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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이스라엘, 국내 정치 공백에도 협력 강조하는 대외 행보

이스라엘 EMERiCs - - 2022/07/29




이스라엘, 어지러운 국내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협력 강조하는 대외 행보 

이스라엘 연립정부, 내부 분열로 자진 해산...네타냐후 전 총리 복귀 노려
지난 6월 이스라엘 내각이 자진해산했다. 서안지구 정착촌에 거주하는 유대인의 지위에 관한 법안의 효력 연장이 기한 내에 이루어질 것이 어려워보이자 나프탈리 베네트(Naftali Bennett) 이스라엘 총리는 국가 안보 유지를 이유로 총리직 사임과 자진 해산을 결정했다. 의회가 해산되면 법안의 효력은 새로운 의회가 표결하기 전까지 자동으로 연장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전 총리 집권에 반대하는 8개 야당으로 구성된 연정은 그 시작부터 취약성이 지적받았으며, 결국 내부 분열을 해결하지 못하고 붕괴하게 되었다. 이로써 2022년 11월 다시 총선이 치러질 예정이며, 오는 총선까지 합치면 이스라엘은 2019년 이후 다섯 차례의 총선을 치르게 된다.

베네트 내각이 무너지자 네타냐후 전 총리가 다시 총리직 복귀를 시도하고 나섰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음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당은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우익 성향의 리쿠드(Likud)당으로 나타났다. 연정 구성원이었던 반(反)네타냐후 정당 지도자들은 네타냐후의 총리직 복귀를 반드시 막을 것이라는 의지를 천명했지만, 네타냐후 전 총리가 우익 성향 의원 개인을 포섭해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실제로 베네트 연정은 4월 강경 우파 성향 의원의 연정 탈퇴로 이미 과반을 상실한 상태였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강경 노선을 견지하여 우익 성향 유권자와 의원들을 규합해 내각을 구성하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네트 내각이 아랍계 내각과 함께 하며 테러리스트와 협력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 역시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 국내 정치적 혼란에도 국제 협력 다각화 행보
내각 해산 위기에 따른 정치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외교 분야에서는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내각이 해산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은 필리핀과 상호 무역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공동경제위원회 구성에 합의했으며, 그리스 및 키프로스와는 지중해 동부의 가스전과 유럽을 연결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그리스, 키프로스 3국은 또한 지중해 해안지역을 연결하는 전기선 건설 프로젝트에도 합의했다. 베니 간츠(Benny Gantz)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이스라엘산 무기의 최대 수입국 중 하나인 인도를 방문하여 방산 분야 프로젝트와 신무기 개발, 공동 군사 훈련과 같은 국방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미국, 반이란 동맹 강조하며 이스라엘과 협력 강화  

미국-이스라엘, 이란 핵무기 반대하는 ‘예루살렘 공동 선언’ 발표
내각 해산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이란 견제라는 최우선 목적 달성을 위한 외교적 행보를 펼쳤다. 7월 1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임시로 총리를 맡고 있는 야이르 라피드(Yair Lapid) 전 외무부 장관을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과 라피드 임시 총리는 협상을 가진 뒤 미국과 이스라엘 양국의 긴밀한 유대와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재확인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인 ‘예루살렘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공동 선언에서 양국은 또한 이란의 핵무장을 막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은 모든 국력을 투사하여 이란의 핵무장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중동 내 친이란 무장조직의 위협에 대응하여 중동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협력 강조도 공동 선언에 포함되었다.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세계 최첨단 방위시스템에 관한 협력 약속과 380억 달러 규모의 MOU 체결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서 미국은 이스라엘 안보가 미국 국익 실현과 중동 안보 유지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이스라엘에 군사 및 안보 분야에서의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지난 2016년 체결된 380억 달러(한화 약 49조 7,458억 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협정을 실천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에 더해 미국은 이스라엘에 방공 미사일 재보충을 위해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094억 원)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21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인 하마스(Hamas)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방공 미사일을 대거 소모했다. 

중동판 NATO 꾀하는 중동방공동맹(MEAD) 창설 후, 걸프 국가들에 적극 참여 요구하는 미국과 이스라엘 
미국과 이스라엘은 양국 관계 강화에서 더 나아가 지역 국가로 구성된 반(反)이란 진영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간츠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월 이스라엘이 미국의 지원 아래 중동 국가들로 구성된 중동방공동맹(MEAD, Middle East Air Defense Alliance)을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츠 장관은 정확히 어떤 국가가 참여하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방공동맹의 목적이 이스라엘 및 다른 중동 국가에 대한 이란의 적대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른바 중동 NATO를 구상하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순방 과정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구체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사우디 외무부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동 NATO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과 점진적인 관계 개선 조짐 보여

사우디아라비아, 영공 개방과 입국금지 완화 등 이스라엘에 우호적 신호
한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도 나타난다. 팔레스타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이스라엘과의 국교 수립을 고려할 것이라는 사우디의 공식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지난 3월 사우디의 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Muhammad bin Salman) 사우디 왕세자는 사우디가 이스라엘을 잠재적 동맹으로 보고 있다고 발언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사우디의 인식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라피드 외무부 장관이 미국 및 걸프 국가들의 지원 아래 이스라엘이 사우디와 국교 수립을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으며, 이스라엘 기업인들의 사우디 입국이 허용되는 등 사우디는 이스라엘에 대해 과거와는 다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교육 과정에서 반유대주의적인 내용이 삭제되고 종교 지도자들 역시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는 발언을 삼가는 등 이스라엘에 대한 사우디의 태도 변화는 외교와 경제적 측면을 넘어 다부문에서 감지되고 있다.

7월 14일에는 사우디 정부가 모든 국적의 민항기에 영공을 개방한다고 발표했으며, 이스라엘 항공사 또한 영공 개방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백악관은 사우디의 결정이 통합되고 안정된 중동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특히 사우디-이스라엘 관계가 더욱 진전되어 사우디가 이스라엘 군용기에까지 영공을 개방하면 이스라엘은 이란 핵 시설을 직접 공습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어 사우디 정부는 성지 순례자들이 탑승한 전세기를 대상으로 이스라엘-사우디 직항 노선을 허가했다.

이스라엘 또한 전략적 요충지에 대한 사우디의 영유권 인정하며 관계 개선 암시
이스라엘 역시 사우디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7월 14일 이스라엘 정부는 홍해의 티란(Tiran)과 사나피르(Sanafir) 섬을 사우디에 넘기는 것을 정식으로 승인했다. 2016년 이집트 정부는 두 섬의 영유권을 사우디에 넘겼으나, 1979년 이집트와 이스라엘 사이에 체결된 평화협정에 따라 섬에 주둔 중인 미군 주도 다국적 평화유지군이 철수하고 사우디가 최종적으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두 섬은 홍해와 이스라엘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하며, 따라서 티란과 사나피르에 대한 사우디의 영유권을 인정했다는 것은 이스라엘이 사우디를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아랍에미리트, 아랍 국가 최초로 이스라엘과 대규모 무역 협정 체결 

아랍에미리트-이스라엘, 재생에너지·식량안보·우주과학 등의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서명
이스라엘과 관계가 가장 긴밀해지는 아랍 국가는 바로 아랍에미리트(UAE)다. UAE는 지난 5월 아랍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식품, 농산물, 의약품, 의약기기, 화장품 등 양국 간 무역이 이루어지는 품목의 96%에 대한 관세를 즉각 또는 단계적으로 철폐할 예정이다. UAE는 CEPA 체결을 통해 25억 달러(한화 약 3조 2,775억 원)인 양국 간 무역 규모를 향후 5년 내로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 1,100억 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디지털 무역, 투자, 지식재산, 정부조달, 스타트업 창업 등에서의 개방 및 협력에 관한 내용도 CEPA에 포함되었으며, 식량 및 수자원 안보, 재생에너지에서 공동 달 탐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인도·미국 등 3개국과 I2U2 정상회담에서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 해결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 
이스라엘은 또한 아랍에미리트, 인도, 미국과 함께 I2U2(India, Israel, United States, UAE)라는 국가간 협력체의 일원으로 UAE와 상호 협력을 강화해가고 있다. 4개국 정상은 7월 14일 최초로 화상 정상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전 세계적인 식량 안보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4개국 정상은 인도에 친환경 식량 생산 기술을 이용하는 식량 공원(food park)를 조성하기로 했다. UAE는 이를 위해 20억 달러(한화 약 2조 6,220억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며, 미국과 이스라엘 민간기업은 첨단 기술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4개국은 또한 인도에 대규모 풍력 및 태양광 발전시설을 건설하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10월 구체화된 I2U2는 미국의 주도 아래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국가 간 협의체 ‘쿼드(QUAD)’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대(對)아시아 전략의 한 축을 구성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는 I2U2를 통해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과 중동 지역을 하나로 포괄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동시에 중동 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보았다. 실제로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쿼드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I2U2 역시 그러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이스라엘과 UAE의 관계 강화는 미국에게 중동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중도 유지하는 튀르키예

튀르키예-이스라엘, 1951년 이후 양국 간 첫 협정 체결 및 관계 회복 노력 약속 
이스라엘과 튀르키예의 관계 또한 변화하고 있다. 7월 7일 양국이 예비 항공 협정을 체결하면서 양국 항공사가 상대국으로 취항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양국은 이번 협정 체결이 몇 주간 이어진 건설적 협상의 결과였으며 양국 관계 발전에 있어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튀르키예로 향하는 이스라엘 항공사들의 상업 운항은 2007년부터 중단되었으며, 이스라엘 국영항공사 엘알(El Al)은 지속적으로 튀르키예행 국제선 운항 재개를 요청해왔다.

이번 협정은 1951년 이후 양국 간에 체결된 최초의 외교 협정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지난 2018년 양국 관계는 상대국 대사를 추방할 정도로 악화되었으나, 이스라엘이 2018년 폐쇄되었던 튀르키예 주재 무역사무소를 다시 개관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이스라엘과 튀르키예의 관계가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항공 협정 체결에 앞서 지난 6월 라피드 장관이 터키를 방문하여 메블뤼트 차브소을루(Mevlüt Çavuşoğlu) 튀르키예 외무부 장관을 만나기도 했다. 회담 이후 차브소을루 장관은 양국이 대사급 외교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란과도 계속해서 동맹 이어가는 튀르키예
튀르키예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회복에 나서면서도 이란과도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노선을 걷고 있다. 7월 19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터키 대통령은 이란을 방문하여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이란 대통령을 만나 안보, 국방, 경제 등 다방면에 걸쳐 양국 협력을 강화할 방안을 논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라이시 대통령 또한 쿠르드 무장조직이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는 점에 공감했다고 언급하며 터키와 이란은 쿠르드 무장조직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한 양국 정상은 무역, 안보, 스포츠 등 여러 부문에 걸쳐 총 8건의 협정을 체결하고, 현재 75억 달러(한화 약 9조 8,325억 원) 정도인 양국 간 무역 규모 또한 300억 달러(한화 약 39조 3,300억 원)로 늘리기로 했다. 같은 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한 라이시 대통령과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3자 정상 회담을 가지며 서구 및 이스라엘 편으로 완전히 기울지 않는 외교적 노선을 걷고 있음을 분명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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