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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대(對)러 제재로 인한 유라시아 에너지 시장 변화

러시아ㆍ유라시아 일반 EMERiCs - - 2022/07/29




대(對)러제재에도 여전히 활발한 러시아-브릭스 간 무역

러시아, 서방의 에너지 제재에도 불구하고 2022년 1/4분기 브릭스(BRICS, Brazil·Russia·India·China·South Africa)와의 총 무역 38% 증가
지난 6월 22일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과 비우호국가들의 대러제재에도 1/4분기 BRICS 국가들과의 교역액이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450억 달러(한화 약 58조 5,900억 원)을 기록하였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에 따르면, 러시아를 포함한 브릭스 국가 간 농업 분야 협력이 크게 확대되었으며, 특히 브라질·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러시아산 비료 수출량이 대폭 증가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국가들이 협력하여 통화바스켓 제도를 도입하고 국제 준비 통화를 마련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언급하였다.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제치고 중국의 주요 원유 공급국으로 등극…인도에서도 최근 러시아 원유 수입 급증
지난 5월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이 842만 톤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55%나 늘어난 수치이다. 한편 5월 중국이 수입한 사우디아라비아산 석유양은 782만 톤이었다. 이로써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제1위 對중국 원유 수출국 자리를 차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중국은 러시아를 공식적으로 비난하지 않았으며,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할 때에도 이에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량을 늘렸다. 지난 4월 중국의 對러시아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020억 원) 늘어난 74억 7,000만 달러(한화 약 9조 7,259억 원)를 기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인도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크게 확대했다. 러시아 측은 인도에 저렴한 가격에 석유를 수출하겠다고 약속하였으며, 인도는 미국을 비롯한 쿼드 국가들의 대러제재 참여 촉구에도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멈추지 않았다. 5월 한달 동안 인도가 수입한 러시아의 석유양은 80bpd를 기록하였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는 향후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량이 인도 전체 수입량의 20%에 달하는 100만 bdp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러시아, 일정대로 노르드스트림 1(Nord Stream 1)을 통한 對유럽 천연가스 공급 재개 
7월 21일 러시아는 예정된 노르드스트림 1의 유지, 보수 작업 마무리 후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노르드스트림 1은 러시아에서 시작하여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해저 천연가스관으로, 연간 운송량은 55bcm(billion cubic metres = 10억 cbm)에 달한다. 러시아는 매년 여름 노르드스트림 1의 유지, 보수 작업을 진행하였으며, 지난 2년간 유지, 보수 공사 기간 중에 對유럽 천연가스 공급을 잠시 중단했다가 작업 완료 후 정상적으로 공급을 재개해 왔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서방 국가들의 대러제재가 강화되면서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 간 긴장이 고조되자 일각에서는 이번 유지, 보수 작업 이후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실제로 노르드스트림 1의 주요 부품인 터빈이 수리를 위해 캐나다로 운송되었으나, 수리가 마무리된 이후 캐나다 내에서 터빈을 러시아로 돌려주는 것이 대러제재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면서 터빈 운송이 지연되기도 했다. 결국 캐나다 정부는 수리를 마친 노르드스트림 1 터빈을 러시아로 반송하였으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캐나다의 이번 결정이 대러제재가 완화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유지, 보수 작업 이후 노르드 스트림 1 운영이 재개되었으나, 러시아는 대유럽 천연가스 수출량을 감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즈프롬(Gazprom) 측은 캐나다에서 수리된 터빈의 운송이 지연되어 유럽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 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가즈프롬 측에 따르면, 유지, 보수 작업이 마무리된 후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의 양이 총 운송량 대비 40%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푸틴 대통령은 향후 노르드스트림 1의 천연가스 수출량이 현재 40%의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가공된 러시아산 원유 여전히 전 세계 유통 추정

현재 러시아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과 인도, 러시아 원유 수입 후 가공해 러시아 침공 규탄한 국가 등에 재수출하는 것으로 추정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에서 정유된 연료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한 국가들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에 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인도는 높은 수준으로 상승한 국제 유가 대비 30% 가량 저렴한 가격에 러시아로부터 석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를 정유한 후 재판매함으로써 경제적인 이득을 보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 저렴한 가격으로 석유를 수출하고 있음에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한화 약 13만 원)를 넘어섰기 때문에  러시아 입장에서 석유 수입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즈는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의 석유를 수입 후 정유해서 수출하는 양이 많지 않지만, 대러제재가 에너지 분야로 확대되는 경우 러시아 석유를 구매하고자 하는 중국과 인도의 의지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뉴욕타임즈는 양국이 경제적, 지정학적 이익에서 균형을 모색하고자 하는 현 상황을 유지하려 할 것이며, 인도와 중국 입장에서 러시아 석유를 수입하는 것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석유 공급원을 다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위안화 결제, 물물교환 등으로 러시아산 원유 원산지 속여… 눈 가리고 아웅하는 중국 · 인도
가디언은 업계 정보원을 인용하여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 뒤 정유하여 원산지를 밝히지 않고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석유 업계에서 선택 사항이었던 위안화 결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067%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가디언은 선박들이 자동식별장치를 작동시키지 않는 방식을 활용하여 러시아산 석유를 운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가디언은 이란이 과거 석유를 수출하고 대금을 금으로 받았던 것처럼, 러시아산 석유도 달러나 위안화 결제가 아닌 금, 식량, 무기 등의 물물 교환을 통해 거래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였다. 독립 화학, 에너지 시장 조사 기관인 ICIS(Independent Chemical & Energy Market Intelligence) 소속 석유 시장 애널리스트인 아자이 파르마르(Ajay Parmar)는 석유 구매 국이나 판매 기업이 원유나 석유 제품 원산지를 숨기고자 한다면 손쉽게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의 對유럽 원유 공급 차단 시도

유럽연합(EU)에서 다섯 번째로 큰 원유 공급 국가 카자흐스탄
7월 5일 러시아 흑해의 최대 항구 도시인 노보로시이스크(Novorossiysk) 법원은 카자흐스탄이 유럽에 원유를 수출하는 경로인 카스피해 송유관을 30일 간 폐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카스피해 송유관은 카자흐스탄의 텡기즈(Tengiz) 유전과 유럽을 연결하는 송유관으로, 카자흐스탄 전체 석유 수출에서 80% 물량이 카스피해 송유관을 통해 수출된다. 카스피해 송유관은 러시아 영토를 통과하며, 카스피해 송유관 콘소시움(CPC, Caspian Pipeline Consortium)이 운영한다. 노보로시이스크 법원은 카스피해 송유관 콘소시움의 석유 유출시 대응 방안을 담은 문서 내용이 러시아 법에 위배된다며 30일간 송유관 운영 금지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노보로시이스크 법원은 11월 30일까지  위배된 사항을 바로잡을 것을 지시하였다.  러시아 지방 법원이 위와 같은 판결을 내리자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부는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7월 7일 카씸-조마르트 토카예프(Kassym-Jomart Tokayev)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러시아를 통과하지 않는 대체 원유 수출로를 찾을 것을 지시하였다. 또한 카자흐스탄 정부도 사태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카스피해 송유관이 곧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카스피해 송유관 차단 판결 번복… 카자흐스탄 정부와 수출업체, 안도
7월 11일 러시아 법원은 카스피해 송유관의 30일 운영 정지 판결을 번복하고 CPC에 3,250달러(한화 약 421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카자흐스탄 정부와 석유 수출업체는 한시름 놓게 되었다. 카자흐스탄은 유라시아 지역 내에서 러시아 다음 가는 산유국으로,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수출에 국가 재정과 수출 수입을 의존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석유 부문 전문가인 파올로 소르벨로(Paolo Sorbello)는 외교 전문지인 디플로마트(The Diplomat)를 통해 카자흐스탄이 운송량이 6,500만 톤에 달하는 카스피해 송유관을 대체하는 수출로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소르벨로에 따르면, 카스피해 송유관이 아닌 카자흐스탄 아트라우(Atyrau)와 사마라(Samara)를 연결하는 송유관은 연간 운송량이 최대 1,500만 톤 밖에 되지 않으며, 러시아 송유관을 활용하여 카자흐스탄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물량도 1,000만 톤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철도나 트란스카스피해 송유관을 활용하는 것은 운송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소르벨로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카스피해 송유관 운영에 지장이 생긴다면, 양국 간 에너지 협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천연가스 부국 아제르바이잔과 투르크메니스탄에
집중되는 유럽의 관심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 방문해 2027년까지 천연가스 수입 두 배로 늘리기로 합의
지난 7월 18일 유럽위원회는 아제르바이잔과 2027년까지 아제르바이잔산 천연가스 수입을 두 배 늘리는 합의안에 서명하였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위원회 위원장은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Baku)를 방문하여 일함 알리예프(Ilham Aliyev)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량 확대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이번 새 양해각서(MoU, Memorandum of Understanding) 체결로 EU와 핵심 동반자인 아제르바이잔의 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합의로 EU는 러시아산 화석 연료 비중을 낮출 것이라고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설명했다. 이번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의 아제르바이잔 방문은 노르드스트림 1 유지, 보수 작업 이후 러시아의 유럽 천연가스 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위원회는 러시아가 에너지 를 무기화하고 있으며, 에너지원 다각화는 EU의 주요 우선과제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투르크메니스탄-튀르키예, 천연가스 수출 위해 불가리아 통한 수출 경로 시험 합의
지난 6월 2일 푸아트 오크타이(Fuat Oktay) 튀르키예 부통령은 터키가 천연가스 수입을 위한 새로운 대체 수입로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오크타이 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산 천연가스를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튀르키예와 그리스를 연결하는 TANAP(Trans Anatolian Natural Gas Pipeline) 천연가스관으로 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크타이 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과 어떠한 합의를 얼마나 진행하였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에 중동 전문 매체인 알-모니터(Al-Monitor)는 튀르키예가 천연가스 부족을 겪고 있지 않는 점을 거론하며 유럽 지도자들이 튀르키예를 통해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의 천연가스를 확보하려 한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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