키스탄, 인도 등 남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중국의 투자 총액은 122억 9,000만 달러(한화 약 14.7조 원)에 달한다(Hameed, 2016). 또한 인도가 남아시아 지역에 제공하는 자금은 정부 차원의 대외지원금 형식을 띠는 경우가 많은 반면, 중국은 보다 자본주의적인 방식을 바탕으로 해당 지역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시행하고 있다. 인도를 제외한 남아시아 국가에 대한 중국의 투자액은 파키스탄에 129억 달러(한화 약 15.4조 원), 스리랑카에 31억 1,000만 달러(한화 약 3.7조 원), 방글라데시에 128억 7,000만 달러(한화 약 16.6조 원), 아프가니스탄에 2억 1,000만 달러(한화 약 2,500억 원), 네팔에 13억 4,000만 달러(한화 약 1.6조 원), 몰디브에 9억 7,000만 달러(한화 약 1.2조 원) 등이다. 한편 인도가 2017~2018년에 각국에 제공한 지원금은 부탄에 1억 5,600만 달러(한화 약 1,900억 원), 네팔에 2,315만 달러(한화 약 280억 원), 아프가니스탄에 4,631만 달러(한화 약 550억 원), 방글라데시에 860만 달러(한화 약 100억 원), 몰디브에 1,654만 달러(한화 약 200억 원) 등이다(TOI, 2018). 중국이 아시아, 특히 남아시아 지역에 FDI 액수를 기준으로 큰 공을 들이는 배경 중 하나로는 지리적 인접성을 꼽을 수 있고, 이에 더해 중국 내 생산비용 상승으로 생산활동 기지가 남아시아로 옮겨가는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3. 중국-네팔 간 경제관계
네팔-중국 간의 양자무역 통계를 살펴보면 네팔의 대중(對中)수출액은 2005~2006년의 1억 820만 네팔 루피(한화 약 11억 원)에서 2018~2019년에는 25억 8,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260억 원)로 크게 증가했고, 같은 기간동안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도 66억 3,550만 네팔 루피(한화 약 660억 원)에서 2,148억 네팔 루피(한화 약 2.1조 원)로 폭증했다. 이처럼 수입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네팔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큰 규모의 적자를 보고 있는데, 2018-2019년에 기록한 적자액 규모는 2,122억 2,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2.1조 원)에 달했다. 현재 네팔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주요 품목으로는 향, 구리/황동 식기, 수공업품, 허브, 은과 귀금속, 차(茶), 채소류, 밀 및 밀가루, 양모 카펫 등이다. 반대로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주요 수입품목은 알루미늄제품, 가방, 카메라, 화학물질, 비료, 전자제품, 마늘, 생강, 유리 식기, 의료 장비 및 의약품, 기계장비 및 부품, 문구, 파이프, 목재합판, 실크, 양모, 기성복, 국수류, 신발류, 스마트카드, 휴대폰, 태양광 설비, 강철류, 배터리, 장난감, 운송장비, 텔레비전 등으로 다양하다.

네팔과 같은 개발도상국에 있어 중국과의 무역적자 확대는 그 자체로 문제가 된다. 네팔은 지난 수십 년간 중국 본토 및 티베트와의 무역을 꾸준히 시행해 왔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잠재력이 높은 각종 농산물이나 중간재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보지는 못했다. 네팔의 북부 국경지대에 거주하는 인구는 대부분 빈곤과 실업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만약 이들이 국경 인근 중국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물물교환이나 관광을 활성화해 해당 지역 빈곤층의 사회경제적 생활 수준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정부에서 제공하는 무관세 혜택에도 불구하고 네팔의 대중(對中) 수출은 물품 공급의 어려움, 높은 생산비용, 낮은 경쟁력, 기타 비관세장벽의 존재 등의 문제점으로 인해 충분히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해 금융서비스 미비, 수출업의 티베트 지역 집중경향, 마케팅의 부재 등도 수출액 증대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Adhikari S., 2015).

3.1. 중국-네팔간 무역분야의 최근 이슈와 전망
네팔은 자국 개발 과정에서 중국의 참여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이끌어내지 못했으며, 효과적인 무역을 위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국경지대 인근 남북부 연결도로 등 인프라 개발이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네팔 간 무역액 증대를 위해서는 네팔 북부 국경지대를 잇는 육상도로망 건설을 진지하게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다만 중국 내 지역 중 네팔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티베트 및 청두 주변은 네팔과의 교역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며, 해당 지역에서 수요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곡물류, 식물성 정제버터(Ghee), 어육, 과일, 향신료, 허브, 차, 커피 등이 수출잠재력이 높은 품목으로 꼽힌다. 이와 같은 상품들의 수출 활로 모색은 앞서 언급했듯이 빈곤과 실업으로 고통받는 네팔 북부 주민들의 삶의 수준 향상이라는 목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네팔-중국 국경 인근에는 차량이나 화물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에 화물 컨테이너가 직사광선과 기후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노상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안에 들어있는 상품이 손상을 입어 양과 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다발하고 있다. 따라서 네팔 무역관계자들은 물류창고, 차양/밀폐설비 등 기본적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을 국경 인근에 마련해 중국과의 무역에 힘을 실어주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4. 중국-네팔 간 투자 관계
네팔에 큰 금액을 투자하고 있는 국가로는 중국, 인도, 영국, 미국, 한국, 싱가포르, 스위스 등이 있다. 네팔 산업부(Department of Industry)가 제공하는 2020년 3월 기준 자료를 살펴보면 중국의 투자를 받은 네팔 기업은 총 1,839개, 인도의 투자를 받은 기업은 802개로 집계된다. 중국과 인도가 네팔에 시행한 FDI의 액수는 각각 167억 5,8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1,700억 원)와 98억 1,7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980억 원)이며, 기존 사업에 더해 현재 검토중인 사업안을 모두 활용하면 중국 측 사업으로부터 8만 5,694개, 인도 측 사업으로부터 7만 3,464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팔이 2020년 3월까지 유치한 FDI 사업의 총 개수는 5,181개이며, 그 액수는 357억 8,1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3,600억 원)이다. 또한 네팔-중국 합작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전개되는 분야로는 관광, 서비스업, 제조업, 농림업을 들 수 있다. 네팔에 대한 세계 주요국의 투자 현황 및 일자리 창출 기대효과는 아래 <표 2>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 2> 주요 국가별 네팔 투자 현황 (1976년3월 ~ 2021년 3월)
* 출처: 네팔 산업부(2021)


4.1. 중국-네팔간 투자관계 미래전망
네팔-중국 합작사업의 수익잠재력이 가장 높은 분야로는 수력발전을 꼽을 수 있으며, 이 분야에서의 협력은 양국 모두에게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팔이 국내에 소재한 수자원을 바탕으로 생산해낼 수 있는 전력은 최대 8만 3,000 메가와트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금까지 실용화에 성공한 발전 용량은 이 중 1% 남짓에 불과하다. 만약 수력발전 용량을 기존에 비해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면 에너지 자급률을 올림과 동시에 인도나 방글라데시에 잉여 전력을 수출할 길도 열리게 될 것이다. 이 밖에도 농업, 임업, 관광, 인적자원개발 등도 중국을 비롯한 해외로부터의 투자가 유망한 분야이며, 식품가공과 낙농업, 가금류 양식에 대한 합작사업 등도 네팔 및 투자국 모두에게 상당한 이익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다 구체적인 사업 분야의 사례로는 허브 가공, 원예업, 낙농업, 찻잎/커피 재배 및 가공, 여객 및 관광업, IT단지 조성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5. 결론
지금까지 본고는 중국이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 국가들과 맺고 있는 무역 및 투자 관계를 간략히 조망하고, 중국-네팔 간 경제교류의 현주소와 미래 전망을 살펴보았다.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영향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며 다시금 경제적 성장에 들어서고 있는 현 상황에서 네팔이 자국의 경제적 발전을 위해 고를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는 거대한 시장과 풍부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과의 교류를 강화해 새로운 수출의 활로를 열고 더욱 많은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이 중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위에서 지적한 바 있듯 교통 및 수송, 국경지대 물류 인프라 개선을 통해 상품이 더욱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오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특히 빈곤 문제가 심각한 북부 국경지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력발전 사업 등 수익잠재력이 높지만 국내 재원과 인프라의 미비로 인해 발전이 더딘 분야에서 중국을 비롯한 해외 국가들의 투자 유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네팔과 투자국 모두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사업이 보다 많이 추진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힘쓸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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