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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말레이시아의 중소기업 환경 분석과 녹색 기업 모델 제언

말레이시아 Dr. Pek Chuen Khee UCSI Graduate Business School Associate Professor 2022/05/09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말레이시아의 중소기업
중소기업(Micro, Small, and Medium Enterprises)은 말레이시아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근간이다. 한 추산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 활동하는 기업 중 97.4%가 중소기업에 해당하며, 그 구성을 살펴보면 초소형 기업이 78.6%, 소형 기업이 19.8%, 그리고 중형 기업이 1.6%를 차지한다1). 이들 중소기업의 대부분인 83.8%는 서비스 부문에서 활동하고, 기타 부문 중에서는 건설업·제조업·농업·채광업의 비중이 높다.

말레이시아의 중소기업들은 1997~1999년의 아시아 금융 위기와 2007~2008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를 이겨냈지만, 2019~2021년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시행된 국가적 규모의 봉쇄 조치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으며, 한 통계에 따르면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로 15만 개의 중소기업이 폐쇄 위기를 맞으면서 12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된다2). 다행히도 말레이시아에서 2022년 4월 1일을 기점으로 국경이 다시 개방되면서 앞으로는 특히 관광업과 접객업에 종사하는 중소기업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은행(World Bank)이 강조한 바 있듯, 중소기업은 향후 수 개월간 경제 활성화와 회복을 주도하게 될 새로운 핵심 주체이다3).

코로나 19 팬데믹 발생 이전인 2016년에 출간된 자료에서는 말레이시아의 중소기업이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41%와 수출액의 23%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고4), 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이던 2021년에도 일각에서는 제조업 분야의 강세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활동의 회복을 점치기도 했다5). 하지만 이러한 예상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 아 중소기업 협회(SME Association of Malaysia)는 중소기업 대부분의 2021년도 실적이 2020년에 비해 저조하다고 발표하였으며6), 그 이유로는 원자재 공급, 인력, 수송 수단의 부족으로 인한 주문 건수의 감소가 주로 지적된다. 다만, 이는 2022년의 1/4분기 자료만을 바탕으로 한 통계이기에 4월 초부터 국경이 다시 개방되면 연내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아직 남아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2004년에 중소기업 개발 위원회(National SME Development Council)가 발족한 이래 중소기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으며, 해당 위원회는 2019년에 중소기업 분야의 기업가 육성이 지니는 중요성을 더욱 잘 반영하는 기업가 및 중소기업 개발 위원회(National Entrepreneur and SME Development Council)로 개칭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말레이시아 정부는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중소기업에 임금 보조금 지원을 통해 재정 부담을 완화하거나 기업 활동이 중단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등 위기 극복을 지원했으며, 코로나19의 엔데믹화를 준비하는 오늘에 이르러서는 2022년도 예산안과 제12차 말레이시아 계획(12th Malaysia Plan)에 따라 중소기업 경기의 부활을 기도하고 있다.

한편 앞으로의 기업 환경이 이전보다 나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중소기업들은 바로 지금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 기업 모델을 추진할 적기라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은 유엔이 제시하는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2030년까지 달성하는 데 작지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의 중소기업은 특히 중·저소득층 일자리 창출을 통해서 빈곤 퇴치(SDG 제1조)에, 말레이시아 국내 대부분의 일자리를 담당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 공급과 경제 성장(SDG 제8조)에, 그리고 원자재 확보에서 최종재 생산과 소비자로의 배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의 녹색 접근법을 채택하여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SDG 제12조)에 각각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 아래에서 중소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말레이시아의 경제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따라서 본고에서는 먼저 말레이시아 중소기업 환경의 최근 변화 양상을 살펴본 후에 필자가 직접 고안한 녹색 기업 모델을 소개하고자 한다.

말레이시아 중소기업 환경의 변화
말레이시아 통계청(Department of Statistics)이 2020년 7월 29일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중소기업의 GDP 기여도가 2018년의 38.3%에서 38.9%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말레이시아 중소기업의 성장률은 2004년 이래 국가 전체의 GDP 성장률을 꾸준히 상회해왔고7), 2019년을 기준으로 말레이시아 국내 일자리의 48.4%와 수출액의 17.9%를 중소기업이 담당했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통계 자료는 말레이시아의 기업가 및 중소기업 개발 위원회가 ‘뉴 노멀 시대의 중소기업: 경제 재건(SMEs in the New Normal: Rebuilding the Economy)’이라는 부제를 붙여 출간한 최신 자료인 2019~2020년도 경제 현황 및 전망(Economic Performance and Outlook) 보고서를 인용한 것이다. 먼저 2019년에 서비스 부문은 중소기업 기반 GDP와 전체 GDP에서 각각 63.3%와 57.7%를 담당하는 최대 부문이었으며, 제조업(중소 19.5%, 전체 22.3%), 농업(중소 9.7%, 전체 7.1%), 건설업(중소 5.6%, 전체 4.7%), 채광업(중소 0.5%, 전체 7.1%)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2019년에 중소기업이 고용한 근로자의 수는 730만 명으로 2018년의 710만 명에 비해 3%가량 늘어났으며, 이는 말레이시아 전체 일자리 수 증가율인 2.1%에 비해서도 높은 것이다. 한편 건설 사업의 감소 및 지연으로 2019년에 역(-) 성장을 보였던 건설업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중소기업이 고용하는 근로자의 증가가 관찰되었다. 각계에 근로하는 중소기업 인원의 비중을 살펴보면 서비스 부문이 63.2%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는 제조업(16.3%), 농업(10.6%), 건설업(9.7%), 채광업(0.3%) 순이었다.

한편 2019년도 중소기업 수출액의 증가율은 2.6%로 2018년의 3.4%에서 다소 하락했는데, 증가율 감소의 이유로는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긴장과 해외 수요의 감소가 지적된다. 서비스 부문의 중소기업은 2019년 말레이시아의 수출액 중 50.7%를 담당했으며, 나머지 48%는 제조업 부문이, 1.3%는 농업 부문이 각각 차지했다. 수출액 비중을 기준으로 한 말레이시아 중소기업의 주요 수출 대상국은 싱가포르(18.4%), 중국(9.3%), 미국(7.5%)이었다.

하지만 2020년 1월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중소기업의 경제 활동에 많은 제약이 가해졌다. 경제 전문지인 말레이시안 리저브(Malaysian Reserve)는 팬데믹으로 인해 말레이시아 국내 중소기업이 2020년에 7.3%의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하며8), 또 다른 보고서에 의하면 말레이시아 중소기업의 87%가량이 수익 감소와 공급자 대상 부채 증가 현상을 겪었고, 많은 기업이 2020년 3월 18일부터 5월 3일까지, 그리고 동년 6월 1일부터 동월 28일까지 두 차례 시행된 국가적 봉쇄 조치로 인해 상품 판매가 제한되는 피해를 겪었다9). 말레이시아의 연 단위 환산 분기별 GDP도 2020년 2/4분기부터 4/4분기까지 세 분기 동안 각각 17.1%, 2.6%, 3.4%의 감소율을 보였다. 이 밖에 총 3만 7,000개의 중소기업이 장기간에 거쳐 지속된 이동 제한 조치로 인해 영업을 중단했다는 보고도 존재한다10).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꺾이면서 말레이시아 경제는 앞으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특히 2021년 하반기부터 단계적 정상화 조치가 시행되며 상황이 점진적으로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4월부로 국경이 다시 개방된 점도 말레이시아 중소기업에 있어 사업과 교역을 확대할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한다. 말레이시아 중소기업 협회 의장을 맡고 있는 다툭 윌리엄 응(Datuk William Ng)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가 해제되면서 2022년의 경제 성장률이 5.5%에서 6%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11).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인지한 말레이시아 정부도 기업 활동 지원을 위해 400억 링깃 규모의 재정 지원안을 공개하는 등12)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 구상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원책의 구체적 사례로는 프리하틴(PRIHATIN) 경제 진작 패키지,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을 위한 손해 경감 조치, 중소기업 긴급 펀드를 통한 재난 구호, 중소기업 합병·인수 유인책 등이 있다.

중소기업을 위한 지속 가능한 기업 모델: GEM 프레임워크
조만간 경제 회복기에 들어서게 될 말레이시아의 중소기업들은 경제 성장의 동력과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녹색 기업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이 점에서 필자는 중소기업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녹색 공급망 관리 전략을 고안해 녹색 경제(Green Economy), 친환경 혁신(Eco-Innovation), 마케팅의 친환경 혁신(Marketing Eco-Innovation)이라는 세 가지 개념의 영문 앞 글자를 딴 젬(GEM)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중소기업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녹색 공급망 관리의 실패는 지금까지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난 환경 오염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데13), <그림 1>에 시각화된 GEM 프레임워크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나타낸다. 여기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중소기업들은 먼저 녹색 경제 개념을 바탕으로 환경친화적이고 재활용성이 높은 원자재를 확보하고, 해당 원자재는 친환경 혁신을 통해 녹색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해 시장에 공급하는 데 쓰이며, 이들 상품과 서비스는 마케팅의 친환경 혁신에 따라 소비자에 전달된다.

<그림 1>  GEM 프레임워크

1

자료: 저자 작성


위 프레임워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저금리 녹색 대출과 정부 보조금 등 재정적 지원책을 통해 중소기업의 확장과 성장을 돕는 녹색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또한 녹색 비용 분석은 기업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경제적 외부 효과를 고려해 재생 및 지속 가능한 자원을 생산에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여기에 들어가는 모든 자재는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가능해야 한다. 친환경 혁신과 기업가 정신 측면에서 중소기업은 자신의 녹색 기업 경영 능력을 기르는 전략을 채용해 수많은 경쟁자들이 들어찬 레드 오션(Red Ocean) 시장에서 녹색 경쟁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낸 녹색 혁신은 녹색화된 마케팅 7P 원칙과 녹색 마케팅 철학에 따라 소비자에 홍보되며, 자사가 얼마나 환경친화적인 과정으로 상품 및 서비스를 만들어내는지에 따라 경쟁하는 이른바 그린 오션(Green Ocean) 시장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처럼 시장에서 녹색 구상과 노력이 자리를 잡게 되면 녹색화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제고할 수 있고, 유엔의 SDG에 대한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생산 과정에서 외부적 효용과 비용을 고려해 효율성을 최대로 한다면 일반 국민에 대한 복리 증진을 기대할 수도 있으며, 이들 모두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중소기업이 경제·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 이들이 일으키는 환경 오염을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코로나19로 인한 말레이시아의 봉쇄 조치가 해제되고 국경도 다시금 개방되어 해외 관광객, 교포, 투자자들이 입국할 수 있게 되면서 말레이시아의 중소기업들은 경제 회복기의 도래와 함께 녹색 기업 활동을 전개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 측면에서 필자가 제안한 GEM 프레임워크는 국가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들이 녹색 공급망 관리 전략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말레이시아 정부가 제공하는 유인책과 중소기업 경기 회복을 위한 조치가 가세한다면 2022년 4월부로 코로나19 엔데믹 시기에 진입한 말레이시아 경제의 회복을 도모하는 데 중소기업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각주
1) SME Corporation of Malaysia, 2020
2) Chew, 2021
3) World Bank, 2016
4) World Bank, 2016
5) New Straits Times Business,2021
6) The Malaysian Reserve, 2022a
7) Ministry of Entrepreneur Development and Cooperatives, 2020
8) The Malaysian Reserve, 2021b
9) Razak, Isa, and Latiff, 2020
10) Jali, 2021
11) Lim, 2022
12) Jalil, 2021
13) Rozar, Razik, and Zakaria,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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