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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국가 부도 위기 스리랑카, 정권 퇴진 시위 확산

스리랑카 EMERiCs - - 2022/04/15

☐ 채무 재조정, 금리 인상... 국가 부도 막으려 안간힘

◦ 국가 부도 위기에 몰려
- 최악의 외환 위기를 맞고 있는 스리랑카가 국가 부도 직전 상황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 모건(JP Morgan)은 스리랑카의 2021/22 회계연도 경상수지 적자가 30억 달러(한화 약 3조 6,973억 원)에 달하는 가운데, 스리랑카 정부가 2022년에 상환해야 할 부채 총액이 70억 달러(한화 약 8조 6,273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런데 스리랑카 중앙은행에 따르면 2022년 3월 말 기준 외환보유고는 고작 19억 3,000만 달러(한화 약 2조 3,786억 원)밖에 남지 않았다.
- 스리랑카 정부는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하여 국제 채권단을 상대로 채무 변제 유예와 대외 채무 재조정을 요청하고 있다. 우선 2022년 7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325억 원)의 재조정 협상을 진행한다는 게 스리랑카 정부의 계획이다.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국채 형태의 부채가 125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5조 4,667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 4월 12일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정부가 휘발유를 비롯한 필수품 수입 대금을 치르기 위한 외화 준비금을 남겨 놓아야 한다며, 대외 채무 변제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 채권단을 향해 채무 재조정 읍소
- 4월 9일 알리 사브리(Ali Sabry) 스리랑카 재무부 장관은 정부가 중국과도 15억 달러(한화 약 1조 8,514억 원) 규모의 신용 한도(credit line) 확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측과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325억 원) 제공 협상과 부채 일부 재조정 협상도 진행 중이란 게 사브리 장관의 설명이다.
- 알리 사브리 장관은 스리랑카 정부가 국제 신용평가기관에도 접촉해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신용등급을 조정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2020년부터 국제 신용평가기관이 스리랑카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으로 분류하면서 스리랑카 정부가 국제금융시장으로부터 사실상 차단된 바 있다.
- 사브리 장관은 스리랑카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협상을 앞두고 6개월 이내로 IMF의 권고대로 세율과 휘발유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막대한 규모의 적자를 발생시키고 있는 공기업 구조개혁에도 나설 것이라는 게 사브리 장관의 설명이다. 
- 4월 7일 스리랑카 의회는 부가세 법안(Surcharge Tax Bill)을 통과시키고 2022/23 회계연도에 한시적으로 과세 대상 소득이 연간 20억 스리랑카 루피(한화 약 77억 8,500만 원) 이상인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25%의 부가세를 징수하기로 했다.

◦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2배 가까이 인상
- 4월 8일 스리랑카 중앙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협상을 앞두고 통화정책위원회를 소집하여 기준금리를 7%p나 대폭 인상했다. 이로써 스리랑카의 대출기준금리(standing lending facility)는 14.5%, 예금기준금리(standing deposit facility)는 13.5%로 껑충 뛰어올랐다.
-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최근 통제 불능 수준이 된 국내 물가 상승의 원인을 루피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와 국제 원자재 가격의 고공 행진, 그리고 경색된 내수 공급으로 인한 시장에서의 수요 폭증으로 돌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 난달랄 위라싱게(Nandalal Weerasinghe)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스리랑카 정부가 경제적 난국에서 최대한 빨리 빠져나오려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려는 것이다”고 밝혔다.

☐ 의약품 없어서 병원 기능 마비

◦ 의약품 부족으로 의료 체계 붕괴 일보 직전
- 스리랑카에서 의약품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자, 의료 현장에서는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생존이 가능한 환자를 선별하여 치료해야 하는 윤리적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대학 병원 응급실 의사인 미놀리 데 실바(Minoli de Silva)는 심장마비 치료에 필요한 약품이 10알밖에 남지 않았으며, 효과가 떨어지고 고혈압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대체 약품을 처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전했다.
- 4월 7일 익명을 요구한 의사들이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Colombo)의 한 병원에서 심장마비 치료제 부족으로 다수의 환자가 사망했음을 밝힌 데 이어, 공공의료진협회(GMOA, Government Medical Officers’ Association)도 다음날인 8일 의료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GMOA는 날마다 전기가 장시간 단절되고, 의약품 공급량도 줄어든 상황 속에서 전국적으로 의료 체제가 마비되고 있다고 밝혔다. GMOA 협회장에 따르면, 스리랑카는 의약품의 85%를 수입에 의존한다.
- 스리랑카 의사협회(Sri Lanka Medical Association)도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현재 전국의 병원에서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를 위한 약물 투여량을 줄이고, 정기적인 수술 횟수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진들은 앞으로 수주 내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응급 치료는 불가능하고, 사망자가 폭증하는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 정권 퇴진 시위 격화... 정치권 움직임도 분주해져

◦ 성난 군중, 라자팍사 가문 퇴진 요구
- 한편, 최악의 경제난에 시달리는 스리랑카 국민은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대는 “고타! 집에 가라!(Gota! Go home!)”라는 푯말을 내걸고 대통령과 그의 형 마힌다 라자팍사(Mahinda Rajapaksa) 총리에게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이에 알리 사브리 재무부 장관은 스리랑카 정부가 5주분 휘발유를 긴급히 공급하기 위하여 인도 정부에 5억 달러(한화 약 6,171억 원)의 신용 한도 확대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브리 장관은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 세계은행(World Bank), 중국, 미국, 영국, 중동 국가에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겠다고 덧붙이며 시위대 달래기에 나섰다.

◦ 여권 탈당파는 임시 정부 구성 제안
- 4월 11일 연정에서 탈퇴한 3개 정당은 IMF와의 구제금융 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새 총리와 함께 임시 정부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우다야 가만필라(Udaya Gammanpila) 자티카 헬라 우루마야(Jathika Hela Urumaya)당 총재는 “주요 의결 사항을 처리할 초당적 위원회를 꾸려서 새 총리를 인선하고 제한 내각(limited Cabinet)을 구성하자”고 발언했다. 
- 스리랑카 자유당(SLFP, Sri Lanka Freedom Party)은 IMF와의 협상을 원만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책을 명확하게 집행할 능력을 갖춘 안정적인 정부가 우선 갖춰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야권은 헌법 개정을 통한 대통령 직무 정지 시도
- 한편, 4월 11일 야당인 사마기 자나 발라웨가야(Samagi Jana Balawegaya)당 소속의 하르샤 데 실바(Harsha de Silva) 의원은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권한을 정지시키기 위한 헌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스리랑카 헌법에 따르면 개헌 정족수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150명)이므로 여당의 도움 없이는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게다가 스리랑카에서는 2025년까지는 총선 일정이 없다.
- 페이리스(G.L. Peiris) 외무부 장관은 외교관단과 만난 자리에서 “여당이 여전히 의회 내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고, 대통령과 총리를 교체하겠다는 합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사임할 시 총리가 60일 동안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고, 그 이후에 국회의원들이 잔여 임기 동안 국정을 이끌 적임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게 된다는 게 페이리스 장관의 설명이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Sri Lanka central bank governor says to temporarily suspend foreign debt payments, 2022.04.12.
Aljazeera, Sri Lanka doctors warn of ‘catastrophic deaths’ amid shortages, 2022.04.11.
Reuters, Sri Lankan parties want interim govt with new PM as IMF talks loom, 2022.04.11.
Reuters, Sri Lanka doubles interest rates to tame inflation; stabilise economy, 2022.04.09.
South China Morning Post, Sri Lanka needs US$3 billion to stave off crisis, says finance minister, 2022.04.09.
Bloomberg, Sri Lanka opposition plan motion to scrap President Rajapaksa’s powers, 2022.04.08.
Adaderana, Surcharge Tax Bill passed with amendments, 2022.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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