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스리랑카, 화학비료 부족해 심각한 식량 위기 발생 우려 제기

스리랑카 EMERiCs - - 2022/06/10

☐ 화학비료 부족으로 식량 생산에 지장


◦ SAARC 식량 은행에 원조 요청

- 스리랑카 정부가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South Asian Association for Regional Cooperation)이 운영하는 식량 은행(food bank)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크리슈나무르티(J Krishnamoorthy) 스리랑카 식품청장(food commissioner)은 스리랑카에 필요한 식량이 10만 톤가량이라고 밝혔다.

- SAARC는 남아시아의 복지 증진과 생활 수준 향상을 목적으로 경제 성장, 사회 진보, 문화 발전을 진행하기 위해 1985년에 창설된 지역 협력 조직이다. SAARC는 식량 위기 발생 시 회원국들에 쌀과 밀을 공급하기 위하여 식량 은행을 창설했고, 2020년 부탄이 처음으로 식량 은행으로부터 쌀을 공급받은 바 있다.


◦ 농약 사용 금지, 파국적인 흉작으로 이어져

- 로버트 주캄(Robert Juhkam) 유엔개발프로그램(UNDP,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콜롬보(Colombo) 상주 대표는 “스리랑카가 구호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UNDP은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 스리랑카 대통령이 2021년 화학비료 사용을 금지하면서 국내 쌀 수확량이 현저하게 줄었고, 그 이후 스리랑카의 쌀 수입량이 368%나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 스리랑카의 바나나 농장주는 카타르 매체인 알자지라(Aljazeera)와의 인터뷰를 통해 화학비료 시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에 평년 3만 7,000㎏에 달했던 바나나 수확량이 2022년에는 6,000㎏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또 다른 농부는 스리랑카 정부가 유기농법을 강요하면서 채소 수확량이 400㎏에서 50㎏으로 급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 인구 2,200만 명의 스리랑카는 비교적 최근까지는 식량의 자급자족 달성하여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국민이 상대적으로 윤택한 생활을 누려왔으나, 2021년 5월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토질 향상과 과도한 질산염 사용으로 인한 신장 질병 발생에 대응하겠다며 화학비료와 살충제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합성 농약 사용을 갑자기 금지하면서 농가가 대대적인 흉작에 직면해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 화학비료 부족으로 2022년 농사도 불투명

- 스리랑카 비정부기구인 토지농업개혁운동(MONLAR, Movement for Land and Agricultural Reform)은 함반토타(Hambantota), 아누라다푸라(Anuradhapura), 폴로나루와(Polonnaruwa) 등 국내 주요 곡창지대에서 농사철을 앞둔 농민들이 파종을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가미니 세나나야케(Gamini Senanayake) 스리랑카 농업정책연구 위원회(Sri Lanka Council for Agricultural Research Policy) 회장은 “앞으로 몇 달 동안 매우 심각한 식량 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 스리랑카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국내 노동 인구의 30%에 달하는 200만 명이고, 농민 대부분은 보조금이 지급되는 화학비료에 의존하여 영농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년 3월에 끝나 현지에서 ‘마하(Maha)’라 불리는 스리랑카 농사철에 화학비료 부족으로 농작물 수확량이 20~70% 정도 감소하고, 특히 스리랑카 국민의 주식인 쌀 수확량은 전국적으로 40~50%나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 스리랑카는 2022년 1~3월 사이 30만 톤 이상의 쌀을 수입했다. 스리랑카 정부가 화학비료 금지 조치를 시행하기 전인 2020년에는 쌀 수입량이 1만 4,000톤에 불과했다. 스리랑카 농무부의 전직 수석 과학자인 리오넬 위라쿤(Lionel Weerakoon)은 정부가 화학비료 수입에 2020년에 2억 5,900만 달러(한화 약 3,240억 원)를 지출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화학비료 수출 제한으로 2022년에는 화학비료 구매 비용이 6억 달러(한화 약 7,50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한편, 2022년 5월 인도 정부는 5~8월까지 이어지는 스리랑카의 논 농사철 ‘얄라(Yala)’를 앞두고 스리랑카 측에 요소(urea) 6만 5,000톤을 긴급 공급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6월 1일 마힌다 아마라위라(Mahinda Amaraweera) 스리랑카 농무부 장관은 주(駐)스리랑카 인도 고등판무관을 만나 식량 안보와 환경 보호와 관련한 양자 협력의 중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 국민 보건도 큰 위기에 빠져


◦ 아동과 임산부 영양 결핍 우려

- 지위카 위라헤와(Jeewika Weerahewa) 페라데니야 대학교(University of Peradeniya) 농학 교수는 스리랑카가 처한 식량 위기를 ‘인재(a man-made disaster)’라 규정하고, “스리랑카 국민의 식량 가용성(food availability)과 식량 접근성(food accessibility) 모두 기로 위에 서 있다”며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 지위카 위라헤와 교수는 식량 위기로 인하여 아동들이 영양 결핍·실조 상태에 빠져 성장 후 각종 성인병 발병 위험이 커지고, 임산부와 수유기 여성의 영양 결핍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인도 매체인 비즈니스투데이(Business Today)의 보도에 따르면, 농학자들은 스리랑카에서 식량 위기 추세가 이어질 시 2022년 8월 중순쯤에 식량이 바닥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 의약품 부족으로 환자 치료 중단

- 스리랑카에서 경제 위기로 인하여 의약품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병원에서 의료진이 긴급한 환자의 치료나 수술을 중단해야 하는 지경에 내몰렸다. 스리랑카는 의약품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스리랑카 중앙은행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면서 필수 의약품을 구할 수 없어 의료 체계가 붕괴하고 있다.

- 의약품 조달을 담당하는 스리랑카 정부 관료는 투석 및 장기 이식 환자를 위한 의약품과 암 치료약을 포함한 180종의 의약품이 바닥난 상태라고 밝혔다. 해당 정부 관료는 인도와 일본 정부를 비롯한 여러 나라 정부가 의약품을 기증하고는 있으나 의약품들이 실제 도착하기까지 4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병상 950개를 둔 아펙샤(Apeksha) 암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로샨 아마라퉁가(Roshan Amaratunga) 박사는 “오전에 수술 일정에 잡혀있어도 의약품이 없어 그 날 수술을 진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 스리랑카는 중앙은행 외환보유고가 고갈되면서 2022년 5월에 500억 달러(한화 약 62조 5,535억 원)에 달하는 채무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하고 극심한 필수품 부족에 시달려 구호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스리랑카에서는 휘발유 부족으로 화력발전소를 가동할 수 없어 긴 시간 동안 전력 공급이 단절되고, 병원·학교·관공서 등 필수 공공서비스도 제대로 운영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Business Today, Sri Lanka seeks India's help for food security amid economic crisis, 2022.06.01.

Financial Times, Sri Lanka appeals for food aid as debt crisis worsens, 2022.06.01.

Channel News Asia, Sri Lankan medicine shortage a death sentence for some, doctors say, 2022.05.23.

Aljazeera, ‘Death sentence’: Doctors in Sri Lanka decry medicine shortage, 2022.05.23.

Aljazeera, Sri Lanka faces ‘man-made’ food crisis as farmers stop planting, 2022.05.18.



[관련 정보]

1. 스리랑카, 경제난 악화로 주변국에 식량 구호 요청 (2022.06.03)

2. 스리랑카 공공의사협회, 의약품 품귀로 환자 생명 위협받는다고 경고 (2022.05.26)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