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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2022/23 회계연도 인도 정부예산안에 나타난 CAPEX 주도 성장전략

인도 Debashis Acharya University of Hyderabad Professor 2022/04/11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1. 서론 
인도의 니르말라 시타라만(Nirmala Sitharaman) 재무장관이 2022/23 회계연도 정부예산안(Union Budget)에서 발표한 조치들은 자본지출(CAPEX, Capital Expenditure)을 큰 폭으로 늘린다는 전년도 예산안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회계연도 경제성장률이 9.2%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에 발표된 예산안은 대규모 정부투자를 바탕으로 추가적 민간투자를 이끌어낸다는 선순환적 유인효과(Crowding-In Effect)를 통해 성장동력을 유지하는 데 방점을 둔다. 비록 오늘날 코로나19 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의 3차 확산으로 인해 향후 경제회복 경로 예상, 일자리 창출, 팬데믹으로 인한 불평등 심화 등이 논의점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인도 정부는 경제성장을 통한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가 실업 및 불평등 문제 모두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이와 같은 성장을 이끌어 내기 위한 핵심 수단 중 하나가 바로 CAPEX의 증대이다.

인도 정부가 경제성장에 높은 열의를 보인다는 사실은 전년도 대비 CAPEX 규모가 2022/23 회계연도 잠정예산안(Budget Estimate)을 기준으로는 35.4%, 수정예산안(Revised Estimate)을 기준으로는 24.5%가량 상승한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 책정예산과 무상정부보조금 액수를 합해 계산하는 중앙정부 차원의 실질 CAPEX (Effective CAPEX)도 전년도에 비해 증가한 10조 6,800억 루피(한화 약 173조 원)에 달하며, 이는 GDP의 4.1% 수준에 해당한다. <그림 1>은 연도별 실제 지출액, 잠정예산안, 수정예산안을 기준으로 한 전년도 대비 실질 CAPEX 성장률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그림 1> 전년도 대비 인도의 실질 CAPEX 성장률(단위: %)
* 자료: 각 연도 인도 정부 예산 자료


2. 인도 정부의 CAPEX 주도 성장전략 
2021/22 회계연도 예산안이 인도 정부 경제계획의 발판을 마련하는 성격이었다면,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은 본 계획을 더욱 강화하여 독립 75주년을 기념하며 향후 25년간 시행될 정책의 근간을 형성하게 된다. 인도 정부가 현재까지 발표한 주요 정책으로는 제조업 분야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Production-Linked Incentives) 제도 및 신규 공공사업 정책, 그리고 인프라 및 개발 재원조달 국립은행(NaBFID, National Bank for Financing Infrastructure and Development)과 국립 자산조정 유한회사(NARCL, National Asset Reconstruction Company Limited)의 활동 개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에 새로이 포함된 구상에는 국가적 인프라 사업인 PM 가티샥티(PM Gati Shakti)에 더해 포용적 개발·생산성 향상·투자 분야의 개선, 고잠재력 분야의 기회 증대, 국가적 에너지 구조의 전환, 기후변화 대응, 투자사업에 대한 재원조달 정책 등이 존재한다. 이 중에서 PM 가티샥티 구상은 도로·철도·공항·항구·대규모 수송·수로·물류 인프라라는 7대 핵심분야를 바탕으로 경제성장 동력을 강화하고자 하며, 중앙정부의 리더십 아래 각 주정부와 민간분야 참여를 독려하고, 기존 국가 인프라 파이프라인(National Infrastructure Pipeline) 사업의 관리를 받던 분야에서도 각종 변화를 이끌어낼 예정이다.

2021/22회계연도 예산안부터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한 CAPEX 주도 성장전략은 본래 (1) 물리자산·금융자산 및 인프라, (2) 혁신과 연구개발, (3) 정부간섭 최소화와 관리효율성 최대화라는 3대 개념을 바탕으로 했으며, 각종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공공부문 사업의 ‘민영화(Privatization)’를 추진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여건 하에서 인도는 경제성장을 위한 CAPEX 확대를 더욱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는데, 이처럼 CAPEX가 많은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연구자료에 따르면 CAPEX가 지니는 경제적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가 다른 선택지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난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즉각승수(Impact Multiplier)는 자금 투자가 진행되는 기간동안 지출 변화량 단위당 생산액 변화량의 비율을 나타내며, 누적승수(Cumulative Multiplier)는 투자가 끝난 이후로도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생산액 변화량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Bose 와 Bhanumurthy(2013)에 따르면 CAPEX의 즉각승수는 2.45이고 7년간을 기준으로 한 누적승수는 4.80인데 반해 단순 재원이전을 비롯한 기타 단기지출수단의 승수는 기간에 관계없이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난다. Jain 과 Kumar (2013)의 경우에도 중앙정부와 주정부의 양 차원을 종합한 CAPEX의 즉각승수가 1.29인 데 반해 단기지출의 승수는 1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았다. 또한 최근 아시아 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 차원에서 실시한 Dime at al.(2021)의 연구에서도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여러 국가들이 시행한 지출정책이 인도를 비롯한 9개 아시아 국가에서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고 결론지었다. 즉, 이처럼 CAPEX가 높은 승수효과를 낸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인도 정부도 이 점을 경제성장에 활용해야 한다는 태도를 가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2개 예산안에 반영된 인도의 CAPEX 구상은 단순한 승수효과 창출을 넘어 경제성장을 더욱 효과적으로 견인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지를 반영함과 동시에 보다 포용적인 성장을 도모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일례로 2022/23 회계연도도 예산안은 국내 1,300만 개 중소기업을 위한 긴급대출보장제도에 배정된 예산을 5조 루피(한화 약 81조 원)로 확대하고, 코로나19 팬데믹에 특히 큰 피해를 입은 접객업 및 관련 업계 지원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또한 상기 예산안은 중소기업 부문의 역량과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부문 성과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5개년 사업을 입안하기도 했다. 이밖에 전년도 예산안에서 발표한 디지털 결제체계 정책, 기업환경개선 2.0(Ease of Doing Business 2.0) 구상, 생활여건 제고 구상, 그리고 각종 인프라 사업의 재정적 타당성 향상 구상에 나타난 내용들도 CAPEX 주도 성장전략에 반영될 예정이다.

3. CAPEX의 주요 지출대상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에 나타난 CAPEX 지출 대상은 주정부에 대한 50년 기한 무이자 차관을 제외하면 총 다섯개인데, 그 상세 내역은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 1> 2022/23 회계연도 인도정부 예산안 CAPEX 배정액
* 자료: 인도경제관찰센터
(CMIE, Centre for Monitoring Indian Economy)


<표 1>의 자료에 따르면 고속도로 총연장을 2만 5,000km까지 확대한다는 정책 하에 도로수송·고속도로부와 NHAI가 대규모 예산을 배정받았고, 이외에 철도와 국방분야, 그리고 4G망과 기술개발을 위한 통신분야에도 상당한 예산이 주어졌다. 또한 각 주정부에도 자산창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50년 기한의 무이자 차관이 제공된다.

현재 인도 정부가 CAPEX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앞으로의 관건은 위에서 설명한 각종 분야 사업이 얼마나 순조롭게 진행되어 승수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가 될 것이다. 만약 대부분의 사업이 정부의 구상대로 이루어진다면 도로수송·고속도로·철도 등 많은 분야에서의 일자리 창출 잠재력이 비약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나, 그 정확한 결과는 사업 진행양상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경제관찰센터(CMIE, Centre for Monitoring Indian Economy)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고용률과 노동시장 참여율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고, 2022년 1월을 기준으로 할 때 임금노동자들의 고용률은 상승한 반면 일용직 노동자와 소규모 상공인의 고용률은 그만큼 낮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인도 정부의 목표는 CAPEX 확대를 통해 도로·고속도로·철도 분야에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소기업 및 서비스 분야의 규모 신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은 CAPEX 분야의 재정지원을 돕기 위해 다양한 혁신적 재원조달수단을 동원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녹색 인프라 자원 활용을 위한 녹색 채권(Green Sovereign Bonds), 그리고 정부 소유권은 20%로 제한되고 민간 펀드매니저를 관리주체로 하는 주제별 혼합식 펀드 등이 포함되며, 이 같은 주제별 펀드의 경우 기후변화 대응, 딥테크(Deep Tech), 디지털경제, 의약품, 농업기술을 대상으로 한다. CAPEX를 비롯한 정부지출의 증가로 인해 2022/23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GDP의 6.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나, 이는 전년도 예산안에서 발표한 재정 안정화 계획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인도 정부는 2025/26회계연도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GDP의 4.5%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4.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의 한계점: 도시 빈민층 지원책의 부재
인도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 국내 일각에서는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에 비공식 일용노동자, 일회성 노동자(Gig Workers), 이주 노동자 등을 포함한 도시 빈민층 지원예산이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인도 경제의 비공식 부문은 GDP 전체의 50% 규모에 달하고 근로인력 중 90%가 여기에 종사하는 것으로 집계되는 만큼 그 영향력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연구소신탁(ISST, Institute of Social Studies Trust)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점상의 하루당 거래액은 8억 루피(한화 약 129억 원)에 달하고, 약 4,000만 명에 이르는 노점상인 중 3분의 1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난다(ISST 2021). 이전까지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나 해제시점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노점상인들이 큰 피해를 보았지만, 최근에는 노점상 활동이 다시 회복세에 들어섰다.

인도 정부는 이전에 이주노동자 및 일회성 노동자 2억 3,000만 명에 대한 신상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제작한 바 있어 이번 예산안에서 정부가 도시 빈민층에 대한 현금지원제도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 예산안에는 해당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예산안에 포함된 유일한 노점상 지원정책은 특수 소액대출과 관련된 PM 스바니디(PM SVANidhi) 제도로, 본 제도는 이미 지난 2020년 6월 1일에 시행을 시작해 노점상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저금리 운용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이 소액대출제도의 적용대상은 총 500만 명 이상의 노점상들로, 대상자들은 일인당 1만 루피(한화 약 16만 원)의 운용자금을 대출받아 1년 동안 월별로 상환금을 납부하게 된다. 인도 정부가 공개한 2022년 1월 28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PM 스바니디 제도를 통해 지금까지 총 280만 명이 혜택을 보았고, 전체 대출금 규모는 294억 6,680만 루피(한화 약 4,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만약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에 도시 빈민층에 대한 추가 지원금 정책이 포함되었다면 이들 계층의 소비를 진작해 단기적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도 정부는 그 대신 CAPEX 투자에 더욱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디샤(Odisha)주의 경우 인도 중앙정부 정책과는 별개로 도시 빈민층을 위한 독자적 정책 시행에 들어갔는데, 본 정책에 따라 신문상인과 노점상에 3단계에 걸친 지원금이 지급되고, 이에 따라 2021년 12월에는 10만 명 이상의 노점상에 3,000 루피(한화 약 4만 8,500원)씩이 지급될 예정임이 공개되었다.

5. 결론 및 향후 전망
인도의 2022/23 회계연도 정부예산안은 CAPEX 주도 성장전략을 통해 연간 9.2%의 기대성장률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적 승수효과에 더해 포용적 방향으로의 경제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CAPEX의 장점에 주목한 인도 정부는 도로 및 철도를 비롯한 인프라 사업과 국방·통신분야를 대상으로 한 CAPEX 지출액을 전년도보다도 크게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재원조달을 통해 정부의 재정부담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고자 한다. 다만, CAPEX 주도 성장전략의 높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상술한 도시 빈민층 지원책이나 개별가구 및 농민을 대상으로 한 예산지원 강화책이 부재하다는 점은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의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CAPEX의 확대가 인도 정부의 바람대로 경제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공급이라는 두가지의 큰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지는 향후 관련정책이 얼마나 순조롭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취약계층이 성장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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