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네팔, 외환위기 발생 우려 속에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 발표

네팔 EMERiCs - - 2022/06/17

☐ 전년 대비 대폭 증액된 2022/23 회계연도 예산 규모


◦ 전 회계연도 대비 10% 증액

- 5월 30일 자나르단 샤르마(Janardan Sharma) 네팔 재무부 장관이 1조 7,900억 네팔 루피(한화 약 17조 9,000억 원)로 편성된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을 제출했다. 이는 1조 6,300억 네팔 루피(한화 약 16조 8,359억 원)였던 2021/22 회계연도 예산 대비 10%나 증액된 것이다.

-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자본지출(capital expenditure)은 전체 21.2%에 달하는 3,803억 8,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3조 9,283억 원), 경상비(recurrent expenditures)는 전체의 42%인 7,534억 네팔 루피(한화 약 7조 7,810억 원), 재정관리(fiscal management)에 2,302억 2,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2,377억 원)가 투여되며,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4,298억 3,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4조 4,391억 원)가 배정된다.

- 샤르마 네팔 재무부 장관은 정부가 2022/23 회계연도에 필요한 예산을 세입 1조 2,400억 네팔 루피(한화 약 12조 8,096억 원)를 통해 충당하고, 모자라는 나머지 부문은 외국으로부터의 공여(grant) 554억 6,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5,729억 원)와 국내·외 자금시장에서 차입하여 마련할 4,982억 6,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5조 1,466억 원)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기반시설 관련 예산 비중이 가장 높아

- 네팔 기반시설교통부(The Ministry of Infrastructures and Transport)는 내각 각부 중에서 가장 많은 1,615억 6,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1조 6,156억 원)의 예산을 할당받게 됐다. 그리고 교육과학기술부(The Ministry of Education, Science and Technology)에 할당될 예산은 705억 네팔 루피(한화 약 7,050억 원)이며, 도시개발부(the Ministry of Urban Development)에 들어갈 예산은 377억 3,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3,773억 원)다.

- 자나르단 샤르마 네팔 재무부 장관은 국토관리·협동조합·빈민구제부 예산으로는 74억 네팔 루피(한화 약 740억 원)가 할당되고, 총리실 고용 프로그램(PM Employment Program)은 75억 네팔 루피(한화 약 750억 원), 노동고용사회안전부(The Ministry of Labor, Employment and Social Security)는 91억 3,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913억 원), 보건인구부(The Ministry of Health and Population)는 693억 8,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6,938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 한편, 새 회계연도 예산 중에서 관광 부문에 할당된 금액은 93억 8,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938억 원)이고 항공 기반시설 개발 예산으로는 122억 4,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1,224억 원)가 책정됐다.


☐ 정치성 예산이라는 비난에 직면


◦ 전문가, 비현실적 예산이라고 비판

- 현지 경제 전문가들은 네팔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이 비현실적이라고 꼬집고 있다. 현지 이코노미스트인 고빈다 네팔(Govinda Nepal)은 지난 4~5년 동안 네팔 정부가 목표를 설정한 대로 공여와 차관을 얻어내는 데 실패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고빈다 네팔은 만약 정부가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 대출(internal loan)에 더 많이 의존하면, 국내 자금시장에서 민간 부문의 몫으로 돌아갈 재원이 고갈되어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 또 다른 현지 이코노미스트인 케샤브 아차르야(Keshav Acharya)는 “네팔 정부가 제시한 예산이 지나치게 비대하고, 언제나 그랬듯이 정부 기관들이 부풀려진 예산안대로 지출할 자금력이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자나르단 샤르마 장관은 2021/22 회계연도에 배정된 예산대로 정부가 지출을 유지할 여력이 없다며 2022년 2월에 예산 규모를 1조 5,400억 네팔 루피(한화 약 15조 9,056억 원)로 축소하고, 얼마 후 다시 1조 4,400억 네팔 루피(한화 약 14조 8,736억 원)로 줄인 바 있다.

- 또한, 네팔 현지 매체인 카트만두 포스트(The Kathmandu Post)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네팔 정부가 새 예산안대로 지출을 늘려서 시장에 너무 많은 화폐가 유통되면 물가상승률이 더욱 치솟게 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2022년 4월 기준 네팔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6년 만에 최고 수준인 7.28%를 기록했다. 네팔 정부는 2022/23 회계연도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7% 이내로 제시한 바 있다.


◦ ‘선거용 예산’이라는 비판도 제기돼

- 현지 이코노미스트들은 네팔 정부가 2022년 11월에 있을 총선을 앞두고 예산을 늘려 잡아 대중영합적인 공약을 쏟아내고, 선거가 끝난 후 예산 규모를 축소하는 선거용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선거를 앞둔 네팔 정부는 노인수당(elderly allowance) 수급 시기를 70세에서 68세로 앞당기는 한편, 공무원 월급 인상, 농민 부채 탕감, 모성 수당 신설, 신장병 및 암 환자 치료비 지원, 40세 이상 무료 건강검진 등 대중영합적 정책들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액화석유가스(LPG)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지방정부를 경유하여 전국적으로 모든 가정에 전기스토브를 한 대씩 무상 제공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 네팔 국가기획위원회(National Planning Commission) 부총재직을 역임했던 푸시파 라즈 카델(Pushpa Raj Kadel)은 “노인수당 수급 시기를 앞당기면 장기적으로 국고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네팔 국민의 평균기대수명은 7년 전 69세에서 71세로 높아졌다. 


☐ 거시 경제적 불안 요소 갈수록 커져


◦ 무역수지 악화로 외환보유고 계속 감소

- 네팔에서 무역적자가 계속 누적되면서 중앙은행 외환보유고가 점점 감소하는 등 외환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네팔 무역수출진흥센터(Trade and Export Promotion Center)는 2021년 7월 16일~2022년 5월 14일까지 무역적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24.9% 늘어난 1,431억 네팔 루피(한화 약 1조 4,717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 네팔의 수출액은 2021년 7월 16일~2022년 5월 14일 사이 전년 동기 대비 59.8%나 증가한 173억 3,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1,783억 원)를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수입량도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난 1,604억 6,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1조 6,510억 원)를 기록해 무역수지가 더욱 악화한 것이다.

- 네팔 중앙은행(NRB, Nepal Rastra Bank)은 2022년 3월 중순 기준 외환보유고가 2021년 7월 대비 16.3%나 감소한 1조 1,710억 네팔 루피(한화 약 12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네팔 정부가 외환보유고 감소에 대한 책임을 물어 마하 프라사드 안디카리(Maha Prasad Adhikari) 중앙은행 총재의 직무를 정지하는 등 거시경제적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 구나카르 바타(Gunakar Bhatta) 네팔 중앙은행 대변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네팔의 공공부채가 40%로 통제 가능한 수준이며, 이 중에서 해외 기관에 지고 있는 빚이 9,500억 네팔 루피(한화 약 9조 7,354억 원)라고 밝혔다. 또한, 네팔 중앙은행 외화보유액이 6.6개월분 수입 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수준이라 디폴트(default) 가능성은 없다는 게 구나카르 바타 대변인의 설명이다.


◦ 미 연준 금리 인상, 네팔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

- 남아시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순다람 뮤추얼 펀드(Sundaram Mutual Fund)의 수석투자관리자(chief investment officer)는 네팔을 비롯한 남아시아 지역 경제 전망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Federal Reserve)의 금리 인상 폭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 글로벌 금융조사업체인 컨티눔 이코노믹스(Continuum Economics) 소속의 거시경제 전문가인 마이크 갤러거(Mike Gallagher)도 Fed가 기준금리를 올려 긴축에 나서면 남아시아의 다른 나라들도 선제적 디폴트(preemptive default)에 나섰던 스리랑카의 예를 따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한편, 6월 15일 Fed는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국내 물내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0.75%p나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정책금리 목표 수준을 1.5~1.75%로 조정하며 향후에도 추가적인 금리인상 조치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 권기철 :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Financial Times, Fed raises benchmark rate by 0.75 percentage point to tame scorching inflation, 2022.06.16.

Republica, Trade deficit increases by 30.5 per cent in 10 months, 2022.06.10.

Nikkei Asia, Beyond Sri Lanka, economic cyclone bears down on South Asia, 2022.06.07.

Republica, Budget allocations to ministries and departments, 2022.05.30.

The Kathmandu Post, A Rs1.79 trillion budget with programmes aimed at polls and no clarity on resources, 2022.05.30.

The Kathmandu Post, Global inflation straining Nepal’s forex reserves, 2022.05.05.



[관련 정보]

1. 남아시아 국가, 대외 부채와 외환보유고 감소로 거시경제적 위기 발생 위험성 높아져 (2022.06.08)

2. 네팔, 약 18조 원으로 편성된 2022/23 회계연도 예산 발표 (2022.06.02)

3. 네팔, 2021년 7월~2022년 4월 사이 무역적자액 14조 원 넘어 (2022.05.26)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