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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이상 기후에 인프라까지 부족, 남아시아 환경·기후 위기

인도ㆍ남아시아 일반 EMERiCs - - 2022/07/29




이상 기후로 점차 심각해지는 남아시아 기후 재난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 재해에 가장 취약한 남아시아 지역…  이상 기후 영향으로 지난 20년간 남아시아 인구 7억 5,000만 명 고통
전문가들은 글로벌 남부(Global South)가 기후변화로 가장 고통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남아시아 지역이 기후변화로 인한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액션에이드 인터내셔널(ActionAid International)과 남아시아 기후행동 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South Asia)에 따르면, 2050년까지 남아시아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이재민이 6,200만 명을 기록할 전망이다. 살리물 후크(Saleemul Huq) 기후변화와 개발을 위한 국제센터(ICCCAD, International Center for Climate Change and Development) 소장은 기후와 지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남아시아지역이 기후변화에  특히 취약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방글라데시에서는 1억 6,000만 명이나 되는 주민이 주기적으로 범람하는 갠지스(Ganges)강과 브라흐마푸트라(Brahmaputra) 강이라는 대하(大河) 하구에 형성된 15만㎢ 남짓의 삼각주에 거주한다. 그리고 남아시아 지역에는 사람들이 혹서를 견딜 만큼 에어컨이 충분치 않고 해안가의 가옥은 태풍에 취약하다. 결국, 반복하여 발생할 자연재난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기반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아, 주민들이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이 살리물 후크 ICCCAD 소장의 설명이다.

자연 재해 예측 시스템 개선 및 국가 간 협력 강화도 필요
살리물 후크 ICCCAD 소장은 인공위성통신을 활용하여 태풍 및 홍수 조기경보 시스템을 개선하면 사람들이 재난에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되어, 재산 피해는 어쩔 수 없더라도 인명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살리물 후크 소장은 남아시아 각국 정부가 정규 학교 교육과정에 자연재난 대비 교육을 포함하면, 재난 발생 시 일반 대중의 대응력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아시아 지역 연구자들은 호주 등 선진국에 기후 예보와 관련한 기술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인도 기술연구소(Institute of Technology) 수자원 관리 연구원인 미르자 줄피쿠르 라흐만(Mirza Zulfiqur Rahman)은 “특히 호주는 홍수 예보와 기타 수자원 통합관리 지식과 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어 남아시아 국가에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자원 통합관리 기술을 통해 남아시아 지역 주민들이 같은 재해를 반복해서 겪지 않도록 수자원 인프라를 좀 더 효율적으로 정비할 수 있다는 것이 미르자 줄피쿠르 라흐만 연구원의 설명이다. 연구자들은 자연재난 예방에 있어서 국가 내부적인 조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재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남아시아 지역 전체와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수로 초토화된 인도 · 방글라데시, 
기후 변화로 피해 규모 커져  

인도 아삼주 홍수, 인재인가 자연 재해인가 
6월 28일 인도 아삼(Assam)주를 덮친 홍수로 135명이 사망하고 20만 명의 수재민이 600곳의 피난소로 대비했다. 아삼주에서는 2022년 30곳의 지역에서 450만 명 이상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아삼주의 젖줄인 브라흐마푸트라 강은 매년 장마 때마다 범람하여 지역 전체 40%에 침수 피해를 남긴다. 아삼주 정부는 홍수가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라며 제방을 쌓아 상습 침수 지역 절반가량을 홍수로부터 보호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현지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들은 아삼주 정부가 홍수를 막기 위해 건설했다는 제방은 제대로 설계되지 않은 탓에 작은 규모의 홍수는 그럭저럭 방지하지만 결국 더 큰 홍수는 막지 못해 화를 키웠다며, 아삼주의 홍수가 인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현지 언론인들도 무분별한 산지 개간과 강둑 파괴, 그리고 불법 채광 활동으로 아삼주에서 기습적 홍수와 산사태가 심해지고 있다며 아삼주 정부를 비난했다. 홍수로 집과 가축을 모두 잃은 현지 주민 마노즈 탈룩다르(Manoj Talukdar)는 “이런 규모의 파괴력을 지닌 홍수는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방글라데시, 홍수로 700만 명 긴급 구호 필요
인도의 아삼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방글라데시에서도 이번 홍수로 720만 명 규모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방글라데시에는 700개가 넘는 강이 있어서 폭우 시 홍수에 더욱 취약해진다. 국제적십자·적성월사연맹(IFRC, Federation of Red Cross and Red Crescent Societies)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수남간즈(Sunamganj) 마을의 94%와 실헷(Sylhet) 지역의 84%가 물에 잠겼다. 아동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은 방글라데시에서 이전에 발생한 홍수 피해로 5월에만 실헷 지역에서 초등학교 419개가 침수되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적성월사(Bangladesh Red Crescent)는 구호활동을 위해 1,000만 달러(한화 약 1,312억 원)를 지출하기로 했고, IFRC도 780만 달러(한화 약 1,023억 원) 긴급 모금에 돌입했다. 

남아시아 우기 앞당긴 기후 변화, 홍수 강도 및 피해 규모 커져
아삼주 자원봉사단체인 복동지역개발사(North East Area Affected Development Society)의 트리타 프라사드 사이키아(Tritha Prasad Saikia) 소장은 “남아시아 지역에서 원래 7월과 8월에 홍수가 절정에 달하는데, 2022년에는 폭우가 5월부터 시작되어 계속 피해를 남기고 있다”고 밝혔다. 강우의 시기만 변한 것이 아니라 홍수의 강도와 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게 아삼주에서 태어나 자란 트리타 프라사드 사이키아 소장의 증언이다. 인도 바르티 공공정책 연구소(Bharti Institute of Public Policy)의 안잘 프라카시(Anjal Prakash) 연구원도 “몬순이 시작되기 전에 내린 폭우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네팔 · 부탄, 오염과 가뭄 영향으로 수자원 위기

네팔, 심각한 수질 오염으로 식수에 오염 물질 침투… 수자원 위기 심각
네팔에서는 수질 오염으로 수자원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팔의 대표적인 수자원인 바그마티(Bagmati)강의 수량이 1970년대와 비교할 때 현저히 줄어들어 유속이 감소하고, 강물이 탁한 갈색으로 변하는 등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네팔의 기후변화 전문가인 마두카르 우파댜(Madhukar Upadya)는 콘크리트, 카펫 및 기타 산업체들의 폐기물과 가정의 생활하수가 오랫동안 마그마티 강으로 흘러들어 강물이 오염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난양환경수자원연구소(Newri, Nanyang Environment and Water Research Institute)의 연구진에 따르면 바그마티강의 일부 구간은 오염도가 인체에 매우 유독한 수준이며, 항생제를 포함한 의약품 폐기물들이 바그마티 강물로 유입되어 인근 지역에서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갖는 박테리아가 창궐할 위험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네팔에서는 1990년대에 급격한 도시화가 시작되었는데, 2011년까지도 쓰레기와 산업 폐기물을 강물에 투척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령이 존재하지 않았다. 네팔 비정부단체인 프라크리티 자원센터(Prakriti Resources Centre)의 라주 판디트 체트리(Raju Pandit Chhetri) 소장은 여름철 장마도 점점 더 불규칙해져 한꺼번에 많은 양의 비가 짧은 시간 동안 쏟아진 이후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등 수자원의 효율적 관리가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 변화가 야기한 물 부족 문제로 골머리 앓는 부탄
히말라야(Himalayas)산맥 기슭에 자리한 작은 왕국인 부탄도 수자원 문제를 겪기 시작했다. 부탄은 국토의 3분의 2이상이 산지이며, 환경 보호를 개발 목표 1순위에 둘 만큼 환경 관리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있고, 몬순 강우도 불규칙해져 홍수와 가뭄이 번갈아 가며 발생해 부탄의 농업과 산림 자원을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인간과 동물의 원치 않는 조우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데, 호랑이와 코끼리들이 마실 물을 찾아 마을로 내려오는 일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독일 환경부 산하의 국제기후이니셔티브(IKI, International Climate Initiative)가 각종 환경단체와 부탄 정부 기관과의 협조 속에서 2022년 4월부터 2029년 3월까지 예산 900만 유로(한화 약 120억 원)를 투입하여 부탄의 종 다양성과 생태계 보존 및 강화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남아시아 위협하는 심각한 대기 오염

시카고대학 에너지정책연구소(EPIC), 심각한 대기 오염으로 남아시아 인구 평균 수명 5년 감소 위험 경고
대기오염은 남아시아 지역 주민들의 기대수명을 감소시키는 심각한 재난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 대학교 에너지정책연구소(EPIC, Energy Policy Institute at the University of Chicago)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대기오염 수준이 유지된다면 인도 북부 갠지스 평원(Indo-Gangetic plains)에 거주하는 5억 1,000만 명 주민의 평균기대수명이 7.6년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EPIC은 또한 2013년부터 세계 대기오염 물질의 약 44%는 인도에서 유래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로써 인도는 세계에서 대기질이 두 번째로 나쁜 국가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되었다. 인도의 대기오염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기준보다 훨씬 느슨하다. WHO는 입자크기가 1000분의 2.5mm(PM-2.5)보다 작은 먼지인 초미세먼지가 1㎥당 5마이크로그램(µg/m³) 이상 검출되면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판단하는데, 인도 정부는 미세먼지 농도가 40µg/m³이하라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2019년 인도 대도시들의 평균 PM-2.5 미세먼지 농도가 70.3µg/m³로 집계됐다. EPIC는 인도에서 1998년 이래로 미세먼지가 61.4%로 증가했고, 미세먼지 오염이야 말로 인도 국민의 기대수명을 낮추는 가장 큰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EPIC는 흡연으로 인한 기대수명 감소 영향은 2.5년에 불과해 미세먼지가 훨씬 더 치명적인 오염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웃나라 방글라데시는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나라라는 오명을 쓰게 된 방글라데시 국민의 평균기대수명이 6.7년 단축되고, 오염이 가장 심한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기대수명이 무려 8.1년 감소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아흐마드 캄룻자만 마줌데르(Ahmad Kamruzzaman Majumder) 대기오염연구센터 교수는 방글라데시 대도시들의 대기에서 입자크기가 1000분의 2.5mm(PM-2.5)보다 작은 먼지인 초미세먼지가 1㎥당 77마이크로그램(µg/m³)이나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정한 PM-2.5 미세먼지 검출 기준치는 15 µg/m³ 인데, 방글라데시 정부보다 더 엄격한 대기오염 기준을 정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표준을 따를 경우 방글라데시의 대기오염도는 WHO가 정한 기준치의 15배를 넘는 심각한 수준이다. 한편, 네팔과 파키스탄의 대기의 PM-2.5 미세먼지 농도도 WHO가 정한 기준치의 9배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가니스탄 덮친 지진

아프가니스탄, 규모 6.1 규모 강진 발생으로 1,000여 명 사망
아프가니스탄은 폭우와 가뭄 같은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재해 외에도 최근에는 지진 피해까지 겪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2022년 6월 말 발생한 리히터 규모 6.1 강진으로 최소 1,000명이 사망했다. 도로와 병원 등 기반시설이 열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진 피해로 인한 부상자 후송과 치료에 어려움이 있어 앞으로도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진 피해를 입은 곳이 일반 차량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외진 곳이라 구호 물자와 인력의 도착이 지연되고 있다. 게다가, 무장단체인 탈레반(Taliban)이 2021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후 국가 행정 업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피해 규모 집계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프가니스탄 국토는 샤만(Chaman), 하리 루드(Hari Rude), 중앙 바닥샨(Central Badakhshan) 단층선 등 지각 활동이 활발한 곳에 놓여있는 탓에, 아프가니스탄 국민은 지진 피해에 자주 노출될 수밖에 없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OCHA, United Nations 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s)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7,000명 이상이 지진으로 목숨을 잃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의 이웃 국가인 인도 외교부는 국제구호단체를 경유하여 구호물자 27톤을 아프가니스탄에 전달했고, 파키스탄 정부도 식량 등 구호물자를 아프가니스탄에 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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