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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베네수엘라, 대외 행보 확대…對유럽 수출 재개도

베네수엘라 EMERiCs - - 2022/06/24

☐ 베네수엘라, 유럽에 원유 수출 시작


◦ 이탈리아 에니와 스페인 렙솔, 베네수엘라 조인트벤처 영업 재개

- 베네수엘라가 수년간 중단되었던 대(對)유럽 원유 수출을 다시 시작한다.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니(Eni SpA)와 스페인 에너지 기업 렙솔(Repsol SA)은 베네수엘라 국영 에너지 기업 PDVSA(Petróleos de Venezuela)와 함께 설립한 베네수엘라 조인트벤처에서 생산한 원유를 자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들여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 베네수엘라에서의 원유 생산 재개와 수출을 위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업체는 에니였다. 에니는 베네수엘라 조인트벤처의 원유 생산과 수출을 다시 시작하면서 첫 인도분으로 65만 배럴 상당의 원유를 이탈리아로 운송하기로 결정했다.

- 또한, 원유 추가 수출을 위해 2백만 배럴 분량의 원유를 운송할 수 있는 원유 수송선을 베네수엘라로 추가 파견했다. 에니는 2022년 6월 중으로 수송선에 원유를 채운 다음, 2022년 7월 중으로 수출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 한편, 에니와 마찬가지로 원유 수출 재개를 결정한 렙솔을 비롯해, 다른 유럽 지역 에너지 기업도 베네수엘라 내 작업을 다시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 길었던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베네수엘라

- 조인트벤처이기는 하나,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된 원유가 유럽으로 수출되는 것은 약 3년여 만이다. 

- 지난 2019년,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Nicholas Maduro)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부정 선거로 당선되었으며, 따라서 적법한 민주주의 정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경제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고 미국과 우호 관계에 있는 서방 국가들도 이에 동참했다.

- 이탈리아 에니와 스페인 렙솔이 베네수엘라 내 작업을 중단한 것도 미국의 경제 제재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자국 에너지 기업인 쉐브론(Chevron)이 PDVSA와 비즈니스 협상을 재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제재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어서 미국의 최우방 진영인 유럽에 원유 수출을 재개할 수 있게 되었다.


◦ 원인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 베네수엘라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경제 제재를 가한 미국이 마두로 정권이 여전히 베네수엘라를 통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제재를 완화할 움직임을 보기 시작한 결정적인 이유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다. 정확히는, 전쟁으로 인한 원유 및 천연가스 부족 현상이 미국의 입장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

- 유럽은 지금까지 필요한 원유 수요의 상당 부분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여 해결했다. 특히 천연가스의 경우, 별도의 수송관 인프라를 설치하여 러시아에서 직접 공급받는 등 러시아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다.

- 하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이 막히자 유럽 지역 국가는 러시아를 대체할 다른 에너지 수급지를 찾기 시작했고, 그 대안으로 제시된 곳이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 베네수엘라였다.

- 미국 역시 우방 진영인 유럽의 에너지 부족을 묵과할 수만은 없었기에, 마침 경제 제재를 가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정부를 대신한 조 바이든(Joe Biden) 현 정부는 최근 지속적으로 대베네수엘라 경제 제재 완화 의사를 표명했다.


☐ 마두로 대통령, 대외 행보 확대


◦ 반미 진영 순회 방문

- 한편,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전 세계가 엔데믹 체제로 접어들기 시작한 즈음부터 활발한 대외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중국, 러시아, 쿠바, 니카라과, 이란 등 미국과 대치하고 있는 반미 성향의 국가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 그 대표적인 예로,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이란, 튀르키예(구 터키), 알제리 등 중동 지역의 반미 성향 국가를 순회 방문하기 시작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순회 기간 내내 ‘제국주의적 서방 국가’에 반대하는 국가들이 서로 연대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 또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얼마 전 끝마친 미주 정상회의(Summit of Americas)에 미국의 대외 정책에 반발해 불참을 결정한 멕시코의 결정을 높이 산다는 입장을 발표하는 등, 미국과 조금이라도 불편한 관계를 보인 국가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 이란과 20년 상호 파트너십 체결

- 마두로 대통령의 반미 진영 순회 방문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은 이란과 20년 기한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란 수도 테헤란(Tehran)의 사드아바드(Sad Abad) 궁에서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í) 이란 대통령과 만나 직접 전략적 파트너십 협상안에 서명했다.

- 베네수엘라는 이란과 연대를 강화하면서 앞으로 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관광, 식품, 그리고 첨단 기술 분야에서 이란과 더 많은 교류가 오갈 것이라고 밝혔다.

- 또한, 양국 정상은 베네수엘라와 이란이 ‘변치 않는 우정(indestructible friendship)’으로 맺어진 관계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부당한 경제 제재와 서방 진영의 약탈적인 제국주의에 저항하기 위해 사회·정치적으로도 연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 반미 에너지 경제 블록 설립 계획 

- 한편,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 이란, 그리고 러시아가 연합한 새 에너지 경제 블록 설립을 추진 중이다. 

- 이란 국영 방송 IRNA(Islamic Republic News Agency)은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새 에너지 경제 블록에 참여 예정인 3개 국가의 총 원유 매장량은 약 5,490억 배럴로, 전 세계 원유 매장량의 45%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IRNA는 새 에너지 경제 블록이 글로벌 원유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이란 역시 베네수엘라, 이란, 러시아 3개국이 에너지 경제 블록을 새로 설립하려는 이유가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서라고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베네수엘라는 이란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답했으며, 새 에너지 경제 블록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모습이다.

- 마두로 대통령은 경제 제재로 인한 하이퍼 인플레이션, 코로나19 팬데믹이 촉발한 방역 위기에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와의 타협을 거부했다. 오히려, 제재 기간에도 반미 연합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수급이 다급해진 서방 진영은 대베네수엘라 경제 제재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는 의기양양해진 마두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고 있다. 앞으로 마두로 대통령은 원유라는 전략적 자원을 이용하여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국정과 대외 정책을 계속 이끌어나가려는 시도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WION, Venezuela resumes oil exports to Europe as Russia-Ukraine war triggers high gas prices: Report, 2022.06.18.

Reuters, Venezuelan oil exports to Europe set to resume after two years, 2022.06.18.

Venezuelanalysis, Venezuela Maintains Stable Oil Output, To Restart Shipments to Europe, 2022.06.16.

El Nacional, Iran and Venezuela seal their alliance with a 20-year cooperation agreement, 2022.06.11.

Aljazeera, Iran, Venezuela sign 20-year cooperation plan during Maduro visit, 2022.06.11.

Reuters, Under U.S. sanctions, Iran and Venezuela sign 20-year cooperation plan, 2022.06.12.

teleSURtv, Venezuela to Increase Cooperation With the Eurasian Union, 2022.05.27.

Belta, Lukashenko calls Eurasian Economic Union not to turn inward amid sanctions, 2022.05.27.

Rueters, U.S. renews Chevron's Venezuela license through November under same restrictions, 2022.05.28.

EU Observer, Venezuela to sell oil to EU, 2022.06.06.

Maritime Executive,  Report: Repsol and Eni May Begin Limited Oil Exports From Venezuela, 2022.06.06.

Reuters, U.S. to let Eni, Repsol ship Venezuela oil to Europe for debt, 2022.06.06.



[관련 정보]

1. 베네수엘라, 원유 유럽 수출 재개...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영향 (2022.06.21)

2. 베네수엘라, 이란과 20년 전략적 상호 협력 약속 (2022.06.14)

3. 베네수엘라, EU에 원유 수출 재개 전망 (2022.06.08)

4. 베네수엘라, 유라시아 경제연합과 협력 확대 원해 (20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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