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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과테말라, 표류하는 반부패 운동

과테말라 EMERiCs - - 2022/04/01

☐ 반부패 운동 핵심 판사, 미국으로 피난

◦ 에리카 아이판 판사 사임
- 최근 에리카 아이판(Erika Aifán) 과테말라 법원 D국(court D) 국장이 돌연 사임 후 과테말라를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과테말라 법원 D국은 사법부 내에서도 민감하고 위험한 사건을 맡고 있었다. 아이판 판사는 이러한 법원 D국의 수장으로, D국 소속 판사를 이끌면서 각종 사건의 조사와 판결을 지휘하고 있었다.
- 또한, 아이판 판사는 스스로도 지난 몇 년 동안 거물급 정치인이나 인사가 연루된 여러 굵직한 고위 공직자 비리 사건을 담당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현 대통령인 알레한드로 잠마테이(Alejandro Giammattei)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일으킨 것으로 의심되는 여러 혐의를 조사하고 있었다.
- 이러한 과거 이력으로 인해 아이판 판사는 과테말라 내 반부패 운동을 상징하는 핵심 인물로 여겨졌다.

◦ 아이판 판사, 미국 망명길에 올라 
- 법조인으로서 20년 가까운 경력을 쌓아가던 아이판 판사는 돌연 사의를 표명한 이후 과테말라를 떠났다. 아이판 판사는 사의 표명 후 즉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과테말라 반부패 운동의 핵심 인물로 미국의 주목을 받고 있던 아이판 판사는 미국 언론에도 자신의 사임과 망명 사실을 알렸다.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Voice of America) 등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이판 판사는 자신이 과테말라의 ‘전 판사’라고 언급하며 과테말라 법조계를 완전히 등졌음을 밝혔다.
- 또한, 아이판 판사는 적어도 지금은 법조계는 물론 과테말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 망명의 이유로 신변의 위협 호소 
- 아이판 판사는 법조계와 과테말라를 떠난 가장 큰 이유가 신변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들어 자신과 가족을 향한 위협이 더욱 극심해졌으며, 과테말라 정부가 제공하는 신변 보호 프로그램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목소리 높였다.
- 또한, 아이판 판사는 자신의 동료 등도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두려웠다고 호소했다. 아이판 판사는 법원 D국의 다른 판사들도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는 독립성과 안전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 나아가, 아이판 판사는 과테말라가 이제 법치주의와 인권이 통하지 않는 상태에 빠졌다고 판단하며, 폭력과 부패가 사회를 지배하는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아이판 판사는 이러한 과테말라의 현실에 절망했다고 토로했다.

☐ 반부패 운동 법조인 연이은 수난

◦ 반부패 사건 담당 변호사 체포
- 아이판 판사가 사의를 표명하고 미국으로 망명하기 약 1개월 전인 지난 2022년 2월, 과테말라 검찰이 UN(United Nations)과 협력하여 과테말라 내 반부패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던 산티조 로다스(Leidy Indira Santizo Rodas) 변호사를 체포했다.
- 로다스 변호사 체포와 관련하여 과테말라 검찰은 루이스 판탈레온(Juan Luis Pantaleon) 대변인을 통해 로다스 변호사 체포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렸지만, 구체적인 체포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 과테말라 검찰이 UN과 공조하여 자국 내 반부패 사건을 맡고 있던 변호사를 구속하자 미국과 UN은 과테말라 검찰의 횡보에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특히, 과테말라에 부패 척결을 요구하던 미국은 깊은 아쉬움을 표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하여 과테말라 검찰은 자국 검찰 내부의 결정에 대하여 외국이 간섭할 권한은 없다고 강조했다. 

◦ 검찰에 의해 쫓겨난 공수처 책임 검사
- 과테말라 검찰은 지난 2021년에도 고위 공직자 비리 조사를 지휘하던 후안 프란시스코 산도발(Juan Francisco Sandoval) 검사를 권한 남용 등의 이유로 직위 해제했으며, 이에 산도발 검사는 아이판 판사와 마찬가지로 과테말라 검찰을 떠나 해외로 망명했다.
- 또한 산도발 검사 역시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해외 망명을 선택했다고 말해, 고위 공직자 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외부에서 각종 협박은 물론 생명의 위협도 받았음을 폭로했다.
- 산도발 검사는 잠마테이 대통령이 임명한 마리아 포라스(María Consuelo Porras) 검찰총장이 의도적으로 반부패 조사 활동을 방해했다고도 말했다. 이는 최근 사임한 아이판 판사도 언급한 바이다.

◦ 부패 척결 크게 위축될 듯
- 고위 공직자 비리를 조사하던 스타 검사의 사임과 망명, 국제기구와 협업하던 반부패 운동 변호사 체포, 그리고 부패 사건을 전담하던 판사까지 과테말라를 떠나면서 과테말라 내외부에서 부패 척결 운동이 힘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 문제는 이러한 현상을 과테말라 정부 조직과 검찰이 주도하거나 방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포라스 검찰총장은 휘하 검사 중 반부패 사건 조사에 연관되었던 다수의 검사를 직위 해제하거나 조사를 방해했다. 특히, 잠마테이 대통령이 조사 대상으로 언급될 때 그러한 경향이 짙었는데, 포라스 검찰총장은 임기 연장을 노리고 있다.
- 과테말라는 분명히 부패 척결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그리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부패 척결에 매진하던 법조인들이 차례로 힘을 잃었기에, 당분간 부패 척결 운동이 크게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NBC News, Key anti-corruption judge in Guatemala announces resignation, flees to U.S., 2022.03.22.
Swissinfo, A top Guatemalan judge resigns in blow to anti-corruption movement, 2022.03.21.
PM News,  Anti-corruption judge Erika Aifan flees Guatemala, 2022.03.22.
El Pais, Judge Erika Aifán leaves Guatemala due to threats “from political and criminal networks”, 2022.03.22.
Washington Post, Anti-corruption judge flees Guatemala despite U.S. efforts to protect her, 2022.03.21.
AP News, Guatemala arrests lawyer who assisted anti-corruption effort, 2022.02.11.
ABC News, EU, US caution Guatemala over persecution of lawyers, judges, 2022.02.12.
Reuters, Guatemala asks other countries to stay out of attorney general election, 2022.01.24.
El Economista,  Kamala Harris asks Giammattei to fight corruption in Guatemala, 2022.01.10.
Swissinfo, Guatemalan President Denies Links to Corruption in the Dominican Republic, 2021.12.22.
La Hora, PDH head says Giammattei lies once again to the population, 2022.01.10.
Voice of America, Former judge Aifán: "The Public Ministry has been instrumentalized" in Guatemala, 202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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