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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기후위기 시대 메콩강 유역의 홍수와 가뭄관리를 위한 미래전략과 기술

동남아시아 일반 이주헌 중부대학교 건축토목공학부 교수 2022/03/21

홍수와 가뭄은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물 관련 자연재해이며 지금도 지구의 어느 곳은 홍수로 인한 피해로 시달리고 있고, 다른 어떤 곳은 장기간 지속되는 가뭄으로 물 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수와 가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모든 국가가 지속적인 투자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기후변화의 영향, 유역의 난개발, 인구의 증가 등과 같은 여러가지 영향으로 인하여 홍수와 가뭄에 의한 피해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한국과 메콩강 유역은 여름철에 강우가 집중되고, 반대로 봄과 겨울철에는 강수가 부족하여 매년 홍수와 가뭄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비슷한 몬순 기후대에 있다. 메콩강 유역의 홍수와 가뭄 관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비슷한 기후적 상황에 놓여 있는 한국의 홍수 및 가뭄관리 기술이전이 그 어느 때보다도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메콩강위원회(MRC, Mekong River Commission)는 정부간조직(inter-governmental organization)으로서 메콩강의 하류에 위치하는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베트남 정부와 직접적으로 협력하여 메콩강 유역의 지속가능한 개발과 공유수자원 및 자연재해를 공동으로 관리한다. MRC는 유역의 홍수 관리 및 가뭄 예·경보를 위하여 1995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MRC가 직접 운영하는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국제원조를 통하여 추진하고 있지만, 예측의 정확도, 회원국 간의 영역을 초월한 실효성 있는 예·경보 방법의 제시, 회원국의 국가 정책상의 이견, 회원국 간의 실무적 협조, 수문기상 자료의 부재 등 많은 기술적, 정책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홍수-가뭄관리 체제의 안착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RC는 ‘HydMet’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메콩강 유역 주요 22개 지점의 수문 데이터를 바탕으로 5일 치 홍수예보를 실시하고 있다. 다만 예측 정확도가 낮으며 유역 전체를 커버하는 통합적 예·경보 시스템이 부재하여 138개의 수문기상관측소 관계자 간 팩스, 이메일, 문자로 홍수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에 있다. 가뭄 관리의 경우에도 MRC 사무국은 가뭄 기초조사를 바탕으로 ‘2019~2023 가뭄관리전략’을 수립하였고 미국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하여 가뭄 예·경보 시스템을 구축하였으나 메콩강 유역 전체의 실시간 가뭄감시 및 효율적 가뭄관리를 위한 체제구축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림 2> 메콩강위원회에서 구축하여 운영중인 가뭄예·경보시스템에 의한 가뭄감시 상황(2022년 2월)
* 자료: http://droughtforecast.mrcmekong.org/

메콩강 유역의 홍수와 가뭄 그리고 메콩강위원회의 역할
메콩(Mekong)강은 세계에서 열세 번째로 긴 강이며 하천의 총길이는 약 4,020km이고 전체 유역 면적은 79만 5,000km²이다. 중국의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하여 중국 윈난성과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 6개국과 메콩델타(삼각주)를 거쳐 남중국해로 흘러나가는 아시아 최대의 다국가 하천(Transboundary River)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징후들은 메콩강 유역도 예외가 아니며, 최근(2018~2020) 발생한 메콩강 저지대(LMB, Lower Mekong Basin)의 강수량은 과거 평균(2008~2017) 월별 강수량의 패턴과 전혀 다른 심한 홍수(2018년)와 가뭄(2020년)을 반복하고 있다. 

매년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홍수 영향으로 메콩강의 하류 유역은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고 있으며 2000~2018년 집계된 홍수 피해액만도 25억 달러(한화 약 3조 687억 원)를 초과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019~2021년 3년간 발생했던 메콩강 유역의 가뭄은 지난 100년 동안 메콩강의 수위기록에서 가장 낮은 수위를 기록할 만큼 심각한 가뭄으로 기록되었으며, 메콩강 하류 지역에서는 농업용수, 산업용수 및 생활용수의 공급이 지연되고, 농경지가 말라버리는 등 메콩강의 하류에 위치하는 국가들의 경제적 피해가 최고에 달했었다.

<그림 1> Lower Mekong Basin(LMB)의 예년평균(2008~2017) 월강수량과 최근(2018~2020) 월강수량의 비교
* 자료: MRC Situation Report, Hydrological Conditions in the Lower Mekong River Basin in January-July 2020

한-메콩 협력과 메콩강유역의 홍수 및 가뭄관리를 위한 전략 수립
한국은 2013년 이래 약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 원) 규모의 ‘한-메콩 협력기금’을 운용하여 메콩강 유역 5개국(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및 미얀마(MRC 옵저버 국가)) 을 대상으로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9년 ‘한강-메콩강 선언’에 따라 한-메콩 협력기금과 대외경제협력기금 협력사업을 확대하여 ‘한-메콩 수자원 공동연구센터’를 대한민국에 설립하는 등 수자원 부문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의 연장선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1~2020 지식공유프로그램(KSP, Knowledge Sharing Program) 사업의 일환으로 ‘메콩강 위원회와의 소통과 홍수 및 가뭄관리(Flood and Drought Management and Communication in the Mekong River Commission)’이라는 사업명으로 1년간의 정책 협의가 한국 측 물 관리 전문가들의 참여하에 추진되었다. 본 KSP 사업에서는 메콩강 유역의 통합 홍수/가뭄관리를 위한 전략수립, 신기술제안, 시스템구축 방향의 설정 그리고 MRC와 관련국의 정책마련 등에 관련된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졌으며, 오랜 기간을 통하여 축적된 한국의 물관리 및 재해관리 기술이 공유되었다.

<그림 3> 메콩강위원회(MRC)의 통합 홍수/가뭄 관리전략 및 예·경보체계 구축을 위한 전략마련 체계
* 자료: MOEF, 2021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홍수예측 및 경보(Warning) 기술
MRC 회원국들은  홍수재해 관리 분야의 기술 및 관련 인프라 부족으로 인하여 효율적인 홍수/가뭄 예측과 경보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더욱이 모니터링되고 있는 실시간 정보를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지역주민에게 경보하는 기술 마저도 충분하지 못해서 매년 경제적 손실 및 인명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단시간·대규모의 고강도 강우 형태인 최근의 홍수 특성을 효율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넓은 지역에 분포되어 거주하는 주민에게 경보하는 예·경보 시스템의 중요 요소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홍수 관련 정보의 수집, 전송 및 가공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빅데이터 처리 기술이고, 두 번째는 이러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를 활용한 홍수해석 및 예측 기술이다. 이 두 요소의 기능은 다양한 관측 센서들을 이용하여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데이터 센터에서 AI 해석이 가능한 수준으로 정제한 후 AI 홍수 예측 플랫폼을 이용하여 홍수 예·경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센서의 활용기술 부재와 생산된 빅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고 해석이 쉬운 형태로 가공하는 역량이 부족하여 AI 기술을 적용한 홍수예측 기술의 개발과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MRC 회원국 간의 협력적 홍수 모니터링 및 통합 예측을 위해서는 다양한 수문-기상 자료 생산자와 수요자를 연결해 주는 허브인 지능형 빅데이터 센터와 AI 기반의 홍수 예측 플랫폼의 구축이 필요하다. 기후변화로 규모가 커지는 홍수에 대비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데이터 수집을 통한 위험 시나리오 개발과 정확한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은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위기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데 매우 효율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의 디지털 뉴딜 정책을 통하여 발전된 4차 산업 기술 인프라와 빅데이터 기반의 홍수 예측 기술은 MRC 회원국의 홍수 및 재난 대응 시스템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빅데이터와 AI 기반 홍수 예측 플랫폼은 IoT 기반의 계측 데이터를 해석하고 실제 홍수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기존의 전통적인 수리-수문학적 홍수예측 방법으로는 예·경보가 불가능한 지역에 대한 적절한 대안과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 SNS 기반의 비정형 데이터와 IoT 기반의 실시간 계측 및 AI 기반의 통합 모델링 시스템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세밀하게 발생 가능한 홍수를 관측하고 예측한다. 이러한 빅데이터와 AI 기반의 홍수 예측 플랫폼을 이용하여 MRC의 실무자들은 사전에 위험을 파악하고 통합적인 소통과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빅데이터 및 AI 기반 홍수 예·경보 시스템 구축 단계는 3단계로 구상된다. 첫 번째는 경제적인 저가형 IoT 센서 기반의 수문관측망의 구축이고, 두 번째는 현재 기 설치되어 생산되고 있는 수문자료와 IoT센서 자료를 수집·가공하여 AI로 해석하기 위한 MRC 빅데이터 센터의 설립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MRC의 빅데이터 센터 정보를 받아 위치기반 홍수 예·경보를 주민에게 직접 서비스하는 개념이다. 여기서 IoT 센서 제작 및 빅데이터 센터 구축 및 AI 해석기술 등의 기술적인 부분은 한국이 지원하고, 초기 빅데이터 센터 운영은 한국과 MRC가 공동으로 하되, 서비스 안정화 이후에는 MRC에서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림 4>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연계된 홍수예측 및 경보기술의 구조 및 3단계의 구축절차 개념도 
* 자료: MOEF, 2021

KSP 사업을 통하여 MRC에 제안된 전략은 IoW(Internet of Water) 관측망을 특정 지류 시범 유역에 구축하고 그 적합성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사업의 기술적, 경제적 타당성이 확보된다면 메콩유역 전체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 홍수감시와 예측이 시급한 메콩강 지류 유역에 소수의 IoW 관측소를 구축 운영하고, 관측 성능의 비교 검증을 위해 1개소의 정밀 관측 장비를 설치한다. 기술 검증 이후에는 KOREA-MRC 모델을 표준화하여 MRC에서 관리하는 유역 전체에 확대 보급하고, 타 국가에의 확대 보급도 가능하다.

지금 현재도 MRC에서는 홍수 예·경보 시스템의 개선을 위하여 국제기구 및 다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회원국의 경우에도 별도의 홍수 및 가뭄 예·경보 체제를 마련하고, 국제적 지원을 받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KSP 사업에서 제시하는 정책과 기술적 대안은 홍수 및 가뭄 예·경보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통적인 수리-수문학적 방법이 아닌, 빅데이터와 AI기술을 활용한 4차 산업 혁명 기술로서 저비용의 투자비 통하여 그동안 홍수감시와 예·경보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미계측 지역의 홍수예보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홍수정보 소통방식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효율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지금 진행중인 기존 홍수 예·경보 시스템의 개선과 함께 보조적 수단으로서 활용 가능하며, 기존 메콩강위원회 홍수 예·경보 시스템의 기능상 공백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그림 5> 메콩강위원회에 제안된 Bigdata-AI 기술을 적용한 홍수예측 및 경보를 위한 플랫폼과 Test-bed의 기본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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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메콩강위원회 홍수·가뭄 관리 및 예·경보 개선방안 https://www.ksp.go.kr/pageView/info/797


MRC에 제안된 빅데이터 기반의 홍수 예·경보 기술은 홍수 예보 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에 소요되는 예산확보가 어려운 지역에 적용 가능한 최선의 경제성을 확보한 기술이며, 경제적 IoT 센서와 AI 기술은 기존의 MRC에서 운영하는 관측망의 취약점을 완벽하게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위기 시대에 살고 있는 현재는 지구의 어느 곳도 홍수와 가뭄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없으며,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재해예방사업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자연재해에 그대로 노출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4차 산업 기술로 조명받고 있는 빅데이터 및 AI 기반의 홍수/가뭄 예·경보 기술은 메콩강 유역의 홍수 및 가뭄 관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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