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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중남미, 마약 조직 세력 확대…총기 강력 규제 검토도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2/06/10

☐ 강력 범죄 경종 울린 칠레


◦ 마약 갱단 간 총격으로 민간인 사상자 발생

- 2022년 5월 1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Santiago)에서 노동자의 날(International Workers’ Day)을 맞이하여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 해당 행사에는 많은 인파가 운집했고, 이를 취재하기 위해 여러 언론사에서 기자를 파견했다. 그중에는 올해 만29세의 젊은 여기자 프란시스카 산도발(Francisca Sandoval)도 포함되어 있었다.

- 하지만 노동자의 날 행사는 산티아고 지역 갱단 사이의 총격전으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무고한 민간인이 갱단 간의 싸움에 휘말렸고,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노동자의 날 행사를 취재하러 나온 산도발 기자 또한 갱단의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한 채 이송 12일 후 숨을 거두었다. 

- 한편, 해당 사건을 수사한 칠레 경찰 당국에 따르면 노동자의 날 참사는 마약 조직 사이의 세력 다툼이 원인이었다.


◦ 마약 조직에 의한 강력 범죄 위기감 높아져 

- 칠레는 전통적으로 중남미 지역 국가들 중에서 강력 범죄 발생률이 낮은 편에 속하는 국가이다. 2021년 기준으로 칠레는 인구 10만 명당 살인 사건 발생률이 3.6명이었는데, 이는 10만 명당 살인 사건 발생률이 40.9명인 베네수엘라, 26.8명인 콜롬비아, 그리고 18.5명인 브라질보다 확연히 낮은 수치이다.

- 하지만 이번에 대낮, 그것도 수도 산티아고에서 열린 민간인 집회에서 마약 조직의 총격전이 벌어졌고 그로 인해 젊은 여기자가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면서 칠레도 더 이상 강력 범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 지난 2022년 3월 취임한 가브리엘 보리치(Gabriel Boric) 신임 대통령도 칠레에서 강력 범죄가 늘어나고 있으며,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정부와 치안 당국이 이에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 강력 범죄 늘어나는 중남미...원인은 마약 조직


◦ 에콰도르, 우루과이, 페루, 파라과이에서도 살인 사건 증가

- 현시점에서 중남미 지역 국가 중 강력 범죄 증가세가 가장 심각한 나라는 에콰도르이다. 에콰도르 통계 당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에콰도르의 살인 사건 발생률이 전년 대비 84.4% 증가했다.

- 에콰도르는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여러 차례 대규모 교도소 폭동이 일어났고 그 과정에서 수백 명의 수감자가 잔혹하게 살해되었다. 에콰도르 경찰 당국은 살인 사건 발생률이 크게 상승하고 대규모 교도소 폭동이 발생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마약 조직 간의 분쟁 확대를 지목했다.

- 한편, 우루과이 정부도 최근 1년 사이에 살인 사건 발생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는 통계치를 발표했으며, 페루 정부는 2022년 초 범죄 조직에 의한 강력 범죄 증가로 수도 리마(Lima)와 카야오(Callao)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여기에, 파라과이 또한 최근 마약 조직에 고용된 청부 살인 업자에 의한 살인 사건이 크게 증가했다.


◦ 국경 넘나드는 중남미 마약 조직

- 이처럼, 중남미 여러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강력 범죄가 늘어난 이유는 마약 조직의 전략이 바뀌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2010년대 들어 마약 조직은 더 이상 특정 지역에만 머물지 않으며, 세력을 불리면서 타국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실제로, 에콰도르에서 최근 교도소 폭동이 크게 늘어난 이유도 에콰도르 현지 마약 갱단과 멕시코 마약 갱단 사이의 알력 싸움이 과거보다 잦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마약 조직의 활동 범위가 국제화되면서, 한 국가의 단일 정부의 힘만으로는 늘어나는 강력 범죄에 대응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 지난 2022년 4월, 오랜 기간 강력 범죄에 골머리를 앓던 브라질 정부는 마약 조직이 주축이 된 조직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중남미 정부간 공조 체계를 제안했으며, 파라과이가 이에 동참하였다.


☐ 총기 규제 강화 목소리 높아져


◦ 칠레, 총기 소유 전면 금지 법안 발의

- 최근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대국민 TV 연설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보리치 대통령은 노동자의 날 사망한 산도발 기자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총기 소유를 강력히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보리치 대통령은 노동자의 날 참사는 마약 조직에 의한 것이며, 총기가 사건의 심각성을 더했다고 하면서 칠레에서 총기 범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총기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총기 소유를 크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칠레는 중남미 지역에서 비교적 치안이 좋은 나라이지만, 칠레 범죄예방청에 따르면 지난 2019~2020년 사이 살인 사건 발생률이 30% 가까이 증가하는 등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칠레 정부는 마약 조직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총기 사용과 유통을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 멕시코, 총기 밀수 방관하는 미국 비판...브라질에서도 총기 반대 움직임

- 한편, 멕시코는 자국 내에서 총기에 의한 사건⋅사고가 늘어나자 미국 총기 업체가 멕시코에 총기를 몰래 팔고 있으며, 이를 미국 정부가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멕시코 정부는 미국 총기 협회를 상대로 100억 달러(한화 약 12조 5,450억 원)에 이르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 브라질에서도 강력 범죄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브라질 대통령은 총기 소지와 수출입 규제를 낮추려 했지만, 브라질 대법원이 이에 제동을 거는 등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중남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마약이 생산되는 지역으로, 마약 조직에 의한 범죄가 오랜 기간 계속되었다. 여기에, 과거 음지에 머물렀던 마약 조직이 이제는 보다 과감하고 과격한 범죄 행위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칠레에서 일어난 노동자의 날 참사는 마약 조직이 중남미인들의 일상생활에 더욱 가까워졌음을 극명히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 이러한 마약 조직의 세력 확대에 대응하여 중남미 각국 정부도 더욱 강력히 대처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움직임이 총기 규제이다. 중남미 국가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해 요인 중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높은 범죄율이다. 앞으로, 중남미 각국 정부가 마약 조직의 세력 확장과 강력 범죄 발생률 상승세를 막을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Merco Press, Chilean President wants full ban on gun ownership, 2022.06.02.

Spam Chronicles, Boric unveils plan to completely ban gun ownership in Chile, 2022.06.02.

CNN, As drug cartels expand their reach across Latin America, Chile takes a hit, 2022.06.04.

Reuters, Colombia's Clan del Golfo attacks vehicles to protest Otoniel extradition, 2022.05.07.

BBC, Violent acts increase due to the "armed strike" of the Clan del Golfo in Colombia, 2022.05.07.

OHOCR, Ecuador – Prison violence, 2022.05.10.

teleSURtv, Ecuador: New Disorders in Prison Where 44 Prisoners Were Killed, 2022.05.11.

Insight Crime, Ecuador Gangs Talk of Peace but May Keep Preparing for War, 2022.06.09.

Euro News,  Vigils held for Chilean journalist Francisca Sandoval, killed in May Day protests Access to the comments, 2022.05.14.

Monitor, Chile: journalist Francisca Sandoval dies after being shot when covering protest, 2022.06.09.



[관련 정보]

1. 칠레 대통령, 총기 소유 완전 금지 법안 도입 주장 (2022.06.07)

2. 콜롬비아, 마약왕 다이로 우스가 미국 송환에 항의 테러 발생 (202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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