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부유럽

☐ 헝가리, EU의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조치에 반대... EU, 헝가리 달래기 나서

◦ 헝가리, EU의 러시아 에너지 제재 반대로 합의 결렬

- 유럽연합(EU)은 러시아 경제 제재안으로 러시아산 석유 및 천연가스의 금수조치를 추진하고 있으나, 헝가리·슬로바키아와의 협상이 불발되었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Politico)는 5월 8일 유럽연합 27개국 외교관들은 러시아산 석유·천연가스 금수 조치와 관련된 세부 사항을 조율하기 위해 회담을 열었으나 결렬되었다고 전했다. 유럽집행위원회(EC, European Commission)는 러시아산 원유는 앞으로 6개월간, 정제유는 2023년 1월까지 단계적으로 수입을 중단하는 제재안을 제안하면서,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는 2024년 말까지, 체코에는 2022년 6월까지의 유예 기간을 제안하였다.

- 하지만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의 상황을 고려한 EU의 중재안에도 불구하고 헝가리는 제재 동참을 거부하였다. 5월 8일 페테르 시야르토(Peter Szijjarto) 헝가리 외무장관은 지금까지 모든 유럽연합의 러시아 제재안에 동참했지만, 이번 조치는 헝가리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해결책이 없는 한 동참하지 않겠다고 설명하였다.

- 헝가리 정치 인사들은 유럽연합의 석유 금수 조치에 반대 의사를 여러 차례 표명해왔다.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án) 헝가리 총리는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가 헝가리 경제에 핵폭탄 같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는 헝가리의 경제 상황을 무시한 조치라고 반발하였다. 또한 졸탄 코바치(Zoltán Kovács) 헝가리 국무장관은 아직까지 헝가리가 만족할만한 제안을 받지 못했으며, 헝가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언급하였다.

◦ EU, 러시아 에너지 제재 위해 헝가리 달래기에 나서

- -EU 지도부는 헝가리에 방문하여 설득하고자 했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9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집행위원회(EC, European Commission) 위원장은 헝가리를 방문하여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 헝가리 총리와 회담을 갖고 협상을 시도했으나 양자는 러시아 에너지 제재에 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가 천연가스 85%, 석유 60% 이상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헝가리가 내륙 국가이기 때문에 석유를 직접 공급받을 항구가 없어 러시아에서 이어지는 송유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헝가리 당국은 EU가 러시아산 석유를 대체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제공하지 않으면 러시아산 석유 금수 초지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였다. 시야르토 외무장관은 헝가리가 러시아산 석유를 대체하게 될 경우 필요한 신규 정유 시설과 송유관 건설에 필요한 수억 달러의 비용을 EU가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시야르토 장관은 헝가리는 러시아에서 송유관을 통해 석유를 비교적 저렴하게 공급받는 덕분에 연료 가격 상승을 통제하고 있으며, 공급이 중단될 경우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 덧붙였다.

☐ EU 외무장관들, 재차 헝가리의 제재 참여 촉구... 러시아, 헝가리와 원자력 발전 협력 철회 시사

◦ EU 외무장관들, 재차 헝가리의 제재 참여 촉구

- EU 외무장관들은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를 거부하는 헝가리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였다. 5월 16일 EU 외무장관들은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를 거부하고 있는 헝가리에 동참을 공개적으로 요청하였다. 가브리엘리우스 란츠베르기스(Gabrielius Landsbergis)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헝가리가 EU를 볼모로 잡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한, 란츠베르기스 장관은 헝가리를 배려해 단계적으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하는 방안을 제안했음에도 헝가리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언급하였다.

- 헝가리 당국은 EU가 여전히 헝가리에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야르토 외무장관은 러시아산 석유를 단계적으로 대체하기 위한 헝가리 에너지 인프라의 현대화 작업에는 150억~180억 유로(한화 약 20조 1,577억 원~24조 1,893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EU가 이를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제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시야르토 장관은 또 다른 해결책으로 현재 러시아에서 헝가리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제재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 EU는 헝가리가 조속히 제재에 동참하길 희망하면서 금수 조치 도입을 위한 유예 기간을 갖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EU는 신속한 제재안 통과를 위해 헝가리를 비롯하여 체코, 슬로바키아, 키프로스 등 일부 회원국의 석유 금수 조치 기한을 6개월 연장해주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헝가리 당국은 기존 정유 시설 개조에 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 러시아, 헝가리 내에서 원자력 발전소 확장 공사에서 참여 철회 시사

- 지난 3월 말 헝가리 언론들이 러시아가 헝가리 원자력 발전소 확장공사 참여를 취소할 수 있다고 보도하였다. 헝가리 언론들이 헝가리의 유일한 원자력 발전소인 팍스(Paks) 원자력 발전소 확장 공사에서 러시아의 로스아톰(Rosatom)이 철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헝가리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인 125억 유로(한화 약 16조 7,938억 원)를 투자해 팍스 원자력 발전소에 2개의 원자로를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 한편 러시아 원자력 공사인 로스아톰은 헝가리 언론의 이와 같은 보도에 대해서 부인하였다. 로스아톰 측은 이와 같은 보도를 부인하면서 정해진 일정과 러시아와 헝가리 두 나라 정부 간 협약에 따라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팍스 원자력 발전소 확장 공사는 이미 예정된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으며, 헝가리의 원자력 관리 기구인 OAH는 로스아톰에게 원자력 발전소 건설 최종 승인을 발급하지 않은 상태이다.

- 팍스 원자력 발전소는 헝가리의 연간 전력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생산하는 헝가리의 핵심 에너지 공급원이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EU foreign ministers urge Hungary to sign up to proposed Russian oil embargo, 2022.05.16.

The Guardian, Hungary ‘holding EU hostage’ over sanctions on Russian oil, 2022.05.16.

euronews, Hungary, Slovakia, Czech Republic and Bulgaria still resisting EU ban on Russian oil, 2020.05.14.

Reuters, Hungary says its backing of EU's Russia oil ban hinges on hundreds of millions of dollars, 2022.05.12.

Al Jazeera, Why is Hungary not backing EU sanctions on Russian oil?, 2022.05.10.

Bloomberg, EU Push to Ban Russian Oil Is Stalled by Hungarian Demands, 2022.05.09.

Politico, EU’s Russian oil ban stalls as Hungary holds up sanctions, 2022.05.08.

bne Intellinews, Rosatom reportedly pulling out of Paks project, 2022.03.29.

Daily News Hunargy, Russians may not build new reactors at Paks nuclear plant!?, 2022.03.29.

[관련 정보]

1. 헝가리, 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 반대 (2022.05.13)

2. 헝가리의 반대로 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 불발 (2022.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