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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이란, 경제제재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중고로 경제난 심화

이란 EMERiCs - - 2022/07/01

☐ 이란, 경제제재와 우크라이나 전쟁 겹쳐 물가 폭등   


◦ 핵 협상에 대한 우려 고조되는 가운데 리얄화 가치 역대 최저치 기록

- 6월 11일과 12일 리얄화의 암시장 거래 가치가 1달러에 33만 리얄까지 떨어지며 2020년 10월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얄화 가치는 2020년 1월 이후 60% 가량 떨어졌다.

- 이란과 서방 국가 사이의 악화된 관계가 리얄화 가치 폭락을 가져온 요인으로 분석된다. 6월 8일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이 주도하여 이란의 핵개발과 비협조적 자세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자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설치한 핵시설 감시 카메라를 차단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양측간 고조되는 대립으로 핵 협상 타결과 대(對)이란 경제제재 해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제기되었고, 이로 인해 고조된 불안이 이슬람력으로 한 주를 시작하는 6월 11일 토요일에 시장에 반영되면서 리얄화 가치가 폭락한 것이다.

- 이란 중앙은행은 이란의 외환보유고가 역대 최고치라고 주장하며 시장 안정화에 나섰고 정부 또한 투기를 조장하고 환율 불안정을 심화한다는 이유로 금과 외화 선물거래 금지로 대응했다.


◦ 경제제재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 겹치며 물가 폭등

- 6월 22일 이란 통계청은 2022년 5월 20일~6월 20일 이란의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52.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식품 가격은 전월 대비 25.4%, 전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무려 82%나 상승했다.

- 식용유 가격은 전월 대비 200%, 전년 대비 250%나 상승했으며, 빵과 곡물 가격은 전월 대비 20%, 전년 대비 93.8% 상승했다. 유제품은 전월 대비 47%, 전년 대비 111% 상승세를 기록했다.

-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도 이란은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은 2018년 이후 이란의 연평균 인플레이션이 30%를 넘었다고 분석했으며, 이란 경제분석가인 사이에드 라이라즈(Saeed Laylaz)는 실제 인플레이션은 40%를 넘었을 것이라고 보았다. 라이라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전세계적 인플레이션 위기가 이란의 경제 상황도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 이란 정부의 보조금 삭감 정책, 국민 불만 자극


◦ 재정난에 직면한 이란 정부의 보조금 삭감, 물가 상승 심화 

- 이란 의회는 지난 3월 식품과 의약품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 법안을 통과시켰다. 2018년 미국의 경제제재가 시작된 이후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당시 이란 대통령은 연  90억 달러(한화 약 11조 6,127억 원) 규모에 달하는 환율 보조금 정책을 시행했다. 리얄화 가치 폭락으로 수입품 물가가 급등하자, 정부는 가격 안정화를 위해 식품과 의약품과 같은 필수품 수입업자에 대해서는 우대 환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 그러나 이란 보수파들은 환율 보조금 정책이 물가 안정에는 기여하지 못하는 반면 부패 문제를 야기한다고 비판해왔으며, 시장 환율과 공식 환율 사이 격차도 커지면서 이란 정부의 연간 재정 부담은 220억 달러(한화 약 28조 3,910억 원)에 이를 정도가 되었다. 이에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현 이란 대통령은 2021년 8월 취임 이후 환율 보조금 대신 이란 국민에게 현금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보조금 체제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 이에 이란 정부는 2022년 5월 13일부터 이란 국민 중 저소득층 30%에게는 개인당 매달 13달러(한화 약 1만 6,773원), 나머지 60%에게는 개인당 매달 10달러(한화 약 1만 2,903원) 씩의 보조금을 두 달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이후에는 전자 쿠폰 형식으로 빵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한다고 덧붙였다.

- 그러나 식품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라이시 대통령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수입 식품에 대한 우대 환율 폐지는 식품 가격 폭등을 야기했다.


◦ 물가 폭등과 생활고에 고조된 불만, 시위로 폭발

- 물가 폭등에 따른 생활고는 국민적 반발로 이어졌다. 6월 6일 처음 이란 여러 도시에서 시위가 발생한 이후 6월 12일에는 수도 테헤란에서 물가 인상에 항의하는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시위가 시작, 이스파한(Isfahan), 쉬라즈(Shiraz) 등 이란 전역의 약 40개 도시로 확산되었다.

- 시위는 특히 화폐 가치 하락과 급여와 연금 수령액이 물가 인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교사 등 공공 분야 종사자, 연금 수령자, 노동자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 시위가 대규모로 확산되자 이란 정부는 연금을 매달 177달러(한화 약 22만 8,400원)까지 인상했으나 연금 수령자들은 치솟은 물가 속에서 생활하기에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대응했다. 결국 6월 14일 호자톨라 압돌말레키(Hojjatollah Abdolmaleki) 이란 노동부 장관이 노동시장 관리 실패와 연금 문제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 경제난에 대한 불만과 우려를 달래기 위해 이란 정부는 2021년 4/4분기 이란 경제가 성장률 4.1%를 기록했으며 원유 수출도 증가했다고 밝히는 등 경제 상황이 긍정적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 외교적 다각화 추구하는 이란, 브릭스(BRICS) 가입 신청


◦ 이란, 역내 국가 및 비서구 국가와의 협력 강화 행보

- 경제난과 외교적 고립 타개를 위해 이란은 지역 내 국가 및 비서구 국가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6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Kassym-Jomart Tokayev)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Serdar Berdymukhamedov)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이 잇따라 이란을 방문하여 외교 및 경제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및 투르크메니스탄과 장기적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6월 이란을 방문하여 20년 기한의 협력 계획에 합의하고 무역, 에너지, 관광, 기술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 이란은 러시아와도 여러 차례 접촉하고 있다. 6월 22일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이란을 방문한 데 이어 6월 29일에는 라이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정상 회담을 가졌다.

- 6월 27일에는 브라질, 러시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신흥국 모임인 브릭스에 가입을 신청했다.

- 모흐센 샤리아티니아(Mohsen Shariatinia) 이란 샤히드 베헤쉬티대학교(Shahid Beheshti University) 국제관계학 교수는 라이시 정부의 외교 다변화 정책의 목표는 역내 세력 균형 유지 및 경제적 기회 창출이라고 분석했다.


◦ 우크라이나 전쟁과 핵 협상 결렬 가능성, 이란 경제에 악영향 미칠 것으로 전망

- 러시아,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 구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원유 시장에서 이란의 입지를 축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따르면 제재로 유럽 및 미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가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에 국제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원유와 철강을 수출함에 따라 주로 아시아 국가에 원유를 수출하던 이란이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이란의 대(對)중국 원유 수출량은 5월 34% 감소했다.

- 하미드레자 아지지(Hamidreza Azizi) 독일 국제관계·안보연구소(Germa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and Security Affairs) 연구원은 핵 협상이 결렬되어 대이란 경제제재가 유지될 경우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중요시하는 중앙아시아나 아랍 걸프 국가와의 관계는 이란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을 지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아지지 연구원은 외교적, 경제적 고립 타개를 위한 이란의 외교 다각화 전략에 본질적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Iran International, Iranian, Russian Presidents Set To Meet In Turkmenistan June 29, 2022. 06. 28.

Financial Times, Iranian hardliners back Raisi’s low-key approach despite protests, 2022. 06. 28.

The National, Inflation in Iran reaches ‘brutal’ levels as protests rage over prices and wages, 2022. 06. 23.

Al-Jazeera, Iran’s Raisi pushes regional diplomacy as nuclear tensions rise, 2022. 06. 22.

France 24, Inflation, subsidy reform hit stomachs in isolated Iran, 2022. 06. 19.

The National, Iran’s labour minister resigns after weeks of protests, 2022. 06. 14.

Al-Jazeera, Iran’s currency hits new record low amid nuclear deal uncertainty, 2022. 06. 12.

Al-Monitor, Retirees join Iran protests over economic grievances, 2022. 06. 07.

Iran International, People In Iran's Capital, Other Cities Protest Economic Hardship, 2022. 06. 12.

Al-Jazeera, Nuclear talks: Iran’s Raisi launches major economic reform, 2022. 05. 12.



[관련 정보]

이란 행정부,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긴급 법안 의회 제출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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