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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국제사법재판소, 로힝야족 학살의혹 재판 본궤도에…미얀마 군부 측의 이의 기각

미얀마 EMERiCs - - 2022/07/29

☐ 국제사법재판소, 로힝야족 학살 의혹 재판 본궤도에 올릴 것으로 전망


◦ 감비아, 미얀마에 로힝야족 집단학살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 국제사법재판소는 미얀마 측의 이의 기각

- 국제사법재판소(ICJ,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에서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Rohingya)족 집단학살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심사할 전망이다. 2019년 11월에 감비아는 이슬람회의기구(Organisation for Islamic Coooperation) 57개국을 대표하여 소수민족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집단학살을 벌인 혐의로 미얀마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했다. 미얀마는 감비아가 제소한 것에 이의를 제기하며 감비아는 직접적인 피해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소송장을 제출할 권리가 없다고 항의하였다. 그러나 2022년 7월 22일 국제사법재판소는 미얀마 측의 이의제기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국제인권단체 세계정의센터(Global Justice Center)의 아킬라 라드하크리슈난(Akila Radhakrishnan) 대표는 이번 국제사법재판소가 이의를 기각하면서, 재판소가 미얀마의 로힝야족 집단학살에 대한 사실 조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였다. 

- 미얀마의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은 2017년에 미얀마 북서부의 라카인(Rakhine) 주에서 군부의 탄압을 받으면서, 수십만 명이 인접한 방글라데시로 이주하였다. 2018년 유엔(UN)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로힝야족의 피해 진술을 근거로 할 때 이들에게 가해진 행위는 가장 충격적인 인권 침해였으며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을 학살할 의도로 탄압했다. 그리고 유엔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 군사정부의 지도자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총사령관과 다섯 명의 장군이 이 탄압에 관여하였다. 미국은 2022년 3월 이 사건을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벌인 행동은 집단학살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 로힝야족, 미얀마에서 오랫동안 탄압 받아… 방글라데시로 피난한 난민들도 어려움 겪어

- 로힝야족은 미얀마에서 오랫동안 인종차별과 학대를 받아왔다. 미얀마가 국명을 바꾸기  전의 이름인 버마는 ‘버마민족주의’에 따라 불교도, 버마어, 버마족만을 버마인으로 인정해왔으며 소수민족을 탄압했다. 특히 로힝야족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할 뿐 아니라, 미얀마 군부에 의해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방인으로 취급되었다. 1982년 시민권법이 제정된 이후로 로힝야족은 미얀마 국적을 인정받지 못하였으며 이슬람 혐오로 인한 피해를 계속 입었다. 2012년에 로힝야족은 강제 수용소로 체포되고 격리되는 등의 문제를 겪어왔다. 유엔 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에서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미얀마 내 로힝야족 60만 명이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으며, 국내 실향민 수용소에 강제로 격리된 로힝야족은 1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편 2017년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온 로힝야족의 상황도 안전하지 않다. 방글라데시로 피난을 온 700만 명의 로힝야족 난민은 매우 열악한 난민 수용소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마인권네트워크(Burma Human Rights Network)에 따르면 로힝야족 난민의 최소 93%는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식량 배급만을 받고 있다. 또한 이들은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 일자리도 찾기 어려워 불안과 우울증의 문제를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의 경우 절도, 인신매매, 방화, 가정폭력을 저지르거나 그 피해를 입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인해 이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로힝야족 난민들은 2022년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귀국을 위한 평화 시위를 벌이기도 하였다. 


☐ 국제사법재판소 판결까지 2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 국제형사재판소 등에서도 소송 진행 중


◦ 국제사법재판소 판결까지 2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 판결 이후 난민들의 안전한 송환도 중요한 문제

- 국제사법재판소가 판결을 내리기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킬라 라드하크리슈난 국제인권단체 세계정의센터 대표는 예전 사례를 비추어보면 본안 심리와 항변에 각각 6개월씩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아킬라 라드하크리슈난 대표는 이후 구두 변론을 거쳐 국제사법재판소에서 판결이 나오기까지 2년에서 2년 반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번 국제사법재판소가 진상조사를 진행하면서 로힝야족만이 아니라 다른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자행한 미얀마 군부의 범죄가 폭로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또한 미얀마 군부가 2021년 2월 군사 쿠데타를 벌인 이후 자행한 범죄도 밝혀질 전례 없는 기회라고 평가된다.

- 한편, 국제사법재판소 판결이 내려진 이후에도 로힝야족의 안전한 귀국과 정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방글라데시 외무부는 방글라데시가 로힝야족이 미얀마로 합법적인 권리를 갖고 돌아갈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인도의 가우하티 대학교(Gauhati University)의 아르피타 하자리카(Arpita Hazarika) 박사는 방글라데시가 자국 내 로힝야족 난민들을 단순히 미얀마로 송환하는 것에 그칠 수도 있다고 지적하였다. 아르피타 하자리카 박사는 방글라데시의 로힝야족 난민들이 미얀마로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으려면 중국, 일본, 인도 등 주변국들의 노력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 국제형사재판소와 아르헨티나 법원 등에서도 미얀마 군부의 반인륜범죄 소송… 유엔 인권이사회는 증거 수집을 위해 수사국 운영

- 한편, 국제사법재판소 이외에서도 미얀마 군부는 반인륜범죄 혐의로 피소되었다. 2019년 12월에 영국버마로힝야기구(BROUK, Burmese Rohingya Organisation UK)의 툰 킨(Tun Khin) 대표는 아르헨티나 법원에 미얀마 군부를 대상으로 로힝야 집단 학살에 관한 소송을 제기하였다. 영국버마로힝야기구는 국제형사재판소(ICC, Internatioanl Criminal Court)의 2022년 로마 규정(Rome Statue)에 따라 인도에 반하는 죄(crimes against humanity) 등의 국제법 위반의 경우 다른 국가에서도 재판 관할권이 인정된다는 점을 이용하여 아르헨티나 법원에서 소송할 수 있었다. 국제형사재판소 역시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박해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림 칸(Karim Khan) 국제형사재판소 검사는 2022년 2월에 방글라데시를 처음으로 방문하여, 2030년까지 임기 내에 로힝야족 탄압에 대한 조사를 우선순위로 둘 것을 약속했다. 2022년 6월 터키 법원에서도 시민단체 미얀마책임프로젝트(MAP,Myanmar Accountability Project)가 미얀마 군부가 고문을 자행한 것에 대한 소송장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였다.

- 또한 유엔 인권이사회는 미얀마 군부가 저지른 반인륜범죄의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엔인권이사회가 설립한 미얀마 독립수사국(Independent Investigative Mechanism for Myanmar)은 미얀마 군부의 범죄 사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니콜라스 쿰지안(Nicholas Koumjian) 미얀마 독립수사국 국장은 국제형사재판소와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진행되는 사법 절차를 지원하여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고 범죄자들에 책임과 심판을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얀마 민주 세력이 세운 임시정부 국민통합정부(NUG, National Unity Government)도 국제사법재판소에 필요한 미얀마 군부의 대량 학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약속하였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Eurasia Review, How Can ICJ Ruling Open Door For Rohingya Return To Myanmar From Bangladesh? – OpEd, 2022.07.25.

Mizzima, Myanmar’s NUG ‘welcomes’ ICJ judgment on preliminary objections in Rohingya case, 2022.07.24.

Anadolu Agency, Bangladesh welcomes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s ruling to proceed with Rohingya genocide case, 2022.07.23.

Al Jazeera, ICJ to rule on Myanmar objections to Rohingya genocide case, 2022.07.22.

Pressnza, Bangladesh: Rohingya refugees held peaceful rallies ‘Go Home’ campaign, marking World Refugee Day, 2022.07.20.

United Nations Human Rights Office of The High Commissioner, Activist accuses military of seeking to erase Myanmar’s Rohingyas, 20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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