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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우크라이나發 지정학적 리스크 중남미 인플레 압박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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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물가 비상...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 시급 

3월 월간 인플레이션, 전문가 예상치 상회
콜롬비아에서 고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다. 2022년 4월 5일 콜롬비아 중앙은행(Banco de la República)이 발표한 2022년 3월 월간 인플레이션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22년 3월 콜롬비아의 인플레이션은 전월대비 1.0% 상승했다. 콜롬비아 중앙은행이 실제 인플레이션을 발표하기 전 전문가들이 예상한 3월 월간 인플레이션은 0.92%였다. 또한 2022년 3월 기준으로 최근 12개월 누적 인플레이션은 8.5%였는데, 이 역시 전문가 예상치였던 8.45%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었다. 2022년 3월 콜롬비아의 인플레이션은 지난 2016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콜롬비아 중앙은행은 콜롬비아의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를 2.0~4.0%로 잡고있다. 따라서, 콜롬비아 중앙은행 목표 범위의 중간값인 3.0%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콜롬비아의 현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연간 목표치를 거의 3배 가까이 웃도는 높은 수준이다.  

식료품 가격 상승 압박 최고조…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고통 더해
3월 콜롬비아의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 가장 큰 원인은 식품과 비(non) 알콜성 음료였다. 실제로, 총 1.0%의 전월 대비 인플레이션 중 식료품이 차지한 비중은 0.52%로 월간 인플레이션에서 식료품이 차지한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그 다음은 주거비와 유틸리였고 가구와 내구재도 높은 순위를 차지하여, 콜롬비아의 물가 상승은 식품 · 주거 · 전기 · 수도, 가스 등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필수소비재가 견인하고 있다. 특히, 식료품 가격의 경우 지난 2022년 2월 말 발발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을 한층 더 크게 만드는 형국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주요 비료 수출국인데 전쟁으로 비료 수출이 중단되었고, 그 결과 콜롬비아와 같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비료를 수입하던 국가는 농산품 생산 비용이 크게 올랐다. 이는 다시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미친 파급 효과는 식료품 가격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이 전기 요금 인상을 불러왔고, 이는 또다른 필수소비재인 유틸리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었다. 식료품, 유틸리티 가격의 상승이 다른 제품들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는 물가연동(Indexation)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식료품과 유틸리티를 제외한 다른 품목의 인플레이션 역시 지난 2022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평균 상승률을 넘어섰다. 현재 콜롬비아는 물가 상승 측면에서만 본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3월 소비자신뢰지수 -17.8…바닥 수준
콜롬비아의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지난 2022년 3월 인플레이션 자체가 높았던 것도 있지만, 시장이 향후 경기 전망과 기대를 보여주는 소비자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 Index) 가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콜롬비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2022년 3월 콜롬비아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7.8로, 전월인 2022년 2월에 기록했던 -17.5에서 0.3하락했다. 낮은 소비자신뢰지수는 콜롬비아 국민이 앞으로의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2022년 3월에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한 가장 큰 원인은 ‘미래 경기 전망 지수(future conditions index)’가 하락했기 때문인데, 이는 그만큼 향후 경기 예상과 관련하여 콜롬비아 국민사이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어 있다는 의미이고, 이러한 상황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민간 경제 침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콜롬비아 국민 중 지난 2022년 3월에 ‘내구재 소비를 생각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처럼 민간이 앞으로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소비를 줄이면 경기 순환이 느려지면서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이는 다시 경기 침체를 더욱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내용의 2022년 3월 소비자신뢰지수 결과가 발표되자, 콜롬비아 중앙은행은 물론 민간 경제 전문가도 큰 우려를 표명했다. 동시에, 현재 소비자신뢰지수가 낮은 가장 큰 원인이 인플레이션에 있으므로 정부와 금융 당국이 고인플레이션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3월 기준 금리 인상 폭은 예상보다 낮아, 그러나 4월은 다를 듯
높은 월간 인플레이션을 예상했던 2022년 3월 31일, 콜롬비아 중앙은행은 3월 금리 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종전 4.0%에서 1.0%p 올린 5.0%로 결정했다. 당초 시장은 콜롬비아 중앙은행이 3월 금리 정책 회의에서 기준 금리는 1.5%p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콜롬비아 중앙은행은 시장 전망보다는 다소 온건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콜롬비아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 결정 이후 나온 각종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높았기에, 2022년 4월 29일에 있을 금리 정책 회의에서는 콜롬비아 중앙은행이 적어도 시장 전망치 이상의 금리 인상 폭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현재 전문가들은 콜롬비아 중앙은행이 4월 금리 정책 회의에서 또다시 금리를 1.0%p 올려 콜롬비아의 기준 금리가 6.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 2017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2022년 연내 추가 금리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파라과이, 인플레이션 잡기에 안간힘...그러나 역부족

인플레이션 고공행진 전망한 파라과이 중앙은행…고금리 유지 불가피
파라과이 중앙은행(Banco Central del Paraguay)이 2022년에도 2021년과 마찬가지로 역대급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호세 칸테로(José Cantero) 파라과이 중앙은행 총재는 얼마 전 글로벌 언론 로이터(Reuters)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파라과이의 연간 인플레이션이 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고인플레이션을 예고한 칸테로 총재는 파라과이가 글로벌 공급망 경직으로 인한 곡물 가격과 연료 가격 상승의 압박을 크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파라과이 중앙은행에 따르면 파라과이는 지난 2022년 2월에 전년 동기 대비 9.3%의 월간 인플레이션 상승폭을 기록했는데, 이는 최근 11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였다. 그리고 2022년 3월 월간 인플레이션이 전년 동기 대비 10.1% 상승하면서, 연이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하자 파라과이 중앙은행은 지난 2022년 3월 기준 금리를 5.75%에서 0.5% p 올린 6.25%까지 인상했다. 파라과이는 기준 금리 인상 러시를 시작하기 직전인 2021년 9월까지만 해도 금리가 1.5%에 머물렀고, 2020년 한 때는 기준 금리가 0.75%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급상승하자 파라과이 중앙은행은 불과 6개월 만에 기준 금리를 1.5%에서 6.25%로 네 배 이상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칸테로 파라과이 중앙은행 총재는 적어도 2022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기준 금리를 6.25% 이하로 낮출 뜻이 없다고 밝히며, 파라과이의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 범위 2.0~6.0%의 중간값인 4.0% 정도까지 낮아지면서 안정되는 시기는 빨라도 2023년 중반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예상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가까운 시일 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칸테로 총재는 2022년 파라과이의 연간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2021년 연말 경 파라과이 중앙은행은 2022년 파라과이 경제가 전년 대비 5%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았으나, 인플레이션이 경제 곳곳에 부담을 주는 지금에 와서는 예상 경제  성장률을 3.7%까지 크게 낮추었다. 칸테로 총재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격 부담과 금리 부담이 경제 활성화의 장해물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플레이션 악화
파라과이 역시 콜롬비아와 마찬가지로 식료품과 연료 가격이 물가 관리 당국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고 있다. 파라과이 또한 비료 자급 능력이 높지 못하며, 국제 유가 상승은 휘발유와 경유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칸테로 총재 또한 이 점을 지적하면서, 앞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진행 양상에 따라 파라과이의 인플레이션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칸테로 총재는 파라과이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추가 기준 금리 인상안도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치솟는 연료 가격에 운송 업계 총파업…보조금 지급하자 연료 부족 대란이
한편, 파라과이 운송 업계는 최근 연료 가격 인상을 이기지 못하고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실시했다. 운송 업계의 총파업은 보름 동안 이어졌으며, 해당 기간 동안 파라과이의 물류가 정체되면서 파라과이의 경제 흐름도 둔화되었다. 파라과이의 다른 산업도 물류 비용 상승과 물류 흐름 둔화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물류는 필수적이므로, 물류 비용 인상은 곧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의미한다.

이처럼 산업의 동맥인 물류 업계가 총파업을 불사하면서까지 연료 가격 상승 대책을 요구하자 , 결국 파라과이 정부는 파라과이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파(Petropar, Petroleos Paraguayos)가 운영하는 주유소의 연료 가격을 낮추고, 가격 인하분 만큼 페트로파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파라과이 정부가 페트로파 주유소 연료 가격을 낮추자 저렴한 가격에 연료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페트로파 주유소로 몰리면서 이번에는 연료 재고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파라과이 정부는 가격 억제와 물량 부족이라는 양방향 압력에 시달리고 있으며, 아직까지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IMF는 파라과이에 구조 개혁 제안
파라과이 정부가 진퇴양난에 빠진 사이, 국제금융기구(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는 파라과이가 인플레이션 완화 정책을 지속하면서 경제 구조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IMF는 파라과이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동향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환율 변동을 낮추는 것부터 시작하여, 재정 지출을 줄여 정부 재정 건전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동시에, 파라과이 정부가 지금의 사회 복지 정책을 보다 선별적으로 실행하여 불필요한 재원 누수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인플레이션 정상화까지 갈 길 멀어

연간 인플레이션 최근 21년래 최고
멕시코의 월간 인플레이션이 5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를 넘어섰다. 지난 2021년 11월 월간 인플레이션 7.37%를 기록하면서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7% 선을 돌파한 멕시코는 2021년 12월과 2022년 1월, 2월, 그리고 3월까지 계속해서 7%대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다. 이러한 멕시코의 인플레이션은 2022년 들어서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22년 1월 월간 인플레이션이 7.07%였던 멕시코는 2022년 2월 7.28를 기록한 후 3월에 다시 인플레이션이 7.45%까지 한번 더 상승했다. 멕시코 연방 통계지질연구원(INEGI, Instituto Nacional de Estadística, Geografía e Informatica)에 따르면 2022년 3월 월간 인플레이션은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멕시코는 지난 3월 최근 21년 중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하게 되었다.

2022년 2분까지 계속 상승할 것…중앙은행 목표와 큰 괴리
이처럼 역대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기록 중인 멕시코이지만 멕시코 중앙은행(Banco de Mexico)은 당분간 멕시코의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멕시코 중앙은행 이사회 멤버 중 한 명인 제라르도 에스퀴벨(Gerardo Esquivel) 의원은 온라인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멕시코 중앙은행의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는 3%이고, 따라서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이러한 중앙은행의 목표와 매우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에스퀴벨 의원은 지난 2022년 1/4분기 멕시코가 21세기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했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며 당분간 멕시코의 고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에스퀴벨 의원은 적어도 2022년 1/4분기까지는 멕시코의 인플레이션이 계속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물가 상승 억제 위해 연이어 금리 인상 단행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러한 의견은 에스퀴벨 의원 개인의 생각만은 아니다. 멕시코 중앙은행 역시 멕시코의 인플레이션이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잘 알고 있으며, 실제로 멕시코 중앙은행은 최근 열렸던 일곱 차례의 금리 정책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인상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22년 3월 금리 정책 회의에서는 멕시코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0.5%p 인상하면서 멕시코의 기준 금리는 이제 6.5%까지 높아졌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시점인 지난 2020년 3월 기준 금리와 같은 수준으로, 멕시코 중앙은행은 적어도 금리 정책에서 만큼은 더 이상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체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편, 멕시코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기조는 정부와도 어느 정도 사전에 협의된 사안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es Manuel Lo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은 멕시코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6.0%에서 6.5%로 0.5%p 올린다고 발표하기도 전에 공개 기자 회견 자리에서 멕시코의 기준 금리가 6.5%로 인상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실수였으며, 자신은 멕시코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압력을 가한 일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멕시코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리기로 협의한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하면서, 인플레이션 대책을 두고 정부와 중앙은행이 서로 의사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긴 싸움 될 것
이처럼 멕시코 중앙은행은 최근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신속하게 올렸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2021년 사이에도 다른 여러 국가와는 달리 제로 금리 정책을 가져가지 않았다. 실제로, 멕시코의 기준 금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에 가장 낮게 내려갔을 때도 다른 중남미 국가보다 높은 4.0%였다. 멕시코 중앙은행 역시 이러한 점을 언급하면서, 멕시코는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사전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멕시코 중앙은행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멕시코는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멕시코의 현재 인플레이션이 그만큼 정상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멕시코 중앙은행도 인플레이션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스퀴벨 의원은 멕시코 중앙은행과 정부가 인플레이션 대책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멕시코의 연간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 범위인 3%대까지 회복되는 시기는 2024년 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멕시코가 오랜 기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 신용평가 기관 피치(Fitch Ratings)는 2022년 멕시코의 연간 경제 성장률을 종전 2.2%에서 1.8%로 낮추었다. 피치는 멕시코가 2021년 기술적으로 불황 직전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경제 회복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피치는 멕시코의 2022년 연간 인플레이션이 6.6~7.2%를 기록하면서, 멕시코 중앙은행 목표치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아르헨티나,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 기록

빈곤율 37.3%...인플레이션에 국민 고통 가중
2022년 3월  아르헨티나의 빈곤율이 37.3%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인 2021년 3월의 40.6%보다 낮은 것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기록했던 35.5%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와 같은 심각한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고 있고, 실제로 2021년에 180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했다. 그러면서 아르헨티나의 실업률은 7%까지 낮아졌는데, 이는 2016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국민의 삶은 그 이전과 비교하여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여기에, 최근 고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아르헨티나 국민의 삶의 질은 실업률이 더 높았던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피치, 아르헨티나 국가 신용등급 CCC로
불안한 경제 구조, 페소화의 낮은 신뢰도, 여기에 높은 빈곤율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아르헨티나의 국가 신용등급은 사실상 디폴트 직전 상황에 처해 있다. 최근 피치는 아르헨티나의 국가 신용 등급을 CCC 등급으로 평가했는데, CCC 등급은 총 12개로 나뉘어진 피치의 신용 평가 등급 중 7번째로, 8번째인 CC 등급부터 주어지는 투자부적격 바로 전 단계에 해당한다. 피치는 아르헨티나의 국가 신용등급을 CCC로 평가한 이유로 1) 낮은 채무 상환 능력, 2) IMF 구제 금융, 3) 안정되지 못한 정치 상황, 4) 낮은 유동성, 5) 높은 인플레이션, 6) 열악한 정부 재정 건전성, 7) 느린 경제 회복 속도 등을 꼽았으며, 가까운 시일 내 아르헨티나의 경제 여건이 극적으로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았다.

물가 안정 위해 수출 관세도 인상…기대 효과는 ‘글쎄’
아르헨티나 정부는 경제 회복의 첫 걸음으로 인플레이션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에 주요 농산품이나 식료품에 대해서는 고율의 수출 관세를 매기면서까지 국내 물가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남미는 지난 몇 년간 이상 기후로 인해 기록적인 가뭄을 겪으면서 농산물 소출량이 급감했고, 여기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비료 가격과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식료품 물가 상승을 한층 더 부채질했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 역시 식료품 인플레이션에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최근 아르헨티나 정부는 주요 식자재인 대두유에의 수출 관세를 33%까지 올려 국내로 공급되는 대두유 물량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Alberto Fernandez)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 같은 정책을 발표하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언했으며, 앞으로 아르헨티나 국내 물가를 잡기 위해 다른 수단도 기꺼이 동원할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러한 아르헨티나 정부의 노력이 가시적이고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아르헨티나의 경제 문제는 오랜 기간 계속된 뿌리깊은 고질병이며, 기후 변화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그간 하이퍼인플레이션 국가였던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을 이미 뛰어넘은 아르헨티나는 당분간 취약한 경제 구조로 인해 인플레이션에 의한 고통을 더 크게 겪으며 감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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