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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앞다퉈 코로나19 엔데믹 체제로 전환하는 중남미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2/05/27





팬데믹 이전으로 복귀 시작한 중남미 


거리두기와 국경 봉쇄 속속 해제

2022년 5월 들어 중남미 국가들이 하나둘씩 일상 회복을 위해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규제를 해제하기 시작했다.


먼저 콜롬비아는 2022년 5월 1일을 기점으로 마스크 실내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또한, 시설 출입을 위해 강제했던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 제출 의무도 해제되었다. 이에 콜롬비아 국민은 의료시설을 제외한 영화관, 음식점, 마트, 박물관, 스포츠 경기장 등 거의 모든 실내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콜롬비아가 실내 마스 의무 착용을 해제한 것과 같은 날, 칠레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후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모든 지상 국경을 개방했다. 칠레는 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인 2020년 3월 17일 국경에 방역 검문소를 설치하고 지상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해, 그동안 화물 차량 등 상업적인 목적의 통행만 허용해 왔다.


한편,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은 코로나19의 풍토병(앤데믹) 전환을 선언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등 코로나19 관련 지표가 안정되었다고 언급하면서, 멕시코는 이제 과거와 같은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중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에서는 2년여 만에 카니발 축제가 열리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축제를 즐기지 못했던 시민들이 길거리로 나왔고, 거리에선 대규모 행사가 펼쳐졌다.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브라질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부터 코로나19는 유행성 독감과 같은 질병이며, 특별히 백신이 필요없는 바이러스라고 평가 절하한 바도 있다. 


이러한 중남미 지역 국가들의 모습은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추정되는 중국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중국은 한동안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으나 최근 들어 베이징을 봉쇄하는 등 다시 한번 강력한 제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의 피해가 가장 컸던 중남미 국가들은 이제 코로나19와 결별을 선언하고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적어도, 사회 활동 측면에서 많은 중남미 국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즉 엔데믹 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률이 엔데믹으로 전환에 큰 도움 줘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 산하 조직이자 아메리카 지역 보건 관련 업무를 담당 중인 범미보건기구(PAHO, Pan American Health Organization)가 최근 중남미 지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 관련 자료를 발표했다.


키리사 에티엔(Carissa F. Etienne) 범미보건기구 의장에 따르면 2022년 4월 말 기준 중남미 전체 인구의 3분의 2 이상이 2회 이상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키리사 에티엔 의장은 “코로나19 백신은 분명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며, 또한 매우 안전한 백신’이라고 말했다. 키리사 엔티엔 의장은 또한 중남미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가장 크게 입은 지역이지만 백신 덕분에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키리사 에티엔 의장은 그러면서도 아직 중남미 지역에 백신 접종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국가가 남아있어 코로나19 백신 보급을 좀 더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남미, 엔데믹은 선택이 아닌 필수

중남미 국가들이 엔데믹 체제로 전환하게 된 것은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이지만 중남미 국가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내내 끊임없이 엔데믹 전환을 노렸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대외 무역 감소와 경제 활동 위축으로 이어졌는데, 이는 경제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남미 국가에는 큰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중남미 각국 정부는 보조금 지급에 많은 예산을 할당했고, 이로 인해 시장에서 유통되는 화폐가 늘어나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인플레이션이 심화되었고 이는 일반 가계에 큰 부담을 안겨주었다.


고인플레인션이 이어지자 중남미 각국 정부는 방역을 위한 폐쇄 정책보다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개방 정책이 시급하다는 쪽으로 의견으로 모아져 여러 중남미 국가들이 엔데믹 체제로 옮겨가기 위해 백신 확보와 접종을 서둘렀다.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중남미 국가들이 2022년 5월부터 적극적인 개방에 나선 것은 경제 침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이유도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19 풍토병 전환 또는 코로나19 비상 체제 종료 

선언하는 브라질과 멕시코


멕시코 정부, 코로나19는 ‘계절성 질병’

멕시코 현지 시각으로 2022년 4월 말 경,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멕시코 정부는 코로나19 비상 체제를 종료하고 엔데믹 체제로 넘어간다고 발표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에 앞으로 멕시코 정부와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그리고 활동 동선 등 멕시코 시민의 일상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매일 공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의 코로나19 상황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이에 코로나19는 더 이상 특별 대응이 필요한 심각한 질병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앞으로 멕시코 정부는 코로나19를 계절성 질병으로 간주한다고 말해 멕시코 정부가 코로나19를 다른 전염성 바이러스와 동일하게 취급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경기 회복은 느려

사회적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거의 돌아간 멕시코이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회복이 멀었다.

멕시코 통계청(INEGI, Instituto Nacional de Estadística, Geografía e Informatica) 발표에 따르면 2022년 ¼분기 멕시코의 경제 성장률은 직전 분기인 2021년 4/4 분기 대비 0.9% 성장에 그쳤다. 물론 이는 제로 성장에 그쳤던 2021년 4/4분기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2021년3/4분와 비교하면 개선된 셈이지만 빠르게 경기를 회복 중인 글로벌 국가는 물론이고 다른 중남미 지역 국가와 비교해도 경제 회복 속도가 상당히 느린 편이다.


멕시코의 경제 성장률을 두고 세계적인 신용 평가 기관 무디스(Moody’s)의 알프레도 쿠티노(Alfredo Coutiño) 분석 전문가는 멕시코 경제가 아직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으며, 지금의 경제 회복 속도로는 가야할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2022년도 멕시코의 경제 성장률이 중남미 주요 7개국 가운데 최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았다. 알프레도 쿠티노 분석 전문가에 따르면 2022년 멕시코의 연간 경제 성장률은 1.5%로, 전년도인 2021년의 5.0%에서 크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브라질도 코로나19 비상 체제 종료 공식 선언

브라질은 5월 22일부로 코로나19 비상 체제를 종료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에 브라질에서는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규제를 더 이상 적용하지 않는다.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이전에도 상파울루(Sao Paulo)주와 몇몇 연방 직할주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등 마스크 관련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브라질 중앙 정부는 각 주정부가 주의 방역 상황에 따라 마스크 의무 착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여 마스크 관련 규제를 다시 강화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기는 했으나, 중앙정부 차원에서 의무 착용 조치를 적용하지 않아 관련 규제가 크게 완화된 것은 분명하다.


또한 브라질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가 별도의 격리 기간 없이 브라질을 출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브라질 국적 보유자, 보건 업무 요원, 인도적 차원의 방문자는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매우 낮은 국가에서 입국한 사람의 경우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증명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조치는 항공편을 통한 입국 절차뿐 아니라 육상 교통이나 선박을 이용해 입국하는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유지 선언에도 브라질, 코로나19 비상 체제 종료 강행

한편, 브라질 정부가 팬데믹 비상 체제 종료를 공식 선언한 시점은 세계보건기구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유지를 선언한 시점이었다. 마르셀로 퀘이호가(Marcelo Queiroga) 보건부 장관은 브라질이 팬데믹 대응 체제를 끝마치는 이유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코로나19는 앞으로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며, 지금과 같은 이례적인 대응 체제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마르셀로 퀘이호가 장관은 이제 브라질은 음압 병상 등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확보했으며, 이러한 여력이 생긴만큼 더 이상 코로나19를 다른 전염성 바이러스와 별개로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앞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특별히 정한 것은 없다고 언급해, 코로나19에 더 이상 국가적인 행정력과 자원을 집중하지 않을 계획임을 시사했다.


국경 빗장 푸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출입국 관리 정책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화한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정부가 출입국 관련 방역 규제와 제한을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전인 2020년 3월 이전 수준으로 변경한다. 웨이도 페드로(Wado de Pedro) 아르헨티나 내무부(Ministerio del Interior) 장관과 플로렌시아 카리나누(Florencia Carignano) 아르헨티나 이민국 국장은 공동 발표를 통해 이 같은 결정을 전하면서, 이제 아르헨티나 국경을 훨씬 간편하게 드나들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후 총 237개의 국경 검문소 중 약 180개를 폐쇄하고 오직 58개의 국경 검문소를 통해서만 아르헨티나 출입을 허용하는 등,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출입국 규제를 크게 강화했었다. 그러나 국경 출입국 제한을 완화하고 검문소를 재개방하면서 아르헨티나와 지상 국경을 맞댄 칠레, 볼리비아, 파라과이, 브라질, 그리고 우루과이 외국인 관광객이 더욱 수월하게 아르헨티나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아르헨티나 정부는 외국인이라고 하더라도 한번 PCR 음성 결과를 제출하면 24시간 이내에는 다시 국경을 넘나들더라도 추가 음성 결과 제출 의무를 면제하는 등 국경 지대 왕래가 원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러한 결정은 타국과 국경을 맞댄 지방 정부의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지방 정부는 방역 검역 행정이 너무 느리다는 불만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아르헨티나 보건부, 코로나19 계속 경계하되 대응 수준은 낮춰 

아르헨티나 정부가 출입국 관리 규제 완화를 발표한 것과 비슷한 시기, 페르난 키로스(Fernán Quirós) 아르헨티나 보건부(Ministerio de Salud) 장관은 남반구인 아르헨티나가 이제 곧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 겨울철로 접어드는 만큼,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을 계속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페르난 키로스 장관은 이 같은 성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코로나19를 ‘새로운 일상 바이러스(new common virus)’라고 표현해 코로나19를 더 이상 특별한 질병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실제로, 페르난 키로스 장관은 겨울철에 코로나19가 재유행하더라도 그 정도는 이전처럼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또한, 아르헨티나 보건부는 밀집 지역에서 마스크를 의무 착용해야 하는 기존 조치를 해제하지 않았으나, 어린이는 마스크 의무 착용에서 예외로 정하고 학교에서는 팬데믹 이전과 같은 활동을 허용하는 등 전반적으로 코로나19 대응 규제 수준을 큰 폭으로 완화했다. 이에 더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적용했던 각종 방역 프로토콜 적용 수준도 지속적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칠레, 지상 국경 완전 개방

새 정권이 들어선 칠레도 2022년 5월 1일부로 모든 지상 국경을 개방한다. 칠레는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페루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22개 국경 검문소를 다시 열고, 내외국인의 자유로운 출입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칠레는 2020년 3월 17일부터 2년 가까이 지상 국경을 폐쇄하고 출입을 강력히 통제해 왔다. 민간인의 출입은 전면 통제되었으며, 경제적인 이유로 상업적인 물류 운송 차량의 통행만 제한적으로 허가하는 강력한 국경 관리 정책을 유지했었다.


칠레 내무부(Ministerio del Interior y Seguridad Pública)는 국경 완전 개방을 알리면서 칠레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하여 완전히 새로운 체제로 옮겨간다고 밝혔다. 칠레는 코로나19 팬데믹의 경험을 이용해 국가 방역 현황 등급을 3단계로 구분하는 체계를 정비했다. 각 단계에 따라 국경 출입 관리 수준을 달리하는 지침을 세웠으며, 해당 지침에 따라 즉각적으로 방역 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지상 국경을 완전히 개방한 칠레는 방역 현황 등급을 가장 위험성이 낮은 1단계로 지정하는 한편, 향후 바이러스 전파 상황에 따라 등급을 조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칠레 정부는 추후 언제든지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 두었지만,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코로나19가 더 이상 이전과 같이 국가적으로 총력 대응이 필요한 질병은 아니라고 선언하면서, 이제 칠레가 일상으로 복귀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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