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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레바논, 총선 이후에도 정치적 공백 장기화 우려

아프리카ㆍ 중동 기타 EMERiCs - - 2022/06/03

☐ 레바논 총선, 헤즈볼라(Hezbollah) 동맹 세력 과반 상실   


◦ 헤즈볼라 동맹 세력, 과반 의석 상실

- 5월 15일 치러진 레바논 총선에서 친이란 정파인 헤즈볼라와 동맹 정당이 128석 중 61석을 얻는 데 그쳐 과반을 상실했다. 헤즈볼라와 동맹 세력은 2018년 총선에서는 총 71석을 차지했었다.

- 헤즈볼라의 동맹인 기독교 정당 자유애국운동(FPM, Free Patriotic Movement)은 지난 선거보다 2석 감소한 16석을 얻는데 그친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반(反)헤즈볼라 성향의 레바논의 힘(Lebanese Forces)은 4석 늘어난 19석을 획득했다. 한편 기존 정치 질서의 전면적 개혁을 요구하는 무소속 후보는 총 14명이 당선되었다. 


◦ 수니파 정당과 유권자의 선거 불참으로 투표율은 지난 총선보다 하락

- 레바논 수니파 주요 정치인인 사아드 하리리(Saad Hariri)는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그가 이끄는 정당인 미래운동(Future Movement) 또한 후보를 내지 않았다. 하리리는 지난 1월 이란의 영향력과 레바논 정치 지도자들의 우유부단함과 종파주의적 분열을 이유로 정계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 수니파 정치인 중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하리리가 선거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서 많은 수니파 유권자도 기권했다. 기성 정치권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이 대거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수니파 유권자들까지 기권하면서 투표율은 지난 2018년 총선의 50%보다 크게 하락한 41%에 그쳤다.


☐ 경제난 속 변화에 대한 열망, 헤즈볼라의 영향력 감소 원인으로 분석  


◦ 심각한 경제난 속 정치적 변화에 대한 열망 성장

- 레바논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으며, 코로나19 유행과 2020년 8월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은 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달러화 대비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는 약 90% 폭락했고 인구의 약 75%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심각한 경제난으로 인해 레바논 국민 사이에서는 부패하고 무능한 기성 정치권이 위기의 원인이라는 인식이 성장했다.

-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은 신진 정치인에 대한 지지로 나타났다. 헤즈볼라와 헤즈볼라의 동맹인 시아파 정당 아말(Amal)은 기존 의석인 27석을 유지했으나, 지지기반인 남부 지역에서는 2석을 잃었다. 레바논 중부 알레이(Aley) 선거구에서는 친헤즈볼라파에 속하는 탈랄 아르슬란(Talal Arslan)이 신흥 정당인 타캇돔(Taqaddom)의 후보 마르크 다우(Marc Daou)에게 패배했으며, 헤즈볼라의 지지기반인 남부 지역에서도 신진 후보인 엘리아스 자르디(Elias Jradi)가 헤즈볼라의 동맹정당인 시리아 사회민족주의당(Syrian Socialist Nationalist Party) 대표 아사드 하르단(Assaad Hardan)을 제치고 당선되었다.

- 이마드 살라메이(Imad Salamey) 레바논 아메리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를 통해 독립 이후 처음으로 기성 정치권과 연관되지 않은 신인들이 의회에 진출하게 되었다고 평가하며 경제 위기와 기존 정치 제도에 대한 국민적 불만 성장이 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 부정선거와 투표매수에 대한 의혹도 제기

- 죄르지 횔베니(György Hölvényi) 유럽연합 수석참관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투표매수와 같은 부정행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AP통신은 기성 정당에 대한 반감이 커지자 일부 정당은 표를 얻기 위해 유권자 1인당 300만 레바논 파운드(한화 약 13만 6,235원)를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 레바논 민주선거협회(Lebanese Association for Democratic Elections)는 선거부정행위가 특히 남부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레바논 민주선거협회에 따르면 선거 도중 발생한 약 3,600건의 부정행위 중 대부분이 남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헤즈볼라와 아말 지지자들이 선거 참관인을 공격하거나 쫓아내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

- 베이루트의 싱크탱크인 폴리시 이니셔티브(Policy Initiative)의 사미 아탈라(Sami Atallah) 대표는 전통적 기반에서 지지가 약화되고 있음을 느낀 헤즈볼라와 아말이 지지를 결집하기 위해 향후 더욱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전망했다.


☐ 총선 이후 정치적 교착 상태 장기화에 따른 경제난 심화 우려 제기


◦ 정당 간 대립으로 차기 내각 구성까지 오랜 시간 걸릴 전망

- 어떤 정당도 과반 의석을 점하지 못한 상황에서 내각이 구성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브라힘 바이람(Ibrahim Byram) 레바논 정치평론가는 내각 구성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친헤즈볼라 진영과 반헤즈볼라 진영 사이의 갈등이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 데이비드 우드(David Wood)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 레바논 전문 선임연구원은 신진 정치인들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의석의 약 90%는 여전히 기성 정치인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드 선임연구원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한 대대적 개혁을 시행해야 하는 상황을 앞두고도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내는 것을 우선시할 것이며, 따라서 개혁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나가기 위해 새로운 내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경쟁도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드 선임연구원은 내각 구성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 정치적 공백 장기화가 경제 상황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제기

- 차기 정부 구성이 장기화되고 경제 개혁 조치 또한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5월 24일 레바논 파운드화의 암시장 환율은 역대 최저치인 달러당 3만 4,000파운드까지 떨어졌다. 레바논의 공식 환율은 달러당 1,500파운드로 고정되어 있다.

- 5월 27일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는 헤즈볼라와 동맹 정당이 여전히 의회 내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친헤즈볼라 진영과 반헤즈볼라 진영의 대립으로 내각 구성과 IMF 구제금융에 필요한 경제 구조 개혁 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 레이팅스의 발표가 나온 이후 암시장에서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는 달러당 3만 7,900파운드까지 떨어져 최저치를 경신했다. 레바논 정부 고시 공식 환율은 2022년 6월 3일 기준 1516.46파운드이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P, Fitch Ratings warns of elections’ impact on Lebanese economy, 2022. 05. 28.

Fitrch Ratings, Lebanon’s Exit from Default Still Tough After Inconclusive Election, 2022. 05. 27.

AP, Lebanon currency hits new low after vote, crisis deepens, 2022. 05. 24.

International Crisis Group, Lebanon’s Elections Portend Protracted Political Vacuum, 2022. 05. 23.

Reuters, Hezbollah and allies lose majority in Lebanese parliament, final results show, 2022. 05. 18.

BBC, Lebanon election: Hezbollah and allies lose parliamentary majority, 2022. 05. 17.

AP, Ailing Lebanon votes for parliament, but big shift unlikely, 2022. 05. 16.

CNBC, Lebanon voters deal blow to Hezbollah allies in first election since economic meltdown, 2022. 05. 16.

Al-Jazeera, Hariri’s absence leaves Sunni voters unsure ahead of Lebanon poll, 2022. 05. 04.



[관련 정보]

레바논, 총선 결과 헤즈볼라 과반 의석 상실 (202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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